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 : 이동의 위기 탐구 - 민음사 탐구 시리즈 6 (양장)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 : 이동의 위기 탐구 - 민음사 탐구 시리즈 6 (양장)

$17.00
Description
“뭐 타고 갈까?”
일상 속 질문으로 기후위기를 직면하는
『거대도시 서울 철도』 전현우의 신작
기후변화 시대, 우리의 이동이 위기에 처했다.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 속에서도 교통만은 감축에 실패한 현실. 그 바탕에는 이동을 원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열망이 있다. 우리는 억지로 여행을 포기하거나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체념에 빠지지 않고 다른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첫 책 『거대도시 서울 철도』로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한 화제의 저자 전현우는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한다. 철학과 도시계획, 한국 현대사와 진화론을 넘나드는 성찰 속에서 우리의 거리와 도시가 납치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는데…… 걷거나 자동차, 비행기, 기차를 타는 일상에서 대지 규모의 변화를 이룰 길을 찾는 강렬한 탐구.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타기는 기후위기 해결책으로는 역부족이다. 줄어들 기색 없는 교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를 가리키며 전현우는 이동의 위기가 바로 이동을 열망하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자동차에 납치된 도시에서 우리가 길을 찾지 못할 때, 근본적인 성찰을 통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동 방안을 구상해 낸다. 외면과 체념이라는 흔한 선택지를 거부하고, 도시의 구석진 길에 잠들어 있는 원칙을 길어 올리자는 제안에 골치 아프게도 설득되고 말았다.”
- 홍명교(『사라진 나의 중국 친구에게』 저자)

“신선하고, 흥미롭다. 전작 『거대도시 서울 철도』에서 이어지는 이 책은 ‘자동차가 지배하는 길’을 주제로 삼아 우리의 도시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기후변화 시대의 철학을 시도하며 기존의 분과 학문을 넘나드는 전현우의 치열한 고민은 지적 자극을 준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우리 삶의 조건을 짚어 보게 이끄는 고마운 책이다.”
- 박소현(『동네 걷기 동네 계획』 공저자)
저자

전현우

교통·철학연구자.서강대학교에서분석철학을공부하고,동대학원에서자연종을주제로석사학위를받았다.하루3~4시간을들여인천과서울을오가는가운데,호남고속철도분기역이오송역으로결정되었다는납득하기어려운소식을접하고철도와교통정책을연구하게되었다.『거대도시서울철도:기후위기시대의미래환승법』(워크룸프레스,2020)을썼고제61회한국출판문화상학술저술상을받았다.『미래를여는길,한국철도:제4차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대안연구』(2021)등의연구를수행했고,정부와여러지자체에철도정책자문위원으로참여하였다.『납치된도시에서길찾기』(민음사,2022)에서기후위기시대이동의의미와도시계획의방향을철학적으로탐구하였다.『그리드』(공역),『사고실험』,『증거기반의학의철학』(공역),『역학의철학』(공역),『숫자에속아위험한선택을하는사람들』(공역)등을옮겼다.변화를꿈꾸는과학기술인네트워크(ESC)회원이며서울시립대자연과학연구소연구원으로있다.

목차

들어가며기후변화시대에철학하기

1부위기에처한이동
1장오늘의교통상황
2장이동하는인간의조건

2부자동차에납치된도시에서
3장자동차와한국현대사
4장납치된걷기공간
5장도시를구하는방법

3부우리가찾아갈길
6장어떻게이동할것인가
7장대지에서의죽음

감사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이동을열망하는마음과함께미래의길을찾는새로운철학

온실가스감축의필요성을인류가조금씩자각하기시작한최근15년.에너지변환,산업,건물부문에서의성과와달리교통에서온실가스배출량은OECD회원국에서단2%감소했다.개발도상국에서는교통의탄소배출량증가율이172%다.절대량에서도,미래예측치에서도교통만은기후변화대응에실패하고있다는충격적인사실에서이책은출발한다.

기후위기는보편적인의제가되었지만,행성규모의문제앞에서개인은쉽게무력해진다.교통분야에서탄소배출량을줄인다는목표는엄존하는이동의필요앞에서밀려나고만다.세계철도망에대한방대하고집요한연구로주목받은저자전현우는본래전공인철학으로이동을열망하는마음을근본적으로성찰한다.교통,철학연구자로서이동이삶의조건이자운명인인간의견지에굳건히서서데카르트와브뤼노라투르를,동양고전과진화심리학을,각종통계와연구보고서를치밀하게참조하며그자신의철학을시도한다.한국어로사유하는새로운세대의필자가운데에서도독보적인역량을보여주는사유의스케일이다.

왜철학이어야할까?대지규모의위기앞에서그땅위의실재를파악하기위해서다.이동하는개인의조건,물질과에너지흐름,사회체제를함께파악하고,인간의마음에서교통망,도시권으로확장되는시야를뒷받침하는것은생각의뼈대로서의철학이다.자동차,비행기,철도그리고우리의사지라는‘교통기계’를새로운존재자로도입하는형이상학과이들을포착하는인식론을통해새로운윤리학의길이열린다.자신의머리로생각하게이끄는언어를따라가다보면매일매일의길찾기와교통수단탐색을결코예전처럼예사롭게여길수없을것이다.

기후변화로녹아내리는도시,자동차에납치된거리에서소멸과파국을딛고삶을지속할길을찾다

전기차가대안이라는장밋빛전망을저자는채택하지않는다.에너지소비가더늘어날가능성이나전력분배만이문제가아니다.자동차가우리삶을지배하고있다는잊힌사실에이책은빛을비춘다.

일상에비할수없는편리를제공하는자동차가탄소배출의주범이라는것만이아니다.이면도로에서보행자를위협하고길을주차장으로만드는차량들이우리의마음과삶의가능성을지배한다는것이핵심이다.1970년경부고속도로개통을시작으로한국의교통망과도시체계가자동차를중심으로짜이게된현대사를살펴보며,저자는우리삶의가능성이창발되는걷기공간이‘납치’되고만현실을포착한다.

도시문제와지역간의격차,교통계획을아우르는해법으로이책이내놓는방안은‘확장된걷기공간’으로도시를재편하는것이다.확장된걷기공간이란출발지와도착지사이를걸어서움직일수있고,이걷기를돕는수단으로철도를중심으로한공공교통망이체계적으로구축되어차없는‘뚜벅이’도어렵지않게움직일수있는공간이다.저자는계획가의관점과일상의관점사이에다리를놓으며,우리가개인의차원그리고사회적차원에서당장할수있는일을제시한다.눈앞에서펼쳐지는생물들의소멸과예고된인류의파국을직시하며우리모두의문제를풀어가는탐구시리즈여섯번째책이다.

새로운세계를보는새로운세대의시각공부와삶을잇는인문시리즈‘탐구’

‘탐구’는오늘날한국인문사회과학의성과를한눈에보는시리즈다.지금주목해야할젊은저자들이자기삶에서나온문제의식을솔직하게꺼내놓고,이론과실천을연결하는제안을독자에게건넨다.낯선학문이이곳에서다시해석되고,각자의현실이새로운길로연결된다.기존인문학의한계로지적된서양학문의존에서벗어나동료학자와또래저자를참조하고,어려운이론은가까운사례를통해풀어서설명한다.학술서와대중서로양분된독서시장에다리를놓는시도다.2022년여름출간되어독자들의강력한지지를받은박동수,『철학책독서모임』,윤아랑『뭔가배속에서부글거리는기분』,임소연『신비롭지않은여자들』에이어,두번째로김아미『온라인의우리아이들』,조무원『우리를바꾸는우리』,전현우『납치된도시에서길찾기』가출간되었다.

추천사

“내연기관차대신전기차타기는기후위기해결책으로는역부족이다.줄어들기색없는교통부문온실가스배출량데이터를가리키며전현우는이동의위기가바로이동을열망하는마음에서나온다는사실에서출발한다.자동차에납치된도시에서우리가길을찾지못할때,근본적인성찰을통해모두가참여할수있는행동방안을구상해낸다.외면과체념이라는흔한선택지를거부하고,도시의구석진길에잠들어있는원칙을길어올리자는제안에골치아프게도설득되고말았다.”
―홍명교(『사라진나의중국친구에게』저자)

“신선하고,흥미롭다.전작『거대도시서울철도』에서이어지는이책은‘자동차가지배하는길’을주제로삼아우리의도시에중요한질문을던진다.기후변화시대의철학을시도하며기존의분과학문을넘나드는전현우의치열한고민은지적자극을준다.기후위기에대응하는우리삶의조건을짚어보게이끄는고마운책이다.”
―박소현(『동네걷기동네계획』공저자)

책속에서

이책에서나는기후위기시대의철학을시도한다.새로운상황에서사람들을설득하려면새로운존재자를도입하고,이존재자를알아보는방법,이존재자의가치를현실에구현할방법까지제시해야할것이다.존재자의도입을형이상학,이들을알아보는방법을인식론,가치를구현할실천법을윤리학이라고부르기로하자.이런총체적인시도에관심이있다면그는철학을하고있는것이다.

설득시도는수사적으로도적중해야한다.새로운존재자를도입하다가날이새거나,문제의존재자를확인하기어렵다거나,가치가모호해보인다면갈길바쁜사람들은모두제갈길로떠나가고말것이다.모두에게괜히끌려왔다는생각을들지않게하기란욕심일지모른다.그렇지만기후가문제라면이야기가다르다.기후문제는21세기의남은시간동안수습해야하며그다음수백년이상관리해야할우리행성의문제다.나는모두가각자의방식으로이문제에대해이야기를나누기를바란다.더불어이문제가철학사를지배했던몇몇문제만큼이나무수한방식으로변주되기를바란다.그래서책속에어린시절부터최근의출장길까지나의이야기를솔직하게풀어놓았다.

―「들어가며」

이동이라는인간의운명은계속될것이다.이동할필요가극적으로줄어들리도없다.그러나탄소배출량을줄이려면이동량,특히승용차와비행기의이동거리절대량을실제로줄여야한다.
그렇지만사람들은여유가없다.내일의출근과모레의출장,주말의여행을위해제한된구매력과시간을희생해탄소저감에나서라고할여지가과연얼마나될것인가?

이들질문앞에서이동의위기는더욱깊어진다.일상의질문과교과서적인답사이에심연이있다.그런데이런현상을초래한원인은그렇게오래된것이아니다.특히이곳한국에서는수십년에지나지않는다.너무흔하고익숙해서보이지않는지배자가있다.바로자동차이야기다.

―2장‘이동하는인간의조건’

당시대통령박정희는개통식치사에서재무,기술,심성의영역에있는혼종을언급하고있다.고속도로의건설을위해재정적으로원조나차관을사용하지않았고,기술면에서도외국엔지니어의기술지도가없었다는것이다.특히심성의측면에서박정희는이고속도로가“민족의능력”을“시험”10하기위한도전과제였다고갈파한다.이것은식민지에서벗어난지한세대가채지나지않은신생근대국가가교통시스템이라는혼종을관리할역량을스스로기르기위한시험이었다는이야기다.교통망자체를변형할역량의부재가이시험을통해도전하려는혼종이었다.

―3장‘자동차와한국현대사’

칸트는『판단력비판』에서무언가가아름답다는판단과숭고하다는판단은사람들에게그보다고양된윤리적판단을내리게만드는준비운동과같다고보았다.도시에서창발되는질서를미나숭고의자리에,기후위기를윤리적판단의자리에집어넣어보자.각자가자신의이익을위해움직이기때문에나타나지만,그자신의이익으로환원되지않는다는의미인창발된질서는지구가열이라는문제를해결하기위해서도필요한것이다.대부분의사람들은자신에게이익이되는일을하고싶어하고,이를위해분주하게움직인다는사실은인간이사회를이루어할수있는모든것의기반이다.

좀더최근의진단또한곱씹을가치가있다.오스트리아의철학자이졸데카림은독일어권의마을내부골목길에도입된‘만남구역’에주목한다.도로교통법,신호등,교통경찰등에의해작동하는대로와달리,만남구역에서는“일반적인속도제한이외에는규정,교통표지판,신호등이거의없”다.교통은참여자스스로의판단에의해관리된다.여기에서함부로가속페달을밟지않으려면“교통참여자들은배려와주의의원칙그리고함께라는원칙”을내면화해야만한다.이러한원칙은차를탄사람보다는걷는사람이많은골목길의리듬을존중하기위한것이다.각자의길을가는다양한사람들이주변사람들이삶을살아가는속도를침해하지않기위한조건이이만남구역이다.

―4장‘납치된걷기공간’

자동차지배에균열을내고,자동차주행거리그자체를더줄일수있는조건을만들지않으면이장면은더넓은영역에서재현되고도시는녹아내릴것이다.고밀개발자체로는이런장면을막을수없다.도표2의곡선을아래로끌어내리는길을찾아야한다.다시말해밀도가유지되더라도인구당차량주행거리자체를줄일수있는방법을함께고민하지않으면안된다.

나는수십수백개의15분도시사이를잇는광역교통망을바꾸는것이문제의핵이라고생각한다.동력기관은결국이광역교통망에서필요하다.하나의광역권을이루고있는수십수백개의15분도시를자동차지배공간이아닌방법으로연결해내는것.이것이이동의위기에대응하기위한우리의목표다.

―5장‘도시를구하는방법’

억울한죽음이무엇인지조명하기위해,새사또가부임하면사또관사에등장하는귀신(대개처녀)이야기의구조를떠올려보자.새로온사또가다행히용감한사람이어서자신과대면할수있다면,귀신은자신을죽음에이르게한부조리를설명한뒤억울함을풀어달라고호소한다.기막히게도관료적이지만,결국관료는수단이고이들의의무는부조리한죽음을당한당사자의감정을풀어주는데있다.실제로는사라져없어지는당사자의감정을반사실적상상속에서나마구현할장치가필요하다는집단적합의가이런귀신이야기의바탕에있을것이다.

길은억울한죽음을부르는공간이다.지난30년간운수사고로죽은사람은총26만9775명이다.길위에서도시가하나사라졌다.길을짓는건설현장에서일어난죽음처럼길과직접관련된죽음까지더하면그수는늘어날것이다.분산되어있어사람들에게잘눈에띄지않지만,이수는같은기간동안죽은777만명의사람에비해서도4%가량이다.

―7장‘대지에서의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