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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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의 저자는 간절히 원했지만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예전 꿈들을 떠올리면서 호주 워킹홀리데이 정보를 찾던 중 북아일랜드에 위치한 장애인 공동체, 캠프힐Camphill에 대해 알게 되고 그곳에서 1년 간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캠프힐은 ‘요즘 같은 세상에’ 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일일이 사람 손이 필요하며 누군가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해내고 부르는 것이 일상인 곳이었다. 데드라인이 존재하지 않는 느긋한 시골 생활, 지친 심신을 위로해 줄 유기농 식단 그리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장애, 성별, 인종, 국적, 언어, 문화, 사고방식 심지어 날씨와 식습관까지 완전히 뒤바뀐 채 저자는 느리고 서툴지만 삶을 천천히 음미하는 법을 배우며 인생의 소중함도 경험한다.

무언가를 꾸역꾸역 채워 넣는 대신 그동안 고여 있었던 편협함을 쉼 없이 흘려보내고 캠프힐에서 돌아온 후 지난 2년 간 저자는 매거진 에디터로, ‘여행책방 일단 멈춤’의 운영자로 지내오면서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식을 자책하거나 초초해하지 않게 되었다. 그 시간은 실패와 도전의 무의미한 반복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원하는 방식의 일과 즐거움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으며 여전히 어제와 이별하는 시간을 갖으며 ‘오늘의 나’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저자

송은정

저자송은정은1986년생.서울의낡은골목에서여행책방일단멈춤을운영했고,지금은매일안방옆‘집업실’책상으로출퇴근하며여행에관한이야기를짓고있다.무엇이되었든글언저리에서오랫동안살아가고싶다.영화<런치박스>의대사처럼때로는잘못된기차가우리를바른목적지로데려다줄것이라생각한다.열심히보다는성실하게.매일,매일의힘을믿는다.

목차

프롤로그

PART1할수있는만큼,무리하지말고
Episode1.재취업의뫼비우스띠
Episode2.천국은아니지만살만한
Episode3.만나본적없는사람들의이름을불러보았다
Episode4.각자의인사방식
Episode5.낯선섬나의보금자리
꽃을어루만지는동안
Episode6.이제겨우아침이라니
Episode7.자급자족유기농라이프의시작
Episode8.내겐너무나넓고복잡한마을
Episode9.어쨌거나행복한사람
Episode10.먼곳에서만난제주
찻잎을우리는동안
Episode11.비효율의세계에적응하는법
Episode12.토요일토요일은즐거워
Episode13.시작과끝이교차하는계절

PART2어딜가든삶은따라온다
Episode14.북동쪽끝으로향한여행
Episode15.모두가빠짐없이즐거운밤
Episode16.아무래도할수없었던말
괜찮으냐고내게당신이물었다
Episode17.낭만적인슬로라이프의부작용
Episode18.정상궤도를이탈하기
Episode19.나는말하고,그녀는쓴다
Episode20.우리각자의평화로운밤
Episode21.다른무엇도아닌나
작고좁은방에관한이야기
Episode22.31일동안의크리스마스
Episode23.고요한밤,소란한밤
Episode24.세상에서가장평온하고따뜻한감옥

PART3나는장거리주자입니다
Episode25.파리로떠난음악여행
Episode26.어느일요일오후의앙갚음
아침동안의게으름
Episode27.달라서아름다운사람들
Episode28.시간이내게선물한것
Episode29.시계없는삶
Episode30.빛나는무대를갖추기위한조건
Episode31.다정한것들이그립다
우리의부엌
Episode32.화려했던마지막일주일
Episode33.이별없는작별인사

출판사 서평

“느리지만성실하게,서툴지만무리하지말고”
북아일랜드캠프힐에서보낸아날로그라이프365일

출근길지옥철과야근,다달이빠져나가는카드값,직장인이라면누구나가질법한일상의불만을마음한구석에품은채우리는늘엉거주춤한자세로퇴사와이직을고민한다.저마다다른인생시간표를가지고살아가면서도손에잡히지않는성공을항해내달리는동안자신이가장원하는삶의방식이무엇인지모른채다시‘어제의나’를반복하는것이다.
북폴리오신간《천국은아니지만살만한》의저자는간절히원했지만내것이아니라고생각했던예전꿈들을떠올리면서호주워킹홀리데이정보를찾던중북아일랜드에위치한장애인공동체,캠프힐Camphill에대해알게되고그곳에서1년간살아보기로결심한다.
캠프힐은‘요즘같은세상에’라는말이무색할정도로일일이사람손이필요하며누군가의이름을정확히기억해내고부르는것이일상인곳이었다.데드라인이존재하지않는느긋한시골생활,지친심신을위로해줄유기농식단그리고다양한국적의사람들과함께생활하면서장애,성별,인종,국적,언어,문화,사고방식심지어날씨와식습관까지완전히뒤바뀐채저자는느리고서툴지만삶을천천히음미하는법을배우며인생의소중함도경험한다.
무언가를꾸역꾸역채워넣는대신그동안고여있었던편협함을쉼없이흘려보내고캠프힐에서돌아온후지난2년간저자는매거진에디터로,‘여행책방일단멈춤’의운영자로지내오면서스스로선택한삶의방식을자책하거나초초해하지않게되었다.그시간은실패와도전의무의미한반복이아니라자신이가장원하는방식의일과즐거움을찾기위한여정이었으며여전히어제와이별하는시간을갖으며‘오늘의나’와점점더가까워지고있다.

“여긴파라다이스는아니야.하지만살기에는꽤괜찮은곳이지”
스물일곱살,무언가를시작하기에좋은나이라는생각이막연히들었다.스물아홉이라면지금보다더몸을사렸을지도모른다.하지만결정은달라지지않았을것이다.인생의정류장에들러그곳에무엇이있는지직접들여다보고싶었던저자는어느날퇴사를결심하고들른웹사이트에서우연히자신의앞길을인도할빛줄기를발견한다.인지학Anthroposophy을기반으로설립된장애인공동체캠프힐.그곳의장애인들을보살피며생활하는자원봉사자인코워커에지원하기로결심한것이다.실패와거절로점철된멍든일상에서벗어날수있는유일한탈출구,지금과는다른삶이있을것이라는막연한기대속에서미묘한긴장감으로캠프힐의문을두드렸다.
낮선땅에서일상을살아내야한다는부담감에화답하듯이북아일랜드에도착하자마자잿빛하늘에서는비가내리기시작했다.몬그랜지로향하는픽업차량안에서하우스패런츠조가건낸한마디는그녀에게의미심장하게다가왔다.
“여긴파라다이스는아니야.하지만살기에는꽤괜찮은곳이지.”

스스로일구는삶은멋지다.
일상생활에필요한거의모든것들이마을안에서자체적으로해결되는몬그랜지커뮤니티의자급자족유기농라이프는캠프힐에오기직전까지채식을했던저자를매혹시키기에충분했다.이곳에선식빵을직접굽고,샐러드에들어갈양상추와샐러리를재배하며,소와양들을초원에풀어놓고키운다.화학비료를쓰지않는방법으로작물을재배하며수확한감자와오이,파,토마토,각종허브가담긴채소상자는손수레에실려집집마다주기적으로배달된다.
도시의속도에떠밀려엉거주춤끼니를때우며하루하루를보내던지난생활에비하면,먹는것을스스로일구는몬그랜지의삶은자연의리듬에맞춰춤을추듯가볍고경쾌했다.식물보다낮은자세로허리를굽혀본일이거의없었던저자가이곳에서좀처럼쓸일없는근육을사용한바람에온몸은늘천근만근이었지만,몬그랜지의일상은자연의리듬을하나씩몸으로체득하는과정이었다.
느린손으로그릇의물기를닦아내듯,마른빨래를다림질하고개는동안몬그랜지의빌리저들은생활감각을유지했다.일상의작은부분일지언정스스로그것을가꾸는것과제공받는것의차이는컸다.이는자존감과도직결된문제였다.자신의쓸모를경험하는것.그럼으로써우리는스스로를조금더자랑스러워하게되는게아닐까.

잠시쉬어가는법을배우다
제자리에머물러있는줄알았던달팽이가실은최선을다해조금씩이동하고있는것처럼몬그랜지의생활은분명앞으로나가고있었다.정해진일과동안필요한만큼의일을하는것이마치게으름을피우는듯한착각을일으켰던건초과노동의경험에서기인한부작용이었음을저자는뒤늦게깨달았다.느슨한일상이란삶을대하는태도의문제이지시간적여유를뜻하는것만은아니었다.
건강하게노동한다.그것은밤을꼬박새우거나주말을상납하면서까지서로를착취하지않음을의미했다.그대신몬그랜지에선매일의성실함을요했다.계절내내밭을갈고수확한것으로한끼식사를마련했다.매일한가닥씩베틀을짜다보면어느새커다란카펫이완성되듯저자는몬그랜지에서1년을살아냈다.그토록꿈꿔왔던낭만적인슬로라이프였다.더이상허겁지겁달리지않아도되는삶.직장과학업,심지어결혼마저도뒤처질까불안해하지않아도되는삶.적어도몬그랜지는그런기대를얼마간충족해주었다.비교와경쟁이제거된환경속에서저자는훼손된독립성을회복해갔다.필요한타이밍에숨을고르고,잠시쉬어가는법을배웠다.

[책속으로추가]

대기줄의끝자락에서있는내뒤로마그다가따라섰다.오랜만에보는얼굴이었다.작은마을이지만일하는워크숍이다르면좀처럼만나기가어려운게코워커사이였다.마침마주친김에오늘밤술자리에올것인지물었다.조금의망설임도없는대답이돌아왔다.
“방에서쉬려고.사람들이랑어울리는것도좋지만,가끔은혼자있고싶을때가있어.안티소셜상태랄까.요즘이그래.”
예상하지못한그녀의말에나는순간멍했다.우연히펼친페이지에서인생의문장을마주했을때처럼,내심정을정확히대변한마그다의말은심심한위로그이상이었다.아차싶었다.스스럼없이자신을드러내는그녀와달리나는속내를감추고숨기는데늘골몰했다.스스로를안티소셜이라비꼬는그당당함이이상해보이기는커녕오히려마그다를더욱이해하고싶어졌다.
서둘러다가오면뒷걸음치는사람,가끔홀로있는시간을즐기는사람,고독한시간만큼함께하는순간또한소중히여기는사람.그게바로나라는사실을너무오랫동안잊고있었다.
Episode21다른무엇도아닌나

눈을껌뻑이는소들을향해노래를불러주는사랑스러운사람들이라니.이따금씩그들이보여주는이런작은마음이나를행복하게만들었다.노래가끝난뒤하우스패런츠대니가스피치를위해한발짝앞으로나왔다.
“Allthedifferencearehere.”
저마다다른이들이지금이곳에함께있다는말.그자명한사실이새삼스러워나는홀로감격에겨웠다.지금처럼엉터리인채로살아도얼마든지괜찮다는것을확인받은기분이었다.
유난히키가작은사람과유난히키가큰사람,혼자있을때더욱편안한사람,말이없는사람,나이를먹을수록어린아이처럼천진한사람,영원히나이들지않는사람.그모두가여기함께,그리고나로서살아가고있다.
Episode27.달라서아름다운사람들,23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