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맛

불맛

$8.51
Type: 현대시
SKU: 9788939221833
Categories: ALL BOOKS
Description
국내뿐 아니라 스페인 문화권에서도 사랑받아온 독특한 이력의 시인의 작품을 만나다!
실천시선 구광렬 시집 『불맛』. 국내뿐 아니라 스페인어 문화권에서도 시작활동을 펼쳐온 독특한 시력의 시인은 자신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 즉 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시인은 특히 남미 가수의 노랫말이 될 정도로 현지 문단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 독특한 이력 덕분에 이질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시집에서는 이질성 보다는 사회 비판적이고 지적인 시선이 깊이 있게 드러난다.
이 책에 담긴 시

불맛


어머닌 불맛을 안다고 하셨다
불간이 잘 배어야 음식은 맛있는 법이라며
여린 불, 센 불
소금 대신 불구멍으로 간을 맞추셨다
이 모두,
벼락에 구워진 들소의 안창살을 맛봤다던
네안데르탈인을 닮았던 아버지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버지 돌아가신 후,
우리 집 음식은 갈수록 더 뜨거워져만 갔다
미각과 온각을 혼동하고 계시던 어머닌,
입천장이 훌러덩 벗겨지는 펄펄 끓는 곰국가지
싱겁다고 하셨다
그랬다, 그즈음 당신 배 속의 불길은
활활 요원으로 번지고도 남음이 있었다
안방에서 속살 타는 냄새, 행랑까지 새 나왔으며
습습한 날 그 냄샌, 낮은 개나리담장을 타고 삽짝을 나섰다
그랬다, 그즈음 어머닌 간고등어보다 더 짤 것 같던
당신 속살마저 싱거워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