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와 처벌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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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畵家 뭉크와 함께」로 등단한 이승하의 신작 시집 『감시와 처벌의 나날』. 이번 시집은 『폭력과 광기의 나날』, 『공포와 전율의 나날』에 이어 광기 3부작의 마침표를 찍는 시집이다. 시인은 30여 년 동안 현실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공포, 감시, 처벌 등의 현상과 본질을 꾸준히 그려왔다. 또한 소외된 자들의 상처를 빌려 이 세계의 부조리를 울부짖는다. 시인은 광기와 죽음의 형상들을 은밀하게 포착하여 인간의 고독과 불안, 공포의 감정을 깊게 파고든다.
저자

이승하

저자이승하는경북의성에서태어나김천에서자랐다.1984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시로,1989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소설로등단했다.
시집으로『사랑의탐구』,『욥의슬픔을아시나요』,『폭력과광기의나날』,『생명에서물건으로』,『뼈아픈별을찾아서』,『인간의마을에밤이온다』,『천상의바람,지상의길』,『불의설법』등이있으며시선집으로『젊은별에게』,『공포와전율의나날』이,소설집『길위에서의죽음』이있다.문학평론집으로『생명옹호와영원회귀의시학』,『한국현대시에나타난10대명제』,『세계를매혹시킨불멸의시인들』,『세속과초월사이에서』,『한국문학의역사의식』,『집떠난이들의노래』,『향일성의시조시학』등이있다.

목차

제1부
출소|벽|헤어스타일|집|벽앞에서|아우슈비츠행열차|내가세운아우슈비츠|울부짖다1|울부짖다2|없다|먹고싶은것들|단체행동을해야합니다|감금과감시|벙어리들|탈옥수의하루|독방의빛|1997년12월30일|1997년12월30일의빛|밤의기도|인간의얼굴|사람이어떻게사람을?사람은얼마든지사람을|소년원에가서시화전을보다|사라지지않는빛|목숨

제2부
누이의초상1|누이의초상2|집|죽음에이르지못하는병|안과밖|슬픔의실체|심해에서발광하다|입원과퇴원|사랑노래|불안과악몽의나날|얼굴|정상인|격리된사람들|흔적지우기|환자차트|발작|침묵하는벽앞에서|사이코드라마시간|울지말아라내누이야|악몽|면벽|별유천지비인간|금지된사랑|백색의공포|시인을만나기위하여|그대왜아직도미치지않고있느냐|CCTV아래에서의생|관계|광녀에게|마음가는길|폐쇄병동의누이|그눈빛|광(狂)|저,비|흉터|마지막시|인간에대한기억|빛의혼

해설유희석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광기3부작의마침표

1984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畵家뭉크와함께」로등단한이승하의신작시집『감시와처벌의나날』이실천문학사에서출간되었다.시인의이번시집은『폭력과광기의나날』,『공포와전율의나날』에이어광기3부작의마침표를찍는시집이라고할수있다.시인은30여년동안현실에서일어나는폭력과공포,감시,처벌등의현상과본질을꾸준히그려왔다.지식인이자교수로시인으로지난한삶의억압들과싸워온셈이다.시인은소외된자들의상처를빌려이세계의부조리를울부짖는다.시인의시는마치노르웨이의표현주의화가에드바르트뭉크의그림을보는것같다.광기와죽음의형상들을은밀하게포착하여인간의고독과불안,공포의감정을깊게파고든다.

세상이라는감옥에핀꽃

시인은자서에서오늘도벽안에서살아가는사람들에게이시집을바친다고썼다.이번시집은30여년의정신병원과의인연,10여년의“교화사업강사로교도소와구치소,소년원을들락거”린끝에나온결과물이다.『폭력과광기의나날』이그러했던것처럼고통을몸으로견뎌내며쓴시이다.그러나그시집이증오와분노에기대어쓴시라고한다면이번시집의시는완벽한사랑을완성하기위한고투다.그것은불가능한일이기때문에실패할운명이다.놀라운점은시인이실패할것을알면서도그길을묵묵히걸어간다는것이다.

시집1부에나오는무기수와사형수에관한시들은한사회의모순이어떻게수인의모습으로발현되는가를입체적으로보여주고있다.

죽기전에유언처럼말했다

내가죽인사람이저승에서기다릴까요
만나면무슨말로용서를빌어야할까요

조각상같은표정이되기까지
악몽과구토의나날
죽을수있어서다행입니다

죄에갇혔던혼이빠져나가니
얼굴이해맑아지는구나

연고자한명없이행해지는입관식
몸깨끗이닦고수의(壽衣)를입혔다

40년동안입어온수의(囚衣)
비로소다른옷으로갈아입었다

―「출소」전문

시인은독자를불편하게한다.‘벽’의실체와그안에갇힌사람들의내상을집요하게파헤친다.그리고그것에관한한,시인이승하는한국시단에서분명히이채로운존재다.우리가온갖종류의매체를통해거의매일접하는대한민국의끔찍한사건과사고의내면풍경을정신병동과감옥의일상을통해고스란히드러내고있다.‘교도소시편’들을읽다보면어느순간독자는세상이라는감옥에갇힌시인의모습을발견하게된다.증오와분노,공포와불안속에서시인은끊임없이출소를꿈꾼다.그것에이르는것은사랑과용서다.

시집2부에서는시인의누이를만나게된다.폐쇄된병동에서청춘을다보내고초로(初老)에도달한‘누이의초상’은보는이를눈물겹게한다.누이의초상이눈물겨운이유는늙어버린어린누이에대한연민때문만이아니라,고통속에서꽃을발견하는시인의성숙한시선때문일것이다.

내사랑내자랑아돌아가보렴
어린시절우리는만화가였다
재미있는것뿐인세상
구름을보고있으면구름처럼변하는세상
달을보고있으면달을따라흘러가는세상
세상은그때,
눈물속에서도아름다웠다

―「누이의초상2」의부분

이시집의‘누이시편’은고흐의“귀없는자화상”이며폐쇄병동의누이에게바치는연서다.중요한것은시인의시가인간의부서지기쉬운마음에대한공감에서나온다는사실이다.시인의고통이커질수록시어는더욱분명하고간결해진다.삶의고통을시로쓰는일에서자기비판적성찰이없다면고통의세계를온전히그려보이기는어려울것이다.오라비가자주면회를오겠다고거짓말하는심정은처절하다.

정신병앓는누이동생의손을꼭잡고
자주면회올거라고거짓말하는오빠의마음
그마음은철문닫히는순간
천길낭떠러지위에서리

이런마음은길을못만들지
내시는그마음가는길을모르지
울고싶어도이빨지그시깨물고응시해야하는
그마음을

―「마음가는길」의부분

“내시는그마음가는길을모르지”라고고백하는시인의진정성이야말로시로향하는위태로운길을뚫는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