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뚱, 날다 (김종경 시집)

기우뚱, 날다 (김종경 시집)

$10.00
Description
김종경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기우뚱, 날다』는 우리 사회 곳곳에 쓰러져 있는 외로운 존재들의 영혼을 따듯하게 보살펴 주는 시집이다. 시인이 보는 세계는 특별하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세계가 아니다. 그 세계의 삶은 기층민들의 삶과 맥을 같이한다. 시인이 바라보는 현실은 어둡지만 따뜻하다. 시를 읽다보면 곳곳에서 나와 너, 그리고 변방에 있는 모든 존재들을 따스한 손길로 쓰다듬고자 하는 시인의 순정한 마음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시인의 세계관은 단순히 인간이라는 존재를 넘어 범지구적인 모든 존재에 대한 감싸안음으로 표출되어 시집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저자

김종경

저자김종경은1967년경기용인에서태어나동국대대학원신문방송학과를졸업하고단국대문예창작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2008년계간《불교문예》신인작가상에「첫눈오던날」외4편이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사)한국작가회의회원이며,(사)한국환경사진협회초대작가로활동중이다.저서로는포토에세이『독수리의꿈』(2016년)이있다.현재〈용인신문〉과《용인문학》발행인,도서출판〈북앤스토리〉대표를맡고있다.

목차

제1부
블랙리스트
하물며
역주행
오르가즘
로드킬
제국의아침
안개의부음
아무르강
모차르트를위한질문
김량천의안개
안개상습정체구역
이국소녀에대한기억
우리나라좋은나라
안녕,지구여

제2부
국수집연가
호야의법문
김량장
첫눈오던날
반세기전에도
삼가,조의를
부음訃音
새로운이력
재개발구역
짧은안부
풍어風魚
다시,서울
어떤면회
신장개업
파치
새벽마다
눈먼섬

제3부
몽블랑에오르다
불편한안부
무신론자의변명
어머님의기도
아버님전상서
유품
기억
오월이오면
산신제를찍다
푸른시절
눈내린골목길
눈빛
어두니
환생
유목의강

제4부
새벽길
빅뱅
기우뚱,날다
무덤이있는풍경
기다림
바람에게쓴편지
회귀본능

이미지
해빙
순간,
은빛호각
사막등대
석양

해설ㆍ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김종경시인의이번처녀시집『기우뚱,날다』를읽으며‘시란무엇인가?’를다시물을수밖에없었다.우리네개인적삶과공동체에서시는도대체무엇이며유사이래왜끊임없이쓰여오고있는가라고.『기우뚱,날다』는시의효용과존재이유를본원적으로묻게하는시집이다.
김시인의시편들은속이깊고,진솔하고,착하다.시적기교나미사여구,의뭉스런시어로독자들을현혹하지않는다.존재자체와인간들이순하게어울리는세상에눈을떠가던사춘기혹은청춘시절의그순정한눈으로오늘을보고있을뿐이다.지금의구차하고부당한현실을보여주면서도모든존재들이순하게어우러지는본디의꿈을버리지않고있다.타락한현실을현혹하거나그런현실을그대로반영하는시어나기교가아닌순정한언어로.하여타락한시들이판치는작금의시단에서김시인의시들은되레변방이나이방의낯선언어처럼들릴지라도순정하고착하다.

“별밤에도불을지펴/실크로드순례자들에게/어둠속길을안내하던/사막의오아시스//가끔은사형을집행하던/절체절명의전탑이었다는//구원과죽음의등불이/동시에타올랐던//사막에도등대가있다”-「사막등대」전문

인간과신이,인간과자연이하나였던시절은분명복된시대였다.살아갈길을진리,운명에맡기면됐다.자아,주체성,합리적이성등을외치며인간이그런시절로부터유리된근대이후우리는얼마나외롭고불안한가.스스로길을찾든지,아니면속절없이타락해야할뿐.
이런우리시대와사회에김시인의시편들은순정한마음으로순정한세상을어떻게든보여주고지켜내려하기에밤길을안내하는등대,별빛처럼보인다.이것이유사이래지금까지시가쓰이고읽히는가장튼실한이유아니겠는가.

“강물은그냥/울면서만/흘러가는게아니다/날마다/낯빛이바뀌는것처럼/꿈틀거리는물결속엔/자갈보다찰진근육이있고/바위보다단단한뼈가숨어서/강물은이따금/남몰래벌떡일어나/걷다가뛰다가/혹은/모래처럼오랫동안/기어,기어서라도/바다로/흘러가는것이다”(「유목의강」전문)

흘러가는강물을바라보며역사와현실을떠올리고있다.여울목에선뛰고평탄한곳에선기어서가는강물에서시인은민중의역사를보고있다.강물속에있는자갈과바위에선민중역사의찰진근육과단단한뼈를본다.반드시도달해야할바다,그바다를향해강물은그냥흘러가는것이아니다.어떤당위성을지니고스스로의부단한노력을통해,능동적인움직임으로바다를향해나아간다.강물이‘기어,기어서라도’가야하는바다는역사에서끊임없이꿈꾸어온,너나없이잘어우러져사는세상,바로화엄의바다가아니겠는가.대한민국의역사에서항상끊임없이싸워왔던민중.김시인의시세계에는그런민중들의힘과능동성이담겨있다.

“삵이다가오자/물밑의세밀한근육들부터/파르르떨렸고/오리와두루미들이/먼저시퍼렇게질려/날아갔다//그하늘/흔들리던구름에/깜짝놀란/피라미새끼들/한방향으로몸을쓰러뜨려/일제히발광하는/눈부신오후”(「순간,」전문)

이시는쉼표(,)로끝난긴장된제목이말해주듯말을극도로삼가고있다.말을아낀서정의개결함이그대로전해오면서도자연의안온한삶을파탄내는포식자삵에현실의식을짙게드리우고있다.삵이다가온순간,물속에들이댄카메라앵글이시를쓰고있는것처럼리얼하다.눈부신햇살아래오리와두루미들이날고피라미들이은빛으로반짝이는어느여울목오후한순간을크로키했다.특히파르르떨리는물살그림자마저생동감있게잡아내는감각이빼어나다.고요한물가의찰나를이토록세세히묘사할수있는건카메라앵글을들이대면피사체가감전돼바르르떨게할정도의사진작가이기도한시인이대상과일체가되어시를쓰기때문일것이다.

김시인의많은시편들은민중성과서정성이체화된진솔한언어들로씌여서정적민중시를떠올리게한다.가장낮고추래한곳에뒹굴더라도절체절명의그곳에서사회의희망을일구어인간의,실존의자존과존엄을끝끝내지켜내겠다는김시인의삶의자세가이번처녀시집에고스란히드러나있다.해서우리시대와사회의현실주의에뿌리를두고있으면서도꿈과희망을잃지않은서정과낭만으로삭막한이시대의등대구실을하고있는것이다.
-이경철(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