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사이의 식사

화분 사이의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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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06년에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로 등단한 강봉덕 시인의 첫 시집 [화분 사이의 식사]가 256번째 실천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에는 예민한 감각과 특유의 전복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51편의 주옥같은 시가 실렸다.
[화분 사이의 식사]는 일상의 습속과 일반적인 감각의 저변을 과감하게 초극한 상상력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낯선 현실을 마주하게 한다. 현실의 언어를 낯설게 조합한 그의 시어는 난해하지 않으면서 호소력이 있어 의미망의 깊이를 곱씹어 보게 하는 힘이 있다.
“아름다운 고래의 발”을 기다리는 시인의 첫 발걸음이 독자들의 “뿌리처럼 바싹 마른 입”을 적셔 줄 시가 되기를 고대해 본다.
저자

강봉덕

1969년경북상주에서출생했다.2006년《머니투데이》경제신춘문예등단,2013년《전북도민일보》신춘문예당선,계간《동리목월》신인상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

감은사
그여자,마네킹
블랙홀1
블랙홀2
장마의시간
복산유곽
아름다워라,N포처럼

홀쭉한등
고양이가골목을읽다
짧은휴식을위한변명
꽃의침묵
고래의발
화분사이의식사
더깊은바깥
아름다운냄새
수몰지구

제2부

금요일의꼬리들
눈내리는방식
풍경소리
빙판을건너가다
꽃,날아오르다
저녁의우화
실비도
꿈은붉은빛이다
신불산
새들의정치학
비밀의방
나를끓이다
불면
마술
반품되다
물구나무
반구대
옷걸이에걸린별은

제3부

슬픈예감
달려라,기차
WINDOWS10
소금의#N세대
먼,곳
문수구장동문4
사각수박
구름외판원
소리를조립하다
사막건너기

태평양횟집
마지막순대
눈동자는허공을뚫고
고래의일몰
원형감옥

해설김종회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강봉덕시인은물화된세상의구태의연한외양을타파하고마치한번도가지않은길을가듯전인미답의방식으로,경이로운말하기와글쓰기의방식으로시의형상을축조한다.그래서그의고양이는“난간에쪼그려앉아두꺼운골목을읽는”투시력이있고(「고양이가골목을읽다」),“저녁식탁에암술과수술이꽂혀”있는풍경이가능하다(「꽃의침묵」).그런가하면“잠시고래였다가/다시슬몃고래가되었다가/내가고래가되기도하는”가역적변신도연출할수있다(「고래의일몰」).이렇게보면시인의자유로운생각과몸의운용이무소불위의경지에이른것으로유추해볼수있는데,실상에있어서그운신폭의확대는견고한시적조직성을수반하지않으면안된다.그렇지않다면그것이허황한시적유희에그치고말터이기때문이다.

우리가살아오면서잊어버린것천천히가슴으로부터멀어진것
눈알이캄캄해놓쳐버린것움켜쥐다빠져나간것
가령,이런것들이다시돌아온다면
돌아오는것들은어디에숨어있었을까
차가운암각화나눈물같은별자리속이거나아니면,
당신이나나의가슴저깊숙한자리에있었을지도모른다
아름다운고래의발
―「고래의발」부분

사라진고래의발은이시인의세계에서결코사라진것이아니다.사라진것은돌아올수있고그렇게되면그동안의행적을유추하던온갖생각이모두노래가되고시가된다.이반복적이고반역적인언어의문법을효율적으로활용하고있기에그에게는“금요일의꼬리”가있고(「금요일의꼬리들」),그의기차는“안착하고싶은욕망때문에”발이없다(「달려라기차」).시인의발화방식,담론전개의방식은제3부에와서한껏탈우주적인개방과확대의논리를열어둔다.그런데그무한대로의개방은곧자신의시세계가가진무저갱지향의내면과일종의균형성을획득하려는것일수도있다.그래서“달리는종족”인기차의“안착하고싶은욕망”을말했을터이다.「별」과「사막건너기」,「구름외판원」같은시들은모두이양가적측면이배태하는초절주의의기호들이다.
강봉덕의시는일상과초극,현실적인삶과존재론의우주를잇는뫼비우스의띠와같은호소력을지녔다.그의전복적상상력과초극에의꿈이더활달하고설득력있는경계를열어갈수있기를기대한다.(김종회,문학평론가/경희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