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푸른 밤 (이동순 시집)

독도의 푸른 밤 (이동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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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와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희원하고, 삶과 자연을 노래하며 생태적 자연주의를 추구해 온 이동순 시인이 신작 시집 『독도의 푸른 밤』을 펴냈다. 근 50년 시력(詩歷)을 지닌 시인은 자신의 일생을 거는 심정으로 오로지 독도를 위한, 독도를 향한 헌시(獻詩)로 이번 시집을 꾸렸다.
『독도의 푸른 밤』은 그가 독도를 가슴에 품고 산 그간의 세월을 보여 준다. 시인은 날바다 새벽이면 절로 잠에서 깨어 큰 굿을 앞둔 무당처럼 독도의 혼령을 불러 모셨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독도는 수천 개의 다른 얼굴이 되어 다가왔다. 어느 때는 한과 눈물에 젖은 얼굴이고, 어느 때는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얼굴인가 하면 어느 날은 풍상우로를 다 겪은 노인의 표정이었다. 그 수천 개의 독도를 껴안고 함께 울고 웃으며 시인 자신이 마치 독도가 된 심정으로 시를 써내려 간 이동순 시인. 시집 『독도의 푸른 밤』은 명실공히 우리 땅 ‘독도’의 역사적·환경적·생태적 의미를 시로써 형상화해낸 문학 아카이브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저자

이동순

1950년경북김천에서출생했다.경북대국문과및동대학원을졸업했고,1973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시가,198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문학평론이당선되어등단었다.시집으로『개밥풀』,『물의노래』,『지금그리운사람은』,『철조망조국』,『그바보들은더욱바보가되어간다』,『꿈에오신그대』,『봄의설법』,『가시연꽃』,『기차는달린다』,『아름다운순간』,『마음의사막』,『미스사이공』,『발견의기쁨』,『묵호』,『멍게먹는법』,『마을올레』,『좀비에관한연구』,『강제이주열차』,평론집으로『민족시의정신사』,『시정신을찾아서』,『한국인의세대별문학의식』,『잃어버린문학사의복원과현장』,『우리시의얼굴찾기』,『달고맛있는비평』,한국가요사를다룬『번지없는주막』등각종저서56권발간했다.분단이후최초로백석시인의작품을수집정리하여『백석시전집』(1987)을발간하고민족문학사에복원시켰다.신동엽창작기금,김삿갓문학상,시와시학상,정지용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
섬기린초
섬장대
섬초롱꽃
섬시호
섬괴불나무
해국(海菊)
바위채송화
방가지똥
번행초
독도사철나무
왕호장근
독도곰솔
독도의푸른밤

제2부
괭이갈매기
바다제비
독도슴새
풍장(風葬)
개밀둥지
꺅도요
독도철새
잃는다는것
독도강치
독도에누가사는가
된장잠자리
섬땅방아벌레
남방남색꼬리부전나비
톡토기
독도장님노린재
독도박테리아
독도곤충
둥근성게
독도물속풍경
독도새우
대화퇴어장

제3부
독도등대
물골
형제섬
엄마섬자식섬
독도바위타령
안용복
심흥택해산(海山)
독도삽살개
불타는얼음
홀로섬
독도우표
독도방문
독도시찰단
독도의용수비대

제4부
독도의뜻
독도
독도내력
독도이름
독도의역사
독도의처지
독도의날
독도밀약
독도폭격사건
일본사무관마에다의보고서
다케시마전시관
다케시마의날
시마네현다케시마자료실
독도모놀로그

시인의산문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시인이동순은항상손끝,손재주,머리로쓰는시가아니라‘온몸’으로써나가는시를쓰고자했다.그런그가오래전독도에서만난괭이갈매기의울부짖음을시인자신을향해던진일갈(一喝)로듣고,“무릇사람이제대로살아간다는것은무엇일까?아마도진정한삶의일이란비뚤어지고잘못된것을원래의바른형태로고쳐나가려는끈질긴노력과그싸움의과정이아닐까한다.근본에끊임없이의문을던지고줄기차게교정(矯正)과극복의노력을하려는사람이많아질수록그사회는튼튼하고건강한모습을되찾게될것이다.”(시인의‘산문’부분)라는깨침을얻었던것.이후그는독도에대한방대한자료수집과연구에몰두하며시로써독도를형상화해내기위해고군분투한다.

내어린날
아버지는새벽에
라디오크게틀어일기예보들으셨다
종일바깥출입않는분이
주로들으시는건
동해대화퇴어장의기상통보

오늘은날씨좋아오징어많이잡히겠구나
강풍때문에출어가위험하겠어
파도가높아힘들겠네
방바닥에누운채
아버지는혼잣말로중얼거리셨다

나는새벽잠결에눈앞을스쳐지나가는
물고기의행렬보았다
오징어꽁치방어연어숭어
돌돔벵에돔개볼락
미끈하고날렵한놈들의유영을보다가
다시깊은잠으로빠져들었다

한순간동해물다빠지고
독도부근대화퇴어장그대로드러났다
물고기들깜짝놀라
더깊은바다로숨어들고
개마고원처럼드넓은대화퇴평원을
나는아버지와둘이서
한줄기바람되어달려갔다

독도가바로
등뒤에서웃고있었다
리만한류와쿠로시오난류가
멀리서달려와반갑게마주얼싸안는곳
얕은바닥엔기름진퇴적물많아
온갖물고기몰리는곳

물빠진대화퇴어장은잠결에서
내가마음껏뛰며놀았던
어린날파도소리들리는운동장이었다
아버지는무덤속에서
지금도새벽기상통보들으실까
-「대화퇴어장」전문

불과십여년전만해도그는흔하디흔한풀이었다이젠산과들종일헤매다녀도만나지못한다어렵게복원했다는몇포기만울릉도어딘가에겨우있어그것도철조망둘러놓았다

옛정갈하던그들의터전,그가살던군락지에아파트들어서고밭이통째로사라지면서그의모습도아조자취를감추었다인간에밀려난것일까인간이보기싫어떠난것일까

그가울릉도에서사라진다는것은지구에서아주사라진다는것멸종이란걸두려워한인간들은뒤늦게그를희귀식물로지정하고옛모습복원해야한다며호들갑떤다

울릉도에서사라진그가뜻밖에독도바위틈에나타났다건강하고풋풋한얼굴로노란꽃까지피웠다오랜만에그를찾아낸인간은심봤다며소리질렀다그가독도로숨어든속사연을과연알기나하는지몰랐다
-「섬시호」전문

시집제1부에서는섬기린초,섬장대,번행초같은독도의식물들을,2부에서는슴새,강치,톡토기,둥근성게같은독도의생물들이얼마나많은생물학적가치와이야기를담고있는지그려낸다.이어3부에서는독도에깃든역사적이야기들을풀어내고,4부에서는독도를빼앗으려는일본의야욕과이에동조한군사정권의만행을고발한다.특히독도의현주소가왜이렇게될수밖에없었는가를짐작케하는3~4부의시편들을읽어가다보면굿을준비하는무당의심정으로살았던시인이동순의슬픔과분노,고뇌와의지가눈에밟히는것만같다.

나라가
전혀돌섬잊고있을때
거기제집처럼마구드나들며
전복과강치훔치던
섬도적몰아낸용감한사내

그것으로도모자라일본까지뒤쫓아가
울릉도독도는조선땅이니
두번다시침노해서행패말라며
크고당당한꾸중으로
섬오랑캐간담서늘케한사내

꾸중만으로모자라
그곳태수와조목조목따져서
확인문서까지기어이받아온사내
울산사람박어둔과더불어
두번이나현해탄건너갔던불굴의사내

이런장한일하고도
격려와칭찬과포상은커녕
제나라에서오랏줄에손발묶여끌려가
온갖죄목으로이리저리욕당하고
죽도록매맞아귀양간사내
-「안용복」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