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저 집은 둥글다 (박구경 시집)

외딴 저 집은 둥글다 (박구경 시집)

$10.00
Description
1998년 행정안전부 공모 제1회 전국 공무원문예대전에 詩 「진료소가 있는 풍경」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해『진료소가 있는 풍경』,『기차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국수를 닮은 이야기』등 세 권의 시집을 출간한 바 있는 박구경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외딴 저 집은 둥글다』가 출간되었다. 이 시집에는 민중-정치-통일-환경에 대한 시 등 60편의 다양한 시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갱년기를 이겨낸 연륜에서 느끼는 가난했지만 온정이 있었던 오래전의 고향에 대한 쓸쓸한 그리움의 시가 주류가 아닌가 한다.
이재무 시인 또한 “시인은 때묻지 않은 토박이 정서를 지닌 시인이고, 문명에 길들이지 않은 원시적 생명감에 충일한 시인이고, 이해타산과는 거리가 먼 순정의 시인으로서,네 번째 시집『외딴 저 집은 둥글다』에서 농경적 정서를 배면에 깔고 직방의 언어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애틋한 가족서사며 이웃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겨울밤/ 쇠 난로처럼 활활’ 태우고 있으며, 이전의 시편들을 관통하던 격정의 어조 대신 다소 차분한 어조로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흑백사진처럼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다”고 추천하고 있다.
저자

박구경

1956년경남산청에서태어났으며,10·26당시경남일보기자로근무하던중해직되었다.1998년행정안전부공모제1회전국공무원문예대전에詩「진료소가있는풍경」이당선되어행안부장관상을받으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시집으로『진료소가있는풍경』『기차가들어왔으면좋겠다』『국수를닮은이야기』등이있다.한국작가회의이사,경남작가회의회장엮임,‘얼토’동인으로활동중이다.〈고산윤선도문학대상〉〈경남작가상〉을수상했으며,〈2019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수혜.

목차

제1부

외딴저집은둥글다
다리끝에서
내안으로의견학
노무현을추억한다
70년침묵을깨는침목
겨울
바닷가가겟집
거리
하늘발자국
점점다가가니내가살던집
꽃피는목욕탕
강우
비가살을파고들며우는팔월
꽃이피면까만머리가더까매진다
그때는
세탁기와얼음장

제2부

근황
침묵
들판
평화롭게
오는길가는길
찰라
두보杜甫와쓰촨성四川省대지진과내안의지진
다시창밖은9ㆍ11
나비가된편지
도시락
꿈속의이사
맑고도쓴소주처럼
골목안슈퍼마켓
은빛김경희
김장에서커피까지

제3부

봉숭아집
암흑가의아파트
동한冬寒
어둠이내린시간에
숭고한어머니
원지다방
부엌밥
가난한새벽
비닐,그하늘
어떤이의시
표정
버리려는냄비를보다가
사동교의한말씀
느티나무의갱년기

제4부

물레방아돌아온물만치만살자
또다른시멘트우리
소,그아지랑이
산의식사
그릇
골목에서골목을잃다
한나무에목련
골목안오른쪽두번째국수집엔
마음
마당을쓰는비
달이떠서기뻤다
오늘은뒷집아재가팔짱끼고혀를차고
지게와작대기와
쥐가달에걸린밤
계단밑거미는

해설정우영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박구경의이번시집에는민중(「사동교의한말씀」)-정치(「노무현을추억한다」,「다시창밖은9.11」)-통일(「70년침묵을깨는침목」)-환경(「근황」,「어둠이내린시간에」)에대한시등다양한시들로구성되어있지만,전체적인흐름은갱년기를이겨낸연륜에서느끼는아련한추억의향수시-즉,배냇저고리의착한기억의시가주류가아닌가한다.구체적으로돌아가신부모님과고향동네의집과마당과골목과도로와전답과산천과동식물(새,감나무,대추나무,밤나무,소나무,마루나무등)과다방과폐교등낡고오래된것사라져가는것에대한그리움과쓸쓸함이다.그것은또한耳順을넘긴시인자신의무상한인생에대한그리움과쓸쓸함의한부분일것이다.

빗줄기는걀걀거리며앞을덮치고
바람은들의뿌리를파낼듯이뒤를때리는
앞이보이지않는밤길을걷잡을수없어
무섭고떨리는발길로치닫다가우연히낡고오래된다리를건넜다

어디선지본듯한감나무가앞을막아서고

어깨가넓은어른이밤자루를묶는대로쌓고있는마당가

따뜻한화로와둥그런불빛이
당장이라도붉은팥죽을끓여들일것만같은내집안방이었다
돌아가신아버지어머니가앓고있는나를재우고떠나는게
고스란히보였다
-「점점다가가니내가살던집」전문

아궁이불길이방구들살을어루만지며우는동안먼곳에서처마를타고줄줄줄마당한가득내려선어머니

오래아프지말고살라고백설기같은정을내어주며

부정한살을떼어내고끈질기고여물게있으라며수수팥떡인절미를빚던손으로이마를짚어울게하는
-「비가살을파고들며우는팔월」부분

고향마을과산천과부모님등낡고오래된것에대한그리움과쓸쓸함과함께시인이중요하게그리는것은찢어지게가난했던시절에대한그리움이다.가난했지만시인에게그시절은불행으로기억되지않는다.가난자체를가난으로느끼지도못했다.아름다운추억으로만남아있을뿐이다.

오래아프지말고살라고백설기같은정을내어주며
그때는찢어지게가난한시절이었으니까
배고프던시절이었으니까어디두고먹을게있었나?
(중략)
아버지가더워서식식거리는소처럼돌아와서뚝딱물말아수저를놓으면
다음에는어머니가마당에내려가풀냄새인지풋내인지아버지와작두질을하고우물을길어등목까지시켜주고나면
(중략)

그때는뭘두고먹고남기고자시고할것도없었다그러니까
-「그때는」부분

그때는아침추위가뾰쪽뾰쪽한
미루나무그늘진개울로빨래를이고나가
구들장같은얼음을방망이로깨고옷가지를적시면
버들강아지같은언니들의손이쩍쩍얼어붙었지
(중략)
다빨아서집으로이고올때는손등이쩍쩍갈라지고
빨래가부러지도록얼어붙었다니까진짜라니까
-「세탁기와얼음장」부분

흙발이랑빈소매
오뉴월이떠난어둑한부엌의부뚜막에걸터앉아
물말아밥한술뚝딱얻어먹으니
(중략)
한번은가난때문에떠났고
한번은가난이그리웠을뿐이다
-「부엌밥」부분

그러나이제시인은갱년기를지나(「느티나무의갱년기」)홀로남아향수에젖어過去를추억하고그리워하는데머무르지않고,現在저만치홀로떨어져외롭지만둥근저외딴집처럼둥근달을띄워밝고맑고깨끗(明澄)해져(「외딴저집은둥글다」),어머니가들려준배냇저고리의착한기억하나를손바닥에쥐고부드럽고평화롭게(「평화롭게」)사동교를지나(「사동교의한말씀」)들어서게될未來의열반을노래하고있다.

누구나돌아갈때가되면가장간단한차림이된다
다만어머니가들려준배냇저고리의착한기억을
손바닥속에가만히쥐고
콩꼬투리돌아나가는바람처럼부드럽고평화롭게
-「평화롭게」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