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꽃 마을 대마리 (정춘근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지뢰꽃 마을 대마리 (정춘근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8.00
Description
1999년 계간 《실천문학》봄호에 「지뢰꽃」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정춘근 시인이 여섯(혹은 일곱) 번째 시집 『지뢰꽃 마을, 대마리』를 실천문학 시인선 43번으로 펴냈다. 철원에서 태어나 철원에서 살면서 철원을 노래하며 그동안 출간한 『지뢰꽃』, 『수류탄 고기잡이』, 『반국 노래자랑』에서 초지일관 탐구하고 천착해 왔던 분단과 통일에 대한 시인의 열정은 이 시집에서도 한결같다.
이번 시집 『지뢰꽃 마을, 대마리』에는 75편의 ‘지뢰꽃 마을, 대마리’ 이야기가 실려있다. 시인의 등단작이자 첫 시집인 『지뢰꽃』의 연작시이거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영역 시까지 수록하여 344쪽이나 되는 두꺼운 양장 시집이다. 번역은 30명의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학생들
과 전문 위원이 힘을 합쳐 완성했다.
대마리는 6.25때 수복한 철원읍에 실재하는 마을이다. 민통선 마을이자 전쟁의 상흔인 ‘지뢰꽃’마을이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전쟁과 분단의 상흔으로 남아 있던 온통 ‘지뢰밭’이었던 대마리를 개척 개간한 민초(이주민)들의 ‘목숨을 건 처절한 생존의 개척사’였던 20세기 역사의 현장을 21세기 철원의 시인이 문학적으로 잘 형상화시킨 시집이다. 시인이 발간사에서 밝혔듯이 ‘분단의 그늘 아래서 벌어졌던 숨겨진 아픈 역사’의 기록인 이 시집을 읽다 보면 독자들도 그 처절하고 비참하기까지 한 생생한 현장감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정춘근

1960년강원도철원에서실향민(황해도아버지와평안도어머니)의아들로태어났다.1999년『실천문학』에「지뢰꽃」등을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지뢰꽃』,『수류탄고기잡이』,『황해』,『반국노래자랑』등이있다.현재고향인철원에서글쓰기지도및문맹퇴치봉사운동을하고있다.

목차

발간사 19
대마리이야기1
-서른마지기소문
대마리2
-사실로확인된소문
대마리3
-연천사람들
대마리4
-전략촌
대마리5
-신청조건
대마리6
-입주증
대마리7
-가입주
대마리8
-통제부골짜기
대마리9
-군사훈련
대마리10
-산신제
대마리11
-착공식
대마리12
-막걸리파티
대마리13
-개척시작아침
대마리14
-불놓기작업
대마리15
-민간인지뢰탐지기
대마리16
-지뢰를캐는방법
대마리17
-대인지뢰옮기기
대마리18
-지뢰처리방법
대마리19
-털레기국수
대마리20
-우리들의항고(飯盒)
대마리21
-공병대도자
대마리22
-열명씩행동하기
대마리23
-국민학교터
대마리24
-첫지뢰사고
대마리25
-개간을포기하고떠난사람
대마리26
-지뢰사고보상금0원
대마리27
-철책이없었던땅
대마리28
-해골바가지
대마리29
-사망사고
대마리30
-보리두말
대마리31
-지푸라기다리
대마리32
-비내리는날
대마리33
-비트
대마리34
-일주일만에외출
대마리35
-경기도여주사람들의주말
대마리36
-남편이오는주말
대마리37
-조명탄
대마리38
-불침번
대마리39
-측량기사
대마리40
-대전차지뢰논둑
대마리41
-양수기
대마리42
-양수기와부비트랩
대마리43
-우렁이
대마리44
-조카면회
대마리45
-진달래꽃아래서
대마리46
-고라니새끼
대마리47
-현무암위에집터
대마리48
-붕어빵같은집짓기
대마리49
-파리떼
대마리50
-첫모내기
대마리51
-분실
대마리52
-삼천원짜리발목지뢰
대마리53
-찜찜한소문
대마리54
-반쪽집
대마리55
-사고현장
대마리56
-입주식과6천평약속
대마리57
-나무꾼과지뢰
대마리58
-생명수용강천
대마리59
-대마리종합병원
대마리60
-장롱속신부
대마리61
-땅제비뽑기
대마리62
-등기를낼수없는땅
대마리63
-국유지
대마리64
-적산지
대마리65
-나타난땅임자
대마리66
-뺨한대
대마리67
-그래도우리땅
대마리68
-백마고지위령탑
대마리69
-나물뜯기294
대마리70
-의족298
대마리71
-등화관제
대마리72
-아내들에게바치는헌시
대마리73
-팔뚝질논
대마리74
-수류탄으로우물파기
대마리75
-개척비

해설이영춘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시인의역할,시의효용성(이영춘)
1.지뢰꽃시인

정춘근은〈지뢰꽃〉의시인이다.그의등단작이기도한‘지뢰꽃’의제목에서암시하듯수복지구에전쟁의상흔으로남아있는‘지뢰’를소재로하여쓴작품이다.

월하리를지나/대마리가는길
철조망지뢰밭에서는/가을꽃이피고있다

지천으로흔한/지뢰를지긋이밟고
제이념에맞는얼굴로피고지는/이름없는꽃

꺾으면발밑에/뇌관이일시에터져
화약냄새를풍길것같은꽃들

저꽃의씨앗들은/어떤지뢰위에서/
뿌리내리고/가시철망에찢긴가슴으로
꽃을피워야하는걸까

흘깃스쳐가는/병사들몸에서도
꽃냄새가난다
-「지뢰꽃」(전문)

‘지뢰꽃’은산천에피어있는꽃들이전부‘지뢰밭’이된폭발물위에서꽃을피워낸것이며,이‘지뢰꽃’은전쟁에서목숨잃은사람들의넋이무심히흘러가는계절과시간속에서잠들수없어꽃으로승화된것이다

어찌보면이번시집『지뢰꽃마을,대마리』는그의첫시집『지뢰꽃』의후속편에속한다고할수있다.정춘근시인이끊임없이추구하는사실성을바탕으로한역사성이이번시집에서도면면이나타나고있기때문이다.그러므로이시집은그현장감이더욱생생하게인식되고재현된다.

2.시인의역사의식

시인은6.25를직접겪지않은세대이다.그러나자신이탄생하고성장한고장에서,그참혹한전쟁의상흔으로폐허가된땅에서,일어난사건들을보고듣고겪은전설같은이야기들을시로그려냈다.목숨을담보로지뢰밭속에서,아버지혹은삼촌같은분들이밥을위해,그위험한땅을농경지로개척해가는과정에서벌어지는각종사고와핍박을당하는민초들의이야기를고스란히승화시킨것이다
E.H.카Carr의역사에대한정의와같이정춘근시인은그자신이“과거의사실과현재의역사가로대화”를하고있는것이다.라이너마리아릴케는말한다.“시는체험이다”라고.
분단접경지역에서나고자란한시인으로서그곳에서일어난사건의질곡한,그리고애절한역사의고증같은시를승화시켜낸작품이기에더욱값진자산으로평가된다.생과사의갈림길에서목숨을담보로삶의현장을개척해가는개척민들의역사적면면이너무나생생하게그려져있어큰울림을준다.
“땅서른마지기를준단다.”
“그것도공짜로나눠준단다.”

긴가민가한소문이
수복지구를떠돌았다.

「대마리이야기1」
-서른마지기소문(부분)

대마리개척단
이름은전략촌이었다.

(중략)
순찰을하던사단장이
황무지로버려진대마리를/평소
에는개간을하다가
전투가벌어지면바로
총을들고나서싸우는
이스라엘기브츠비슷한구조를만들면
땅도얻고전투력도얻고
꿩먹고알먹고생각에
만들어진전략촌이었다
(중략)

「대마리4」
-전략촌(부분)

(중략)
군대를제대한사람
나이는마흔이하
식구는네명이하
재산이10만원넘어도탈락
사상이건전한사람
행정기관추천도장을꽝받아서
근엄한선발위원회를통과한사람
(중략)
「대마리5」
-신청조건(부분)

사단장도북한군저격때문에
별판을가리고다니는길을따라
가슴쿵쿵쿵졸이며
백오십여명이도착한곳은
지금의태양초소부근

북한쪽에서잘보여
자랑하기좋고
군인들이통제하기쉽게끔
야트막한산들사이에
시냇물이흘러물걱정이없는
통제부골짜기

버드나무가숲을이룬골짜기에는
북한군을감시하는망루가서있고
군부대지휘소검은천막
민간인들이살아야할
네개의임시천막기다리고있었다

우선,독자행동은금물
굴비처럼열명씩다니기위해
아는사람들끼리조를짰고
단일주일치식량이
선물처럼배급됐다
「대마리8」
-통제부골짜기(전문)

지뢰가묻힌지옥같은땅,그곳에‘전략촌’이생긴다는소문이시의발화점이되어있다.「대마리2」에서소문이사실로증명된다.그리고까다로운신청조건이「대마리5.」와같이전제된다.“군대를제대한사람/나이는마흔이하”이다.청장년층의노동력을염두에둔선발이다.분단국가의비극을암시하듯“사상이건전한사람”이라야한단다.또한민초들의삶을암시하는,“재산이10만원넘어도탈락”이다.그리고가장험난한지뢰밭개척지였던‘통제부골짜기’에서는접경지대의살벌한분위기와개척민들의행동지침이잘그려져있다.이렇게『지뢰꽃마을,대마리』는역사적일사실들을시종일관시로서서사화해나가고있다.

3.생명의존엄성

시인이그려내고자하는또하나의핵심사상은역사적사실을근간으로거기에존재하는생명의존엄성을발견해내는것이다.생명의존엄성은생명을가진모든것은존귀해야할가치를지니고있다는인식이그의시전반에흐르고있다.또한인간이인간으로서누려야할권리를시속에함의하고있는점또한정춘근시의우월성이다.이런생명의존엄성,인간의권리를회복하기위한내면의식이이시집의모티브로설정되어있다.이런모티브를근간으로그는역사의증언같은‘언어의집’을세우고있는것이다.

(중략)
살점이너덜너덜하고
피가철철흐르는다리를
허리끈을풀어조여매고
군부대지프차에실려가면서
사람들을바라보던그간절한눈빛

그날은작업을멈추고
텐트로돌아와
아무말도못하고술을마셨다
안주도변변치않아
눈물을찍어서쓴술을마셨다
「대마리24」
-첫지뢰사고(부분)

(중략)
첫지뢰사고가난밤
한숨을푹푹내쉬던
여주에서온두형제가보따리를쌌다

(중략)
먼지풀풀나는길을따라서
처량하게떠나는두형제를
슬픈눈으로바라보던사람들은
내일다시개간을하기위해
핏자국이남아있는삽을닦는다
「대마리25」
-개간을포기하고떠난사람들(부분)

(중략)
가마니로시신을수습해서
막사로돌아왔지만
외지사람이라
식구들이올때까지
텐트밖에다모셔놓고
저녁식사로
털레기국수를끓인다
(중략)
「대마리29」
-사망사고(부분)

시인의인간에대한애착과존엄성은그의생명의식으로나타난다.“다리병신”이되는것보다는차라리구차한생이라도목숨이더소중하다고인식하고“여주에서온두형제가”전략촌을떠나는것에초점을맞춘다.이렇게시인은생명사상의존엄성을그이면에함의하고있어한층생명의존귀함이강조된다.이것은생명을오로지노동착취의매개물로만취급하는관계기관의태도와대비된다.이런생명에대한시인의애착은「대마리30-보리두말」과「대마리46-고라니새끼」등에서도잘나타나고있다.

4.「대마리」의문학성
‘대마리’는한정된공간이다.그공간을배경으로이렇게방대한작품을구상하여창작해냈다는점에서우선정춘근시인의시적재능의우월성이평가된다.75편이나되는작품마다구성의전(轉)과결연(結聯)에서극적인반전으로작자의사상과정서를잘살려내고있다.이것이바로그
의시가작품으로서의가치를높이고있는시정신이다.모든예술은정서적충돌을모티브로하고있다.그의정서는아래대마리12」와「대마리13」에서감각적비유와시적묘사로그이미지를잘살려내고승화시키고있다.

텐트밖을나서
남쪽하늘을보면
걱정으로지샐여편네와
철모르는자식들초롱초롱한눈망울이
아픈별처럼내려와
눈시울을젖게한다
대마리12
-막걸리파티

(중략)
갈대가몸을비비는소리가
마치누군가다가오는발자국같아
화들짝눈을뜨면
가설텐트밖을살금살금맴도는
바람소리에잠을잘수가없었다.
(중략)
「대마리13」
-개척시작아침
5.시인에대한기대

우리는이번정춘근의이시집에서문학이란무엇인가?그리고역사란무엇인가?를생각하게된다.또한역사의현장을그려낸시를통하여우리민족의질곡한역사를새삼깨닫게된다.그리고우리가,우리서민들의인권과권리는어떤것이어야하는가를생각하게된다.또한정춘근의작품을통하여삶이란무엇이고생명이란무엇인가를되돌아보게한다.이렇게많은사유와인식의알레고리망(網)을던져놓은것이이번정춘근의여섯번째시집『지뢰꽃마을대마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