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을 읽다 (강민숙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채석강을 읽다 (강민숙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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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92년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해 시집에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등의 시집을 출간한 강민숙 시인이 실천문학에서 다섯 번째 시집 『채석강을 읽다』를 출간했다. 1990년대 중반,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를 통해 “그리움을 낳아 기른 슬픈 시인의 사랑”을 노래해 수십만 권의 베스트 셀러 시인 반열에 올랐던 강민숙 시인, 남편의 사망신고와 아이의 출생신고를 같이 해야 했던 험난한 운명의 시인이 이번에는 고향 부안의 이야기를 안고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동진강은 정읍과 태인에서 흐르는 물줄기와 합류하여 부안을 느리게 흘러 서해 바다와 합류하는 강이다. 동진강 시인이라 불리는 시인이 본격적으로 고향을 그린 이번 시집 『채석강을 읽다』는 총 4부 77편의 주옥같은 시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는 꿈을 안고 살아가는 부안 사람들의 이야기고, 제2부는 부안의 바닷가 풍경과 바다 이야기며, 제3부는 부안의 명승지, 지친 몸과 마음의 쉼터에 대한 노래이고, 제4부 하늘이여 땅이여는 백산 동학농민혁명사에 대한 시적 형상화이다.
1~3부는 동진 나루, 채석강, 만적사, 곰소 염전, 내변산, 청자 가마터, 줄포 생태 공원, 위도 띠뱃놀이, 위도 흰상사화, 내소사, 구암리 지석묘, 변산 바람꽃, 직소폭포, 적벽강, 월명암 낙조대, 내소사, 개암사, 성황사, 실상사 등 고향의 지명이나 문화재나 자연에 대해 다양하게 노래하고 있으며, 4부의 20편은 동학농민혁명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 시집에는 시인이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추억 속의 고향의 해 뜨는 아침이 있고, 소 몰고 돌아오는 저녁이 있고, 그 안에 시인의 아버지가 있고, 부안 사람들의 삶이 담겨 있다. 그러나 그와 함께 그 고향의 백산은 그냥 백산이 아니라 역사 속의 “앉으면 죽산이요, 서면 백산”이다. 동진 나루도 그냥 나루터가 아니고, 학당 고개도 그냥 고개가 아니고, 부안 들판도 그냥 들판이 아니다. 약탈과 야만에 맞서 온 고개이며, 가족을 지키고 양식을 지키던 뼈저린 역사 현장의 그 처절한 들판인 것이다.
저자

강민숙

1962년전북부안출생했다.1992년『문학과의식』으로등단.시집에『노을속에당신을묻고』,『그대바다에섬으로떠서』,『꽃은바람을탓하지않는다』,『둥지는없다』,『채석강이있다』등이있다.아동문학상,허난설헌문학상,매월당문학상,서울문학상등을수상했다.
전북부안출생.숭의대와중앙대문예창작과에서공부하고동국대와명지대에서문예창작학석사와박사과정을마쳤다.1991년등단해아동문학상과허난설헌문학상,매월당문학상,서울문학상등을수상했다.시집『노을속에당신을묻고』『그대바다에섬으로떠서』『꽃은바람을탓하지않는다』외10여권의저서가있다.

목차

제1부
미안하다,후박나무11
명자나무13
찔레꽃15
거시기이야기16
성황산일기17
동진강은알고있다19
동진강아버지21
만적사22
백합죽24
옻나무사랑26
꽝꽝나무를보며28
통지표30
아버지32
고치의집34
옥잠화36
감나무37
애기똥풀38
배롱나무40
모란41
메타세쿼이아42


제2부
채석강을읽다45
곰소염전46
내변산48
부안의아침49
고마제50
채석강,돌멩이51
첫사랑-덕신리미루나무앞에서52
구암리지석묘54
청자가마터56
위도띠뱃놀이58
위도흰상사화60
줄포생태공원61
줄포62
변산바람꽃63
동진나루64
직소폭포66
덕신리를지나며67

제3부
월명암낙조대71
내소사에가면73
개암사75
성황사77
실상사앞인장바위78
줄포만강씨할배80
서동진한의원81
마실길의하루82
겨울연가83
여자는84
울지마85
포장마차86
굴,사랑87
다른반도-고향188
오래된꽃-고향290
기도-고향391
이름들-고향492
은유의편지-이안실앞에서194
꽃나무할아버지-이안실앞에서296
백산학원-이안실앞에서397

제4부
만석보위에서-동학농민혁명1101
백산대회-동학농민혁명2103
『홍재일기(鴻齋日記)』-동학농민혁명3104
배들평야-동학농민혁명4106
농민은칼이다-동학농민혁명5107
민달팽이-동학농민혁명6108
대숲-동학농민혁명7109
황토현-동학농민혁명8110
전주성-동학농민혁명9112
그리운집강소-동학농민혁명10114
삼례봉기-동학농민혁명11116
우금치전투-동학농민혁명12118
김낙철-동학농민혁명13119
김기병-동학농민혁명14121
김수병-동학농민혁명15122
손상옥-동학농민혁명16124
정일서-동학농민혁명17125
김덕명-동학농민혁명18127
최경선-동학농민혁명19128
김개남-동학농민혁명20130

저자산문|동진강푸른꿈이서해를적시니132
시인의말|나의새,나의시146

출판사 서평

동진강푸른꿈이서해를적시니

동진강은정읍과태인에서흐르는물줄기와합류하여부안을느리게흘러서해바다에합류한다.시인은동진강시인이라불린다.서울에살든,해외로나가여행을하든부안의반짝이는햇살과밤하늘에서쏟아지는별빛을시인은늘그리워하고사랑한다.
시인에게고향부안은늘의식깊은곳에자리잡고있다가창작의매순간마다의식적이든무의식적이든발현하여심상과리듬을이끌어가는시의원천이자동력이된다.
그런고향에대한본격시집『채석강을읽다』를실천문학사에서출간했다.이시집의시편들에는해뜨는아침이있고,소몰고돌아오는저녁이있다.그안에시인의아버지가있고,부안사람들의삶이담겨있다.

제1부는꿈을안고살아가는부안사람들의이야기다.
시인은고향의언덕찔레꽃더미에서아버지를만난다.
아버지가“돌무덤곁에아담한집한채짓고오월이면자식들보겠다고뛰어나와서계신다.”라고써고있다.찔레꽃이된아버지가말한다.“비켜앉아라.가시에찔릴라.”이어서“핸드백에작은가위하나넣고다녀라”
시인의고향친구명자는꽃피는봄이올때마다「명자나무」가되었다.초등학교시절,너나없이가난했지만명자네집은더지독하게가난하여명자는“초등학교졸업식이끝나자/공장아저씨의손에이끌려/줄끊어진연처럼아득히멀어져갔다.”그런명자가제나름대로성공스토리를일구어빨간립스틱짙게바르고,가슴골까지패인블라우스를입고,“나도검정고시로고등학교까지졸업했다”고수줍게자랑한다.그런데도시의어떤약삭빠른놈이명자의코를베어먹고달아나는바람에그만실성하고만다.명자는비정한산업사회에떠밀려끝내명자나무의‘붉은꽃’이되었다.어차피우리네삶이만만치않은데,왜동진강처럼뒤돌아보며천천히흘러갈생각을못했는지시인은묻는다.
이렇게,동진강푸른물결에실려서로사랑하고,미워하고,또원망하며살아가는고향사람들의이야기이며,그러면서동진강은민초들의피와땀이밴곡식을수탈해가는역사의강이었다.

뒤돌아보며흐르는강이있다
이것은아니라며
안으로흐느끼며흐르는강이있다
백제가지나간땅
그넓은들을눈물로적시며
서해로흐르는강이있다
나라가나누어지면
백성도나누어진다는것을
동진강은알고있다
천년을두드려도길을열어줄수없다고
버티고선저노령산맥뒤로
살짝뒷걸음질을쳐
동쪽으로흐르고싶은강이있다
동으로흘러,신라의땅낙동강과
손잡고싶은강이있다
함께얼싸안고춤추며
춘추와계백,소정방도
이제는다부질없다고
아쉬움으로흘러가는강이있다
제이름지우지못하고.
-「동진강은알고있다」,전문

제2부는부안의바닷가풍경과바다이야기다.
부안에는맛,풍경,이야기세가지가있어서‘변산삼락(邊山三樂)’이라했다.내고향변산에는깊고울창한숲이있어땔감이풍부하고,호남평야끄트머리에맞닿은내륙지역에는곡식이풍성하여‘하늘의곳간’이라했다.
곰소의볕과바람이좋은날,드넓은염전에선뭉게구름같은하얀소금꽃이만발하고,칠산어장에서잡아올린새우와멸치,밴댕이,까나리는곰소염전에서정제한천일염으로절여져깊은맛의젓갈이되기위해곰삭아간다.변산반도백사장의눈부신풍광이하얀소금꽃과어우러져더없이아름답다.격포에서곰소에이르는해변길어디서든서해바다로떨어지는황홀한노을을볼수있으니빼어난경치가따로없다.줄포생태공원에선천혜의자연을,청자가마터에선신비스러운쪽빛청자를만날수있다.
위도에선구성진띠뱃놀이가락이울려퍼지고,채석강에선수만권의책에담긴사연을듣는즐거움이있다.생김새가고슴도치를닮았다하여위도(蝟島)위도의용머리해안은깨끗하고투명한쪽빛바다와어우러져멋진풍광을빚어내,이곳이서해인가싶을정도로짙푸른동해바다색을닮았다.위도해수욕장과가까운동산에는세계에서유일한,하얀꽃을피우는‘위도상사화’가군락을이루고있다.위도띠뱃놀이는원래대리마을의평안과풍어를기원하던굿인데,매년음력정월초사흗날정기적으로제를지낸다.용왕굿을할때띠배를띄워보내기때문에띠뱃놀이라불렸고,소원을빌기위해세운원당에서굿을해서대리원당제라고도했다.위도띠뱃놀이는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때붙여진이름이다.


제3부는부안의명승지,지친몸과마음의쉼터에대한노래이다.
부안곳곳이청정의쉼터이다.변산해변의절경을빚어내는적벽강,월명암낙조대,내소사,개암사,성황사,실상사에들려시인은자신을뒤돌아본다.눈부신날도,억척스럽던날들도한낱깃털처럼가벼운꿈이되고,왜소하고초라해진자신과마주하게된다.


지나온사연,지나온얘기
발자국으로쌓여
산이된다는생각이어라
땀방울이모여
강이된다는생각이어라
그저가만히앉아
귀로만듣는이야기가아니라
뜀박질로달려가캐낸
바지락같은숨소리이고
푸른등펄떡이는
전어같은추억이어라
변산에서새만금까지
곰소에서직소까지
어디하나숨결이끊이지않는
곰삭은젓갈내음
정에푹푹익고익어
흥건히젖어들어라
새만금이억만금될때까지.
-「기도-고향3」,전문

제4부하늘이여땅이여는백산동학농민혁명사에대한시적형상화이다.
백산은시인이초·중고등학교시절단골소풍장소이자,친한친구들과어울려사진찍으러갔던야트막한민둥산이다.시인은백산의흙과바람속에서자랐기때문에자연스럽게동학농민혁명사에눈뜨게되었고,백산대회의역사적인현장에대해알게되었다.
동학농민군이백산에진을치고있을때,날마다사방에서동학농민군이몰려와군세는1만에이르러“서면백산앉으면죽산”이라는말이나올정도였다.백산대회는최초로동학농민군조직체계를갖추고강령을제시한,명실상부한동학농민혁명의시작점이되었다.
시인은이런동학농민군의행적을좇아동학농민혁명1-「만석보에서」에서동학농민혁명20-「김개남」까지동학농민혁명사를이시집제4부에서한편의서사시로서잘형상화하고있다

이름은있어도
호적에오르지못했던
무명의동학농민혁명군이여
우리이렇게하늘쳐다보고
통곡하며부르노라
다시일어나돌아오라고.
-「김수병-동학농민15」,부분

세상에서냉대를받던무명의동학농민군이기울어진나라를일으켜세우기위해기꺼이목숨을바쳤다.다음시는무명동학농민군집단학살의희생을기리는추모시다.

흙범벅이된시신들
장마철수박덩이처럼나뒹굴고있었지요
얼굴로는도저히알수없어
찢어진옷고름꿰맨바느질자국으로
알아보았던우리님,그고운님구덩이파
석유뿌려불질러버렸지요.
유골조차거두지못해가슴속에옮겨심었지요
-「손상옥-동학농민16」,부분
1894년동학농민혁명시기에조선곳곳에서산화한꽃다운영령들이30만여명에이른다고한다.부안에서확인한희생자는6명에불과하고,숫자로드러난36명을제외한희생자는아직파악하지못하고있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