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뼈가 아파서 울었다 (이영춘 시집)

그 뼈가 아파서 울었다 (이영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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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76년《월간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국 문단의 원로시인 이영춘 시인이 열여섯 번째 시집 『그 뼈가 아파 울었다』를 《실천문학사》에서 출간했다. 4부 나뉘어져 있는 이 시집에는 모두 62편의 삶의 성찰이 군데군데 묻어나는 웅숭깊은 시들로 풍성하다.
전기철 시인은 추천사에서‘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비극적 현실 인식을 안고 있으며, 그 비극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승화의 이미지를 끌어온다.’며 그‘절망을 극복하는 방식은 길’이며 ‘그 길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강이’며 그 강은 “앞으로 나아가는 이미지”이며 ‘자아가 가서 닿을 수 있는 이미지’이며 ‘또한 건너는 이미지’라고 풀이하고 있다.
시인은 춘천의 안개 자욱한 강둑을 구도자의 마음으로 지나간 세월과 다가올 세월을 생각하며 거닐면서 흐르는 강물이 들려주는 삶과 피안의 지혜 혹은 깨달음을 이 한 권의 시집에 비극적 아름다움으로 고고孤高하게 승화시키고 있다.
저자

이영춘

강원도봉평에서출생하여,경희대국문과및동교육대학원을졸업했다.1976년《월간문학》으로등단.시집에『시시포스의돌』,『슬픈도시락』,『시간의옆구리』,『봉평장날』,『노자의무덤을가다』,『신들의발자국을따라』,『따뜻한편지』,『오늘은같은길을세번건넜다』등이있고,시선집에『들풀』,『오줌발,별꽃무늬』,번역시집에『해,저붉은얼굴』등이있다.윤동주문학상,고산문학대상,인산문학상,대한국향토문학상대상,동곡문화예술상,한국여성문학상,유심작품상특별상,난설헌시문학상,천상병귀천문학대상,김삿갓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
성밖에서11
운성으로가는서사12
고생대를복사하다14
별똥별은아프다15
서사로가는문17
잎속의입18
반나절의생19
2021광장,그리고광야20
침묵의강,침묵의도시22
그뼈가아파서울었다24
운파동사거리26
도성안에서,도성밖에서27
바람과외투28
본성,두루마리휴지29
프로이트,현몽하다

제2부
거울의뒤편35
내시를곡하노라36
쿠키쿠키38
삼각형안에서39
어느우수주의자의하루40
내안의도피안사142
내안의도피안사244
거울에도달하는길은45
과자먹는무덤47
마지막생일48
바람의길49
시간에기대어51
거울을지우다52
바람의날개54
바다와갈매기와그리고나55
겨울갈대.257

제3부
달에게묻다61
옥이의모자62
A/S해서보내주세요63
옆집발코니64
매미허물같은65
들새66
가을,물수레바퀴68
흙속에서69
초침70
밤의아라크네71
영혼결혼72
구두수선booth74
길없는길위에서75
내안의아트만277
지붕이사라지다78
책이있던찻집79

제4부
눈내리는날83
아파트숲의오후84
동굴의흔적85
제주,마야87
빈자의전언88
맨살90
선물91
거돈사지92
아버지의가방93
가을봉분94
꽃과알95
돌무덤96
낯선길,낯선얼굴97
달빛속에서98
겨울안개99
저자산문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평소서정적인시를위주로써오던이영춘시인의시에서잘드러나지않던비극적인역사의현장에주저앉아애사哀詞를읊고있는시가눈에띄는데,그게이시집의제목이기도한「그뼈가아파서울었다」이다.뼈만남은그들은6.25,5.18,세월호등의희생자들로읽힌다.시인은좌우이념을초월한젊은이들의안타까운죽음을슬퍼하고있는것이다

그들의뼈가아파서내가울었다
아픈뼈보이지않아서울었다
아픈뼈볼수없어서울었다
두들겨맞아아픈뼈,
곤봉대검帶劍총알폭탄맞아아픈뼈,
피투성이상처로아픈뼈,
돌아올수없어서아픈뼈.
해골이되어울고있을뼈,
그들의뼈와살이아파서내가울었다

그들은지금어디로갔나
어느골목어느바다어느산야에서울고있나
뼈가아픈아들아,뼈가아픈오빠들아!
뼈가없어진청춘들아!
뼈마저죽어간그대들아!

그대들잠든그곳엔지금가랑잎만날리고
「그뼈가아파서울었다」-전문

〈저자산문함함께〉

안개속에서
안개속을걷는다모래톱을걷는다발이늪속으로빠진다.늪은내시의공간이다.여기는지금초겨울입새오후세시,안개가짙다.춘천은안개공장이있다고어느시인은말한다.안개공장,다소는우울하고다소는낭만적이다.낭만속에서우울속에서내시는부화한다.어둠과슬픔의싹이트기도한다.장폴싸르트르는“문학은존재에대한물음”이라고했던가!50여평생그물음의길위에서나는아직도답을찾지못하고휘청거리고있다.그래서아프다.늘마음이아프고뼈가아프다.그아픔은내‘슬픔의정체성’이다.종이학처럼허공에서떠도는수인囚人,안개속에서길을잃은행자行者,이것이내시의변곡점이다.

강이미지
롤랑바르트는“언어는살갗이다.나는그사람을언어로문지른다.”라고역설한다.내시도강을언어로문질러보려고손짓해본다.환경이부여한공간적수확이다.사방으로강물이흐르는‘춘천’이란공간이그것이다.나는거의매일이강가를걷는다.그러나이도시가낭만과아름다움만존재하는것은결코아니다.여기수록된「운파동사거리」처럼
폐허같은골목이있고,가계문을닫은골목도많다.지난해여름장마에는인공수초섬을지키기위하여급물살에뛰어들었던분들의목숨이산산이산화되었다.한구의시신은영영찾지못한채,시민장葬을치뤘다.그참상을승화한시가「침묵의강,침묵의도시」이다.이렇게나의정서는저깊은강물에서늘기쁨과슬픔,허무가상징과은유로닿아있다.

빈그릇
붓다는말한다.“이모든존재들은슈냐(sunya:空)로가득차있다.슈냐즉공空은곧루빠(rupa)즉색色이다.나는이설법같은공空을좋아한다.2부에수록된시「쿠키쿠키」도그런의식의산물이다.공과색,삶과죽음의식의등식이다.나의그런의식은색보다공의의식이지배한다.

쿠키쿠키는분명과자다
그런데우리말음상으로키큰키큰
남자이름으로들린다
깜짝놀라뒤를돌아보니
아무것도없는허공이다
허공,허공,허공---
이세상에허공만큼큰것,또무엇이있을까?”
-「쿠키쿠키」부분

물론이공은색의다른이름이다.그런데공,그의식은늘나를더괴롭힌다.내존재가없음에대하여,빈손에대하여,빈영혼에대하여,빈강물에대하여,빈산에대하여,내열차는늘멈춰선다.또한「바람과외투」에서도나는이렇게공의의식을노래한다.


고골리의도둑맞은외투같은우울을안고돌밭길을간다
차창을두드리며달려오는빗소리,
죽은외투의그림자
박제된맨살의그림자가창에어린다
긴강을건너가는바퀴의울음소리
하늘가득산화된외투가펄럭인다
-「바람과외투」부분


「바람과외투」는내잃어버린영혼에대하여,허무의식에대하여공으로흐르는내피의근원으로작용한산물이다.

*직관(intuition)
“시의첫줄은신이주신것이다,”라는쇼펜하우어의말을존중한다.직관은내시의감각이고자산이다.또한“사물에서생명의소리를듣지못하면그는더이상시인이아니다.”라고한쇼펜하우어의입을빌리려고노력한다.대부분직관으로오는시는‘주지시’보다‘서정시’에서잘찾아온다.졸시「도피안사.1.2」도그렇고「매미허물같은」등대부분의작품이직관에의해쓰여질때가많다.고귀한영혼의소유자가시인이란뜻이다.나도신적인영감과직관에좀더깊숙이도달하길원한다.그러나그신은나로부터도망갈때가많다.

내피안의길은어디인가?
잠들때마다
잠깰때마다
황량한이바다어떻게건너가야하나?어떻게살아내야하나?
천길구렁같은길위에서길을잃곤했는데
오늘이곳에이르러
도道의한끝이보인다
무空의첫길이보인다
아무것도없는살덩이한줌으로
아무것도아닌흙한삽으로
육천제곱의생을끌고
바람으로흙으로돌덩이로이곳에이른다
활활타오르는저불길속에서
스님들이다비식을봉정하는독경소리,
아득히산그늘로저물어가는데
까마귀떼같은검은연기하늘에닿는다
한영혼의눈眼을쓸어내리는저소리,
아득히산등성을넘어간다
-「내안의도피안사.1」-전문

*노트
나는주지주의(intellectualism)의시도좋아하지만정서가촉촉히베인서정시(lyric)도좋아한다.「잎속의입」,「본성,두루마리휴지」,「2021광장,그리고광야」,「반나절의생」,「매미허물같은」,「성밖에서」같은시는현시대상을풍자한시로전자에속할것이다.우리사회의모순과갈등,정치인들의말,말,---,광장에구름처럼몰려나와구호를외치는
무리들의양극화현상을그린작품들이다.
더구나「성밖에서」는힘있는어떤그룹에도끼이지못하고항상그늘에서빗물처럼젖어떨고있는풀잎같은존재들을그렸다.이존재는결국나의‘자화상’이아닐까?변명
한다.
“서정시인들의형상들은바로그자신이며자신의다양한객관화에지나지않는다.”고한프리드리히니체의말(「비극의탄생」)에도전적으로동의한다.「우수주의자의하루」,「시
간에기대어」,「달에게묻다」등대부분의작품이후자에속한다고자평한다.
후자는주로정서적충동에서출발한다.아무튼나는두갈래(주지시와서정시)의길에서내시의온도는몇도나될까를수시로체크하고반성한다.도달점은에토스(ethos)가강한시를쓰고싶다.오늘도24시의시간이23시의해처럼넘어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