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거북 (김경 단편소설집)

푸른바다거북 (김경 단편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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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소설문학상과 만우박영준문학상을 수상한 김경 소설가가 다섯 번째 작품집으로 『푸른바다거북』을 《실천문학사》에서 출간했다. 인간의 삶과 죽음의 문제들이 각 작품마다 잘 그려져 있는 8편의 단편들로 엮은 중견 작가의 작품집이다. 특히 「무녀 청미」는 저자로 유추되는 화자의 고교 제자로, 신병이 들어 내림굿을 받고 무녀로 유명세를 타다가 죽는다는 서사인데, 마지막에 죽어가면서 화자에게 소설을 쓰게하는 반전은 ‘내면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예술적 혼’을 형상화한 훌륭한 작품으로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저자

김경

전남순천에서출생하여전남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1997년이문구선생추천으로〈신세대문학〉과〈월간문학〉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단편소설집에《얼음벌레》,《다시그자리》,중편소설집에《게임,그림자사랑》,장편소설에《페르소나의유혹》이있다.한국소설문학상과만우박영준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청미,돌아오다7
할아버지의임서기43
밤길73
너에게103
사랑해요,나나133
2020년,그해4월163
슬리퍼193
푸른바다거북227

해설-정재훈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존재의조건-

김경의소설집에수록된작품들에는‘죽음’이라는존재적사건들이자리잡고있다.지금의코로나시국으로인해가족을떠나보내야하는누군가의비참한삶을떠올리게만드는「2020년,그해4월」이라든가,아니면갑작스러운사고로인해생사의기로에놓인주인공의또다른독백이펼쳐지는「너에게」처럼‘죽음’은김경의이번작품세계에서인물들에게가해
진혹독한존재적시련임과동시에이를극복의단초로삼아부활의희망(남겨진자로서삶을희망하거나,죽은이들을애도함으로써한층성숙해지는인간적면모)을한줄기빛처럼열어둔다.물론,「밤길」이라든가「푸른바다거북」에서는표면적으로‘죽음’이직접적으로드러나지는않지만그와상응할법한‘부재’등의문제의식이드러난다.이부재는‘부모’의부재,다시말해그들(부모)이죽지는않았지만내주변에는없는상태이기에‘죽음’과동일하다고볼수있다.
이렇듯삶의근간마저뒤흔들법한‘죽음’을작품내에배치한다는것은어떤의도에서비롯된것일까.이는다른소설에서도흔히볼수있는사건의배치일뿐일까.소설집에실린작품들마다배치된것은분명나름의의도가있다고봐야할것이다.김경이독자인우리들에게열어보여주고자한어떤삶의진실이숨겨져있다.누군가의죽음이후에남겨진자들이
느끼는고통과상실감,또는정체성의뿌리상실(부모의부재)을작품으로써그린다는것은,어쩌면그러한크나큰존재적사건들의진정한의미가일상밖으로철저히밀려나간자본주의사회에서우리가살고있음을가리킨다.김경은그존재적사건들을다시우리일상내부로끌어들인다.그리고작품속등장인물들은그사건내에마치애벌레에서성충으로나아가는변모를보이며성장한다.상투적이고소소한갈등만으로는어렵다.그래서김경은죽
음과삶의경계에서펼쳐진극단적상황을작중인물들이맞닥뜨리게만들고,이에따라서서히변모해나가는인물들의성장을보여준다.작품내에서만그영향력을발휘하는것은아닐테다.이매지널세포의활성화로인한‘이마고’를소설이라는구조로끌어들여와본다면,이는작품으로써‘한인간에대한이상적이미지’를독자들에게선보이는것과같다고하겠
다.그것의아름다움은독자들에게일종의‘감응’으로써다가온다.감응은본래인간만의전유물이아니다.그것은인간을비롯해“식물이든동물이든유한한생명들에게다른신체와의
마주침”을의미하며곧“존재의조건”이다.
「할아버지의임서기」와「슬리퍼」도김경작가가평소천착하는삶으로서의죽음의문제를다루고있으며,「사랑해요,나나」도「무녀청미」처럼예술혼을다루고있어작가의식이은연중드러나있음을알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