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은 제인을 만났지만

존은 제인을 만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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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7회 불꽃문학상과 제6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한 장마리 소설가가 두 번째 단편집이자 다섯 번째 작품집인 『존은 제인을 만났지만』을 《실천문학사》에서 펴냈다.
가족 간의 관계, 순혈주의로 인한 배타성, 성과를 내기 위해 개인이 감내해야 했을 심리적 압박 내지 고독함, 그리고 세대 갈등에 따른 문제 등, 삶을 역설적으로 작동시킨 다양한 전복적 상상력이 가동된 8편의 단편들로 엮은 중견 작가의 작품집이다.
천일염 염부와 그 아들의 지난한 삶을 그린 「송화.COM」이나 할아버지 나라에 뿌리 찾기와 동시에 돈을 벌려고 온 러시아 망명 독립운동가 손자의 참담한 현실을 그린 「빅토르 최」같이 전형적인 리얼리즘 작품부터 미래형 고려장을 상상해서 그려낸 「2040, 무릉 시티」나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스포츠인 ‘파쿠르’를 매개로 미래의 가족상의 한 형태를 보여주는 「아빠가 누구냐고 묻지 마세요」 등의 작품들은 작가가 시종일관 애정을 가지고 천착하고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결핍되고 소외된 인간 군상들(노인, 결손 가정, 외국인 노동자 등)에 대한 서사로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리라 본다.
저자

장마리

전북부안에서출생하여원광대학교문예창작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2009년단편소설〈불어라봄바람〉으로문학사상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고,소설집에《선셋블루스》,장편소설《블라인드》,《시베리아의이방인들》등을펴냈다.제7회불꽃문학상과제6회이호철통일로문학상특별상을수상했다.

목차

송화.COM9
2040,무릉시티41
빅토르최73
존은제인을만났지만103
노란집133
아빠가누구냐고묻지마세요169
한가족다식구203
J의어떤징후233

해설-정재훈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예측할수없는삶을증명하는소설의방식-

장마리작가에게작품은일종의길이다.일반적으로길은목적지에당도하기위한과정일테지만,작품으로서의길은다르다.목적지자체가없기때문이다.어떠한감상내지해석을정답이라고볼수는없다.그래서어느누구하나가남들보다우위에있지도않다.‘독자’라는이름하에서는모두가동등하다.예측의범주내에서요구되는감정적움직임을최대한펼쳐보이는것이야말로진정작품을감상하는태도인것이다.이렇게명분화된역설적작동이가능하게하는무대가바로작품이다.특히,소설은삶의현장을무대화한것이다.‘개연성’이라
는말처럼소설내이야기의흐름은예측할수없음에도예측할수있는것이어야한다

그럼이소설집에실린8편의작품속으로간략하게들어가보자.

「송화.COM」은도시와지방의격차라든가,소금을만들어나가는염부의노력과정성,또는성과를위해라면사람의목숨도하찮게여기는비열한작태까지도보여준다.작중인물인염부‘김씨’는오랜세월동안염전을일구었던인물이고,일한만큼결과가돌아온다는신념을지녔지만아들‘영수’는좀더세속적으로인물로그려진다.다른두인물인사진작가와경찰의가치관은전혀다른것으로보인다.

「빅토르최」의주인공“빅토르”는러시아에서살다가“조부모의고향”을찾아한국에왔다.자신의뿌리도찾을겸돈도벌겸해서였다.하지만주변사람들의눈에비친그는한국말을조금할줄아는낯선이방인에불과했다.그가만난8촌의친척들은독립운동을한그의할아버지의이름을팔아정치에이용할뿐그이하도이상도아니었다.병든몸으로열악한원룸시공현장에서일하면서그의눈에비친한국이란사회는과연어떤모습이었을까?어쩌면자신이살았던시베리아보다이곳한국에서더심한추위를느끼지는않았을까?그것은직접책속으로들어가보시기를~

「2040,무릉시티」의무대는앞서「빅토르최」에서보았던원자화된삶의확장판이라하겠다.가까운미래에‘노년’이상업화되고,노인들을위한지상낙원이건설되었으니그것이바로“무릉시티”이다.

「존은제인을만났지만」에서주인공“준수”는실패한시나리오작가의인생을살고있는인물이다.「존」이란이름도그가서른다섯살때유일하게세상에발표한시나리오작품의제목으로혹평당했지만대신존이란필명을얻게됐다.

「노란집」도작가가이상적으로여기는‘가족’의상을보여주는작품이다.다른작품들처럼‘한부모가정’이등장한다.남편없이여덟살짜리아들을키우는미용실원장과함께일하는주인공나(박현수)는자유분방한“열아홉사내”이다

「아빠가누구냐고묻지마세요」는등장인물들은“파쿠르”를배우며작가는그것을매개로소설을형상화하고있다.작품에따르면,이파쿠르는‘길’,‘코스’,‘여정’이라는프랑스어로주변지형이나건물,사물들을이용해이동하는일종의곡예활동이자스포츠이다.작가는등장인물의행동과내면에역동적인에너지를불어넣어그들이처한환경을극복시키고자한다.

「한가족다식구」는한집에서살고있는삼대(三代)의가족들이각기다른삶의환경때문에한가족이지만따로따로밥을먹는다(多)식구로살아가는풍경을통해우리사회의가족의한형태를보여주고있다.

「J의어떤징후」도‘길’이라는모티프를엿볼수있는작품이다.소설을습작하다시나리오작가가된주인공J에게‘가족’은절실한문제이다.교통사고로생을달리한아버지와,위암으로세상을떠난어머니의빈자리는이후동거남인K로인해조금메워지는듯했지만아버지가자신때문에죽었다는자책감과더불어시나리오작품의진도가나가지못한이유도결국가족을잃은J의상실감에서비롯된것이라하겠다.

기상천외한일들이어디상상속작품에만있겠는가.지금도이따금씩우리들을경악하게하는일들이비일비재하게일어나고있지않는가.정말로삶이우리에게가장역설적인작동을원한다고한다면,작가또한그것을작품으로써담아내야할것이다.장마리작가가이번소설집을통해그려냈던여러지점들을보았을때,무엇보다중요한문제의식은바로‘인간이란무엇인가?’이지않을까싶다.그리고가족을비롯한인간의가장기본적인관계를바탕으로역설적이면서도역동적인이야기를풀어냈다는점에서이시대가진정나아가야할방향은무엇인지에대해화두를던진다고하겠다.앞으로장마리의작품세계가또어떻게펼쳐질지예측할수는없겠지만,그럼에도예측해보고싶은기대를조심스럽게품으며글을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