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과의 대화 (전 지구적 시인 고은의 삶과 철학과 시)

고은과의 대화 (전 지구적 시인 고은의 삶과 철학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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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캐나디언 시인이며 소르본느 대학 출신 정치철학자 라민 자한베글루(Ramin Jahanbegloo)가 지구적 시인 고은과 나눈 대화를 엮어 2020년에 인도에서 출간한 원본을 실천문학사에서 번역 출간했다. 이 한 권의 책에는 등단 65년 대시인의 삶과 철학(사상과 지혜)과 시(대표작 118편 수록)의 정수가 하나로 용해돼 있다. 정곡을 찌르는 질문과 거침없는 대답들이 지혜의 샘물처럼 흘러넘쳐 독자들을 안식의 숲속으로 인도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이 한 권의 책에는 시인의 평생의 전기와 지혜와 118편의 주요 시들이 실려 있다. 경전을 읽듯 머리맡에 두고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일반 독자에게도 양서가 되겠지만 문인들에게 더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것이 이 대담집을 기획한 저자의 뜻이기도 하다. 저자는 서문에 해당하는 ‘시인의 춤’이란 글에서 분명히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번에는 그와 대화를 나누고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 주된 원인은 고은 선생님의 삶과 작품에 대한 나의 열정을 전 세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독자들의 영혼 속에 고은 시의 강렬한 속삭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미래 세대들이 이 시인의 삶에 대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고은 선생님에게서 배운 것을 전 세계 사람들의 우편함에 넣을 수 있는 우체부가 되고 싶었다.’라고.
저자

고은,라민자한베글루

시인생활65년으로시소설평론등저서160여권이있다.전세계35개이상언어로약80여종의번역서가출간되었다.국내해외에서30여개의상을수상했다.

목차

권두사
감사의말
시인의춤

제1부시의발견
유년기의기억
다정한부모님
식민지교육
시사랑
한국전쟁
정신을 찾아서
자살시도와그이후
시인들과의만남
시와정치

제2부후유증-선택적친화력
폐허와재
운명과의만남
시와정의
시인과시인의이상
현실과의만남
소설의기술
존재의집
국경을넘어서는시
현존의직접성

제3부자아초월의시인
환멸
아바타
비장과격정
시와역사의기억
시와자아
한국의시
삶은산문,죽음은시
평화는산소이며생명의물

제4부시를꿈꾸다
삶은한편의꿈
시와진실
천상의예술
시에귀기울이기
시-노래
번역의도전

제5부죽음과운명
명상으로서의시
시가시를만든다
소셜미디어시대의시
내일의시인
오늘의시독자
내안의사람들
오류는예술의꿈
지상에서의유랑

부록
-시118편목차

출판사 서평

이책에대한출판사서평은『고은과의대화』의대담자이자저자인라민자한베글루의‘시인의춤’이란글과저자의친구인아쇼크바즈페이(AshokVajpeyi)의‘권두사’로대신한다.외국인인그들의글을통해어떻게우리한국인보다더고은과그의시에대해깊은이해와애정을갖고있는지놀라울뿐이다.총론격인권두사와‘시인의춤’도놀랍지만,본문의질문하나하나는시인고은과그시를속속들이알지않고서는할수없는질문들이었다.독자분들은총론이자서문인이두분의글을읽어보고본격적인문답인본문을일독하기를권한다.

고은은많은점에서놀라운시인이다.그의시의현장은틀림없이한국이지만그의탐험과통찰에는보편성이있다.고집스러운지역성은힘들이지않고지구적(地球的)인것이된다.그의시의범주는놀라울정도로폭이넓다-삶,인간의역경,유혹과불안,자연,도덕성,명상과혁신,전통의메아리,민중,사건들,일상의이미지,일상성,이름들,상징들,비유들,기억,등등.
정치적견해때문에고통을당하고수차례투옥되었던시인고은은그러나아주온화하고교양있는사람이며,절로우러나오는그의인간애는역경이든명성이든그것으로인해약해진적이없었다.어쩌면이세상에서고은처럼많은시를쓴시인도없을성싶다.고은은시를쓰고있을뿐만아니라시를몸소구현(具顯)하고있는듯이보인다.그는자신의리얼리즘은자주결빙점의객관보다는비등점의주관이강하다고선언하고있다.
세계의시에대한그의지식은깊다.가령파울첼란에대해고은은“첼란이아름다움보다진실을선호한것은그가반대로언어의아름다운표현이거짓이되고진실의반대가되는걸우려했음을암시하고있습니다”라고말한다.고은은나아가“지금도여기저기에서인간성에깃들어있는악의다른여러형태들이만들어내는극단적인상황들이벌어지고있다”고단언한다.
좀더대담하게도고은은시의독립적인지위를창조하기를원한다.그는“시는문학의한장르로부터벗어나독립하고문학너머의새로운의미를가져야합니다.그렇게함으로써나는인류의가장오래된유산인시의지위를예술일반을아우르는하나의메타예술로확립하고싶습니다.그리하여소설이지배하며논픽션이범람하는이시대를극복하고싶은것입니다.”고은은계속해서“궁극적으로나는시없는시,시없는시인이되고싶고시인없는시가되고싶습니다.나는언어이전과이후의시에속하고싶습니다”라고분명히말한다.이흔치않은책은국제적명성을가진철학자라민자한베글루가일정한기간에걸쳐몇몇장소에서시인과가졌던긴대화집이다.매우겸손하고또호기심이많은이철학자는시인에게말을걸어시인으로하여금자신의삶과비전과미학,글작업,불안,그리고시인이겪었던그리고그안에서집필해온여러단계에걸친삶에대해말하도록유도한다.
그결과아주치열하고많은걸밝혀주며풍요롭고통찰력있는하나의기록이만들어졌고,그것은우리로하여금우리시대의한중요한시인에게가까이가게만들고있다.그것은또한우연하게도시와철학은아무리서로멀리떨어져있어도의미있고풍요로운대화를가질수있음을보여준다.-(아쇼크바즈페이(AshokVajpeyi)의권두사(卷頭辭)중에서)

내가고은선생님을처음만난것은2009년11월폴란드의크라쿠프에서열린제2회‘시인들의만남’이라는행사에서였다.내친구아담미츠니크는폴란드의시인이며노벨문학상수상자인체슬라프미워시의1953년도작품인논픽션『사로잡힌정신』에대한토론자로이미나를초대한적이있었다.여기서고은선생님을만난것은하나의축복이었다.나는언제나나자신을동양인으로여기고있는데남한의시에대해서는아는것이별로없었다.나는고은선생님의고요하고맑은품성에매혹되었다.영어를말하지는못해도그의몸짓자체가천배의말이었다.
나는영어로번역된고은의시를좀더읽기시작했고그의시옆에그의흥미로운삶의조각들을놓아보았다.나는언젠가그를다시만나내머릿속을맴도는모든질문들을물어볼수있기를소망하고있었다.다행히2019년뉴델리에서개최한제2회‘아시아시비에날레’에서우리의길이교차했다.이번에는그와대화를나누고책을만들고싶다는생각을갖게되었다.그주된원인은고은선생님의삶과작품에대한나의열정을전세계사람들과공유하기위해서였다.나는독자들의영혼속에고은시의강렬한속삭임을느끼게해주고싶었다.나는미래세대들이이시인의삶에대해더많은걸배울수있다고생각했다.나는내가고은선생님에게서배운것을전세계사람들의우편함에넣을수있는우체부가되고싶었다.

내가오랜시간에걸쳐고은을읽고대화하면서깨달은것은그의시는한국어로썼지만인류의것이라는것이었다.그의시는세계의심장박동으로우리인간의운명의백지(白紙)를두들기고있다.고은선생님의시는번역으로읽어도유럽인,아프리카인,또는서(西)아시아인을위해썼다고느껴진다.모든위대한시인들은보편의언어로말한다.바로그때문에고은은그렇게도세계의많은시인들작가들문학평론가들로부터기림을받는것이라고나는생각한다.

한시인의작품을이해하기위해서우리는그의배경을알고이해하지않으면안된다.고은은1933년한국의전라북도군산에서태어났다.소년시절문둥병자시인한하운의시집을만나면서시를발견했다.1989년고은은‘한국민예총’의장이되었고이어‘한국작가회의’의회장이되었다.1992년에한국에민간정부가들어서자고은에게여권이주어지고작품의번역이허락된다.그는주로문학제와시축제의초대를받아전세계를널리여행하기시작하는데,문학축제에서그는사랑받고기림을받았다.지난30년동안고은의작품은동서양의약35개국어로번역되었고그의시는전세계에서높은평가를받으며널리유명해졌다.국내외에서약30개의문학상등을받았는데,그일부를보면한국문학상,그리핀평생공로상,마케도니아스투르가시축제의황금화환상,그리고멕시코시티시축제의신황금시대시상등이있다.그는노벨문학상최종명단에수차례오른것으로알려졌다.

평생고은은시인과저항자,삶과죽음의불안한경계를가로지르며살아왔다.시의도달이깊어질수록그는삶의본질에더가까이다가갔다.어떤시인도고은보다더델피의격언“너자신을알라”가더심오하게들어맞는시인은없다.이런이유로고은에게시는되어감의과정이며그의최후의작품은그첫작품과필경다르지않을수없다고우리는말할수있다.어떤점에서그는자기자신의완성된시(詩)작품이다.고은은우리가나눈대화에서힘주며말한다.“궁극적으로나는시없는시,시없는시인이되고싶고,시인없는시가되고싶습니다.나는언어이전이나이후의시에속하고싶습니다.”그런만큼고은에게쓰기란말하지않은것의목소리에귀기울이는것이다.그는언어를소유하지않는다.언어가그를소유한다.그사실은한시인의존재와언어의비밀사이의관계에대해많은것을말해준다.한문학평론가가고은에대해말했듯이“어쩌면그는시를종이에쓰기전에시를숨쉬는지도모른다.나는그의시가펜이아니라그의매혹적인숨결에서나온다고상상할수있다.”

시인들은어제나용감한영혼을가진자들이었고독재와전쟁,폭력등과맞서싸웠다.이관계에서고은은분명블라디미르마야꼽스키,페데리코가르시아로르카,파블로네루다,르네샤르,그밖의많은시인들옆에자리한다.시인들은위험스럽게창조한다.어쩌면그때문에시인들은체제순응주의와안주(安住)의세계에서언제나반체제주의자들인것이다.가장용감한행위는시쓰기이지혁명을하는것이아니다.왜냐하면죠지스타이너가말한것처럼“시는사유의음악”이기때문이고,고은이말하는것처럼“시는역사의음악”이기때문이다.시적질문은고은같은시인-사상가에게서최선의것이나온다.
고은의영향력있는시는한국에서역사적기억의기능을수행한다.그의시적증거는오늘의한국의집단의식의한부분이다.동시에고은은보편성을가진시인이다.우리는그를동양적고정관념의한전형(典型)으로만들지않도록조심해야한다.

시는물과같다.시는태어나고나중에번역되는언어와문화의모습을취한다.그래서모든시에는숨어있는힘이있고,그것은새로운언어에서새로운활력을얻는다.고은의시에불멸성을주는것은시의바로이같은변형하는특질이다.어떤시에서고은은당당하게이렇게쓰고있다.“이세상떠날때/나도춤추며떠나리”춤은존재의가벼움이며그것은한시인의무게를그가아니다른어떤것으로바꾼다.그리고실로,눈물과재(灰)에서남을것은시그리고그시의영겁회귀뿐이다.2020년6월,인도델리에서
-라민자한베글루의‘시인의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