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

꽃눈

$15.00
Description
2015년 경남신문과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각각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던 정정화 소설가가 세 번째 소설집 『꽃눈』을 《실천문학사》에서 출간했다. 이 소설집에는 빨주노초파람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다양한 빛깔의 사랑에 관한 단편 소설 8편이 실려 있다. 「담장 너머 접시꽃」, 「대숲에 깃들다」, 「푸른 강의 비밀」, 「춤추는 남자」, 「스윈의 노래」, 「악마의 눈」, 「연도교에 부는 바람」, 「꽃눈」이 그것이다. 다른 한편 이 8편의 작품들은 모두 사랑의 빛깔을 수놓고 있지만 더 세분하여 본다면 사랑소설, 여행 소설, 사회성 소설로 나눌 수도 있겠다.「악마의 눈」과「연교도에 부는 바람」은 여행 소설로, 「꽃눈」과 「스윈의 노래」 는 사회성 소설이 되겠다.
저자

정정화

울산울주배내골에서태어났다.2015년경남신문과농민신문신춘문예에「고양이가사는집」(필명,길성미)과「담장」이각각당선돼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에『고양이가사는집』,『실금하나』가있고,앤솔러지『나,거기살아』(공저)가있다.『울산문학』제1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꽃눈
담장너머접시꽃
대숲에깃들다
스윈의노래
악마의눈
연도교에부는바람
푸른강의비밀
춤추는남자

해설-정재훈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운명과사랑으로얽힌꽃말들-
오늘날반딧불이사라진것이아니라우리가그것을볼수있을만큼충분히어두운곳에있지못한것이니그반딧불을보기위해서우리는반딧불을볼수있는곳으로가야하듯이우리주변의어둠도반딧불만큼이나사라져왔던것이아니었을까.이대목에서상상을조금더덧붙인다면,늦게도착한극장속어둠에서익명의연인들이속삭였을밀어(蜜語)들이마치반딧불처럼희미하고도낮게퍼지지는않았을까싶다.정정화의소설집『꽃눈』에실린작품들의주제는공통적으로‘사랑’이라는점이라하겠다.병든아내를위한남편의헌신(「꽃눈」)이라든가,더구체적으로는“안과밖의차이를절감하는시간을견디면우리에게더단단한사랑이찾아오리라”(「담장너머접시꽃」)는믿음에공감할수있다.그런데여기서더곱씹어본다면결국우리는왜‘어둠’속에서비로소사랑을발견하게되는것이며,24시간내내불이켜진이곳이왜우리의사랑을소멸시키는것인지를떠올릴수밖에없을것이다.
각자가정해진위치에서맡은제역할을수행해야하는관습적상황이야말로24시간내내불이켜진곳에놓인자들을억압하는것이라하겠다.여백으로서자리잡아야할어둠이부재한상황에서는타인으로부터어떠한상상도하지못한다.이미명백하게모든것들이드러나있는상황에서우리는그무엇도사랑한다고말할수가없다.관계의비밀스러움과비가시적인것을통한연대적상상은모든것이백일하에드러나는곳에서이뤄지지않는다.그리고환하게드러난곳에서당연한것으로여기는관계또한언제든전복될수밖에없으며,마침내그전복이일어났을때에우리는본질적인물음을맞닥뜨리게되는것이다.이러한상황을잘보여주는작품이「대숲에깃들다」이다.「대숲에깃들다」는,태화강국가정원인울산의대숲을작품화했다는점에서지역성을살린소설로의미있는작품이다.
자연의공간으로이동하고,그과정에서관계를비롯한본질적인질문을마주하는작품으로는「연교도에부는바람」이있다.졸혼을선언했다가,오히려새여자가생긴“남편”에게이혼소송을당한‘나’는지금아이러니하게도남편과의추억이깃든“연화도”에와서지난날을회고하고있다.
여행은그자체만으로낯선곳으로의이동이다.정정화의작품에서드러난일련의여행들은단순한행위가아니다.해당인물이여행지라는낯선장소에서느끼는감정적이질감과더불어서이전의관습으로부터벗어나있는상황에놓이기때문이다.그러한점에서「악마의눈」에서주인공이처한상황도앞서「연교도에부는바람」의‘나’와마찬가지이다.
정정화에게꽃은여러모로주요한소재인듯하다.피어나기위한일련의과정과절정에이른화사함뒤에서서히시들어가는모습이마치인생의한장면을보여주는것이라여기는건아닐까.게다가이꽃을통해서인물이이전의일상과는전혀다른공간으로진입해나가는과정은관습을전복하고,더나아가새로운관계형성내지기존관계에대한본질적인질문으로이어진다.
「담장너머접시꽃」은일상과는확실히이질적인공간에서‘부부’라는관계에대한주인공의문제의식을솔직하게드러내고있다.여자를만나순백의공간에서펼쳐지는이야기는,우리사회에서벌어지는데이트폭력을에둘러비판하고있다.
「푸른강의비밀」은다른작품들과는달리,젊은세대의사랑을담고있는작품이다.
「꽃눈」은앞서작품들처럼꽃들이만발한장면이라든가,아니면꽃이서사의주요소재인작품은아니다.게다가이작품은소설집에실린다른작품과는달리유일하게남성의시점에서펼쳐진다.더구나주제도가족간병으로인한빈곤의문제를다루고있어돋보인다.
「춤추는남자」이작품도주인공인“설희”가동창인“윤우”와불륜을저지르는장면을보여주고있다.‘병찬’은처용으로‘윤우’는역신으로설정해,울산의처용무와처용설화를현대적으로그려냈다는점과코로나시대극복의염원을담고있다는점에서시사성이크다.
「스윈의노래」역시도앞서「꽃눈」처럼사회적인문제를건드리고있다.물론「스윈의노래」의주요얼개는직업이작가인주인공“연주”와내연남인“성한”사이의사랑이다.그러나,연주는개인적인욕망에서벗어나스윈으로대표되는어린여성의상처를치유하고자노력하는,사회적인사랑을실천하는인물로성장한다.
이단편집에실린정정화의8편의작품들은모두사랑을빛깔을수놓고있지만이를더세분하여본다면사랑,여행,사회성소설로나눌수도있겠다.여행소설로는「악마의눈」과「연교도에부는바람」을사회성소설로는「꽃눈」과「스윈의노래」를들수있겠다.
정정화의작품들에드리운어둠은결국희미한빛을위해준비된시간이었다.그리고우리에게도언젠가그어둠이정녕드리워지게된다면,또다른빛이자희망으로서미지의첫문장이서서히우리앞에모습을드러내지않을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