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형평운동

진주형평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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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진주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진주 시인 박구경이 유고로 ‘백정도 사람이다’고 一喝하는 『진주형평운동』 서사 시집!

〈고산 윤선도문학대상〉 〈경남작가상〉 〈토지문학 하동문학상〉등을 수상한 박구경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이자 서사시집인 『진주형평운동』이 1920년대 진주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거세게 일어난 진주형평운동 100주년에 맞춰 유고시집으로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됐다. 이 시집에는 4부 40편의 시가 실려있는데, 그 시대 천민의 상징이었던 ‘백정’과 일부 선 지식인들이 주도하여 일으키 인권운동을 고려청자가 아닌 조선 막사발 언어의 서사시로 잘 형상화하고 있다. 시인은 이미 제 5시집으로 2021년에 본사에서 출간한 〈형평사를 그리다〉의 1부에서 형평운동을 선보인 바가 있었는데, 이번에 10여년의 각고 끝에 진주 형편운동만으로 결실을 맺은 온전한 이 한 권의 서사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형편운동이지만, 아직도 이 운동을 모르는 국민들이 대다수다. 이런 사실에 가슴아파했던 시인이 말년에 모든 정열을 쏟아부어 목숨과 바꿔 완성한 시집이 『진주형평운동』이다. “이 시집은 정수를 발라낸 힘 있는 운문의 강점으로, 지루하고 건조한 논문체에 식상한 대중에 한발 다가서 형평을 알릴 것이다. 그래서 진주가 품은 의로운 정신의 차세대 계승과 선한 영향력 전파에 큰 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는 발문처럼 시인의 아름다운 뜻이 알려지리라 본다.
저자

박구경

1956년경남산청에서태어나서2023년3월타계했다.10·26당시경남일보기자로근무하던중해직되었다.사천시북사동보건진료소등에서진료소장으로재직후정년퇴임하였다.1998년행정안전부공모제1회전국공무원문예대전에詩「진료소가있는풍경」이당선되어〈행안부장관상〉을받으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진료소가있는풍경』,『기차가들어왔으면좋겠다』,『국수를닮은이야기』,『외딴저집은둥글다』,『형평사를그리다』등이있다.한국작가회의이사,경남작가회의회장을엮임했고,‘얼토’동인으로활동했다.〈2019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수혜했고,〈고산윤선도문학대상〉〈경남작가상〉〈토지문학하동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백정도사람이다

칼의길
백정도사람이다
백정의노래
포정의도
백정유사
양반놀음
백정의한
망나니칼춤1
망나니칼춤2
상놈의일생

제2부|형평의아침

형평의서막
개벽
참사람의자리
봄날의아침
타오르는불
나아가자백정들아!
형평운동에서민족해방운동으로
농민의반발과탄압
승리의그날까지
디케의저울

제3부|형평의날들속으로

피맛골박가박성춘
의사박서양
형평속의사람들
여명속으로
형평의새깃발
형평청년회
칠천인
양반의입
진주교회
아들아,학교가자

제4부|진주,진주사람들

진주사람들1
진주사람들2
진주사람강상호
큰바위얼굴강재순
강재순의핏줄들
자산가백정이학찬
유학과백정장지필
비봉산의정기
의기산홍이
김소월시인과진주여인채란

발문홍창신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4월의‘형평운동’100주년기념일한달여앞두고유고시집된『진주형평운동』서사시집


백정도사람이다

우리가누구이더냐
우리는어디에서왔더냐
백정의아들딸들아!

너희들아비의아비들은
말타고활을쏘던
대지의사냥꾼들이었더라

나라에흉사가들면
초야草野에나가
짐승을잡아제물을마련하고

나라에전운이감돌면
선봉에나서서적들의목을치고
승리의함성을전하였더라

우리들은그렇게
양민을뜻하는백白자에
병정을뜻하는정丁자가합쳐져불려졌더라

하늘의백성이자
땅위의인간이었던
사람의후손들이었더라

왕가의후손은아니었어도
정승판서가문으로대물림해
축복받은핏줄은아니었어도

아,우리는그렇게
하늘의아들이었고
대지의딸들이었더라

땅에서태어나고자라온
애오라지사람의몸에서흐르는
뜨거운피와마음을지닌영육이었더라

고조선의초원을내달리던
산과들을쩌렁쩌렁호령하던
천손天孫의핏줄과기상이었더라

뉘라서이를부정할수있으리
뉘라서우리를괄시할수있으리
우리는조선인의뿌리였노라

노래와춤으로하늘을경배하는
팔관회대동한마당에늘어선
선량선비들의마음인들우리와같았고

흥겨운노래를부르며
발해,여진,거란,몽골,만주벌판을달리던
하늘에서부터타고난유목민이었더라

고조선의대륙과정신이사라지고
천손의맥이끊어지고갈라지고
더는우리가우리가아닌세월속에서

하늘의자손이었던
천민天民이어느사이비천한천민賤民이되어
천대와멸시의나락으로떨어지게되었더라

그러나우리는일찍이
천손의재주와기능을이어왔거늘
북방의이민족이라누가낙인을찍었는가

북방의핏줄이과연무엇이라는말인가
산과들에나가
활쏘고말달려사냥을마치면

잡은고기는우리가우리의손으로
공평하게나누며살아온풍습이
그게우리에게죄와벌이되었더란말인가

우리는우리끼리
모이고어울려서쉼없이살아내려온
사람의목숨이었을뿐이었더라

백정은그렇게
벗어젖힌몸으로한손에는전사의칼을쥐고살아온
더운숨결의이름이었더라
-「전문」


백정유사有史

조선의천출들인오정五丁중에
병정,율정,역정,전정다음으로
백정의자리가새겨지게되었더라

병정은군인이었고
율정은광대와사당패
역정은말을돌보는자들의지칭이었더라

전정은화전민을가리켰고
백정은짐승을도축하는
또다른짐승들의이름이었더라

세월을거슬러오르면북방유목민중에는
고려에발탁되어조정의신하에오르기도하였으나
직업으로층하를지운것은이씨조선부터였더라

짐승을사냥하고도축하는어엿한업이
저들의눈에는
비단옷을걸친이들의서책에는
짐승보다못한짓으로적혔던가보더라

가죽으로북이나나막신만드는갖바치도
백정의상전취급을받았던현실이
조선백정의실상이었더라

세도가들의수탈에찌들다못하여
산간에숨어들어화전민이된이들도
백정보다못하지는않았더라

조선을위해,조선의양반을위해
자신의고기와거죽을바친
짐승아닌짐승이백정이었느니

간난하고처절한
오백년세월이었더라
그보다길게이어진비극의역사였더라
-「전문」


개벽開闢

진주사람강상호姜相鎬
진주사람신현수申鉉壽
진주사람천석구千錫九

위양반출신지식인들과
백정출신지식인장지필張志弼
백정출신재력가이학찬李學贊

진주중앙시장정육점상인들
진주백정350여명
마침내그들앞으로새날,새아침이밝았더라

1923년4월25일
인간의존엄과평등을만천하에천명한
최초의형평운동이깃발을올렸더라

이는형평사를중심으로
백정천민들의계급과지위향상을향한
신분해방운동의태초의닭울음소리였더라

한날한시한자리에모여
한마음으로떨쳐일어난혁명이었더라
마침내밝게솟아오른새날새아침이었더라

같은나라사람들이다투어서괄시하니
식민시대일본놈들까지도
백정들을멸시하였더라

민적民籍앞에붉은점을찍거나
도한屠漢으로기재하였고
사람취급을하지않던관행이이어졌더라

악습은해방이후에도사라지지않아
입학원서나기관의제출서류에도
백정의홀대가끊이지않고있었더라

이제백정의의분들을한곳에모아
천지만물과만천하에고하는
혁명의함성이불타오르고야말았더라

사람대접을받기위한뜨거움으로
대나무밭의죽순들처럼
대지를뚫고오르는거역의아침이밝아왔더라

진주형평운동은백정신분해방을위해쏘아올린
이나라최초의인권해방운동의
서막이자절규였더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