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마다 붉은 동백 (정여운 논픽션집)

오름마다 붉은 동백 (정여운 논픽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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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수필가이자 시인인 정여운(鄭餘芸) 작가가 제주4·3사건을 발로 쓴 논픽션집 『오름마다 붉은 동백』을 실천문학에서 펴냈다. 작가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내 안에서 누군가 자꾸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작가라면 이런 일을 외면하면 안 된다는 소리가 수시로 내면에서 들려 왔’기에 ‘그 당시 4·3사건 피해자의 시각’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피해가 매우 큰 지역과 함께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위주로 찾아 씀으로써 균형을 맞추고자 했고, 학살의 종류와 형태, 학살 장소와 발생 날짜, 희생자의 숫자, 집단학살 사례와 함께 등장인물, 사건과 장소, 시간 등은 가공되지 않은 사실의 생생한 기록물로서 말 그대로 순수 논픽션집이다. 이 책의 표지 그림인 ‘다랑쉬 오름의 눈물’을 그린 화가이자 평론가인 김우종 선생은 ‘이 글은 실제적 사건기록으로서의 산문이면서도 사건기록만의 경직성을 벗어나서 소설적 서사문학의 형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참신한 기도로서 높이 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 『오름마다 붉은 동백』의 중심 주제는 국가폭력으로부터의 인간 생명의 존엄성 지키기이며 사랑과 평화를 호소하는 메시지’라며 해설에서 상찬하고 있다. 또 제주4·3연구가인 강덕환 시인은 ‘한반도의 최남단 섬나라, 제주4·3의 현장은 처참한 피비린내로 얼룩졌음에도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붉은 동백의 진실과 속내를 진득하게 퍼 올리는 정여운 작가의 발품이 소중하고 이 땅과의 뜨거운 밀착이 고마운 이유.’라며 이 책을 추천하고 있다. 하여 『오름마다 붉은 동백』은 우리의 아픈 현대사인 제주4·3사건을 발로 쓴 생생한 기록물-1947년 3·1절 발포사건과 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로 촉발되었고 1948년 11월부터 국군 9연대에 의해 이루어진 ‘초토화작전’으로 비극의 절정에 달해 최소 2만 명에서 최대 8만 명의 인명 피해와 가옥 4만여 채의 소실과 중산간 지역의 상당수 마을이 폐허로 변하게 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그 후 국군의 토벌대 진압 과정에서 일어난 7년 7개월간의 민중항쟁사-이자 작가의 문학적 미학이 돋보이는 서사문학으로서 가치를 모두 갖춘 양서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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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여운

저자:정여운
대구에서태어났다.숙명여대교육대학원석사과정을졸업하고,현재서울시립대일반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재학중이다.2013년《한국수필》에수필신인상,2020년《서정시학》에시「문에도멍이든다」외2편으로신인상을수상했다.시집으로『문에도멍이든다』,『녹슨글라디올러스』가있고,詩에세이집『다알리아에스프리』가있다.2019년「붉은도장」으로불교신문10·27법난문예공모전산문부문대상을수상했고,2024년인천문화재단예술창작지원사업시와수필두부문에선정되었다.《새얼문학》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

해설,그림:김우종
1929년함북성진출생.서울대국문학과졸업.1957년《현대문학》평론등단.1962년~1995년충남대·경희대·덕성여대교수.『한국현대소설사』,『비평문학이론』,『순수문학·비판』외다수.윤동주시인50주기도시샤대학교윤동주시비건립추진,1969년목우회공모전유화입선.은관문화훈장등.현《창작산맥》종합계간문예지주필.

목차

서시|불에탄동백005

1부|제주4·3사건이뭔가요?
제주4·3사건의도화선이었던3·1사건009
해원상생,평화와화해의길016
대한민국의역사제주4·3사건023
박진경연대장의암살034
초토화,그리고마구잡이학살049
뭔나무?먼나무,웬동?원동056
동광리큰넓궤와헛묘065
도틀굴과목시물굴073
비학동산의어린학(鶴)079
무등이왓대숲에서우는소리088

2부|오름마다붉은동백
함덕바다와서우봉099
도령마루꽃무릇109
오름마다붉은동백120
빌레못굴영혼을위한노래131
4·3집단학살의상징북촌너븐숭이136
등가죽이벗겨지며쌓은낙선동성터144
알뜨르비행장과예비검속학살터섯알오름154
선인장가시처럼살아야했던175
주정공장수용소4·3역사관에서185

제주4·3사건주요일지202
해설|김우종222
작가의말234
참고자료237
수록작품발표지면238

출판사 서평

정여운의논픽션집『오름마다붉은동백』은지금까지우리문학사에있어온많은작품들과달리소재와주제와표현양식에서새로운작가정신이극명하게나타난다.이글은실제적사건기록으로서의산문이면서도사건기록만의경직성을벗어나서소설적서사문학의형식을도입하고있다.이것은매우참신한기도로서높이평가될수있는것이다.『오름마다붉은동백』의중심주제는국가폭력으로부터의인간생명의존엄성지키기이며사랑과평화를호소하는메시지라할수있다.작가가이런사실을문학적메시지형태로우리들에게전하며올바른역사의식을일깨워주는중요한역할을한다.
―김우종문학평론가(전경희대,덕성여대교수)

벽너머에서들리는총성이나공포,절규엔전혀관심이없다.그저흐르는물,지저귀는새의소리를들으며소풍을즐기면그만이다.영화〈존오브인터레스트(TheZoneofInterest)〉에서유대인을멸절시키려고나치의가족들은아우슈비츠강제수용소벽하나사이에살면서마음의회로를차단해버린다.악의평범성이다.우리도남의고통을모른척외면하고사는건아닐까.한반도의분단과이념의굴레에갇혀정작스스로의벽을만들고다른지역의사연에눈을감아침묵해버린건아닐까.한반도의최남단섬나라,제주4·3의현장엔처참한피비린내로얼룩졌음에도아무도들여다보지않았던시절이있었다.그붉은동백의진실과속내를진득하게퍼올리는정여운작가의발품이소중하고이땅과의뜨거운밀착이고마운이유다.
―강덕환시인(제주4·3연구가)

저자의말

누군가자꾸나를부를때
『오름마다붉은동백』은제주4·3사건을다룬글이다.사실을바탕으로하되읽기에너무딱딱하지않게하려고구성방식에심혈을기울였다.기행문과소설형식인대화체로썼다.
오래전에제주4·3사건에대해관심을갖고있었는데,시등단준비하느라쓰기를미루다가5년전부터제주4·3사건에대해다시손대기시작했다.내안에서누군가자꾸나를부르는것같았다.작가라면이런일을외면하면안된다는소리가수시로내면에서들려왔다.

한국사에서제주4·3은무엇일까.1950년에발발한한국전쟁다음으로많은인명피해가생긴이사건의발단은무엇일까.
이기록문은당시4·3사건피해자의눈으로4·3을바라보려고한다.『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2003),『제주4·3사건추가진상조사보고서Ⅰ』(제주4·3평화재단,2019)과KBS‘다큐멘터리제주4·370주년’영상,『제주4·3유적지기행-잃어버린마을을찾아서』(제주4·3제50주년학술문화사업추진위원회編,1998,학민사刊)에수록된피해자의증언을토대로재구성하였다.등장인물,사건과장소,시간은가공되지않은사실이다.다만구성방식에서사건이나인물에대한것을대화형태로재구성하였다.또한피해가매우큰지역과함께그다지알려지지않은지역을위주로찾아씀으로써균형을맞추고자했다.학살의종류와형태,학살장소와발생날짜,희생자의숫자,집단학살사례도썼다.

자료의신뢰성을위해JIBS에서제작한‘제주4·3현장을찾아서’를참고했으며현장감을위해목차에소개한지역은두차례에걸쳐거의답사하였다.제주4·3사건으로인해제주도에잃어버린마을이130여곳이나된다는것을이번에알게되었다.
2024년올해로제주4·376주년이된다.제주4·3사건을겪었던많은분이이미이승을떠났거나고령의노인이되었다.제주4·3사건이끝났음에도오랜세월‘4·3’이라는말을꺼내기조차금기시되어왔던침묵의언어.대체어떤상황이었을까.

제주4·3사건이발발하던1947년부터제주도는온통비명과잿빛이었다.1947년3월1일,제주4·3사건의도화선이된관덕정의총성뒤에는과연어떤일들이있었을까.제주4·3사건은1947년3월1일부터1954년9월21일까지7년7개월간일어난민중항쟁이라할수있다.
전쟁상황도아닌데왜그렇게많은양민이학살되는참상을맞았을까.왜제주도는초토화되었을까.그긴세월동안왜제주4·3사건은한반도역사에제대로기록되거나민중들에게알려지지않았을까.그들은어떻게비명횡사했을까.나는알고싶다.숱한불면의밤을보내며글을쓰는이유와목적이여기에있다.인권은누구에게나소중한것이다.거센폭풍앞에짓밟히고꺾인꽃대궁,파리한꽃잎들,그리고‘오름마다붉은동백’뒤에는무엇이있었을까.

제주4·3사건에관한자료수집을끝내고5년전부터본격적인창작을시작했는데컴퓨터가바이러스에걸려몇달간중단했다.코로나시국에원주토지문화관에입주했다.
작년에4·3유적지를2차답사하면서그때찍은사진들도덧붙였다.제주곳곳에는4·3의상흔이많다.이글을쓰면서마음이많이무겁고고통스러웠다.아픔과고통의장면을쓸때마다숨고르기를해야했다.

이기록문을잘쓸수있도록집필실을마련해주신토지문화관과늘격려로응원해주는가족들께고마움을전한다.또한해설을써주신김우종교수님,감수를해주신강덕환시인·제주4·3연구가님,주정공장옛터에서해설해주신오승국시인님,김윤희선생님,실천문학출판사와편집부여러분들께도깊은감사인사를올린다.
2024년만추에
정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