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회색 (심은신 소설집)

따뜻한 회색 (심은신 소설집)

$16.00
Description
2016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장편소설 『바람 기억』, 『버블비너스』와 단편소설집 『마태수난곡』, 『고흐의 변증법』, 청소년 소설집 『꿀빵 레시피』 등을 꾸준히 발표해온 심은신 소설가가 《실천문학》에서 중단편 소설집 『따뜻한 회색』을 출간했다.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동시대 문학이 기술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정면으로 끌어내 인공지능(AI)이란 첨단 기술과 인간의 삶이 교차하는 지점을 깊이 있게 탐색한다. 인공지능과 직무 환경, 대인 관계를 그린 표제작 「따뜻한 회색」을 비롯해 인간의 예술(특히 음악) 창작과 AI의 문제를 다룬 「유리 정원」, 「그녀의 패션」, 「라흐마니노프의 손가락」, 그리고 냉동 기술과 홀로그램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이 일상화된 150년 뒤의 사회를 스케일 있게 그려낸 중편 「스토리」가 포함되어 있다. 이 중 단편 소설집 『따뜻한 회색』의 중심에는 기술과 인간의 단순한 대립이 아니라, 기술로 인해 변형되는 감정의 결, 관계의 미세한 진동, 인물들이 감당해야 하는 모순적 현실의 층위가 자리한다. 심은신 특유의 섬세한 구성과 절제된 문체가 돋보이는, 동시대적 감각과 문학적 깊이를 겸비한 소설집이다.

인간다움의 의미를 되묻는 심은신 작가의 다섯 이야기
인공지능의 시대 속에서 다시 그려내는 인간의 온도

회색빛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색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을까.
AI의 시대, 회색 너머의 ‘따뜻함’을 묻는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기술은 우리에게 회색 지대나 마찬가지다. 기술 발전 끝에는 무엇이 펼쳐질지, 과연 우리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인지를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때가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이도 저도 아닌 회색빛에서 벗어나 분명한 색을 띠며 우리 눈앞에 펼쳐질 미래가 부디 따뜻하기를 바랄 뿐이다. -해설 중에서
저자

심은신

저자:심은신
부산에서태어나대학에서국문학을,대학원에서상담심리학을공부했으며중·고등학교국어교사로일하다퇴직했다.2016년《월간문학》신인상으로등단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에『바람기억』,『버블비너스』,단편집에『마태수난곡』,『고흐의변증법』,청소년소설에『꿀빵레시피』가있다.공저로『2018신예작가』를출간했다.현재한국소설가협회및작가포럼,소설21세기회원으로활동중이다.

목차


따뜻한회색009
유리정원043
스토리075
그녀의패션187
라흐마니노프의손가락217

해설정재훈237
작가의말255

출판사 서평

소설의생리와주제의식
종교와예술,일상을관통하며저마다의‘관계’에천착해온심은신작가가새롭게마주한문제는바로인공지능(AI)이다.이는기술적측면뿐아니라예술,문화,사회등모든분야에서인류가현재직면한핵심쟁점이다.일상의편의를제공하는한편,마냥반가워할수만은없는존재이다.AI로그린회화가경매에서수억원에팔리고,할리우드시나리오작가들이AI에맞서대규모파업을벌인사례만봐도이를확인할수있다.지금까지등장한모든기술이인간의환경뿐아니라관계까지재정립해왔듯,AI는우리에게본질적문제와이를해결하기위한인간적노력을묻는다.
심은신의중단편소설집『따뜻한회색』에실린4편의단편과1편의중편은AI가인간을둘러싼다양한분야에미치는영향을심도있게탐구한다.작가는삶에서맞닥뜨리는문제를문학적으로성찰하며,발전된기술속인물들의모순된관계와삶의현장을정교하게그려낸다.심은신에게소설은곧‘삶의문제해결방식에대한고뇌’이다.

수록작품별분석
「따뜻한회색」
은행이라는철저히효율성과숫자가지배하는직무환경속에서인간관계가소거되는현장을보여준다.'웜그레이'는윤리적방관과고립을의미하며,관계가완벽히소거된AI중심의냉혹한파국에대한경고로읽힌다.

「유리정원」
역사학자남자가첫사랑을닮은작곡가'새봄'에게빠지지만,그녀가이윤추구를목적으로개발된인공지능(AI)이라는진실을마주한다.이는예측불가능한인간의감정과의지가예측가능한기술세계속에서환상으로전락할위험을보여준다.

중편「스토리」
냉동기술과홀로그램이일상화된150년후의세계를서사적입체감으로그려내며,인간이란존재를둘러싼시간·기억·정체성의문제를확장하고있다.냉동기술로150년뒤미래에해동된주인공'선우'는'해동인간'으로서인공지능(AI)인간보다열등한계급으로취급되는사회를배경으로한다.선우는결국홀로그램등기술에의존하지않고과거의기억을삭제한채'나답게'새로운스토리를만들겠다는인간적의지를선언한다.

「그녀의패션」
인공지능(AI)반주기기보급의위협속에서하모니아봉사단팀원들이집단적열정(Passion)과동질감(Fashion)을회복하는과정을다룬다.인공지능의기술적완벽함보다불완전한인간의집단적열의가더큰가치를지님을역설한다.

「라흐마니노프의손가락」
하우스가이더'보미'가피아니스트의공연중치명적인실수를목격하고오히려"피와살을가진인간"의증명이라며안도한다.이작품은AI의완벽함에맞서불완전성속에존재하는인간적감동의본질을강조한다.

회색지대너머의가장인간다운컬러
인공지능은완전한해결이가능한문제들에대해서는만능일수있지만,소통과공감이필요한인간의문제와는근본적으로다르다.작금의첨단기술은우리에게'회색지대'와같으며,실업이나윤리적딜레마등여러위험성을동반한다.심은신의소설집은이러한회색지대속에서우리가인간답게살기위해무엇을새롭게인식하고어떠한노력을해야하는지를진지하게성찰하도록독자를이끈다.결국,기술발전끝에펼쳐질미래가관계의소거가아닌따뜻함을띠는가장인간다운컬러이기를바라는희망을품게하는수작들이다.

저자의말

어떤질문은우리곁에오래남습니다.
이야기를쓰고,문학지에발표하고,책으로묶는동안에도한가지질문이맴돌았습니다.
‘인간은결국무엇으로인간일수있는가?’

우리는이전보다훨씬정확하게예측하고,빠르게판단하며,효율적으로결정합니다.
묵상하고사유하고질문하는일은선사의습관처럼여겨지기도합니다.
인간이라는사실은증명해야만하는그무엇이되어가고있습니다.

이소설집에실린다섯편의이야기는인간임을증명하는인물들에관한기록입니다.그들이기계가흉내낼수없는방식으로아파하고,후회하고,의심하고,망설이는모습을따라가보았습니다.그들의혼란이독자들에게도낯설지않기를바랍니다.그들의불완전함과불확실함은우리모두의것이며,인간다움의증거일지도모릅니다.

소설속인물들은해답을주지않지만,독자들이조금더질문곁에머물수있다면그것으로충분합니다.작가와독자란,삶의본질은효율성에있지않으며진실은언제나측정불가능한영역에존재한다고믿는사람들이니까요.

인간으로서의진정성이언제나우리안에살아있기를소망합니다.
2025년가을에심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