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빛

기억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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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등단 15년, 기억의 심층을 파고드는 여덟 빛깔의 기록, 백미주 첫 소설집 『기억의 빛』 출간]
201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빈방」이 당선되며 서늘하고도 따뜻한 서사의 시작을 알렸던 백미주 소설가가 등단 15년 만에 첫 소설집 『기억의 빛』을 《실천문학》에서 선보인다. 이번 소설집에는 개인의 사적인 기억이 어떻게 사회적 연대로 나아가는지를 집요하게 탐구해온 작가의 문학적 궤적이 여덟 편의 단편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기억은 기록이자 연대이며, 잊어버리면 안 되는 것들을 쓰기 위해 소설의 양식을 빌린다”고 고백한다.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집은 단순한 과거의 회상이 아니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8편의 단편은 80년 삼청교육대의 폭력을 다룬 「만두」부터 세월호 참사의 고통을 직조한 「고백」에 이르기까지, 한 개인의 삶이 시대와 사회를 통과하며 남긴 상흔을 ‘기억의 빛’으로 복원해 낸다. 작가는 사라져가는 골목과 기차 노선, 가족 해체와 예술적 자기실현의 갈등, 부모의 죽음과 재혼 이후의 불안을 응시한다. 나아가 폐허 속에서 희망을 길어 올리는 「플라워 고물상」을 통해 버려진 것들 속에서도 다시 삶의 싹을 틔우는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백미주 소설가는 자칫 어둠 속에 묻힐 법한 기억들을 문학이라는 빛으로 불러내어, 그 끝에서 우리가 어떻게 다시 사람을 통해 마음의 빛을 찾고 연대할 수 있는지를 나직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 끝에서 우리는
사람을 통해 빛을 배운다.

사람을 통해 마음의 빛을 찾아가는 8편의 이야기
백미주 단편소설집 『기억의 빛』


「만두」
-삼청교육대라는 폭력의 기억을 소박한 음식의 이미지로 끌어안으며, 국가 폭력이 개인의 삶에 남긴 상흔과 침묵의 시간을 집요하게 복원한 작품.

「고백」
-세월호 참사 이후 살아남은 교사의 기억 속에 나타난 ‘보이지 않는 학생’을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생존자의 죄책감이 삶을 어떻게 지탱하고 붕괴시키는지를 동시에 그려냄.

「기억의 빛」
-사라질 도시의 골목을 배회하며 죽은 연인과 가족의 기억을 호출하는 과정을 통해, 부재와 죄책감이 어떻게 다시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지를 보여줌.

「기차는 다시 오지 않고」
-사라진 기차 노선과 한 여성의 죽음을 겹쳐 놓으며, 기억·사랑·빚이라는 이름의 채무가 인간을 어떻게 현재에 붙들어 매는지를 탐문함.

「꿈」
-글쓰기로 자신을 구원하려는 어머니와 삶을 버티지 못하는 아들의 관계를 통해, ‘살아야 한다’는 명령이 가족 내부에서 어떻게 폭력이 되는지를 묻는 소설.

「두 아이」
-부모의 죽음과 재혼으로 반복되는 분리의 경험 속에서, 말 대신 침묵으로 세계를 감당하는 아이와 병든 어른의 연대를 통해 상처 이후의 삶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형상화함.

「플라워 고물상」
-고물이 쌓인 공간을 삶의 제단처럼 세워, 실패와 상실을 딛고 '죽은 아버지'라는 밑거름 위에서 아들이 옛 연인과 재결합하며 부활하는 희망의 서사.

「빈방」
-노쇠한 아버지의 돌봄과 유기된 가족사의 기억 등을 겹쳐 놓으며,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내면에 ‘빈방’을 봉인해 온 한 여성의 생존 윤리를 집요하게 추적함.
저자

백미주

경북포항에서태어났다.2010년《강원일보》신춘문예에소설「빈방」이당선돼작품활동을시작했다.강원대사범대학을졸업하고그후30여년간영동지방에서중등교사로근무했다.2025년강원문화예술지원에선정돼이단편집을펴내게되었다.

목차

만두009
고백043
기억의빛079
기차는다시오지않고113
꿈143
두아이173
플라워고물상209
빈방243

해설김효숙271
작가의말289

출판사 서평

부재하는것들로채워진존재의기록,그주름사이를흐르는‘기억의빛’

등단15년,백미주소설가가마침내꺼내놓은첫소설집『기억의빛』은‘사라진것들이어떻게우리를살게하는가’에대한서늘하고도따뜻한응답이다.김효숙평론가가짚어냈듯,작가는연인,가족,사제등얽히고설킨관계속에서이미떠나갔거나곁에있어도보이지않는‘부재하는존재’들을소환한다.작가에게기억은단순히과거에머무는사물이아니라,존재의‘펼침’과죽음의‘접음’이만드는삶의주름사이에서현재의고통을읽어내고미래로도약하게하는살아있는방향타다.

1.국가폭력에서세월호까지,사회적상흔의복원
-작가는개인의기억을사회적연대로확장하는데주저함이없다.1980년삼청교육대라는국가폭력의현장을‘만두’라는소박한음식으로매개한「만두」는제자를향한교사의윤리적부채감을집요하게복원하며,「고백」은세월호참사이후생존자의죄책감이삶을어떻게지탱하고붕괴시키는지를치밀하게그려낸다.
2.죽음과부재가남긴‘사랑이라는이름의채무’
-표제작「기억의빛」과「기차는다시오지않고」는사라질도시의골목과폐선된노선을배경으로,죽음과부재가남긴‘사랑이라는이름의채무’를어떻게감당하며현재를살아낼것인지묻는다.작가는이채무감을통해인간을현재에붙들어매는기억의힘을탐문한다.
3.아이의시선으로포착한생과사의문제
-이러한상실의서사이면에는백미주소설만의독보적인미학인‘아이들의심리’가자리한다.부모의죽음이나재혼으로인한분리와유기의경험을다룬「두아이」와「빈방」은어린주체들이낯선환경에서살아남기위해선택한‘침묵’과‘약삭빠른생존윤리’를보여준다.작가는아이들의시선을통해생과사의갈림길에서인간이가져야할본연의양심이무엇인지,그리고상처받지않기위해내면에스스로봉인한‘빈방’의정체를서늘하게환기한다.
4.다시살아내는일과예술적구원의빛
-작가의시선은상처를응시하는데서멈추지않고,마침내그것을딛고일어서는삶의의지로나아간다.「꿈」에서글쓰기를통해자신을구원하려는어머니의고투를보여준작가는,소설집의정점인「플라워고물상」에이르러제목그대로폐허(고물)속의희망(꽃)을노래한다.특히「플라워고물상」은고물이쌓인공간을삶의제단처럼세우고,죽은아버지를성장의밑거름삼아아들은옛연인과다시결합하고부활하는서사를보여준다.버려진것들속에서새로운삶의싹을틔우는이강인한생명력은소설집전체를관통하는어둠을뚫고환한‘기억의빛’을완성한다.

작가가안내하는기억의여정은절망에머물지않는다.상처받은이들이서로를발견하고,그틈사이로새어나오는마음의빛을통해인간다운삶이회복될수있음을증명한다.이소설집을덮을때쯤,독자들은각자의내면에봉인해두었던‘빈방’에환한기억의빛이들어차는경이로운경험을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