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조개, 만지다

앵무조개, 만지다

$17.50
Description
■ 삶의 절벽에서 마주한 눈부신 생존의 기록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영옥 소설가가 《실천문학》에서 두 번째 소설집 『앵무조개, 만지다』를 펴냈다. 이번 소설집은 인간을 옥죄는 공포스러운 자연과 냉혹한 도시의 일상 속에서 ‘살아 있음’을 전율하게 하는 인간의 몸짓을 정교하게 담아낸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8편의 단편은 공간적 고립과 일상의 균열을 윤리적 시험대로 삼아 삶의 진중한 물음을 던진다. 죽음의 허망함 앞에서 인간다움의 도리와 생의 의지를 깨닫는 「산의 미소」, 세상 끝 바다로 내몰린 자들이 서로의 상처를 응시하며 삶의 각도를 재정립하는 「바다를 향해 있는 계단」, 부조리한 소음 속에서 자신만의 정교한 질서와 생존의 무늬를 찾아가는 「앵무조개, 만지다」, 집요한 사랑과 상실의 절망 속에서도 끝내 살고자 하는 의지의 빛을 발견하는 「캐츠 아이」, 황량한 공간 속에서 생존과 욕망의 본능을 그려낸 「먼지」, 반복되는 사회적 폭력 속에서 냉담해진 자아가 마주하는 불안의 굴레를 담은 「냉담한 자세」, 첫사랑의 중력에서 벗어나 홀로 자기만의 궤적을 찾아 나서는 「초승달」, 관습적 삶을 던져 버리고 고독과 욕망의 심연에 스스로를 결박하는 「조끼를 입은 여자」까지. 여덟 편의 작품은 단독자로서 내면의 폭풍을 견뎌내는 존재들의 비명을 형상화한다. “냉혹한 삶이 소설로 완성되어 비로소 살아간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생의 뒤통수를 맞으면서도 끝내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기록이다.
저자

김영옥

경남사천에서태어났다.2012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중편소설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으로『숲의정적』이있다.

목차

산의미소009
바다를향해있는계단041
앵무조개,만지다087
캐츠아이123
먼지161
냉담한자세197
초승달233
조끼를입은여자267

해설정재훈297
작가의말318

출판사 서평

■살아있음의전율,그지독하고도빛나는몸짓
김영옥의두번째소설집『앵무조개,만지다』는인간을둘러싼자연과일상이더이상안식처가아닌,존재의한계를시험하는낯선장으로작동하는세계를그려낸다.전작『숲의정적』에서보여주었던공포스러운녹색과기습하는햇빛의이미지는이번작품집에서도여전히유효하다.산,바다,황량한땅과같은자연은위안의배경이아니라,불현듯들이닥쳐인간을후려치며‘살아있음’을각성시키는거대한힘으로등장한다.평론가정재훈이짚었듯,이‘우호적이지않은자연’은결국인간을말하기위한장치다.공간적고립과공포는인물들에게일종의‘윤리적시험대’가되며,관습화된일상의패턴에생긴균열은서사가지닌원초적인힘으로다가온다.첫번째단편「산의미소」는국화를키우며살아가는은이의삶과,홀로죽어간노인의백골을통해인간다움의의미를묻는다.가족이라는보호장치가빈껍데기처럼무너진자리에서,은이는타인의죽음을애도하는몸짓을통해비로소산이보내는미소에응답한다.이는상투적인자연의너그러움이아니라,인간다움을향한자연의준엄한응답이다.「바다를향해있는계단」은세상의끝으로밀려난미정과주변인물들을통해,상처입은존재들이서로를응시하며삶의‘각도’를새롭게조정하는과정을그린다.이들은외부의것에떠밀려생긴고독이칼이되어제살을찌르는아픔속에서도,타인을통해자신의생을다시견뎌낼힘을얻는다.작가는도시적삶의이면에숨겨진부조리와불안의무늬또한놓치지않는다.표제작「앵무조개,만지다」는소음과억압으로가득찬현실속에서질서와평온을갈망하는청년인호의내면을따라간다.그가발견한낯선무늬는예측불가능한운명을암시하는동시에,새로운생존의디자인을꿈꾸게하는동력이된다.「캐츠아이」는사랑의기억과상실이후에도이어지는생의의지를섬세하게포착하며,절망적인어둠속에서번득이는빛의감각을일깨운다.이어지는작품들역시인간존재의원초적층위를탐색한다.「먼지」는극단적고립상황에서드러나는생존본능과예술적광기를통해인간의복잡한내면을보여주며,「냉담한자세」는반복되는사회적폭력속에서무너져가는자아를통해현대인이처한불안의무한반복구조를날카롭게비판한다.소설집의후반부인「초승달」과「조끼를입은여자」는사랑의중력과관습을넘어선여성인물들의단독자적선택을조명한다.첫사랑의집착에서벗어나자신의궤도를찾아나서는길이나,고독의심연에스스로를결박하며관습에저항하는몸짓은김영옥소설이도달한인간이해의깊이를보여준다.결국김영옥의소설에서“살아있다는것”은더이상자명한상태가아니다.그것은매순간낯설고위태롭게다가오는감각이며,일상의균열속에서기어이확인해야하는생존의조건이다.인물들은대부분고립된단독자로등장하지만,그들의내면에서일어나는격렬한욕망과감정의폭풍은우리시대의견고한질서에대한조용한저항으로읽힌다.『앵무조개,만지다』는삶의뒤통수를때리는냉혹한시련속에서도끝내자기만의표현법을찾아내려는존재들의기록이다.“냉혹한삶이소설로완성되어비로소살아가고있다”는작가의고백처럼,김영옥의문장은지독한고독속에서도끝내빛을응시하며,우리에게삶을다시신뢰하게만드는힘을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