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이란 무엇인가 : 7대 세계 전통의 비교역사학적 이해

경전이란 무엇인가 : 7대 세계 전통의 비교역사학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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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학계와 신앙인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경전’이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다. 각 종교의 신앙인들이 자기 종교의 경전을 읽고 경전으로 기도하거나 경전을 필사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며 종교학자나 동양학자 또는 성서학자라면 경전을 연구하는 일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텍스트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경전’이 되었으며 경전이 된 그 텍스트가 공동체에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영향을 끼쳐 왔는지 고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면서 깊이 파헤친 저작은 흔치 않다.
「경전이란 무엇인가」는 세계적인 종교학자 윌프레드 캔트웰 스미스의 대표적인 저작이다. 세계 7대 전통(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 힌두교, 불교, 동서양 고전 전통)을 비교역사학적으로 탐구하면서 ‘경전’의 의미를 궁구하는 이 책은 철저하고 방대한 연구를 통해 어떤 텍스트가 성스럽다고 여겨지는 차원에서 인간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 왔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세계의 주요 종교 전통들이 경전을 활용해 온 역사를 검토하면서 경전이 인간사에서 막중하고 때로는 가공할 힘을 발휘해 온 과정을 밝힌다. 저자는 이 과정을 전개하면서 어떤 텍스트를 성스럽게 여기거나 이웃의 경전을 보배롭게 여긴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문화적 곤경에 처해 있는 우리 시대에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가에 관해서 중요한 통찰을 준다.
저자

윌프레드캔트웰스미스

저자:윌프레드캔트웰스미스
하버드대학교비교종교사학교수로서,그곳에서9년간세계종교연구센터소장으로,그다음에는종교연구위원회회장으로일하였다.그는다수의저서를남겼는데,대표작으로는『종교의의미와목적』(1962),『종교의다양성』(1982),그리고『세계신학을향하여』(1981)등이있다.

역자:류제동
비교학문적시각에서불교에접근하는연구자이다.2004년서강대학교종교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서강대학교,성균관대학교,가톨릭대학교,금강대학교,위덕대학교,중앙대학교,한신대학교,그리고신앙인아카데미등에서강의하였다.한국과일본에서불교의사회참여와현대적이해,서구권에서현대불교의재구성등에관심을가지고연구하고있다.『하느님과일심:윌프레드캔트웰스미스의종교학과대승기신론의만남』,『보리수가지치기:비판불교를둘러싼폭풍』,그리고CatastropheandPhilosophy(공저)등의저역서가있다.

목차

역자해제
머리말
감사의글

제1장서론:경전에관한현대의주요이슈들
제2장경전에대한참여의예시적사례:유대교와그리스도교의「아가」이해
제3장경전의형식과개념:역사적배경
제4장경전의진정한의미:이슬람전통에서『꾸란』을중심으로
제5장유대교전통에서『성서』란?
제6장힌두교의경전전통
제7장불교의경전전통
제8장중국과서양의고전전통
제9장간략한추가검토
제10장결론:경전과인간의상황


색인

출판사 서평

경전에관한철저하고방대하며탄탄한연구서

윌프레드캔트웰스미스는20세기에종교에대한인격주의적(personalist)연구를주창한대표적인학자이다.종교연구에서그의인격주의적관점은종교활동을인격적주체로서살아가는인간의활동으로이해하려는데그초점이있다.
『경전이란무엇인가』의주된관심은다양한경전들이무엇을말하느냐가아니다.이러한작업은현대학문에의하여널리이루어져왔으며,그경전텍스트들도번역되어서상당히널리유포되어왔다.이책이훨씬중점적으로관심을두는것은경전이그자체로무엇인가,또는어떤역할을하는가(무엇으로존재해왔으며,어떤역할을해왔는가),어떻게하면경전이가장잘이해될수있는가,그리고인류사에서또사람들의삶에서경전이뚜렷하게주된요소로존재해왔음을어떻게이해할수있는가하는것이다.

세계7대전통을비교역사학적으로깊이탐구하면서‘경전’의의미를묻는이책은모두열개의장으로구성되어있다.옮긴이의해제는어렵게만느낄수도있는본문의이해를도울뿐만아니라,스미스의사상을간략하게소개하고있어독자들에게큰도움을준다.

제1장은‘경전’이라는주제를중심으로역사연구적이고비교연구적인맥락에서지구촌인류문명을조망하는것이얼마나중요한과제인가를심층적으로드러낸다.제1장에서저자는우선우리가스스로‘경전’을잘알고있다는착각에서벗어날것을촉구한다.‘경전’이라는주제가아주중대한주제라고호소하면서서양에서19세기중반부터전개된「창세기」1장을둘러싼논쟁을논의의출발점으로삼는다.
제2장에서스미스는자신의경전연구과정과태도를예시적으로드러내기위하여중세유대교와그리스도교전통이「아가」를대했던태도의다양성과변천을집중적으로다룬다.스미스에따르면,“우주의의미,세계역사의의미,인간적삶의의미”를이해하려는차원에서「아가」를이해하고자했으며,“독자들이이텍스트를읽어가는동안독자들자신에게삶의의미는어떠할까,또는텍스트를읽은후에독자들이자신들의인생사에관하여펼치게되는의미는어떠할까를제시하는데목표를두고있었다”라고이야기한다.저자는중세인들의「아가」이해가「아가」에서그‘텍스트의의미’를이해하려는현대인들의태도와는현격히다르다는것을논증한다.
제3장에서는근동지역에서경전화과정이형식과개념의차원에서발생하여이슬람전통의『꾸란』에서그정점에이르기까지성장하는과정을추적한다.스미스는이경전화과정이유대교와그리스도교의“『성서』형성의맥락이이루어지는과정”을포함한다는점을상기한다.그리고경전화과정에서셈족계통에서는구두적/청각적접근이두드러지고인도-유럽계통에서는문자기록적접근이두드러짐에주목하면서도,어느전통에서나구두적/청각적접근에대하여더주목하여살펴볼필요가있다고강조한다.
제4장은어떤경전의역사적의미와진정한의미의연관성에천착하면서『꾸란』을중심사례로제시한다.곧,여기에서는‘진정한의미’와관련해경전에대한여러해석중어떤해석이적절한해석인가를판단하는준거를다룬다.스미스는이와같은기준을설정하는과정에서기존의어떠한입장도이제는더이상설득력이없다고단언한다.새로운해결책이모색되어야하며,그새로운해결책은당연히기존의논지들과연속성을가지면서도,그모든논지를넘어서야한다고주장한다.
제5장에서스미스는그리스도인들과유대인들이『성서』텍스트를공유하고있지만,그텍스트에대한태도와이해가현저하게다르다는사실에주목한다.그리스도인들이『구약성서』라고부르는텍스트가유대인들에게는『구약성서』일수없다는사실은자명하지만,그리스도인들은일반적으로그차이를깊이있게이해하지못하는경우가많다는점에서스미스의관찰은주의깊게살펴보아야한다.스미스는두입장의차이에주목하면서,아울러‘토라’가유대인들에게지니는계시적이고초월적인의미를유의해야한다고역설한다.그는‘토라’가‘법’내지‘율법’으로번역되는것은인류사에서‘가장영향력이컸던오역’일수있다고지적한다.
제6장은‘베다’에대한일반적인오해를불식시키는차원에서『푸라나』에대한소개로논의를시작한다.저자는“인도에서‘경전’을이해하는쪽으로나아가는데중요한첫단계는,『베다』에서시작하면안된다는사실을인식하는것”이라고명시적으로경고한다.이러한맥락에서『푸라나』의중요성을간략하게언급한다음대표적인두작품『마하바라타』와『라마야나』를소개하며,『마하바라타』에포함되어있으면서도독립적인작품으로서중요한위상을차지하는『바가바드기타』를이어서소개한다.
제7장에서는불자들이일정한텍스트를경전으로대해온전반적인과정을추적하면서,그리스도교와비교할수있는부분들을짚어낸다.스미스는불자들이“영적인삶에서중요한진리는너무나도감지하기어려우며,너무나도표현하기어려우며,너무나도심오하게인격적이며,너무나도변혁적이어서,언어나텍스트나물질적대상들안에가두어질수없음”을확언해왔다는사실에유의하고,이와같은경향이선禪불교운동에서현저하게발전되어왔다는사실에도불구하고,또한이선불교운동에서선사들의어록이경전으로간주되는역설적인과정에주목한다.바로여기에서스미스는유대인들과그리스도인들도예레미야와성바오로에게서유사한사례를발견할수있다는사실을언급하고,예레미야와바오로의사례를상세하게소개한다.
제8장은오늘날경전과구분되면서도경전적인역할을해왔다고볼수있는‘고전’개념을중국과서양의경우를통하여논구한다.우선중국에서‘경’經이라고부르는저작들을서양에서는구분을해서,불교와도교의저작들에대해서는‘경전’(-scripture)이라고일컫고,유교의저작들에대해서는‘고전’(classics)이라고일컫고있다는사실에주목한다.스미스는중국의유교儒敎를중국의고전전통이라고일컫는다.여기에서‘고전’을강조하여표기하는것은서양의고전전통도마찬가지인데,스미스는둘다고유한전통으로서일반적인의미의‘고전’을넘어서는위상을지닌다고간주해서이와같이구분하는것이다.이장에서는중국의유교전통에주목하면서,서양에서‘Confucianism’이라는용어가상당한왜곡이라는사실도밝히는데,‘Confucianism’이라는용어가‘Christianity’라는서양의사물화된신조어를본뜬단어라는점에서문제가있다는점을강조한다.요컨대유교를‘Confucianism’이라고부르는것이세속화된차원에서그리스도교를‘Jesusism’이라고부르거나불교를‘Gautamaism’이라고부르려는시도와마찬가지로문제가크다는사실에주목한다.
제9장은7대세계전통이라는주요전통중심으로전개해온논의를보완하는차원에서전개된다.시크교공동체가『구루그란트사히브』GuruGranthSahib(‘영예로운책으로서의구루’)라고하면서경전을구루로섬기는특수한태도를보이는사실을언급하고,일본의신도神道전통에서경전이현저하게작은위치를점해온것으로보이는것에관하여현대서양의종교연구태도의문제를지적한다.곧,사람들의실제삶과신앙의맥락을벗어나서,‘종교들’(religions)내지‘종교적전통들’을독립적인실체로보려는연구태도에서이와같은왜곡이발생한다는것이스미스의비판이다.
경전과인간의상황을다루는제10장에는저자의초월적종교관이잘정리되어있다.스미스에따르면“초월은당연히경전적인참여의핵심에있다.물론초월은언어전반에도영향을주고,특히시라고하는부문에도영향을주며,문학전반에영향을주고,특히위대한문학작품에서언어의역할에도영향을준다.초월은가장각별하게는진리의문제에영향을준다”.근본적인물음은경전에관한것이아니라우리에관한것이라고역설하는스미스는의미심장한질문으로본문을마무리한다.“우리는어떻게우주의목소리를들을수있는가?그리고우리는어떻게우주의목소리를생각하고,그목소리에관하여서로이야기를나누며,그목소리와조화를이루는삶을살수있도록우리의삶을질서짓는동기를부여받는가?그리고우리는어떻게스스로이와같이살아갈수있는용기와기쁨을발견하고,또한어떻게서로에게서격려를받을수있는가?”

『경전이란무엇인가』는종교사학과비교종교학전분야에중대한공헌을했다고평가받는다.그러나이책의문체와서술방식은독특하고이해하기쉽지않다.더욱이본문의분량에버금가는방대한주석과함께읽으려면많은공을들여야한다.이책에는여러고전어와현대어들로된수많은문헌을섭렵하면서평생에걸쳐서진리를추구해온저자의땀이듬뿍들어있다.독자들은이책이전달하는교양의깊이와넓이에탄복할것이며,범상치않은통찰을얻을수있을것이다.종교학과신학을비롯한인문학에관심을둔모든이들에게『경전이란무엇인가』를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