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 찼어도 텅 빈 듯이 : 신부님의 동양철학 수업

가득 찼어도 텅 빈 듯이 : 신부님의 동양철학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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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동양철학과 그리스도교 사상을 잇는 흥미로운 책이다. 동양철학을 전공한 가톨릭 사제가 동양 고전의 유명한 구절이나 고사성어를 소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생각해 볼 거리들을 이야기로 풀어낸다.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깊게 숙고하면서 따뜻하고 친절하게 삶의 지혜를 전해 주고 있다. 동양의 여러 덕목과 그리스도교의 핵심 주제를 연결하여 하느님을 향해 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저자

최성준

저자:최성준
대구대교구사제.1999년사제서품을받고중국베이징대학교에서중국철학을전공했다.2012년부터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신학생들을가르쳤고,2016년부터대구대교구문화홍보국장겸월간『빛』편집주간을역임했다.2023년부터가톨릭신문사사장으로일하고있다.

목차


추천의글
책을펴내며

1장_인仁이란사람을사랑하는것이다
우리는남이다
발을신발에맞추지는않는지요?
당신의마음은안녕하신가요?
물처럼살라하네
우리는십자가의길을걸어가고있나요?
삶을즐기는경지
사랑하지않는자는하느님을모릅니다(1요한4,8)
지금내가서있는곳은어디입니까?
진정한리더
모든관계의시작은자기사랑에서부터
그래도사람만이희망입니다
아직삶도모르는데어찌죽음을알겠는가?
가득찼어도텅빈듯이
땅에서넘어진자,땅을짚고일어서라

2장_인仁이란사람의마음이다
동양의덕목으로풀어본성령의아홉가지열매_인仁
사랑_자비의해에되새겨보는사랑의가치
기쁨_천상의것을추구하는데서오는기쁨
평화_평화가너희와함께
인내_‘빨리빨리’를외치는세상에서인내를배우자
친절_이웃안에예수님이계시니
착함_당신은착합니다
성실_하늘처럼성실할수있기를
온유_부드러움이강함을이깁니다
절제_절제를통해얻는영혼의자유로움

3장_사람의마음은위태롭기만하고
끊어버립니다
미워할결심
내마음은어디에?
마음밭가꾸기
완벽한삶
이제는움직일때
달변과눌변
완고한마음
하느님마음으로세상보기
천지불인
운명은움직이는것
팔자고치기
누가이름을함부로짓는가?
나홀로깨어있구나
베네딕도16세교황님을추모하며
시간의속도
위로,슬픔을나누기

4장_덕은외롭지않다
절차탁마
동시효빈
다양한것들의조화,그아름다움
세한
덕은외롭지않다
사람,사랑
선우후락
예수마음
먼저큰것을세워야
불안은영혼을잠식한다
온고지신
학의다리가길다고자르지마라
바다가좋아요,산이좋아요?
누구와‘친교’를나누나요?
지란지교를꿈꾸며
달을가리키는손가락

5장_무위無爲하면하지못하는것이없게된다
점심,마음에점하나찍기
무화과를먹으며
절제
멈추면비로소보이는것들
음식쓰레기
태양떨어뜨리기
바람이분다,풀이눕는다
정치란바름입니다
미얀마땅에도부활이오기를…
전쟁과죽음
수오지심
비상非常의즐거움
호가호위하지않기를…
사이비가판치는세상

출판사 서평


“신부님이왜동양철학을공부하세요?”
가톨릭사제인저자는사제서품을받고베이징대학교에서중국철학을전공했다.중국으로공부를하러간다고하니‘신부님이왜동양철학을공부하세요?’라는질문을자주받았다.한국에돌아와서는‘동양철학을공부하셨으니사주보실줄아세요?우리아이이름이안좋다고하던데정말개명할까요?’라고묻는이도있다.저자는동양철학을공부한이유에대해이렇게말한다.
“사실대부분의유학하는신부님이전공하는분야는성경,신학,서양철학같은분야입니다.그리스도의가르침을제대로이해하고사람들에게전하기위해서는당연히이런분야의공부가필요하고중요합니다.하지만이런가르침을누구에게전해야하는가의문제에서,이땅에살고있는사람들에대한이해도중요하지요.우리선조들은하느님,예수님을모른채오천년을넘게살아왔습니다.신앙이전해진지는이제이백여년이지났을뿐입니다.그전에도이땅에사람이살고있었습니다.하느님을알지못하지만,사람들은세상을관장하는절대자하늘(天)을생각하고,사람들과관계를맺으며어떻게살것인가를고민해왔습니다.이땅에사는사람들의의식깊숙한곳에영향을미치고,심성을형성해온생각들을이해하기위해서동양철학을공부하고싶었습니다”(8쪽).
한자문화권에살고있는우리는동양철학의영향속에서자라왔음을부인할수없다.우리가쓰는말,풍습,가치관,생각은유교와불교에서크게영향을받았다.그래서그리스도교신앙의길을걷는이들에게기존의가치관이반감이들때가있고,다른한편으로는익숙했던생각들이그리스도교신앙을받아들이는데걸림돌이되기도한다.이책은동양의여러덕목과그리스도교의핵심주제를연결하여동서양의가르침을누구나이해하기쉽게풀어써내려간다.그리스도인이든비그리스도인이든상관없이,삶을풍요롭게하는지혜를가득담고있다.동양고전의유명한구절이나고사성어를소개하고,그것을바탕으로일상에서생각해볼거리들을이야기로풀었다.그리스도인들에게동양고전이어떻게읽히는지도다뤘다.

인仁이란사람을사랑하는것이다_『논어』「안연」22장
동양철학과그리스도교사상을자연스럽게잇는저자의깊은사색이돋보인다.저자는동양철학의핵심사상으로인仁을여러번강조한다.인仁은그리스도교의‘사랑’과연결된다.인仁을풀이함으로써그리스도교의‘사랑’이더욱구체적으로다가온다.“사랑은성령의아홉열매전체를아우르는덕목입니다.사랑은이모든것을포괄합니다.사실사랑이전부입니다.성령의열매로서의사랑은아가페적인사랑입니다.이사랑을유학에서는인仁이라고표현했습니다.인仁은‘어질다’라고번역되지만바로아가페적인사랑이라고할수있습니다.인仁은곧사랑입니다.공자가가장중시한개념으로유가의최고덕목입니다”(98쪽).저자는사랑을실천하는구체적인방법으로유학의‘극기복례’,즉자기를이겨예를회복할것을제시한다.동양과서양사상의만남이생각의폭을넓히고더욱다채로운지혜를우리에게선사한다.

왜이리고통스러운가?
왜이리잔인한가?
어떻게살것인가?
나는누구인가?’

저자는동양철학을공부하면서느낀점에대해이렇게말한다.“그리스도교신앙을모른채살아온사람들도나름하느님을향한길을찾아가고있었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하느님을알지는못했지만,하늘을절대자로인식하면서여러이론을세웠습니다.하지만사람들에게더본질적인질문은‘어떻게살것인가?’였습니다.”중국철학이가장전성기를이룬시기가중국역사에서가장난세였던춘추전국시대였다는것은많은생각할거리를남긴다.끊임없는전쟁을겪으며사람들은‘왜이리고통스러운가?왜이리잔인한가?어떻게살것인가?나는누구인가?’를고민했다.모든철학이이보편적인질문에서시작되는것이아닐까?그래서함께나누고서로보완하면인간을,자연을,신을좀더깊이이해할수있지않을까?서양의예수그리스도와동양의성현들의가르침은살면서겪는고통과혼란,관계의단절속에서방황하는현대인들에게신선한길을제시해줄것이다.저자의따뜻하고넉넉한시선이독자들에게가닿아자기마음을돌보고이웃에게도눈길을돌리는여유와지혜의씨앗이되길바라본다.

월간『빛』에연재되었던글을엮은이책은총다섯부분으로구성되어있다.1장은중국철학의기본개념을소개하면서거기에연관된우리의삶을돌아보는내용을담았다.2장은성령의아홉가지열매를동양철학에서이야기하는덕목으로풀었다.3장은마음에관해서여러사상가가이야기하는내용을모았고,4장은이웃과의관계,친교에관해서이야기한부분을모았다.5장은비움과절제를통한생태환경보호,나와이웃에서나아가더큰인간관계를이야기하는정치에관한옛성현들의가르침들을모았다.

사도행전17장을보면,유다인이면서그리스·로마문화를익히알고있던바오로사도가아테네의어느신전제단에새겨진‘알지못하는신에게’라는글을보고,그알지못하는신에관해서아테네시민들에게바르게가르쳐주려고애쓰는장면을볼수있습니다.그러면서바오로사도는‘우리도그분의자녀다’라는그리스의어느시인의말을인용하기도합니다.
최성준신부님의글을보면서이천년전아테네의아레오파고스에서있었던바오로사도의설교가생각났습니다.동양철학과고전에관한신부님의글이,우리가하느님의진리를알아듣는데큰도움이되리라믿습니다.
_대구대교구장조환길타대오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