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루소 (여든하나의 방 | Paperback)

노자와 루소 (여든하나의 방 | Paperback)

$25.89
Description
새로운 형식으로 읽는 무위자연: 왜 루소는 노자를 만났는가
노자와 루소가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철학자이자 미술평론가인 정세근 교수가 이 상상을 현실로 바꾸었다. 그는 81개의 막으로 두 현자를 무대 위에 올리고 훈수꾼으로 등장해 추임새를 넣는다. 먼저 나온 속편 《노자와 루소, 그 잔상들》이 아포리즘(경구)이라면 이 책은 《도덕경》이라는 끝없는 동굴을 깊숙이 탐사한다.
저자

정세근

국립대만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워싱턴주립대에서 비교철학을 강의했으며 현재 충북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동철학회 회장을 3년 동안 연임했으며, 여러 철학회에서 연구위원장과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한국철학회 차기회장이다. 주요 저작으로 《제도와 본성》(학술원 우수도서), 《노장철학》(문체부 우수도서), 《철학으로 비판하다》(올해의 우수도서)를 비롯해서 《노자 도덕경: 길을 얻은 삶》, 《윤회와 반윤회》 등이 있다. 그 밖에 《위진현학》(문체부 우수도서)을 편집했고, 《광예주쌍집》(상,하)을 번역했다.

목차

머리말 _5

서막 _23
루소가 노자를 보았다 ㆍ 23 / 우리말에서 자연 ㆍ 23 / 유대기독교에서 뻥 ㆍ 25 / 서양의 불쌍한 자연 ㆍ 26 / 나의 사랑, 중국 ㆍ 29 / 자연으로 돌아가자 ㆍ 32 / 공자의 바른 이름 ㆍ 35 / 다듬지 않은 통나무 ㆍ 37 / 오, 소박 ㆍ 38 / 훈수꾼 ㆍ 40

제1막 검은 방: 진리와 세계-그 길만이 길은 아니다 ㆍ 43
1.1. 동일률 / 1.1′. 존재와 생성 / 1.2. 언어적 진화론 /1.3. 욕망의 탄생 /1.4. 어둠의 철학 /1.5. 신비의 문

제2막 책꽂이가 있는 방: 언어의 상대성-말을 떠나 머무는 곳에서 ㆍ 63
2.1. 인식이라는 차별 /2.2. 개념의 상대성 /2.3. 반反계몽주의 /2.4. 소유에서 존재로 /2.5. 이신론

제3막 금은보화가 넘치는 방: 진정한 가치-건강한 삶 ㆍ 79
3.1. 평가절하 /3.2. 건강한 육체 /3.3. 지식의 병폐 /3.4. 무위의 다스림

제4막 한줄기 빛만 있는 방: 구별 없는 세상-빛을 줄여라 ㆍ 91
4.1. 무한성 /4.2. 비존재 /4.3. 반反이성 /4.4. 존재신학 /4.5. 신보다 앞선 존재

제5막 짚으로 만든 개가 있는 방: 비움의 힘-어질지 말라 ㆍ 101
5.1. 대자연의 맹목성 /5.2. 바람의 생리 /5.3. 침묵

제6막 계곡이 있는 방: 여성성의 찬미-모든 것이 모이는 골짜기 ㆍ 109
6.1. 여성성 /6.2. 새로운 남근 /6.3. 무궁함

제7막 시계가 있는 방: 장구한 천지-나를 버려라 ㆍ 117
7.1. 장구함 /7.2. 무생명의 영원성 /7.3. 후퇴와 방기 /7.4. 나 없애기
제8막 세숫대야에 물이 있는 방: 물의 찬가-낮은 데로 낮은 데로 ㆍ 123
8.1. 가장 좋은 물 /8.2. 물과 길 /8.3. 물의 이로움 /8.4. 싸우지 않는 물

제9막 뾰족한 연필이 있는 방: 그만하기-날카로우면 부러진다 ㆍ 131
9.1. 그침 /9.2. 금옥만당 /9.3. 몸 빼기

제10막 거울이 있는 방: 하나의 기-나의 바람 ㆍ 137
10.1. 포일 /10.2. 기 /10.3. 거울 닦기 /10.4. 애국의 방법 /10.5. 여성 /10.6. 무지 /10.7. 생육 /10.8. 현덕

제11막 바퀴가 있는 방: 무의 효용-비어 있어야 쓸 수 있다 ㆍ 149
11.1. 바퀴를 바퀴 되게 하는 것 /11.2. 그릇의 용도 /11.3. 유한과 무한 /11.4. 존재와 무의 관계

제12막 산탄총이 있는 방: 감각의 노예-저것보다 이것을 ㆍ 159
12.1. 호화로운 비단 /12.2. 귀족의 음악 /12.3. 식도락 /12.4. 폴로와 골프 /12.5. 희귀보석 /12.6. 저것과 이것

제13막 경적이 있는 방: 자기애-정작 너를 사랑하느냐 ㆍ 165
13.1. 놀라는 삶 /13.2. 사랑과 미움을 넘어서 /13.3. 걱정의 위대함 /13.4. 자중자애

제14막 노래방: 황홀의 세계-길을 열다 ㆍ 173
14.1. 감각의 경계에서 /14.2. 황홀한 진리 /14.3. 보이지 않음 /14.4. 첫 경험

제15막 칼이 있는 방: 무사의 길-손님이 되어라 ㆍ 179
15.1. 칼잡이 /15.2. 자정작용 /15.3. 불영배

제16막 나무뿌리가 있는 방: 무한과 극한-뿌리로 돌아가라 ㆍ 185
16.1. 빔의 끝에서 /16.2. 돌아감 /16.3. 생명의 회복 /16.4. 공평

제17막 개다리 밥상이 있는 방: 자연이란 말의 탄생-말을 아껴라 ㆍ 193
17.1. 사랑받는 임금 /17.2. 믿음의 부족 /17.3. 위대한 천성

제18막 효자비가 있는 방: 인의와 충효-도덕 이전으로 돌아가라 ㆍ 199
18.1. 인의의 출현 /18.2. 충효의 실상
제19막 하얀 천이 늘어진 방: 소박의 세계-깨끗하면 거칠어도 좋다 ㆍ 205
19.1. 도덕의 가식 /19.2. 채워지지 않는 것들 /19.3. 소와 박

제20막 잔치가 벌어진 방: 고독한 자아-홀로 서라 ㆍ 211
20.1. 네와 응 /20.2. 웃지 않는 아기 /20.3. 식모

제21막 절구가 있는 방: 진리와 사물-뭇 사내를 거느리다 ㆍ 219
21.1. 큰 덕 /21.2. 황홀 속으로 /21.3. 뭇 사나이

제22막 풀려진 활이 있는 방: 자기복원성-비어야 찬다 ㆍ 225
22.1. 천하의 법식 /22.2. 나를 뒤로 하라 /22.3. 부쟁 /22.4. 회복

제23막 우산이 있는 방: 현실과 개념-내가 가면 길이 된다 ㆍ 231
23.1. 소나기 /23.2. 자아와 진리의 일치 /23.3. 즐거운 진리 /23.4. 언어와 행위의 불일치

제24막 한 발로 서 있는 방: 항상성-모자라지도 남지도 않게 ㆍ 237
24.1. 비정상 보행 /24.2. 스스로 자랑 말라 /24.3. 남아도 안 된다

제25막 어머니가 있는 방: 천하모天下母-홀로 바뀌지 않는 자 ㆍ 241
25.1. 천지에 앞서 /25.2. 억지법 /25.3. 큰 네 개 /25.4. 도와 자연

제26막 둥그런 안락의자가 있는 방: 임금과 철학자의 길-사유의 제비집 ㆍ 249
26.1. 무겁고 고요하라 /26.2. 초연하라 /26.3. 초싹대지 마라

제27막 열쇠가 걸려 있는 방: 상대성의 인정-못난 것을 사랑하라 ㆍ 255
27.1. 흔적 없는 사람들 /27.2. 원인무효 /27.3. 밝음 /27.4. 야릇함

제28막 통나무가 있는 방: 복귀의 철학-처음으로 돌아가라 ㆍ 261
28.1. 천하의 시냇물 /28.2. 천하의 법식 /28.3. 천하의 골짜기 /28.4. 자르지 마라

제29막 나무토막 빼내기 놀이가 있는 방: 부득이로의 권유-어쩔 수 없듯 하라 ㆍ 267
29.1. 신비로운 천하 /29.2. 겸허한 성인

제30막 수수가 넘어져 있는 방: 전쟁의 후과-이제 그만 ㆍ 271
30.1.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 /30.2. 전쟁의 망조 /30.3. 그냥 끝내라 /30.4. 힘자랑의 끝

제31막 상복을 입은 방: 전쟁과 살인-승리를 슬퍼하라 ㆍ 277
31.1. 좌우 전도 /31.2. 적은 살상 /31.3. 상례

제32막 호리병이 있는 방: 균등한 은혜-손님을 맞이하라 ㆍ 283
32.1. 이름 없는 길 /32.2. 골고루 /32.3. 그쳐라

제33막 유오지족의 엽전이 걸려 있는 방: 지족 관념의 기원-이만하면 됐다 ㆍ 289
33.1. 자신을 알라 /33.2. 자기를 이겨라 /33.3. 됐다 /33.4. 갈 길 가자 /33.5. 있을 곳을 찾아라

제34막 조각보가 걸려 있는 방: 무명과 무욕-주인이 되려 말라 ㆍ 295
34.1. 어디든 가자 /34.2. 자랑 말자 /34.3. 작음부터 큼까지

제35막 우뭇가사리묵이 있는 방: 맛 없는 맛-맹맹하라 ㆍ 299
35.1. 평안과 태평 /35.2. 무미건조

제36막 농구공이 있는 방: 작용 전 반작용-얻으려면 줘라 ㆍ 305
36.1. 조그마한 밝음 /36.2. 유약 /36.3. 통치와 상벌

제37막 지장수가 있는 방: 자화와 자정-스스로 조용하게 되고 있으니 ㆍ 309
37.1. 스스로 되다 /37.2. 이름 없는 통나무 /37.3. 무욕 /37.4. 스스로 고요하다

제38막 소매를 걷어 올린 방: 최상의 덕-높은 덕은 부덕하다 ㆍ 317
38.1. 부덕한 덕 /38.2. 높은 덕의 무위 /38.3. 높은 인의와 낮은 예 /38.4. 예는 도덕과 인의의 상실 /38.5. 어지러운 예 /38.6. 대장부

제39막 돌이 있는 방: 일자와의 만남-옥보다는 돌 ㆍ 325
39.1. 하나를 얻기 /39.2. 하나를 놓치면 /39.3. 그래도 낮은 데로 /39.4. 명예 없는 삶

제40막 돌림판이 있는 방: 도의 효용-약해야 쓰인다 ㆍ 333
40.1. 도의 움직임과 쓰임 /40.2. 유는 무에서 나온다

제41막 피에로의 웃음이 있는 방: 진리의 모습들-진리를 비웃어라 ㆍ 339
41.1. 웃기는 진리 /41.2. 휜 진리 /41.3. 변하는 진리 / 41.4. 꼴 없는 진리/ 41.5. 이름 없는 진리

제42막 도미노가 있는 방: 만물의 탄생-기로 조화로워라 ㆍ 345
42.1. 음과 양 /42.2. 반대급부 /42.3. 가르침의 아버지

제43막 말채찍이 있는 방: 무위의 유익-기름칠만 하라 ㆍ 349
43.1. 말부리기 /43.2. 인위의 최소화 /43.3. 무위의 이익

제44막 휠체어가 있는 방: 과욕의 폐해-몸을 아껴라 ㆍ 355
44.1. 몸과 돈 /44.2. 지나치게 사랑마라 /44.3. 지족과 지지

제45막 콘크리트 벽지를 바른 방: 무궁한 효용-청정무위의 삶 ㆍ 361
45.1. 크지 않은 큼 /45.2. 차지 않은 참 /45.3. 꾀 없는 꾀 /45.4. 청정무위

제46막 말과 쟁기가 있는 방: 지족의 족함-얻으려 마라 ㆍ 367
46.1. 농마와 전마 /46.2. 소유욕 /46.3. 늘 그러한 만족

제47막 창문이 있는 방: 무문관-문을 닫고 마음을 열어라 ㆍ 373
47.1. 문과 창을 닫고도 /47.2. 밖으로 나갈수록 /47.3. 돌아다니지 않아도

제48막 삽이 있는 방: 무위의 권능-덜고 또 덜어라 ㆍ 381
48.1. 덜자 /48.2. 덜어 함이 없자 /48.3. 함이 없지만 다 된다 /48.4. 일삼지 말자

제49막 아가가 있는 방: 지도자의 길-마음을 세상과 함

출판사 서평

‘세계’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나이 지긋한 노자와 패기 넘치는 루소의 ‘수다’는 진지하면서도 흥미롭다. 두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서 자연, 공간과 유무, 존재에 대한 동서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동일률, 모순율 등 무無를 인정하지 않는 서구 사고와 달리, 왜 노자는 ‘없음’, ‘비움’, ‘덜어냄’을 강조하는지를 노자 자신의 육성으로 들려준다. 무위無爲, 무명無名, 무지無知, 무념無念, 무한無限 등 역설과 반어 가득한 노자 사유의 묘미가 생동감 있는 대화로 재구성된다.
풍부한 이미지로 꾸미는 삶의 무대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듯, 노자는 물, 계곡, 어둠, 돌 등을 들어 논의를 펼친다. “물은 도道의 자연성, 박樸(통나무)은 도의 무명성無名性을 잘 드러내 준다”는 노자의 말(제32막)은 《도덕경》의 핵심을 한마디로 표현한다. 특히 통나무는 “자연적 삶”을 응축하는 상징이다. 저자는 노자가 드는 자연물 위에 시계, 대나무 등 소품을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삶터를 비추고 되돌아보게 한다.

사회를 이루는 기본 원칙이란

후반부가 시작되는 38막부터는 관계와 사회, 통치론에 초점이 맞춰진다. 노자의 처세술, 전쟁관 등과 함께 이성주의자이자 경험주의자인 루소의 사상이 화두에 오른다. 57막에서는 두 철학자가 법에 대해 미묘하게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음도 보인다. 노자의 유연한 치도와 루소의 원칙론(일반의지에 따른 사회계약론)은 지도자를 꿈꾸는 이들이 동시에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도 볼 수 있겠다.

닮은 듯 다른 두 철인의 만남으로 삶과 자연, 사회를 성찰하는 프로젝트. 노자의 통찰과 루소의 신념은 서로의 논의를 보완해 준다. 또한 훈수꾼은 낄끼빠빠를 잘 못해 노자에게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우리의 현실과 목소리를 대변해 준다. 코로나로 지친 심신은 잠시 잊고 이 유쾌한 마당놀이에 한번 끼어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