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젠더 장소 (한국여성 여행서사의 장소감수성 | 양장본 Hardcover)

여행 젠더 장소 (한국여성 여행서사의 장소감수성 | 양장본 Hardcover)

$23.36
Description
민족·국가·성·계급의 경제를 가로지르는 존재론적 횡단을 감행한 여행
한국 여성 여행자들의 발자취와 마음의 궤적을 더듬어간 기록
이 책은 20세기 초부터 약 100여 년 동안 국경을 횡단한 한국 여성들의 발자취와 마음의 궤적을 더듬어간 기록이다. 민족, 국가, 성, 계급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존재론적 횡단을 감행한 여성 여행자들의 기록에서 탈장소성과 무국적의 정체성이라는 역설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실존을 증명하고자 했던 여성 젠더의 존재방식과 이를 증언하는 행위로서 여행 글쓰기의 의미를 확인하고자 했다.

여행의 함의를 재사유하다
이 책에서 여행은 자국의 언어적, 정치적, 문화적 국경을 넘어 타국으로 이주하거나 유학 이민 등의 단장기적인 거주를 포함한 모든 이동성 경험을 표상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무엇보다 여행이 인종, 민족, 종족, 젠더, 계급, 세대 등 자신의 존재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다른 세계와의 ‘차이’를 경험함으로써 주체가 자발적으로 ‘이방인’, ‘망명자’ ‘유목민’ 되기를 실천하는 행위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행의 젠더적 성격과 의미를 이해하다
젠더 지리학의 관점에 입각해 여행주체로서 여성 젠더의 차별화된 여행경험을 통해 여행의 젠더적 성격을 입체적으로 재구하고자 했다. 즉 여행 장소를 기억하고 의미화하는 방식이 젠더적으로 구성된다는 전제에서 저자는 여행 주체가 여성인 글에서 그 여행이 가진 가치의 보편성과 차이를 추출해 내고 이 특징들을 수렴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한국 여성의 여행은 가부장제로 상징되는 한국 사회 특유의 폐쇄성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추동해 젠더 질서와 체계의 모순을 인식하고 이를 역전시키는 변화와 전환의 계기로 작용한다는 점, 그리고 이 같은 여성 젠더의 모습은 혼종적 주체, 복수의 정체성 등으로 환언되는 디아스포라 다문화 경계인의 보편적 존재방식을 표상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여행에서 젠더와 장소가 맺는 상호구성적인 관계를 파악하다
저자는 ‘장소 감수성(sensitivity of place)’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고유한 공간성과 주체의 내적인 감각이 교감하면서 형성되는 상호의존성을 중심으로 여성 젠더의 장소 경험 방식을 규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장소의 안과 밖, 중심과 주변에 동시에 존재하는 여성 여행자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여행 장소가 지닌 배타적 고유성이 해체되면서 장소의 의미가 새롭게 창출되는 순간을 포착하고자 했다. 더불어 여성 여행의 특성과 여행의 여성주의적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인식론적·방법론적 도구로 장소기억, 장소상실, 탈장소성, 비장소 등의 다양한 장소 이론 및 개념들을 활용하고 있다.
저자

임정연

이화여자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ㆍ박사학위를받았다.이화여자대학교국어문화원박사후연구원(Post-Doc)을거쳐현재안양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한국문학평론가협회총무이사및감사,이병주기념사업회출판ㆍ편집위원외다수의학회에서임원을맡고있으며,〈문학나무〉평론부문신인상을수상하고평론가로도활동하고있다.박사학위논문〈1920년대연애담론연구-지식인의식민성을중심으로〉를비롯해근대지식담론관련논문으로〈근대젠더담론과‘아내’라는표상〉,〈1930년대초소설에나타난연애의모럴과감수성〉,〈임노월문학의악마성과탈근대성〉,〈근대소설의낭만적감수성〉등이있고,〈박경리문학의공간상상력과탈근대적사유〉,〈이봉구문학에나타난‘명동’의로컬정체성과장소감〉등장소·공간관련연구를진행하고있다.펴내고쓴책에는《이광수평론선집》,《임노월작품집》,《지하련작품집》,《방인근작품집》,《노자영시선》,《한국어문학여성주제어사전》(공저),《김유정과의향연》(공저),《시대,작가,젠더》(공저)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이끄는글

Ⅰ장소를발견하다
:1920-40년대월경(越境)하는여행자-이방인의초상21

◆‘파리(paris)’의장소기억과여행자정체성
1.신여성나혜석의구미여행
2.여행자의욕망과정체성:‘길위’의이동하는시선
3.파리의장소기억:실존적진정성체험
4.진정성과일상성의충돌

◆망명도시의장소상실과좌초하는코즈모폴리턴의초상
1.주세죽,코레예바,한베라
2.붉은연애와코즈모폴리턴,유동하는정체성
3.유실된유토피아,상상의노스탤지어
4.망명도시의망상과환대의오인

◆유학과이주라는낯선사건과낯익은시선
1.근대여성지식인최영숙과주세죽의21세기적재현
2.《검은땅에빛나는》:통속의감성회로와누락된자의식
3.《코레예바의눈물》:멜로드라마적과잉과적연赤戀의판타지
4.결핍과과잉의서사권력

Ⅱ장소를감각하다
:1950-1980년대이국체험과여행글쓰기

◆여성해외기행문의문화번역방식과젠더글쓰기
1.여성여행담론의젠더적특성
2.차이의공존,탈-로컬의욕망:1950년대모윤숙과김말봉
3.접촉과교감,풍경과생활의발견:1960-70년대손소희와손장순
4.‘다시쓰기’의윤리와감성지리

◆새로운‘통속’으로서의아메리카니즘과‘교양’메커니즘
1.1950년대미국판타지와김말봉의《방초탑》
2.여행과연애,미국을소비하는낭만적형식
3.차이와배제,교양을소환하는여로구조
4.대중의욕망과멜로드라마의문법

◆기억의토포스,존재의아토포스
1.전혜린과독일토포필리아
2.기억의토포스,‘슈바빙적인것’의의미
3.존재의아토포스,고향상실의징후들
4.독일토폴로지와귀향으로서의글쓰기

◆낭만과탈낭만의경계에선여성여행서사
1.여성의여행과여행서사의젠더성
2.교양여행,시선의외부성과젠더구도의재배치
3.산책과만유漫遊,대중적표상의감각적해체
4.무국적의정체성과탈장소성

◆거주와이주사이,탈경계적공간인식
1.손장순과김지원의유학·이민서사
2.동일성/타자성의동시경험,표류공간으로서의파리
3.집(home)/집없음(homeless)의경계넘기,부재공간으로서의뉴욕
4.이주와거주의탈경계성

Ⅲ장소를전유하다
:1990-2000년대여행내러티브의장소배치와재배치

◆금기를넘어미지를탐색하는90년대여행서사
1.집떠나는헤스티아와페넬로페
2.금기의장소를탈신화화하는여로의후일담:모스크바와베를린
3.미지의장소를월경하는로드로망:북아프리카및중동
4.90년대여성여행서사의윤리적함의

◆인도여행기의지리적상상력과로컬재현의계보
1.‘인도적인것’의상상
2.텍스트로정의된세계,이중적집합표상
3.구경꾼-관망자(spectator),분할된스펙터클
4.‘순례’라는로망,자기반영적장소신화
5.진정성이라는상품혹은기획된로컬감성

◆인도여행서사의탈/오리엔탈리즘욕망
1.인도체험과서사화욕망
2.전경과후경,내부식민화와이원화된장소성
3.외존外存과잉여,재현불가능한로컬리티
4.인도심상지리의재/배치

◆지도바깥의여행,유동하는장소성
1.21세기여행법과비장소성
2.자동사로서의여행,장소의비장소화
3.지도밖으로의순례,‘지나가다’의장소적의미
4.탈근대여행서사의내러티브

◆재난모티프와포스트모던관광의진정성함의
1.후기자본주의여행의한유형:재난여행
2.무대화된진정성,다크투어리즘의부산물들
3.재난과사랑을통한여행공간의코라화
4.여성주의여행의상호성과관계성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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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여행·젠더·장소-한국여성여행서사의장소감수성》은여행이라는범주에서젠더정체성과장소정체성이맺는상호관련성을규명해감성의지리학을구현하는윤리적문화번역텍스트로서여성여행서사를계통적으로독해한연구서이다.그동안한국여성여행서사를대상으로여성여행의특수성에초점을맞춘연구가본격적으로진행된적이없었다는점에서이책은여성의장소경험방식과장소감수성을바탕으로여행의젠더적성격을규명한첫시도에해당한다고하겠다.
저자는‘여행’,‘젠더’,‘장소’라는주제가서로엮이고섞이면서문제의식을확장해가는동심원들속에서여행의의미를재사유하고,여행의젠더적성격과의미를이해하고,여행에서젠더와장소가맺는상호구성적인관계를파악하고자했다.이런접근법을통해저자는젠더와장소가상호관계맺는가운데여행의성격이유동적으로구성되어가는과정을입체적으로재구해간다.그리고궁극적으로‘여성주의적’여행의의미와가치를발굴하고,이같은여성주의적가치와원리가21세기에요구되는삶의기본적태도이자감수성이란사실을강조하고있다.
이로써저자는모든경계의‘사이’에서탈장소성과무국적의정체성이라는역설적인방식으로자신의실존을증명하고자했던여성젠더의존재방식과이를증언하는행위로서여행글쓰기의의미를확인하고있다.

▶이책의구성
1부장소를발견하다:1920-40년대월경하는여행자-이방인의초상에서는근대여성지식인나혜석,주세죽,최영숙의여행,이주,유학기록들을통해한국최초의여성여행자-이방인의모습을복원하고있다.근대의제한적이고고정된정보의틀안에서선험적인대상으로존재하던세계에관한지식과각장소의의미를여성의차별화된인식과사유,감각으로다시‘발견’했다는데주목하였다.

2부장소를감각하다:1950-1980년대이국체험과여행글쓰기에서는장소감수성개념을통해해방이후여성지식인들의여행담론에나타난이국체험방식과지리적상상력의형성과정을탐색했다.한국지식사회에영향력을미쳤던당대엘리트여성들의기행문,일기,에세이,소설속에서차별화된젠더감각과이것이세계에대한선험적지식과부딪치는순간발생하는내면의균열이나틈새의감수성을포착하고있다.

3부장소를전유하다:1990-2000년대여행내러티브의장소배치와재배치에서는1989년여행자유화이후한국문학에새롭게등재된여행장소들을중심으로한국문학의문화지형학적상상력이재편되는양상을살펴보았다.여행장소가확대ㆍ세분화하는1990년대를거쳐장소의유동성과불투명성을특징으로하는21세기탈근대적여행서사에나타난‘비(非)장소성’,‘무(無)장소성’,그리고후기자본주의여행산업의상품화·상업화양상까지분석의대상으로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