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하는인간’이란
난장판놀이를즐기는아기부터바둑두는할아버지까지.사람들은왜놀이를즐길까.저자는놀이가“생명력과심신능력의자유로운발휘,표출”이기때문이라고말한다.놀이의범주에는나홀로놀이와같이하는놀이가모두포함된다.나아가목적론적관점에서볼때인간은‘호모파베르(공작인)’가아니라놀기위해사는‘호모루덴스’라고규정한다.이는각종게임에열광하고해외여행이필수인현대인들에게딱들어맞는정의라고할수있다.
중화론:놀이와재미의본질
“놀기위해일하는”호모루덴스에게재미는곧놀이의궁극적목표로서매우중요하다.저자는재미의본질을《중용》에나오는공자의중화론中和論에서찾는다.질적인균형〔中〕,조화〔中節〕,그리고양적중도中度가재미를좌우한다고본다.이중화의원리는인간의사회적행위(공리,유희,예술,도덕)를규제한다.유희적행위를판단하는재미감각은적절한분량의균형잡힌놀이에재미를느끼게한다는것이다.저자는아담스미스의《도덕감정론》과《대학》,《예기》등동서고전을넘나들며사례별인간의감정과공감을설득력있게제시한다.제3절에서는아이들의싸움놀이에서부터유머,만화,게임,도박에이르기까지놀이의종류를일목요연하게다룬다.
유희를보는고금의이론들
그다음으로,저자의유희론과현대과학연구,고금의유희철학과비교분석함으로써놀이론을확장,심화한다.자악팽크셉과템플그랜딘은어린포유류의날뛰기놀이는각각뇌안의유희충동,놀이신경체계에따른다고본다.이러한뇌과학적·행태학적분석은저자가‘생명력의분출’로본유희본능을과학적으로뒷받침해준다.유희철학으로는유희의가치를예술,노동보다낮게평가한플라톤과아리스토텔레스,미메시스를유희의본질로오인한호이징거,가다머등그특징과오류들을낱낱이파헤친다.특히‘호모루덴스’를만든호이징거이론을비판하는대목에서는저자의놀이론이얼마나정교한지를확인할수있다.
이책은“유희는노동보다더중요할수있다”고말한다.대담하지만일리있는말이다.무엇보다지금은오징어게임,BTS,더글로리…등한국의콘텐츠들이세계놀이문화를좌우하고있다.그럼에도놀이의근원을우리의시각으로보는이론은아직거의없다.따라서이책은K-한류의이론적지침서이자,놀이가일상이된MZ세대의필독서이며,놀이에진심인“노는자들”을위한헌시라고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