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는 바보

책만 보는 바보

$18.00
저자

안소영

1967년대구에서태어나서울에서자랐다.故수학자안재구의둘째딸이다.서강대학교철학과를졸업했다.시대적변동이나환란에맞닥뜨린역사속인물들을추적해그내면을탐구하는작품을주로쓴다.지은책으로는조선시대실학자이덕무와백탑파벗들의이야기『책만보는바보』,정약용의둘째아들학유의눈으로아버지다산을그리는책『다산의아버님께』,조선후기젊은이들의개혁에대한열정을담은『갑신년의세친구』,시인윤동주의고뇌를세밀히탐구한책『시인동주』,그리고『마지막문장』『당신에게로』,감옥의아버지와주고받은10년동안의편지를엮은『봄을기다리는날들』등이있다.

목차

목차
머리말
이야기시작/1792년12월20일
첫번째이야기/나는책만읽는바보
햇살과책과나/나는책만보는바보/가난한달,나만의독서법/한서를이불삼고논어를병풍삼아/맹자에게밥을얻고좌씨에서술을...
두번째이야기/백탑아래서벗들과
내가있을자리/내마음속의백탑/백탑아래맺은인연/벗들이지어준나의공부방/어찌눈으로만책을/꽃처럼다시피어날수있다면
세번째이야기/내마음의벗들
얼버무려말하지말라-나의벗박제가
오랑캐무리의괴수?/봄날,시냇물처럼다가온벗/녹색눈동자에담신외로움/운명,나라고마음대로하지못할까/얼버무려말하지말라/운종가,구름처러흘러다니며
해부루를노래하다-나의벗유득공
사근사근상추쌈소리/그어머니에그아들/애지중지글상자,진귀한보물상자/아침해가빛나는나라/아침해가빛나는나라/옛도읍지를찾아서/해부루를기억하며/발장단치며노래를부르며
칼칼한바람속을누비다-나의벗백동수
북쪽하늘흙먼지냄새/나의벗,나의처남백동수/스승을찾아서/나무꾼과어부의집/무예의길과평화의길은하나/기린협으로/벗을보내며
우리를벗이라할수있을까-나의벗이서구
책을만나러온어린벗/문턱이닳고책장도닳고/한점그늘없는벗/우리를벗이라할수있을까/그대위해빈배남겨두리
네번째이야기-스승,더큰세계와의만남
나에게도스승이계신다면/지금,그리고이곳의학문/달밝은밤,수표교위의작은음악회
이세상의중심은나-담헌홍대용선생
나와벗들을사로잡은책/스승의따뜻한미소/공처럼둥근지구/이세상의중심은나/한여름날천둥소리,거문고소리
선입견을버려라-연암박지원선생
조선의다듬이소리/연암선생과박제가/이른봄제비처럼,듬직한바위처럼/선입견을버려라/기와조각과똥거름이가장볼만하더라
다섯번째이야기-마침내세상속으로
마흔을눈앞에두고
드넓은대륙에발을내딛다
1778년3월17일,홍제원에서/넓은세계를향해첫발을내딛다/유리창,세상모든책이여기에/연경거리에서/늦도록불켜진방/반가운벗의얼굴/옛고구려와발해땅을찾아서/가슴에는대륙을
백탑을떠나대궐로
네글읽는소리가듣기좋구나/다른사람의아픔을자신의아픔으로/해는저무는데갈길이멀구나/잊혀진날,발해의역사를되살리다/하루말미를주신다면/돌아온벗/이론과실제에충실한무예책/백성들속으로들어가다/백성의마음으로
여섯번째이야기-아이들이열어갈조선의미래는
아버님의칠순잔칫날/우리아이들의미래는/서로나무녀이어지는시간/아이들이열어갈조선의하늘
이야기끝-1793년1월24일
뒷이야기
이책에나오는인물과책
참고한책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사실과상상으로빚어낸조선시대의책벌레이덕무와그의벗들이야기
‘책만보는바보’라불렸던이덕무,그의눈과마음이되어그려보는
조선후기실학자박제가,유득공,이서구,박지원,홍대용들과협객백동수,
그리고개혁군주정조와18세기조선.

■역사속인물을바로우리곁으로불러내기
역사(歷史)라는오래된문자[歷지낼력]를들여다봅니다.자연과사람의노동이어우러져자라는곡식[벼화禾+禾]이심어져있...
사실과상상으로빚어낸조선시대의책벌레이덕무와그의벗들이야기
‘책만보는바보’라불렸던이덕무,그의눈과마음이되어그려보는
조선후기실학자박제가,유득공,이서구,박지원,홍대용들과협객백동수,
그리고개혁군주정조와18세기조선.

■역사속인물을바로우리곁으로불러내기
역사(歷史)라는오래된문자[歷지낼력]를들여다봅니다.자연과사람의노동이어우러져자라는곡식[벼화禾+禾]이심어져있고,주변을서성이는사람의발자국[止]도보입니다.틈나는대로둘러보며가꾸는사람의애타는마음도담겨있는듯합니다.울타리[?]도둘려져있습니다.
이렇듯‘역사’라는추상적인단어도찬찬히들여다보면달리보입니다.수많은사람들의얼굴과발자국하나하나가그위에겹쳐지면서떠오르기때문이지요.역사는결국그시대를살아간사람들의이야기라는평범한사실을새삼깨닫게됩니다.
이덕무와벗들은지금으로부터2백여년전의사람들입니다.흔히조선후기의실학자라고불리는,우리에게는그저활자로만다가오는사람들입니다.그러나짧지않은생애동안그들도분명,우리처럼온갖감정,기쁨과슬픔을느끼고희망과좌절도겪었을것입니다.
하지만역사책,특히어린이책에씌어진그들혹은역사속의인물들에게서는생명력이느껴지지않습니다.역사속의일이라하여시제는과거형이요,설명위주의서술은건조하기만합니다.그들은우리와는거리를둔채,그저책속에머물러있을뿐입니다.그들을우리곁으로,숨쉬는인간으로불러낼수없을까?이책《책만보는바보--이덕무와그의벗들이야기》의기획,집필은이런아쉬움과바람에서시작되었습니다.
일찍이이덕무에매료되어그의저술은물론그와관련된글을샅샅이찾아읽어온이책의저자는이덕무의마음속으로깊이들어가보기로합니다.‘간서치(看書痴,책만보는바보)’라자처하며평생책을벗삼아살았던이덕무,풍부한감성과섬세한눈길로세상을바라보았던그가되어그의벗들과그시대를불러내봅니다.

■이덕무와그의벗들이야기
이덕무:조선정조때의문인,실학자.자는무관(懋官),호는청장관(靑莊館)?형암(炯庵)·아정(雅亭).서얼출신으로가난한환경에서자랐으나,박학다식하고시문에능하여젊어서부터많은저술을남겼다.홍대용,박지원,박제가,유득공등과사귀었으며,중국에까지알려진사가시인(四家詩人)중의한사람이다.(...)

이덕무에대한일반적인소개문에빠지지않는말이‘서자출신문인’‘박학다식’입니다.이덕무는왕족의후손이지만그의아버지가서자였기에,태어나면서부터고단한삶이시작됩니다.내성적인성격의그는집안형편상친척집을전전하며살게되면서,더욱말이없고조용한,오직책속에서책과대화하며자랍니다.
그에게책은단지보는대상이아니라듣고보고느끼는,살아있는존재이며세계였습니다.엄격한신분제사회에서어디에도낄데가없었던서자신분의그가마음을둘곳은책밖에없었을지모릅니다.이덕무가책과벗하고,책속의사람들과벗하는나날들은오래도록계속됩니다.책이야말로그의으뜸가는벗으로꼽을수있을것입니다.
그러던중이덕무는백탑(원각사지십층석탑,지금의탑골공원안에있음)이있는대사동(지금의인사동)으로이사하게되는데,이곳에서그는비로소평생지기인박제가,유득공,백동수,이서구들을사귀게됩니다.이들중가장나이가어린이서구를제외하면,모두서자출신입니다.힘든세월을견딜수있게서로의지가되어준벗들이지요.
이덕무와그의벗들은또한,더큰세계로눈을뜨게해준스승격인담헌홍대용과연암박지원과도깊은친분을맺게됩니다.홍대용과박지원,그리고이서구는명문가의사대부였습니다.당시이들의사귐은신분과처지를뛰어넘는파격적인것이었지만,무엇보다사람의성품을먼저보고소중하게여기는마음이있었기에가능한일이었습니다.
여느선비들처럼유교경전만을파고들어봐야벼슬에나아갈수있는처지도아니었기에,이덕무와그의벗들의관심은주변의자연이나사물,자신의감정을깊이들여다보는것에많이쏠립니다.이러한시선은자연스레문학적인언어로표현되어,각자의개성과감수성이뛰어난시와문장들을많이남기고,《백탑청연집(白塔淸緣集)》과같은문집으로만들기도합니다.특히이덕무와박제가,유득공,이서구가함께낸시문집《한객건연집(韓客巾衍集)》은중국에까지전해질만큼유명한문집이었고,시와문장에뛰어나다하여그들은‘사가(四家)’라고불립니다.
또한신분제도의문제점을몸소뼈저리게느끼고있던이덕무와그의벗들이었기에,완고한유교사회의모순이여기저기서꿈틀꿈틀드러나기시작하는조선후기사회의현실이절실하게다가옵니다.그리하여이들은,감수성이예민한문학청년에서사회현실에문제점을느끼고새롭게바꾸어가려는개혁적인사상가로변모해가게됩니다.
이책은이러한그들의행로를찬찬히따라갑니다.이덕무처럼섬세한저자의눈길이그들의생각이여물어가는과정을좇아봅니다.

■실학자들을마음으로이해하기
이덕무와그의벗들은모두조선후기의실학자라불립니다.이책에서는굳이‘실학’이란말을쓰지는않지만,이덕무와벗들의생각을통해실학이생겨난배경,실학자라불린사람들이지닌문제의식을보여주고있습니다.
언뜻생각하면책벌레이덕무와실학은어딘가거리가있어보입니다.이러한생각은실학을그저편리함이나효율성만을얻으려는실용이란말로이해하기때문이기도합니다.

“스스로를책만보는바보라하였지만,이덕무그리고그의벗들은결코책속에서만머무르던사람들은아니었습니다.이덕무와벗들은조선후기의실학자라불리지만,이들이몰두했던실학(實學)이란말에서그저편리함이나효율성만을떠올리면안된다는생각이듭니다.하루종일들판에서일하고돌아와봐야먹을것도입을것도넉넉하지못했던조선백성들의사는모습,그것을바라보는안타까운마음에서젊은그들의새로운학문은비롯되었으니까요.그들역시굶주림의고통을겪어보았고,날때부터사람의운명을갈라놓은신분제도의문제점을뼈저리게느껴왔기에,그처럼뜨거운마음으로개혁을원했는지모릅니다.이들을알고부터나는실학이란말을대할때마다,부당한대우를받는사람들에대한깊은연민,잘못된것을고치려하지않는사람들과사회에대한뜨거운분노를먼저떠올리게되었습니다.”(에서)

백과사전처럼해박한이덕무의지식은,풍부한고증을거쳐엄격한사실을바탕으로하고있는것이었습니다.그또한‘실사구시(實事求是)’의정신에입각해있는,실학적인학문태도라할수있습니다.
이책은실학을바르게이해하기위해서는,실학자들의가슴속에담긴생각을먼저보기를권합니다.학문과사회를대하는그들의태도를눈여겨보기를바랍니다.
‘실학’은사색이나논변자체를위한사대부의학문이아니라,현실을바라보고현실을살아가는사람들의온갖모순과문제를해명하거나해결하기위한학문으로의커다란방향전환이었습니다.당시조선사회의젊은이들은,이제까지내려오는학문과제도의권위에따르지않고현실에비추어비판적으로받아들이고개혁해나가려하였습니다.그리고젊은그들에의해세상은새로운방향을향해꿈틀대고있었습니다.
이덕무와벗들은그러한시대의흐름한가운데있었습니다.사회의문제가다양한만큼,이들이관심을기울인분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