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리들의 집 (김한울 그림책 | 양장본 Hardcover)

안녕, 우리들의 집 (김한울 그림책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재건축사업으로 사람들이 모두 떠난 동네에서 일어난 일
우리가 버리고 떠난 집과 마당의 꽃나무와 개와 고양이와 새들의 이야기
우리가 까맣게 잊어버린 우리 이웃, 그들이 말하지 못한 이야기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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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한울

김한울은국민대학교와같은학교대학원에서순수미술을전공했습니다.크고작은그림을그리고흙으로여러가지를빚습니다.재개발,재건축사업으로사라지는집들을눈여겨보면서작품을만들어개인전〈자라나는집〉과〈일구어진땅〉을열었고,마음속에담아둔생각을이야기로풀어내어이책을만들었습니다.《안녕,우리들의집》은첫그림책입니다.

목차

이책은목차가없습니다.

출판사 서평

크고작은집들이옹기종기모인동네
책을펼치면비탈길을따라크고작은집이올망졸망늘어선동네가나옵니다.옥상에서빨래가펄럭이고,담장너머로꽃나무들이배죽고개를내밉니다.동네어귀에는자그마한수퍼가있고오가는이들이다리쉼하며이야기꽃을피울의자와평상이있습니다.당장이라도아이들재잘대는소리,구수한된장찌개냄새가퍼져나올듯정겹고익숙한풍경입니다.
하지만책장을넘기면텅빈여백속에집모양으로배열된빽빽한글자들이눈길을끕니다.그아래떡하니자리잡은건“재건축이주안내”라는현수막입니다.사람들의온기로가득했던“손때묻은정든집”이어느새“귀찮고초라한집”이되었고,낡은집을모두부수고새아파트를짓기로했다는사연입니다.그리하여사람들이모두떠난자리,사람들이끝이라고여기는순간에서이그림책이시작됩니다.

사람들이떠나고난뒤에일어나는일들
사람들은많은것을버리고떠났습니다.구석구석추억을담은집과손때묻은가구,고장난가전제품,들고가기거추장스러운화분,마당의꽃나무,심지어키우던개마저버리고훌훌떠났습니다.하지만이곳을터전으로살았던건사람들만은아니었어요.이곳에뿌리내리고사는풀과나무,이곳에둥지를틀고사는새들과길고양이들이있었지요.사람들이떠난뒤에도꽃은피고,나무는푸르게우거지고,새들은지저귀었습니다.고양이들은부서진가구더미를뛰어넘으며놀았고,버림받은개는주인이돌아오기만을하염없이기다렸습니다.
사람들은떠났지만남은생명들은여전히그곳에서삶을이어갔습니다.물론그시간이영원할수는없었지요.철거가시작되었으니까요.집들이차례차례무너집니다.풀이꺾이고나무가찍혀쓰러집니다.이제남은이들은,제보금자리가무너지는걸막을수없는이들은어떻게해야할까요.


작가김한울이두번의개인전에담지못한이야기
우리는종종사람만이생명이있고사람만이권리가있다고착각합니다.그러나우리곁에는사람만이아니라,사람의울타리안에서사는반려동식물뿐만아니라,그땅에뿌리내리고가지뻗으며나이테를쌓아온나무들,둥지짓고알낳고새끼를길러온새들,길고양이들,그밖의수많은생명들이함께살고있습니다.자본의논리만을앞세운개발사업은사람에게도폭력적이지만동식물에게는더욱폭력적입니다.삶의터전을빼앗고목숨을위협하는일이니까요.우리처럼말하지않고,요구하지못하고,주장할수없다는이유로그들을잊어서는안됩니다.우리가서로연결되어있다는사실을절대로잊어서는안돼요.
이그림책은나고자란동네가재개발되는과정을겪으면서그경험을토대로지속적인회화작업을하고있는작가김한울이쓰고그렸습니다.작가는‘자라나는집’과‘일구어진땅’이라는두번의개인전으로잃어버린집과공동체에대한상실감을토로한데이어,이그림책에서는인간중심의개발논리가다른생명에게미치는영향에대해조심스럽게성찰합니다.

우리눈과마음을열어주는슬프고아름다운그림책
버려진간판위에웅크린고양이,을씨년스러운폐가에서환하게피어난자목련,주인냄새가밴옷에서한사코떨어지지않는버림받은개,팔이뜯어진곰인형,죽은새를애도하듯피어난들꽃무리,무너진담장을타고오르는초록덩굴….작가는우리가무심코지나치는것들,눈길주지않는것들을주목합니다.동네구석구석을찬찬히살피는작가의시선은그동안우리가무엇을잊었고,무엇을버렸고,무엇을잃었는지,우리가다른생명에게어떤빚을지고있는지묻는듯합니다.
작가는위기에내몰린작은생명들앞에고깔을쓴너구리를보냅니다.작가의이전작품에서도종종등장하는이너구리들은집을지키는작은신같기도하고,버려진이들을위로하고픈작가의마음같기도합니다.손때묻은낡은물건과줄기꺾인풀꽃을소중하게여기고,잊힌동물들을알아봐주는너구리.하지만자신들이살아온터전을떠날수도,계속머무를수도없는이들에게너구리들이무엇을해줄수있을까요.
마지막남은집에서보내는마지막밤은참으로아름답습니다.버려진집이생기를되찾고,깨진창문너머로아름다운꽃이피어나고,망가진선풍기가꽃바람을뿜으며,모두가행복한얼굴로함께하는꿈같은밤입니다.
그러나밤은짧고현실은견고합니다.이제동네는사라졌습니다.마치원래아무것도없었다는듯텅빈흙더미뿐입니다.그래도봄이오면그흙더미위에다시노란민들레가피어날거예요.삶은계속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