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에 (양장본 Hardcover)

달밤에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보름달 뜨는 밤, 고층 아파트 숲에서 마법과 같은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겹겹이 쌓아올린 펜 선이 빚어내는 몽환적인 달밤, 활기차고 역동적인 달의 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층간 소음과 전염병이 화두인 시대, 탑에 갇힌 라푼젤처럼 뛰어놀 자유를 잃은 아이들에게 해방감을 맛보게 해줄 그림책. 2013년에 출간된 〈달밤〉을 전면 수정하여 새롭게 다듬고 엮었다.
저자

이혜리

그림책작가겸일러스트레이터다.홍익대학교와같은학교대학원에서시각디자인을전공했다.그림책《비가오는날에》와《달려》를쓰고그렸으며《우리집에는괴물이우글우글》《아무도모를거야,내가누군지》《우리몸의구멍》《여름휴가》《가시연잎이말했네》《누구게?》들에그림을그렸다.출간작대부분이세계각국에서번역출간되어좋은반응을얻고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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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보름달뜨는밤,고층아파트숲에서마법과같은상상의세계가펼쳐진다.겹겹이쌓아올린펜선이빚어내는몽환적인달밤,활기차고역동적인달의춤이눈길을사로잡는다.층간소음과전염병이화두인시대,탑에갇힌라푼젤처럼뛰어놀자유를잃은아이들에게해방감을맛보게해줄그림책.2013년에출간된〈달밤〉을전면수정하여새롭게다듬고엮었다.

고층아파트숲,조각난하늘에보름달이떴다
하늘을찌를듯솟아오른아파트들이빽빽하게늘어섰다.다닥다닥들어선똑같은모양의건물들,똑같은모양의창문들사이로활짝열린작은창하나가보인다.창가에는남자아이하나가앉아있다.늦도록잠이오지않는모양이다.달은이지러진곳없이꽉찬보름달이다.달빛은휘영청밝다.
환한달빛에이끌려아이가달을올려다본다.달은유난히크고유난히밝다.마법에라도걸린듯보름달은점점커지고아이를덮칠기세로가까워지더니,두둥!느닷없이보름달처럼둥글고커다란얼굴이아이앞을가로막는다.아이앞에등장한것은보름달처럼둥근얼굴에오색빛깔의갈기를휘날리는사자!사자는놀자는듯고개를까닥거리며아이를부른다.놀랄틈도없고망설일이유도없다.아이는냉큼사자등위로뛰어내린다.

보름달처럼둥근얼굴의사자가우리를부른다
아이는사자와함께동네를돌며외친다.“얘들아,모여라.신나게놀자!”어디에숨어있었는지아이들이쏟아져나온다.성냥갑같은집,레고블록으로쌓아올린것같은동네에도뛰어놀고싶은아이들이살고있다.
아이들은환한보름달달빛아래에서사자와함께신명나게뛰어논다.뛰고구르고뒹굴며,웃고떠들고소리치며.사자의오색갈기가달빛에반짝이며휘날리고,아이들의즐거운함성이,힘차게뛰는맥박이,가쁜숨소리가온세상을채우고온우주를뒤흔들며유유히뻗어나간다.
아이가문득정신을차려보니사자도아이들도모두사라졌다.달빛은아파트숲을환하게물들이고보름달은언제그랬냐는듯얌전히하늘에걸려시치미를떼고있다.사자는정말찾아왔던걸까?그저아이의상상이었을까?이모든것이보름달의마법인걸까?

힘차고도섬세한펜화로구현한활기차고몽환적인달밤
깊은밤처럼어두운틀안에힘차고도섬세한펜화가놓여있다.검은펜선아래배어나오는색들은깊고도아련하다.검푸른빛을기조로노랑과녹색,보라로번지는색조의변화는몽환적이면서도시간과감정의흐름을은근하게드러낸다.
작가특유의생생한표정과활기찬동작은생동감이넘친다.구도는대담하고역동적이나,섬세한펜선을겹겹이쌓아올려빚은세계는농밀하고감성적이다.페이지를넘길때마다거침없이다가오는보름달과사자로채운도입부는강렬하고,힘차게뻗은선과연속동작으로그려낸사자와아이들은책장을넘길때마다살아움직인다.사자와아이들은보름달환한달빛아래에서탈춤을추듯발을구르고머리를흔들고어깻짓을하고,원을그리며휘돌고소용돌이처럼뻗어나가며달의춤을춘다.

지금이곳의아이들이꾸는꿈
이책이그려내는세상은흥겹고아름다우나씁쓰레한뒷맛을남긴다.아이들에게놀이는본능이지만그본능이억눌려있는현실을작가가뼈아프게느끼고안타까워하기때문이다.견고한사각틀로이루어진아파트,층간소음때문에발걸음내딛을때마다잔소리를들어야하는아이들은탑에갇힌라푼젤을연상시킨다.라푼젤을가둔건마녀지만아이를가둔것은누구일까?
보름달과함께등장한존재가하필북청사자놀음의사자인것도흥미롭다.북청사자놀음은정월대보름밤에마을공동체가합심하여한바탕신명나게벌이던대동놀이다.이웃과나누는삶,함께사는즐거움,신명나는놀이판을되새겨본다.“아무개야,놀자”소리에달려나가놀던시절이그립다.보름달뜨는밤을손꼽아기다려보자.휘영청밝은보름달이아파트숲사이조각난하늘에떠오르는밤,보름달만큼이나환하고둥근얼굴의사자를만나길빌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