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사이버공간은어디로흘러가는가?
‘가상’과‘현실’의경계가무너져버린오늘날,
사이버세계의저변을흐르는문화코드를제시한다
사이버공간은더이상인간의삶과유리된비현실적이고독특한세계가아니다!
아날로그시대는저물고디지털시대가몰려온다고선언했던니컬러스네그로폰테(NicholasNegroponte)의?디지털이다(BeingDigital)?가출간된지어느덧20년이지났다.네그로폰테의주장을모두수긍하든수긍하지않든우리는그의말처럼어느새디지털세상을살고있다.가상도시,전자포럼,전자상거래,디지털예술,사이버교육,소셜미디어게임등과거에는상상도하지못했던현상들이나타나고있는것이다.정보기술발달의초기에사이버공간은기존사회의현실과는유리되어작동하는공간으로간주되었다.그러나시민들이활발하게사이버공간을이용하면서사이버공간은더이상인간의삶과유리된비현실적이고독특한세계가아니다.
언제어디서나접속이가능하고,개방적이며,상호적인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는인간의삶의방식을변화시킨다.사람을만나고,물건을사고,놀고,정보를교환하고,기록을남기는,우리를둘러싼모든삶의양식들이이러한변화에포함된다.사이버공간에서이루어지는인간의활동들은‘문화’라는개념을통해하나로묶일수있는삶의족적을남긴다.사이버공간에서는한사회의구성원에의해공유되는물적?지적토대,행동,가치관,언어등을포함하는체계,즉사이버공간의문화가드러나고있다.
사이버세계의생리를꿰뚫는몇가지문화코드
한사회내에서공유되는특유한신념체계는일정한형태로코드화되고유지되며정보와지식을전달하는중요한통로로작동한다.생물학자리처드도킨스(RichardDawkins)가‘문화유전자(meme,밈)’라일컬은일종의코드가바로이러한것이다.한사회의문화유전자는다른사회와는차별화되는그자체의법칙이존재하고,개개인은이러한문화코드에영향을받으며문화적취향을형성한다.그렇다면한국사회의사이버공간에서는어떤문화코드들이존재할까?정보기술의발전에따른정치와사회의패러다임변화를연구하는일군의국내학자들이한국사이버공간의문화적변화상을몇가지코드로분석하여한권의책으로엮었다.
저자들은다음과같이도덕적이탈,소외,플레이밍(flaming),집단소비,자기과시와연출,문화불평등등으로한국사이버공간의문화코드를설명한다.첫째,도덕적이탈현상이한국사이버공간의문화코드로존재한다.인터넷중독,악플,비방,해킹,인터넷사기와같은도덕적이탈이사이버공간에서빈번하게일어나고있다.사이버공간은면대면의관계가아니라익명성을전제로하고있어도덕적이탈을용이하게하는구조를가지고있는데,현실공간보다사이버공간에서왜더많은도덕적이탈이관찰되는지그원인을규명하는것은사이버공간을통해일어나는문화의특성을이해하는데중요한문제이다.
둘째,정보격차와이에따른정보소외의문제이다.디지털기술은잘사는나라와못사는나라,부자와가난한자의격차를심화시켜왔다.그런데새로운형태의정보격차는정보의홍수속에서필요한정보와그렇지않은정보를구분해내며,필요한정보를적재적소에서획득하고활용하는일련의과정을얼마나자연스럽게향유할수있는가에서도나타나고있다.정보격차와정보소외는경제적?사회적계급을재생산하며사회적?정치적불평등을생산해낸다.
셋째,한국사회에서는플레이밍이사이버공간의문화로형성되고있다.누군가를빈정대거나비방하고모욕하는행위인플레이밍은자신과의견이나이해를달리하는집단을비난하고공격하는것이다.정치,사회,경제모든면에서특정한사안들이이슈화되는경우,맥락이나인과적관계가유통되기보다는특정사건의한단면이강조되며인격적이고폭력적인내용들이활발하게유통되고있다.
넷째,집단지성을통한소비가사이버공간의문화로자리잡고있다.정보처리및저장기술,통신기술의발달을배경으로생산자와소비자,생산자와생산자간의정보지식의공유네트워크가형성되고있으며생산자와소비자,기업간,국가간경계가허물어지게되는것이다.생산요소의공유와활성화는협업및경험의공유를통한공동의가치창출행위를증가시키고,생산자와소비자의거래행위를변화시킨다.
다섯째,연출주의와과시또한사이버공간의문화로등장하고있다.인터넷카페의게시판이나블로그를통해자신의견해나정서를알려온대중은이제페이스북,카카오톡,유튜브와같은소셜미디어를통해자신의정체성을드러낸다.과시는특정연예인이나정치인들을중심으로이루어졌으나소셜미디어를통해일반인도사진과동영상을게시하며자신을연출하고과시하는문화가나타나고있다.
여섯째,문화불평등현상역시사이버공간의문화로나타나고있다.소셜네트워크의발달은디지털테크놀로지의발달과더불어인류가가졌던유토피아적이상향과는달리오히려다양한디지털문화를향유하지못하는불평등을야기하고있다.이러한문화불평등은경제적불평등에기인했지만다시경제적불평등으로연결되는순환의구조를가지고있어문제의심각성이있다.
일곱째,팬덤문화이다.팬덤은특정팬들이모인집단을일컫는데,소셜미디어의발달은팬덤의형성을좀더용이하게하고있다.소셜미디어의보급과대중문화의확산으로모인팬그룹은자신이좋아하는대상에대해같은지지그룹과메시지교환,게시판을통해정서적인연대감을공유하고즐거움을나누며강력한사회적?문화적영향력을행사한다.텔레비전이나대중음악에나타나는열광적인팬들의행동과이들의언어와선호,공유되는즐거움을분석하는것은특정시대를배경으로하는문화를밝혀내는데유용하다.
이책에서는이와같은실제적관점에서사이버공간의문화코드들이문화적현상에어떻게나타나는지를이야기하고있다.네그로폰테의낙관적전망과달리,안타깝게도우리의사이버공간에서는집단적편가르기와플레이밍,정보의왜곡과편파적해석,도덕적이탈,정보소외등부정적인문화코드가나타나고있다.이같은부정적문화코드를치유하고누구나디지털기술의혜택을누리기위해서는어느누구랄것도없이우리개인모두의노력이필요하며,그런점에서이책은우리에게부단한성찰을요구한다.
∥신간출간의의
우리사회사이버공간의문화적변화상을명쾌하게진단한책
인터넷과뉴미디어가발전하면서사람들은품격있는사회를만들수있으리라믿어왔다.미래학자들은기술적발전이사회를움직이는가치와신념,개인들의속성이나행동의원리를바꿀수있으리라고주장했다.그런데기술의진보를통해한국사회의문제들을해결할수있을것이라는희망은낙관적일수만은없다.사이버폭력,게임중독,프라이버시침해,사이버범죄등도사이버공간에서벌어지고있는한국사회의모습이기때문이다.그렇다면기술의발전에따른한국사회변화를읽어낼수있는키워드로서‘사이버공간의문화코드’의현실은어떠한가?사이버문화코드는어떻게생성되고전파되고있는가?이책은이러한한국의사이버문화코드의특징을알아내고해독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기술적성장이사회를구성하고있는문화들과조응하며변화해온궤적을좇는이러한작업은바로사회를살아가고있는우리자신을설명하고이해하기위해꼭필요한작업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