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처음 역사

성서의 처음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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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윗 왕과 J 문서, 신학자와 목회자의 협동 작업으로 성서의 원형과 그 의미를 밝힌다
본서는 문서 이론에 입각하여 성서의 처음 오경을 구성하는 네 문서 중 가장 빠른 시기에 성립된 J문서가 다윗 시대에 다윗 왕의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쓰였다고 강조하면서, J에 해당하는 부분을 오경에서 추출하여 그 문학적 원형과 고유한 내용을 설명한다. 문서설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본서처럼 오경을 구성하는 J문서를 따로 추출하여 그 신학 사상과 문학 장르적인 특징을 설명한 책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J문서는 구약성서에서 가장 유명한 사건들을 망라하고 있으며 독자의 많은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이다. 히브리어와 고대 중근동 언어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을 동원하여 독자들을 성서가 처음 형성되었던 시대로 안내하여, 성서의 원래 저자가 진정으로 말하려고 했던 바가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명저이다.
저자

로버트 쿠트

대표작으로 『신명기 역사』이/가 있다.

목차

1. 성서의 처음 역사란?
2. 네 가지 이야기
3. 왕실 역사
4. 이스라엘은 누구인가?
5. 기회가 찾아오다
6. 다른 이름을 지닌 실제 인물
7. 특권의 문제
8. 하나님의 특권과 인간의 특권
9. 왕실의 사고방식
10. 강우 농업의 시작
11. 에덴의 동쪽
12. 새로운 접근
13. 두 종류의 왕실
14. 하나님이 인정한 출생
15. “배우자를 주십시오”
16. 동생이 이기다
17. 스스로 성공하는 사람
18. 유다의 탁월성
19. 에덴의 서쪽
20. 그것은 자루에 들어있다
21. 노예가 된 베두인들
22. 완고한 마음
23. 위대한 탈출
24. 누가 지도자인가?
25. 그곳에 도착하기까지
26. 축복의 승리
27. 무엇이 다른가?
28. 함축된 의미들
부록: 다윗 시대에 작성한 J

출판사 서평

1. 머리말
성서는 야훼 하나님의 계시에 의하여 쓰였으며 따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의 오류나 모순도 없다고 하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성서를 펼쳐서 읽어보면 기대와는 달리 맨 처음부터 서로 상반되는 이야기가 나와서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성서는 야훼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하는데, 그 이야기가 서로 다르다. 즉 창세기 1장부터 2장 3절까지의 천지 창조 이야기와 2장 4절부터 시작되는 창조 이야기가 완전히 다른 스토리로 전개되는 것이다. 또 창세기에서는 아브라함 등 여러 사람이 야훼의 이름을 잘 알고 있으며 대화 중에 야훼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창세기 4장 26절에서는 “셋도 아들을 낳고 그의 이름을 에노스라 하였으며 그때에 사람들이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개역개정 성경?)라고 한다. 그런데 출애굽기 6장 2~3절(?개역개정 성경?)에는 갑자기 이런 말이 나온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나는 여호와이니라(2절)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전능의 하나님으로 나타났으나 나의 이름을 여호와로는 그들에게 알리지 아니하였고(3절)

여기에서 보면 야훼 하나님이 모세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야훼임을 알려준 것이고, 따라서 그 이전 사람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몰라야 맞을 것이다. 그러니 창세기를 읽은 독자들은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2. 성서 비평학의 대두
이런 예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다. 전통적으로 구약성서의 처음 다섯 권을 모세가 쓴 것으로 보고 모세 오경이라고 일컬어왔는데, 오경을 실제로 모세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서 혼자 썼다면 이렇게 앞뒤가 모순되는 내용이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미 중세 시대부터 조심스럽게 오경 전부를 모세가 쓴 것 같지 않다는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예컨대 신명기의 마지막 여덟 개 절에 있는 모세의 사후 장면 같은 경우 모세가 썼을 리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중세에는 가톨릭의 권위가 너무도 강력하였기 때문에 그런 의문이 큰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계몽주의의 여파로 그러한 제약이 풀리게 되면서 비로소 현대 신학(성서 비평학)이 태동하게 되었다. 구약 성서의 경우 성서 비평학이 등장한 것은 계몽주의와 과학혁명, 히브리어를 비롯한 고대 중근동 언어에 대한 지식의 증대, 고고학적 발견 등에 힘입은 것이다. 성서 비평학의 발전 과정에서 19세기 후반에는 독일의 신학자 그라프와 벨하우젠이 이른바 문서 가설(documentary hypothesis)을 제기하였다. 문서 가설은 구약 성서의 처음 다섯 권을 모세가 쓴 것이 아니고, 수백 년 동안 J, E, D, P 등의 문서로 전승되어 오던 것을 기원전 5세기경에 서기관들이 하나로 편집하여 오늘날의 성경이 되었다고 하는 이론이다. 여기에서 J는 독일어 Jawhe의 첫 자를 딴 것으로서 신을 Jawhe(야훼)라고 일컬은 데서 온 이름이다. 다음으로 E문서는 Elohim의 첫 자를 딴 것인데, 신을 Elohim(하나님)이라고 일컬은 데서 온 이름이다. P는 Priestly document(제사장 문서)의 첫 자를 딴 것이고, D는 Deuteronomy(신명기)의 첫 자를 딴 것이다. 처음에 하나의 가설로 제기되었던 문서 이론은 그 뒤 더욱 발전하여 현대 신학계의 주류 이론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많은 새로운 비평 방법이 개발되어 문서설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거나 대체하였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대부분의 학자들은 문서설의 기본적인 관점을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브리태니커 백과사전 2016년판, “Biblical Literature” 항목 중에서 소항목 ‘The documentary hypothesis’ 부분 참조).

3. 성서 비평학에 대한 세 가지 입장

서양 기독교에서 성서 비평학을 대하는 입장은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1) 결별 모델(근본주의 모델)
근본주의 모델은 성서 비평학이 ‘성서가 하나님의 계시에 의한 것으로서 오류나 모순점이 전혀 없다’고 하는 전통적인 믿음을 붕괴시키는 것으로 보고 현대 신학과 결별하는 입장이다. 중세 시대에는 성서무오설(聖書無誤說)이 도그마(dogma, 수학의 공리처럼 증명이 불필요한 자명한 진리)로 받아들여졌고, 신학은 이러한 도그마를 정당화하는 호교론(護敎論)적 학문이었다. 그런데 현대 신학이 이런 도그마를 부인하게 되자 그것과 결별한 것이다.
이러한 근본주의적 입장은 고대나 중세의 세계관이나 우주관과는 잘 어울리는 것이었지만, 현대인들의 세계관이나 우주관과는 어울리기 어려워서 그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특히 sola scriptura(솔라 스크립투라, ‘오직 성서로’라는 뜻의 라틴어로서 루터 종교 개혁의 표어 중 하나)에 입각하여 성서를 자세히 읽으면 읽을수록 상호 모순되는 부분을 인식하게 되는 역설적 상황이다. 사실 중세 시대에 성서무오설이 힘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보통 사람들이 성서를 읽지 못했던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중세 시대에 서양에서는 라틴어로 쓰인 성서를 배타적으로 사용하였고 또 가격이 너무 비싸서 보통 사람은 성서를 읽을 수 없었기 때문에 사제들이 들려주는 말을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또 근본주의 모델은 성서를 깊이 있게 읽으려고 하는 현대인들에게 불필요한 정신적 부담을 너무 크게 줘서 성서 읽기를 어렵게 만든다. ‘노아의 홍수’나 ‘출애굽 당시에 바다가 갈라졌다’는 것을 문자 그대로 믿을 현대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더욱이 성서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의 성과가 쌓여갈수록 성서에 기록된 사건 중 많은 것이 정확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고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성서에 기록된 것을 전부 정확한 역사적 사실로 믿어야만 성서를 제대로 읽는 것이라고 한다면 현대인들이 성서를 읽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아가서 성서 시대나 그 이전 시대의 중근동 언어로 쓰인 여러 문헌들이 발견되고 해독됨으로써 성서에 기록된 많은 사건들이 성서에 특유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중근동 문화에 널리 유포되어 있었음이 밝혀진 것도 근본주의 모델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2) 자유주의 모델
이 입장은 현대 신학의 성과를 전폭적으로 수용하여 성서를 인간 세계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이 입장에서는 성서를 다른 책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본다. 비기독교인이 성서를 읽는다면 자유주의 모델이 가장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자유주의 모델이 계시종교로서의 기독교의 정체성에 반한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따라서 뭔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3) 대화 모델(복음주의 모델)

이 입장은 성서가 인간 세계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산물이지만 그 중심에는 신의 계시가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이 입장에서는 현대 신학이 종교적 믿음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성서를 더욱 깊이, 그리고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서에 대한 역사비평적 탐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입장에서는 현대의 과학 지식이나 성서에 대한 역사적, 고고학적, 언어학적 연구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도 계시종교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고자 한다. 이 모델은 현대인들이 성서를 편안히 읽을 수 있게 해주면서도 종교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종교간의 대화도 가능하게 해준다. 근본주의 모델에 의하면 종교간의 대화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4) 본서의 입장
본서는 대화모델에 입각하고 있는데, 성서학자인 로버트 쿠트 교수와 목회자인 미국 장로회 소속의 데이빗 오르드 목사가 공저했다고 하는 것은 그 입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두 저자는 대화 모델에 입각한 Is the Bible True?(우리나라에서는 ?성서 이해의 새지평?으로 번역됨)라는 책도 공동으로 저술하였다.] 즉, 이 책은 저명한 신학자와 목회자의 대화와 협력의 산물이다.

4. 본서가 보는 J, E, D, P 문서와 정경화 과정

본서의 저자 쿠트 교수는 고대 히브리어뿐 아니라 고대 중근동 언어에 정통한 학자로서, 본서에서 성서의 처음 모습을 재구성함으로써 성서의 원래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였는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1) J문서와 그 핵심 사상
J문서는 네 문서 중 가장 먼저 성립한 문서로서 성서에서 가장 유명한 사건들(아담과 이브가 뱀의 유혹으로 선악과를 따먹은 일, 가인의 아벨 살해, 노아의 홍수, 바벨탑 이야기,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요셉이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갔다가 총리가 된 일, 출애굽 사건 등)을 망라하고 있으므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J문서에서 일관된 주제는 하나님의 인간 창조 원리에 순종하는 자와 거역하는 자 간의 갈등과 충돌 그리고 그에 대한 하나님의 개입이다. 그런데 저자는 J문서의 절정은, 즉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 순종하는 자와 거역하는 자 간의 충돌이 최고조에 달하는 지점은 출애굽 사건으로서 이 사건을 통해서 야훼 하나님이 보여주는 강제부역의 부정이야말로 J문서의 핵심으로서,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을 이루는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 나라의 헌법 제1조가 바로 강제부역의 부정이다. 인간을 노예로 만드는 강제부역은 하나님의 인간 창조 원리에 대한 반역으로서 살인과 마찬가지이다. 이집트 노예 감독관을 살해한 모세를 하나님이 자신의 대리인으로 선택한 것도 인간을 강제부역의 노예로 삼는 것은 살인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탈리오의 법칙(lex talionis, 동해보복의 원칙)에 의하면 살인은 살인이나 살인과 동등한 범죄에 대한 보복일 때에 한하여 정당화될 수 있다. 저자가 J문서를 다윗 시대에 다윗 왕실의 서기관에 의하여 쓰였다고 보는 것도 다윗 왕이 이런 정체성에 충실하였고, 다윗 왕의 아들인 전제 군주 솔로몬 시대에는 이미 이런 정체성이 무너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J문서는 다윗 왕의 즉위와 그의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다고 보는 것이다. J문서에 의하면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