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김문기사학비리와40년을싸웠다
상지대교수의눈으로본상지대민주화투쟁의기록
교육계에서끊임없이문제되고있는부분중하나는‘사학비리척결’이다.사학이우리나라고등교육의약85%이상을차지하고있는가운데그중상당수가부패로신음하고있기때문이다.특히2010년발생한‘상지대사태’는사학에대한교육계의관심을다시금불러일으키기에충분했다.김문기이사장과그의하수인들로구성된구재단체제가온갖종류의사학비리를저질러학교를나락으로떨어뜨린것이다.그들은학생들의등록금을빼돌려돈벌이를하고,이에저항하는학생들을간첩으로몰아간‘용공조작사건’을일으켰다.
이책은이러한김문기구재단체제에반대한다는이유로파면당하고수많은고소·고발에노출되었던교수의눈으로본상지대민주화투쟁의기록이다.김문기구재단이복귀한이후에일어난상지대사태를중심으로상지대민주화40년의역사를사실적으로기록했다.민주화가진행되는그치열한투쟁의현장을생생하게담아낸이책은상지대의민주화,더나아가사학민주화를위해발벗고나선그들의모습을생생하게보고느낄수있도록이끈다.
학자정대화,그는왜파면교수가되었나?
강단에서농성천막으로,농성장에서재판장으로,재판장에서다시강단으로
≪100분토론≫,≪JTBC밤샘토론≫등각종TV토론회와신문의칼럼을눈여겨본사람이라면한번쯤들어봤을이름,‘정대화’.그가어느날대중의시야에서홀연히사라졌다.대중앞에서거침없이자신의소신을밝히던그가하루아침에사라져버린것이다.그는어디로갔을까.
얼마후정대화교수는강원도원주에자리한상지대의농성장에서모습을드러냈다.2010년교육계를떠들썩하게했던이른바‘상지대사태’의한가운데에그가있었다.‘상지대사태’는‘김문기’라는사람이상지대를인수한이후온갖사학비리를저지르면서일어난사건으로,학생과교수를비롯한구성원들이김문기체제에반대하면서발생했다.정대화교수는이사건의중심에서김문기구재단복귀를반대하는데앞장섰고,그결과교수직에서파면되고납치미수사건의피해자가되었으며,수많은고소·고발과탄압에노출되었다.
가혹한현실은때때로상상없이도다가오는법.상지대는곧미증유의혼란으로빠져들었고그상황은고스란히우리에게고통으로다가왔다.대법원판결로부터7년후모든상황을남김없이모질게겪은다음에야김문기가상지대총장이되어우리눈앞에등장하는꿈같은현실을목격하게되었으며나는즉시교수직에서파면되었고헤아릴수없는고소·고발과탄압에노출되었다.2014년하반기와2015년을뜨겁게달군그유명한상지대사태는여기서부터시작되었다._49쪽
정대화교수가상지대사태에본격적으로뛰어든것은몇년되지않았지만,이사태의시작은40년전으로거슬러올라간다.1974년김문기가상지대를인수한이후상지대는사기업체보다못한학교로변질되기시작했다.그는학교를교육기관이아닌돈벌이수단으로보았고,여기에부패권력과부패정치권이결탁하면서사학비리전성시대가열렸다.정권이바뀌면서김문기의퇴출과복귀가반복되었으며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발족하면서상지대사태의정점을찍었고,이에반대하는교수들과학생들의투쟁이시작되었다.이쯤에서궁금증이생길수있다.도대체무엇이상지대를이렇게파행으로내몬것일까?
김문기,구재단이사회,족벌보직체제로이루어진상지대
무수한고소·고발로구성원들을탄압하다
저자는김문기를‘돈벌이를위해학생들이낸등록금을유용하고,입시부정을저지르고,교수들을탄압한인물’이라고소개한다.그는1965년에대학교를졸업한반면고등학교는1992년에졸업한특이한학력의소유자로,1974년상지대전신이었던원주대의법인‘청암학원’을인수해상지대와인연을맺었다.이후자신의하수인들로이루어진족벌보직체제를구축하고대학을운영하면서이에반대하는교수와학생들에게탄압을자행했다.김문기와구재단이힘을모아대학으로돈을벌려고하고있으니대학이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선정되는것도그리이상한일이아니다.
구속된총장과이사장이부지기수고기소되어재판에넘겨진규모나교육부감사에서지적된규모는이루다헤아리기가어려울정도이다.사학비리가발생한학교를열거하기보다는사학비리가없는학교를열거하는것이오히려손쉬울지경이다.교육기관은이사장의사유재산이되었고,학생들이납부한등록금은쌈짓돈이되었고,학교는설립자나이사장의가업으로전락해버린것이우리교육의현실이다.왜이렇게되었을까?이유는너무간단하다.사학이썩어도너무썩었기때문이다.사학이왜썩었을까?사학을설립하고운영하는사람들이사학을교육기관으로보지않고돈벌이수단으로간주하기때문이다.그렇다면왜학교를돈벌이수단으로간주하게되었을까?여기에우리사학문제의본질적인기원이있다._137쪽
상지대학생들과교수들은김문기구재단체제의횡포를가만히두고볼수없었다.구재단이이사회를장악하고,퇴출되었던김문기를다시총장으로선출해학교를파행으로몰고가는데어찌가만히있겠는가.교수와학생들은총장선임에반대하는농성을시작했고,수업거부와집단삭발을이어갔다.김문기구재단은징계와고소·고발이라는방법으로그들을가차없이징계하고탄압했다.
돌파구를찾기위해서는앞길이보여야한다.하지만상지대사태는출구없는미로처럼끝이보이지않았다.아무런변화없이학교는파행의늪속으로빠져들었고,끝없이이어지는고소·고발에무력하게대응하는긴소강상태가지속되었다.그러던중교육부에감사청문회를접수했고,이어고등법원은2010년사분위의상지대정상화를취소한다는판결을내렸다.교육부감사와사분위정상화재판이상지대사태를해결할두축으로부각되기시작한것이다.이후20번의재판과41번의고소·고발을거쳐2016년9월9일에정대화교수의파면이최종적으로취소되었다.이로써상지대는새로운국면에접어들었다.김문기가해임되었고,구재단이사회가해체되었으며,구재단보직까지교체되면서구재단체제는완전히붕괴되었다.
여기까지는김문기가승리한것으로보였다.역시김문기는대단한사람이라는평가도나왔다.그러나승리의기쁨은매우짧았다.학생들이즉시움직였다.김문기총장실앞에서농성에들어갔다.뒤이어교수들도농성에돌입했다.사학비리전과자가총장으로복귀한것에대한언론의비판은생각보다강했다.교육부도김문기불가입장을천명했다.국회가문제를삼았다.교육단체와시민사회단체들이나섰다.결국국정감사청문회가열리고교육부가특별종합감사를시작했다.김문기족벌체제에대한반격이시작된것이다.그반격의종점은2015년7월9일김문기해임으로나타났다._188~189쪽
상지대투쟁에앞장설수밖에없었던파면교수의이야기
사학민주화의과정이생생하게담긴한편의다큐멘터리
인연이라고해야할지,악연이라고해야할지,김문기를만나온갖고초를겪게된저자에게상지대구재단체제의붕괴는남다르게다가올테다.상지대를“삶의긴여정에서잠시스쳐지나간정거장이아니라내삶의전부”였다고설명하는그는비리재단과싸우는일에마다하지않고나서고,김문기퇴출후새로운대학을건설하는일에매진하며,비리재단이다시복귀해대학이황폐화되었을때비리재단과맞서싸웠다.하지만“섶을지고불에뛰어드는것이될지,아니면폭탄을안고적진에투입되는것이될지”는몰랐다는정대화교수의말처럼그역시상지대민주화를위해싸운행동이긴재판과징계,파면으로이어지는지름길이되리라고는생각하지못했을것이다.
김문기가꼭알아두어야할것이있다.반대한다고징계·파면하고직위해제하면싸움이더커진다는사실이다.나는한치도물러서지않을것이다.나를괴롭히면나는잠시괴롭겠지만그영향은더크게확대되어서본인에게돌아간다는사실을알아야한다.이것이상지대싸움의원리이다.웬만하면나도그냥모르는척넘어가고싶다.그러나교육에관심있는사람이라면결코그렇게할수없을것이다.내가김문기와의정면싸움을마다하지않는이유도마찬가지이다._436쪽
저자는자신이파면당하고고통받는것보다상지대의꿈이훼손되고미래가소멸되는것이안타까웠다고설명한다.수많은사람들이공들여온노력이하루아침에물거품처럼사라질지도모른다는생각이그를힘들게했다.470쪽에달하는결코짧지않은글에서처음부터끝까지상지대민주화에대한의지가느껴지는것은이런이유일것이다.그래서인지이책곳곳에는상지대60년역사에서김문기와맺어온40년간의악연을정리하기로결심한그의의지가숨겨져있다.김문기와의질긴악연을끊는것,이것이그가생각한도리이며지난22년간상지대교수로봉직해온목적이자민주주의와개혁을표방하며살아온그간의삶의가치였다.
이런의식하에저자는지난3년간의상지대사태를중심으로상지대민주화의역사를사실적으로기록했다.따라서이책은사학에관한이론적이거나분석적인글이아닌,상지대교수의눈으로본상지대민주화가진행되는과정과그치열한투쟁의현장을생생하게정리한기록이라고할수있다.
하지만저자는자신이써내려간글이결코상지대에국한된이야기가아니라고말한다.이책에담긴이야기들은사학의현주소에서출발한다.우리나라교육에서사학이차지하는비중이매우높은데도불구하고사학의문제점이심각하다는점에서시작해사학문제는개별대학의문제가아니라사학전체의문제이며,정치와권력의문제라고본다.따라서개별대학구성원의힘만으로는사학문제해결이어렵다는사실을강조하며,사학이바로서야교육이바로선다는점을천명한다.
제비한마리가날아온다고봄이오는것은아니지만봄이예견되지않는한결코제비는날아오지않는다.한마리의제비는수많은제비를예고하는것이자곧도래할봄에대한약속이다.우리사회가수십년부패족벌사학의터널에서조금씩벗어나고있는것이며지난30년간온갖소모적인논란속에지루하게전개되었던사학비리척결과사학정상화논쟁을해결할희미한빛을발견한것이다.이변화의중심에우리나라사학문제의상징성을가장뚜렷하게담지하고있는상지대가있으며봄이오는길목에서제비를불러오는길잡이역할을하고있는것이다._109쪽
『상지대민주화투쟁40년』은한편의영화를보는듯한드라마틱한구조로전개된다.2017년의상황을먼저언급한뒤김문기구재단을복귀시킨2010년사분위정상화를다루며,구재단복귀후민주대학체제의붕괴와대학운영의극단적인파행으로상징되는구재단복귀이후의상황,이에대한구성원들의치열한저항,교육부와국회,사법부의역할,그리고대법원판결과임시이사파견등상지대사태를사건및상황별로시간의흐름에따라정리했다.따라서책을읽고난후마치잘짜인한편의다큐멘터리를보는듯한기분을느낄수있다.
이책은어쩌면상지대교수의손을빌려저자와상지대구성원들이오랫동안꾸었던길고긴꿈을담아놓은글일지도모른다.너무악몽같아서하루빨리깨고싶었던꿈이자,40년이라는세월동안한번도잊지못한,꼭이루고싶었던‘민주화’라는꿈.‘민주화’의의미가개개인에게새로운의미로다가가고있는오늘날,‘상지대사태’로알려진하나의사학비리사건이사학민주화에대한경종을울리고있다.
[책속으로추가]
총학생회장은조재용부총장을응시하면서천천히발언을시작했다.교수로서,선생으로서,교육자로서,부총장으로서이렇게하는것이정당하느냐는취지의말을차분하게이어나갔다.분위기가숙연해졌다.지금까지와는전혀다른분위기가만들어졌다.말을이어가던총학생회장의눈에서굵은눈물방울이떨어졌다.더이상말을계속할수없게되었다._239쪽,‘상지대민주화의광장,구성원대토론회’
그렇다.우리가이겼다.2010년8월9일사분위정상화에불복해제기한소송이해를여섯번이나넘겨서울행정법원,서울고등법원,대법원을거쳐다시서울고등법원으로파기환송된끝에2016년6월23일드디어승소했다.그결과2010년8월의정이사선임이취소되었다.사분위정상화가취소되고구재단의복귀가무효가된것이다._243쪽,‘상지대6년만의승리’
정부가사학비리척결을외치고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