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이후 (새로운 정치 문명의 탄생)

촛불 이후 (새로운 정치 문명의 탄생)

$16.74
Description
부패한 정권을 무너뜨린 촛불시민혁명의 에너지는 어디로 향할까?
촛불혁명 1주년을 맞는 요즘 촛불혁명을 통해 드러난 시대 구조의 거대한 맥을 짚어가면서 한국 사회의 발전 방향을 모색한 책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촛불혁명이 87년 민주화 체제의 불완전성을 극복하고 지난 140년간 전개되어온 근대 국민국가를 완성하는 신호이자 동시에 근대 너머 새로운 문명으로의 전환이 시작된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촛불혁명의 에너지는 이미 한계를 보이고 있는 서구 선진국 모델을 넘어선 새로운 정치 문명을 창조해나갈 실체적 에너지로 세계사적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그동안 촛불혁명을 분석한 책은 여러 권 나왔다. 하지만 이 책은 촛불혁명을 계기로 향후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나갈지 미래 전망과 주체적인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다. 무엇보다 세계·문명의 전환이라는 훨씬 더 거시적인 관점과 틀로 촛불혁명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여러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 역사와 정치, 세계 질서, 생산양식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흐름을 종래의 시각들과는 매우 다른 관점으로 탐색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미래 청사진과 정치적 실천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고원

저자고원은사회와정치현실의한복판에서실천하는정치학자의삶을살아왔다.종종시대비평을담은글을언론지면에발표했고,현실정치에서변화가요구될때마다정치담론의기획자로활동했다.광주에서고등학교를다녔고,서울대학교와동대학원에서국제경제학과정치학을공부했다.대학시절부터10여년이상민주화운동과사회운동에헌신했다.국회에서몇년간일했고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학생을가르쳤다.노무현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내가꿈꾸는나라정책위원장등정치와시민운동을넘나들며여러대외활동을펼치기도했다.현실정치에관여하며‘가치정치’,‘연합정치’,‘혁신’등정치담론의생산을주도했다.보수진영에유리하게편재된정치구조를뜻하는이른바‘기울어진운동장’담론을수년간비판하며2017년체제전환기의도래와그준비를역설해왔다.최근에는정치권에진출해세상을바꾸는지렛대를구하고자했으나뜻을이루지못했다.맹자,마키아벨리,정약용,그람시등세상을바꾸려다좌절했지만가치있는족적을남긴사람들처럼,‘정치는가치’라는평소자신의신념이사회에실현되도록앞으로도계속열정을갖고노력하며살아가려한다.『대한민국정의론』(2012),『한국의경제개혁과국가』(2005)등저서와다수의공저,학술논문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1장촛불혁명과새로운정치문명의탄생
2장사회현상을보는시각
3장문명전환과한국의도전
4장한국의역사시간과새로운국가공동체
5장21세기한국정치현상읽기
6장정치를어떻게바꿀것인가?
7장맺음말

출판사 서평

시대구조를읽는일은왜중요한가

역사의대세를읽는일은위기와격변의시기일수록중요하다.고대중국의진시황과그후계자들은춘추전국시대를끝내고중국을통일했으나천하대세의변화를간파하지못해금방멸망해버리고말았다.비단진시황만이아니라동서고금의모든국가와권력의흥망성쇠는결국얼마나역사의조류를잘이해하고대응했는지에따라결정되었다.지금인류는세계질서가새로운체제로이행하고,노동과생산과정을비롯한근대적인생활양식이근본적으로변화하는문명전환기를살아가고있다.우리도이미세계사의격류한가운데서있다.이책은한국사회의시대적인흐름의거대한맥을파악하면서사회의새로운발전방향과정치적인실천방법을탐색한다.

이책은거대담론의부활을시도하고있다.우리사회는언제부터인가진보와보수를막론하고담론에대한토론과논쟁이소멸해버렸다.그배경에는지식인사회의세속화가작용했을수도있고,이념과구조가개인의삶과일상을지배하던거대담론의시대가끝나서일수도있다.하지만어느학자가표현했듯이담론의소멸은무거운근대를넘어섰을수도있지만,곧바로‘규정되지않은어떤것’,즉정체성(identity)의부재로이어졌다.그것은문명의전환이라는역사적인도전앞에서혼란과퇴영을되풀이하면서도근본적인성찰과해법을찾는데무기력한모습으로나타났다.

이책은그에대한반성적인성찰로과거담론을구성하던차원을세계ㆍ문명의영역으로넓히고,철학,역사,정치,경제등다양한영역을통합하는가운데사회담론을만들어내는새로운시도를전개한다.지금우리사회가직면한문제를해결하기위해서는시대적인정체성에대한인식이필연적이라고역설한다.역사학자페르낭브로델이“구조와국면이라는자력(磁力)이먼지를고정시키기에그먼지의좌표를읽을수있다”라고말했던것처럼,우리가겪고있는작고큰사건들을역사시간의맥락에서파헤치고담론화하는작업이필요하다고주장한다.

‘압축적추격’에서‘압축적추월’로의전환

이책에서핵심개념인정치문명이란권력구성의원리,정치적인담론과서사(narrative)구조,그기반에깔린세계관과역사관같은‘정치생활의양식’이다.정치문명은문명을만들어가는데핵심적인역할을한다.아테네문명의기반에는폴리스민주주의가있었고,로마제국의근저에는공화정이있었으며,영국과미국이세계중심국가로부상한배경에는각각의회민주주의와연방제민주주의가있었다.저자는촛불혁명을기성권력을압도한새로운거대한권력이등장한사건이라보고,그것이어떻게출현하고있고한국사회에미치는영향과변화가무엇인지를여러측면에서분석하며이를세계정치의맥락에서비교해설명한다.

이책은정치문명의시공간으로‘역사시간’이라는분석틀을사용한다.그개념은역사학계에서아날학파의거두페르낭브로델이역사시간을나눌때사용한‘장기지속’,‘국면’,‘사건’에서빌려왔다.1876년개항이후근대국가의형성과발전과정을장기지속의역사시간이라보았을때그사이에30년에서40년에이르는중간길이의국면들이배치된다.87년체제,48년체제등의개념이좋은예다.그리고각각의국면은여러역사적사건의집합으로이루어진다.그런맥락에서저자는촛불혁명에개항이후지금까지이어져온근대국가의발전과완성이라는역사적인의미가담겨있을뿐만아니라근대정치의패러다임을넘어새로운정치문명을창조해가는역사적인기점으로서의미가있다고주장한다.

저자는지금까지한국사회를바라보는거의모든시각이하나같이식민지배,분단,독재,천민자본주의를극복하고어떻게근대적인정상국가를완성할지의관점에갇혀왔다고본다.그바탕에는우리도근대국가를고도로완성해서구의주요선진국들처럼되고싶다는욕망이내재해있다고하겠다.하지만저자는근대적인정상국가또는서구선진국이우리의비전이될수없다고주장한다.지금서구의여러선진국들은세계화와정보화라는문명전환의새로운흐름에제대로대응하지못해갈팡질팡하거나심지어퇴영을겪고있기때문이다.한국역시세계사의관점에서보면그런나라들과같은선상의역사적인도전에직면해있으며,따라서지금까지의‘압축적추격’을넘어‘압축적추월’을통해선진국모델을뛰어넘는새로운국가공동체를만들어가야한다고얘기한다.

보수와진보의위기론을뛰어넘는새로운시각

한국사회에불평등과저성장의골이깊어지고,민주주의의퇴행현상이나타나면서보수와진보를막론하고각종위기론이범람하고있다.이책은요즘많은사람이우리사회에대해진단하는총체적인위기론에일면공감하면서도그것을넘어서고자시도한다.이를위해파시즘적위기론과대항적위기론을구별한다.전자는살벌한경쟁속에서‘살아남는것’을유일한가치로삼고일체의인간적인자존과권리를포기하는것으로이어진다.하지만후자는위기가공론의장에서집합적인토론을통해성찰되고생명의권리를확보하기위한행동으로이어지기때문에위기와기회가상호변증법적으로연결된다.

위기와기회를연결하는고리는사상적ㆍ정치적실천이자전략이다.저자가볼때촛불혁명은사회의총체적인위기가거대한기회로전화될수있는한국사회의내적역량을보여준사건이었다.그힘은한국사회가보유한고도의공감능력이다.지금한국사회에서는양극화와불평등이심화되고그속에서사회적약자들의삶이무너져가고있다.특권과기득권의장벽이갈수록두꺼워지고사회개혁의출구가꽁꽁막히면서절망과우울의병이깊어지고각자도생의투쟁이더욱심해졌다.그런데촛불혁명은벼랑끝에서극적인기사회생의발판을만들었고,더나아가문명전환의역사적인조류를헤쳐나갈만한잠재력이우리안에내재해있음을보여주었다.

과연그런힘들은어디서나왔을까?저자는한국헌정주의의역사를통해그힘의근원을추적해나간다.한국인이야말로지난100여년간지구상에서가장치열하게헌정주의를실천해왔다.한국인들은한세기가조금넘는시간동안약20~40년주기마다거대한대중의에너지를분출시키며헌정주의에대한고뇌와실천을이어왔다.특히21세기에들어한국인의서사적인실천능력은지구상에서가장빠르게진화하고있다.이책은장구한우리역사를되돌아보며집단정체성의변곡점과흥망성쇠가어떻게맞물려왔는지설명한다.이를통해지금우리시대의역사시간이세계ㆍ문명의전환과선순환을이루는방향에서서로만나는꼭짓점위에서있다고얘기한다.이책의저자는진보주의자다.하지만지금까지진보주의가한국사회를보는기본틀이었던‘파국론’이나‘붕괴론’의시각과완전한단절을선언한다.

정치의새로운패러다임을논하다

만약촛불혁명이새로운정치문명이탄생하는기점이라면정치적인실천이지향해야할방향은완전히달라질수밖에없다.이책은새로운정치문명의역사발전단계에서가치,비전,의제,전략,리더십등정치실천의영역에서총체적인발상의전환이어떻게일어나야하는지설명한다.

이책은먼저21세기에전개된한국정치의역사적인과정이어떻게전개되어왔는지설명한다.저자는그동안의한국정치를반공ㆍ냉전의정치,산업화의정치,민주화의정치그리고촛불정치라는네개의국면으로나눠얘기한다.촛불정치의국면은노무현돌풍에서촛불혁명까지이어지는역사적인시간대다.그런데이국면에서많은사람이한국의정치지형구조(세력구조)가변화하는중이라는사실을간과하고있다.노무현대통령을포함해대부분의사람이한국의정치구조를보수쪽으로유리하게기울어진운동장에비유해왔다.이에대해저자는기울어진운동장담론의오류와폐해를조목조목지적한뒤에오히려한국정치는수구보수의몰락에따른체제전환의적기를맞았다고주장한다.

하지만역사는객관적인가능성만으로저절로발전하지않는다.사회변화의가능성을현실로만들기위해서는대중의자발적인동력과함께정치리더십이제몫의역할을다해야한다.리더십은단순히어떤특정인물의성질이나수완이아니라가치,구도,의제(제도),전략을통해시대정신을표현해가는집합적인능력이다.한국사회는대중의역동성이강력한반면에정치리더십은극도로취약하다는것이저자의판단이다.이책은한국의정치리더십이어떻게취약한지를다양한측면에서설명하면서새로운시대정신을담아내는정치적인실천이란무엇인지논의한다.

이책의가치와출간의의

이책은한국정치와사회현상을현실의수준에서다루면서도독자들에게체계적이며깊은이해를전달하는흔치않은노작이다.촛불혁명이후우리사회가어떻게변화해가고우리가무엇을위해살아야하는지를고민하는깨어있는시민들,새로운정치의비전,가치,전략,리더십을모색하는정치권,역사ㆍ문명ㆍ세계의새로운발전국면에서새로운시각ㆍ담론ㆍ의제의필요성을절감하는지식인사회에게일독을권한다.이책을추천한유종일KDI국제정책대학원교수가“주옥같은생각들이가득하게펼쳐져있다”라고평한것처럼깊이있게음미할만한다양한영역의화두가책곳곳에서독자를기다리고있다.조희연서울시교육감이“기존의시각과스케일을훌쩍뛰어넘는다”라고찬사를보냈듯이,이책은사회를바라보는발상의전환을모색하는사람들에게다채로운영감을제공할것이다.

[책속으로추가]

노무현은김대중의바로뒤를잇는후계자였지만김대중과는시대의결을달리하고있었다.김대중의정치기반이민주화세대와산업화세대가교차하고공존하는프레임위에서있었다면,노무현은민주화세대와민주화이후세대가접맥되고이어지는프레임위에서있었다.김대중이‘수평적정권교체’를통해민주화의이행과공고화를완성하는소임을안고있었다면,노무현은1997년외환위기를맞아오작동을일으키는87년체제의결손을극복하고세계화라는새로운시대의도전에대응하며대한민국재창조의기반을닦는시대전환의소임을안고있었다._166쪽

21세기길목에서만난최초의여성대통령박근혜는강인한어머니가아니라실상은가부장제의표상이었다.박근혜의의식은여성,딸,강인한어머니라기보다가부장적권위주의가낳은아픈상처였고보호해줘야할근대화의불쌍한고아였다.박근혜는종종그런자신의모습을대중에게드러내보호받고싶어했고,사랑과충성을확인하고싶어했던동굴속의황제였다.오히려강인한어머니는국민이었다._193쪽

이번대통령선거에서나타난결과는한국정치의몇가지중요한정치지형변화를암시하고있다.무엇보다가장중요한시사점은수구보수진영이총체적붕괴의여파에서쉽게벗어나지못할것이라는사실이다._200쪽

지금우리사회에서가장심각한사회균열은양극화의상층에위치한특권ㆍ기득권세력과하층에위치한다수대중사이의모순이라할수있다.그런데정치균열은그런사회균열을반영하지못한채상위1퍼센트특권층과상위10퍼센트기득권층사이의대립으로만표출된다._218쪽

한국의진보주의자들은‘억압대저항’의프레임,‘가해자대피해자’의프레임에오랫동안익숙해있다.그러다보니자신이기득권의위치에서거나심지어는가해자의위치에있을때조차그런프레임으로자신의행동을정당화하려고한다._231쪽

정치에서타협과절충은필요하다.중도란일체의타협과절충을거부하는극단적인행태와는달리합리적인문제해결을지향하면서필요한경우적극적으로타협과절충을추구하는유연성있는태도를지칭한다.그래서중도란정치행태나태도에관한것이지하나의철학적바탕을지닌‘주의(ism)’가아닌것이다._237쪽

헌정체제는정치문명의제도적실천이라할수있다.헌정체제를어떻게설계하는지는그나라의정치,경제,문화,군사의융성과쇠퇴를결정하는핵심요소다.조그만도시국가였던고대아테네가인류문명사에불멸의족적을남길수있었던것은11차례에걸친헌정체제의개혁덕분이었다._244쪽

우리의현대정치사속에는한때대중의신망과존경을한몸에받다가도그무게를이기지못해퇴화를거듭하다가흔적도없이사라진많은사람이있다.하지만김대중은문제적현실에부딪히고자신에게주어진소임과대면해이를뚫고나가며진화에진화를거듭한경우다.외국에서비슷한유형의정치인을찾자면프랭클린루스벨트를들수있다._2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