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밀한 미술사 (17세기 네덜란드 미술 읽기 | 양장본 Hardcover)

내밀한 미술사 (17세기 네덜란드 미술 읽기 | 양장본 Hardcover)

$24.00
Description
서양 미술의 질풍노도를 대표하는 17세기 네덜란드 미술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3대 거장
프란스 할스, 렘브란트, 페르메이르를 만나다

이 책은 2014년 5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세계일보에 연재되었던 ‘양정윤의 내밀한 미술사’ 칼럼을 출판용으로 보완·확장한 것이다.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사를 전공했으며 현재 네덜란드교육진흥원 원장으로서 네덜란드 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저자 양정윤은 이 책에서 황금시대가 열리게 된 17세기 네덜란드의 역사적·사회적 배경을 비롯해 당시 서양 미술계에 새 장을 연 네덜란드 미술의 특색과 네덜란드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책의 큰 줄기는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이다. 하지만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당대 유럽의 미술 세계, 작가, 작품은 물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네덜란드 문화 및 미술과 관련된 여타 주제와 인물도 다룬다.
이 책에서는 네덜란드(플랑드르) 미술 관련하여 기출간된 도서들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미술 작품들의 에피소드가 여럿 언급된다. 그중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3대 거장으로 거론되는 프란스 할스(7장), 렘브란트(8장), 페르메이르(12장)의 이야기가 특히 눈길을 끈다.
저자

양정윤

저자양정윤은1974년서울에서태어났다.아오야마가쿠인대학에서학사를,교토대학미학미술사학과에서석사를취득한후암스테르담대학에서다시석사·박사과정을수료했다.전문분야는17세기네덜란드미술사이며현재는네덜란드교육진흥원원장을맡고있다.
주요논문:“TheuseoftheatricalelementsinJanSteen’shistorypaintings”,“Trustinghands:thedextrarumiunctioinseventeenth-centuryDutchmarriageiconography”,“Prayersatthenuptialbed:spiritualguidanceonconsummationinseventeenth-centuryDutchepithalamia”

목차

서문
1.수요와공급의법칙이만든미술장르의세분화
2.성상파괴운동이후에탄생한네덜란드미술의다양성
3.이민자들에의한문화변용
4.판만더르의『화가의서』
5.예술가의생각하고창조하는손
6.예술과거짓말
7.할스의궁극의초상화
8.렘브란트의말년의작품들
9.그림으로보는암스테르담의청춘백서
10.다우의사실보다더사실적인그림들
11.스테인이그린술익는마을과취객들의천국
12.페르메이르의작업실로부터
13.시공간을초월하는풍속화
14.둘이만나하나가되기위한악수
15.지구본앞의두철학자
16.세네카의죽음이주는교훈
17.벨테브레이와하멜이남긴말과글들
18.미스터식스이야기I
19.미스터식스이야기II
20.고흐의비밀팔레트

출판사 서평

17세기황금시대의네덜란드

캔버스에그려진시각적인표현을탐구하는것만으로회화의역사를모두이해할수는없다.오히려정치적상황이나경제구조의특성과같은사회적토대를통해그시대의미술이갖고있던본질적인내용을이해하게되는경우가많다.
17세기유럽에서네덜란드는정치,경제,문화할것없이선두를달렸다.17세기의네덜란드는혁신적이고자유로운인본주의사상에입각한경제구조아래다양하고폭넓은시민문화를가지고있었으며유복한시민계급은경제적부를통해미적가치를추구했다.
네덜란드의예술세계는그전까지의회화사에서는볼수없었던새로운국면에접어들었다.단순하고쉬운제작과정을통해싼가격의그림을대량으로제작하는작가군(群)이있는가하면,인내의한계를극복하며세밀하게그린그림으로경제적성공을누린화가들이대거등장해미술시장은양극화현상을보였다.또한그림의소재가다양해져서종교화,역사화,풍속화등에국한되지않고풍경이나정물같은친숙한소재를그린작품들이상인들의집에걸리기시작했다.

네덜란드미술의백미:현실에서‘미’를발견하는힘,현실과그림속세상의조화

네덜란드의역사가요한하위징하는17세기네덜란드에서일어난미술수요의급변과그이상기류현상에대해다음과같이언급했다.“그당시그림은도시의곳곳에걸렸다.시청사에도,시민들로이루어진경비대의간부들이모이는건물에도,고아원은물론이고상점과사무실에도,또한상류사회의사교를위한접견실은말할것도없고,심지어는일반시민들의응접실에도그림이걸렸다.”
급속한경제성장,가톨릭과의단절등을통해시민사회가출현하고시민이사회의주축으로성장한네덜란드는예술분야에서도그러한경향성을드러내는데,17세기네덜란드미술은당시이탈리아에서유행하던바로크회화화풍(대상을이상화해서재현하며,카라바조의종교화등이대표적이다)대신,정밀한세부묘사에강점을가진플랑드르회화에뿌리를둔것이었다.
바로크회화가가톨릭적·귀족적경향을강하게드러냈다면17세기네덜란드미술은프로테스탄트적·시민계급적경향을띠었으며형식보다는주관화된표현으로개별화·내면화를추구했다.풍속화에이런경향이가장잘드러났는데,네덜란드의풍속화는사람들의솔직하고친근한일상을보여주었으며그모습은그저단순한삶이아니라당대의시대상과생활상을반영하는교훈적인내용이녹아있는것이었다.네덜란드미술이추구한이런새로운세계에는현실에서‘미’를발견하는힘,그리고현실과캔버스안에그려진그림속의세상이연결되고조화를이루는힘이담겨있었다.

네덜란드의화가들

특정작가의화풍이언제어떻게인기를얻게될지는예측불가능하다.주식시장의주가가오르락내리락하듯대수롭지않은사건이나예기치못했던요인으로작가와작품의가치가좌우되는경우도많다.네덜란드미술의황금시대를대표하는거장들가운데일부는상당히오랜시간이지난후에야그들작품의진가를재평가받았다.

프란스할스:내면의심리를묘사한위대한초상화가
화려하고힘찬붓질이돋보이는초상화가프란스할스는그만의기법이담긴작품들로오랜시간이흐른뒤에도수많은예술가들에게영감을주고있다.할스는밑그림은그리지않는대신용매인오일을많이섞어서부드럽게녹은물감을발라두고,표면위에도드라져보이는효과를최대한살리기위해섞지않은물감으로강한필촉을남겼다.
예술가는자신의독특함과위대함을이룩하기위해많은방법을쓴다.할스는자연을예찬한화가는아니었다.그는정물도그리지않았고,역사화에는더더욱관심이없었다.오로지사람들의초상만을그렸다.캔버스앞에앉아서역사서의한부분이나성경의에피소드,혹은심오한도상학을계속생각하며붓질을한흔적은없다.그대신그는툭툭붓을캔버스로내던지듯이칠하며표현만을떠올렸다.그리고필촉의강약에따라드러나는인격의한단면이나그인물의성격은물론,그를둘러싼공기까지나타내고싶어했다.

렘브란트:[야경]의작가
빛과어둠을극적으로표현하는렘브란트의후기양식은명확하게무언가를그리고자하는의도를배제한채,무한한가능성을보여주는폐허와같은풍경을그대로드러내고있다.그의모호한성향은살아생전좋은평가를받지못했으나시간이한참흘러서는그예술적중요성을재평가받았다.결코사그러들지않는빛과색의강렬한힘속에서미의본질,좀더엄밀히말하자면한계를넘어선렘브란트예술의정수를엿볼수있었기때문이다.
또한렘브란트의위대한업적은그의혼이담긴작품에만국한되어있는것이아니다.그의아틀리에에서배출된많은정상급화가들이네덜란드미술의황금시대에서주역이되었던점역시매우중요하다.

얀스테인:일상의소소한이야기를담아낸풍속화가
얀스테인이그린[식전의기도]는네덜란드인의삶을그대로응축시킨최고의걸작품으로평가받는다.이작품에는우리가살아있는한매일똑같이반복되는것들,예를들면아침에일어나서창문을열고실내가득햇살을받아들이는일,일상생활속의평범한가구나가재도구에서아름다움을발견하는마음,하얀식탁보를깔고자신들이직접만든빵과치즈그리고햄을차리는일이고스란히화폭에담겨있다.이런순수한일상의연출속에종교의원초적인형태로절대귀의하는인간의감정이담겨있다.

페르메이르:[진주귀걸이를한소녀]의작가
당대인들의소박하고평범한일상을그린페르메이르는생전에유망한화가로소개되었음에도불구하고,사후에는그이름이거짓말처럼묻히고말았다.이런결과는17세기화가들의전기를편찬하고네덜란드미술의황금시대를집대성한아르놀트하우브라켄이고의적이든실수이든간에페르메이르를그의책『화가들의인생극장』에서생략한점이커다란요인으로작용했다.이로인해페르메이르는역사의그늘에가려지게되었고,그의작품의진가가인정되기까지는오랜세월이흘러야만했다.
잊힌화가페르메이르를다시세상으로불러들인이는빌렘뷔르제였다.그는각종자료를모아페르메이르의생애발자취를재구성하고,작품목록을만들었으며,특히1866년에발표한논문을통해19세기의대중에게페르메이르가남긴작품들의위대함을인식시켰다.

아름다움이란보는사람들의생각에달린것이다

화가로서뿐만아니라이론가로서도크게기여한헤라르트데라이레세는자신의예술관을집대성한『대회화서(초판1702년)』의첫장에서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회화미술에서가장중요한부분을차지하는‘미’는당연히우리의작품에서무엇보다도우선시되고중시되어야할대상이다.”
그렇다면과연‘미’란무엇일까.우리는미술작품을감상할때어떤기준으로‘미’를평가할까.
이책의18장(미스터식스이야기I),19장(미스터식스이야기II)은세계적인미술경매회사소더비에서10년간근무했으며현재는암스테르담에서바로크시대의작품을주로취급하는아트딜러인11대식스(그는렘브란트가그린초상화속의주인공얀식스의11대손이다)의이야기를다룬다.세계에서유례없는컬렉터는어떤기준으로미술작품을구입할까.그의이야기를들어보자.
“컬렉터들이작가와그시대에대한완벽한지식을갖고작품을소장하는경우는거의드물지요.미스터리한분위기에매료되어구입하는경우가대부분입니다.그러다가도어느날갑자기그림의내용이이해되는것처럼느껴지는순간이있습니다.매일봐도질리지않고신선함이느껴지는작품을단하나라도인생에서발견할수있다면엄청난행운입니다.”
일반적으로사람들은예술작품을감상하기위해서,즉예술로부터‘미’를찾는데는첨예한지식과검증된눈이필요하다는부담에쫓긴다.그러나11대식스는예술작품의아카데믹한의미를모르더라도그작품이아름답다고여기는순간이있는것자체가더없는행복이며,시간이흐를수록자신이이같은종류의소장품에심취하고있음을깨닫는다고말한다.
소더비의전문가들은편견에사로잡히지않은진정한가치를발견하기위해머릿속의공허한지식에의존하는것을금기시한다.기술이동원되는과학적인방법을쓰기전에사람이직접작품의치수를재고,돋보기를통해그림구석구석을들여다보고,예술품고유의냄새를느끼고기억하는등인체의모든감각을활짝열어놓는것으로부터시작하는것이다.
17세기의네덜란드미술이우리의눈길을끄는것은획일화된‘미’를추구하지않고다양한가능성을열어두었기때문이아닐까.데라이레세는“‘미’는우리의감각이나판단속에서인식되는것으로,하나의한정된대상에깃들어있다고는도저히생각할수가없다”고부연설명을덧붙였다.‘아름다움이란보는사람들의생각에달린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