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기업화 (몰락하는 대학에 관하여)

대학의 기업화 (몰락하는 대학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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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본에 의해 몰락하고 있는 대학에 관한 고찰,
공공성이 이루어지는 대학을 위한 제언
오늘날 대학은 위기를 맞고 있다. 아마도 대학의 역사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일 것이다. 자본에 지배되고 자본에 복무하는 미국식 대학이 각국에 이식되었고 이제 대학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전 세계적으로 ‘대학의 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가장 야만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의 대학이다.
대학이라는 말은 원래 학생과 교수로 이루어진 학문공동체라는 뜻이지만 오늘날 한국 대학에는 공동체도 없고 공동체 의식도 없다. 학생의 공부는 기업체 취업을 위한 것이 되었고, 교수의 연구는 성과 업적을 올리기 위한 논문 편수 채우기가 되었다.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라는 위상을 스스로 저버리며 돈을 벌기 위해 각종 술책을 대학에 도입하고, 정부는 교육의 공공성에 관한 책무를 방기한다. 신자유주의의 기조 아래에서 대학 내외부 주체들은 각자도생에만 골몰하고 있다.
이 같은 한국 대학의 기업화를 이끄는 것은 사립대학제도, 대학수업료제도이며, 이것이 대학순위평가, 한국연구재단의 학문 관리, 교수업적평가, 인문학의 쇠퇴 등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이 책은 근대 대학의 역사를 바탕으로 미국 대학의 기업화 양상을 기점으로 하여 한국 대학의 기업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자율적 학문공동체라는 대학을 바로 세우기 위해 수업료 없는 대학, 숫자를 추구하지 않는 대학, 자치가 이루어지는 대학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저자

고부응

중앙대학교영문학과교수.중앙대학교대학평의원회의장을지냈다.이책제6장의내용으로실린논문「대학의기업화와학문의자유」로한국영어영문학회가당해연도영어영문학분야최우수논문저자에게수여하는영어영문학논문상을2015년에받았다.1998년에는논문「콘래드의로오드짐에서읽는반식민저항」으로한국영어영문학회가발행하는영어영문학학회지의당해연도최우수논문저자에게수여하는재남우수논문상을받았다.이책의제8장“대학순위평가”의바탕이된논문「대학순위평가와대학의몰락」은2014년고려대학교총학생회가주도한‘≪중앙일보≫대학평가거부운동’의이론적토대가되기도했다.저서로는『초민족시대의민족정체성:식민주의·탈식민이론·민족』(2002),『탈식민주의:이론과쟁점』(편저,2003)등이있다.

목차

제1장문제는사립대학
제2장대학의역사:근대대학의형성을중심으로
제3장대학기업화의원조:미국대학의기업화
제4장한국대학의기업화
제5장대학자본주의:대학공공성의소멸
제6장대학의기업화와학문의자유
제7장대학의기업식관리체제
제8장대학순위평가
제9장한국연구재단의학문관리
제10장교수업적평가와학술논문
제11장인문학의몰락
제12장고난의시대,몰락한대학
제13장내가꿈꾸는대학

출판사 서평

‘미몽에빠진상아탑’을목도한대학교수의외침
자본에의해몰락하고있는대학을고찰하다

흔히들대학을‘상아탑’으로비유하곤했다.이같은비유는오늘날에도유효한가?이에대해단연코아니라고말할수있다.세속적인관심을끊고오직학문에만정진하는곳인상아탑은허물어진지오래다.오늘날대학은세속의최전선에있다고말해도무방하며,이곳에서학문에정진하는이들은극소수에불과할것이다.
‘대학’이라는말은원래학생과교수로이루어진학문공동체라는뜻이다.하지만오늘날한국대학에는공동체도없고공동체의식도없다.학생의공부는기업체취업을위한것이되었고,교수의연구는성과업적을올리기위한논문편수채우기가되었다.대학은학문의전당이라는위상을스스로저버리며돈을벌기위해각종술책을대학에도입하고,정부는교육의공공성에관한책무를방기한다.신자유주의의기조아래에서대학내외부주체들은각자도생에만골몰하고있다.
많은사람이이같은대학의현실을모를리없다.하지만각자의이익을위해나름의명분으로이상황을그저바라보거나외면한다.이책의저자인고부응중앙대학교영어영문학과교수역시마찬가지였다.하지만그는학교가재벌그룹에인수되면서완전히달라지는모습을목도했고,더이상대학의현실에대해침묵하지않기로했다.그는10여년전부터대학을공부하기시작했으며이책은그동안지속해왔던공부의작은결실이다.고부응교수는서문에서이책의목적을다음과같이밝힌다.

현재한국대학이처한암담한상황에맞서,공부를본업으로삼은내가할수있는일은지성의비관주의를실천하는일이라고생각한다.이런맥락에서대학의참혹한현실을드러내는것이이책의중요목적이다.그렇지만대학에희망이없다는것이나의주장은아니다.참혹한현실을인식하고그현실을어떻게극복할지를모색하는것이나의목적이다.그람시가말하는비관과낙관의변증법적지양을위해우선해야할일은현실에대한냉혹한분석이기때문이다.그리고이러한냉혹한분석을필요로하는,오늘날한국대학이처한참혹한현실은바로‘대학의기업화’다.

오늘날대학은위기를맞고있다.아마도대학의역사에서가장심각한위기일것이다.자본에지배되고자본에복무하는미국식대학이각국에이식되었고이제대학은영리를추구하는기업이되어가고있기때문이다.즉,전세계적으로‘대학의기업화’가이루어지고있으며,이것이가장야만적으로실행되고있는곳이바로한국의대학이다.저자는현재대학이“끔직한미몽의상태”에있다고표현한다.그리고“자본주의쇠퇴기에사회자체가지옥같은고통의장이되듯이대학역시암흑의세계에서방향을잃고서서히몰락할것”이라고경고한다.

한국대학은‘왜’,‘어떻게’기업화되었나
대학의역사,미국대학의기업화를바탕으로분석한한국대학의기업화

책의전반부에서는대학의이념에초점을두고중세부터오늘날까지대학의역사를개관한다.논의가상세하게이루어지는부분은현대대학의모델인근대대학이다.근대대학은칸트가학문의자유를위협하는국가권력의부당함을주장하면서그사상적토대가마련되기시작했다.학문은학문자체의원리에의해이루어져야한다는것이칸트의주장이었다.이사상을이어받은훔볼트는학문의자유를구현하는베를린훔볼트대학교를설립했다.이대학은학문적성과로근현대대학의모델이되었다.저자는이처럼학문의성지였던근대대학과현대대학을대조하여보여줌으로써기업화로인해몰락의길로가고있는현재의대학을더욱극명하게나타낸다.
이를바탕으로책의중반부에서는미국대학의기업화에대한분석이이루어진다.저자는한국대학의기업화를살피기위해서는미국대학의기업화를우선살펴보는일이필요하다고주장한다.한국대학은미국대학을규범으로삼아모방하고있기때문이다.사실상한국대학은미국대학의기업화양상을추종하면서도기업화의정도는훨씬더심하다고할수있다.
미국대학은초창기부터대부분사립대학형태로운영되어왔고,학생등록금과기업출연지원금이학교운영비의큰몫을차지한다.대학운영진은대학의재정을효율적으로관리하면서동시에더많은재정을확보하기위한노력을경주해야한다.이것이미국대학이기업의이익에복무하거나그자체로기업에되어야했던역사적·사회적조건이다.미국대학의기업화는일반대학의기업화,영리대학과기업대학의설립과운영등의양상으로나타난다.대학자체가영리를추구하는기업이되거나기업의하청연구기관또는직업훈련기관으로변모하고있는것이다.그리고오늘날한국대학은바로이러한미국대학을추종하고있다.
한국대학도처음부터역사적·사회적으로기업화될조건을갖추고있었다.그시작이사립대학이었기때문이다.한국에서대학의기업화는1995년김영삼정부시절「세계화정보화시대를주도하는신교육체제수립을위한교육개혁방안(5·31교육개혁안)」이발표되면서체계화되고본격화된다.관련정책과법안으로대학설립준칙주의,대학정원자율화,국립대학민영화,총장직선제폐지,교수계약제,등록금자율화,교육시장개방,대학평가등이도입되거나바람직한안으로제시되었다.
사립대학운영자들은영리추구를위한대학운영을합법화하려시도하고있다.그첫째가‘사학청산법’추진이다.둘째는영리대학설립추진이다.마지막으로대학기업화의조금더완벽한형태는일반대학을기업의사내대학으로전환하는데서나타난다.한국대학에서기업화가태동한지20년정도지난지금한국에서는미국대학의기업화문제가거의그대로나타나고있다.차이가있다면한국에서그문제의심각성이훨씬더하다는것이다.

공공성이이루어지는대학을위한제언
대학자본주의에맞서는‘백화제방백가쟁명(百花齊放百家爭鳴)’의대학을말하다

자본주의적시장원리는대학에침투해대학을지배하기에이르렀다.대학의모든운영은자본주의의방식을따른다.대학의교육과연구가시장의상품과같게되고,대학시설은상품판매를위한매장이된다.저자는자본주의의이론적배경과전개양상을신자유주의국가정책,지식기반경제로서의신경제,지구화로나누어분석한다.신자유주의국가정책에의해대학은돈을벌기위한기업으로변한다.지식기반경제라고불리는신경제는대학의지식을기업을위한상품으로변하게한다.지구화는유학생을유치하거나해외에대학을설립함으로써대학의수입원을확보하게한다.
대학자본주의는전세계적인추세가되고있다.한국에서대학자본주의는1995년의5·31교육개혁으로본격화되었으며,현재진행중인대학구조조정은대학사업자의이익을보장하게하면서대학을기업을위한기관으로변모시키고있다.대학자본주의는공공재로서의지식의속성을근본적으로유린하며,이에따라대학의공적기능을파괴하고있다.즉,대학자본주의로인해대학의공공성은소멸되었고,“고등교육법”이명시하는‘인격을도야하고……국가와인류사회에이바지함을목적으로’하는대학은사라지고지극히소수의사적이익만을추구하는기업의그림자만남게되었다.
저자는한국대학에서기업화와자본주의가세를떨쳐나갈수있도록이끄는것으로사립대학제도와대학수업료제도를우선꼽는다.이것이대학순위평가,한국연구재단의학문관리,교수업적평가,인문학의쇠퇴등다양한양상으로전개된다고지적하며이들에대해정밀분석한다.그리고책을마무리하면서이상적인대학을회복하거나만들기위한투쟁의필요성을역설한다.이상적인대학은숫자로대학스스로를,학생을,교수를평가하지않는대학이다.학문탐구의과정자체를중시하는대학,학문공동체구성원으로서의유대감이형성되는대학을회복하거나만들어갈필요가있다.또한정상적인대학은대학구성원인교수와학생의자치로운영되는대학이다.가장중요한것은수업료없는대학이다.교육과지식은상품이아니기때문이다.저자는대학교육이무상이되어야지식과교육의공공성이확보된다는점을강조하며,대학의공공성을지키기위한시끄러운싸움을벌이자고제안한다.그리고대학자본주의에맞서는,온갖꽃이같이피고온갖사람이각기주장을하는‘백화제방백가쟁명(百花齊放百家爭鳴)’의대학을꿈꾼다.

[책속으로이어서]
국가의학문활동지원은지적으로성숙한국민을형성해더나은국민국가를이루기위한것이다.구체적으로,국가의학문활동지원은보편적이고일반국민을위한학문활동을지원하는데중점을두어야한다는것이다.특정집단의이익을구현하려는학문지원은제한되어야한다.예를들어,경영학이나공학같은기업이익을실현하는학문활동에대해서는국가가굳이지원할필요가없다는것이다.그런분야는국가가지원하지않더라도기업을위한제품개발과기업경영전략구축의필요성때문에기업이지원하게되어있다.국가의학문활동지원은특수집단의이익을실현하기위한것이어서는안된다.국가는기본학문인인문학,자연과학,기반사회과학(사회학,정치학등)분야에중점을두어지원해야한다._294쪽‘제9장한국연구재단의학문관리’
시장원리가학술논문에,더일반적인말을쓰면,지식에적용될때학문은위기에처한다.인용빈도가높을수없는전혀새로운지식체계또는기존지식의생산,전달,수용의방식과는다른방식으로이루어지는지식의순환은지식담론의장에서배제될가능성이높기때문이다.인용빈도가높은논문이란결국동시대의많은학자가관심을가지고있는주제를다루었다는뜻이다.뒤집어말하면,학문적토대의관점에서는중요하지만동시대학자들이관심을가지고있지않거나생각하기어려운새로운주제를탐구하는논문은인용될가능성이낮아진다.이런면에서인용빈도가높다는것이좋은논문이라는뜻이되지도않고인용빈도가낮다고좋지않은논문이라고평가될수도없다.사실교수연구업적평가에서작용하는인용빈도는해당교수가쓴논문의인용빈도도아니다.그논문이실린학술지의영향력지수다.따라서교수들은다른학자들과학문적교류가될만한논문을쓰는데관심을기울이는것이아니라영향력지수가높은학술지에논문을어떻게게재할수있을지에더관심을기울인다._321쪽‘제10장교수업적평가와학술논문’

대학의인문학자들은이제인문학을위해,학문공동체로서의대학을위해,더나아가조금더건전한지식이통용되는사회를위해인문학전문가임을그만둘때가되었다.이제대학의인문학자는전문직업인이아니라아마추어지식인이되어야한다.아마추어란애호가,연인을뜻하는라틴어‘amator’에서유래한말로,금전적인보상을기대하지않고어떤일을하는사람을뜻한다.이런아마추어들이갖는아마추어정신(amateurism)은,에드워드사이드의말에따르면,“경계와장벽을넘어서면서연결을만들어내는,전문영역에묶이기를거부하는,전문직업인의한계에도불구하고사상과가치를소중히여기는,이익이나보상이아니라더욱큰그림을그리려는애정과이에대한불굴의관심이일으키는욕구”다.즉,아마추어지식인은,자신의전문영역을무시하지는않지만그영역으로는충분하지않은,지식의큰그림을그리려고경계를넘으면서지식을추구하는사람이다._375쪽‘제11장인문학의몰락’

대학이“인격을도야하고,국가와인류사회의발전에필요한심오한학술이론과그응용방법을가르치고연구하며,국가와인류사회에이바지함을목적으로한다”라고‘고등교육법’에명시되어있듯이그원래의목적을달성하려면현재의대학체제를무너뜨려야한다.변화는현체제를흔들때가능하다.지금까지대학의변화가권력과자본에복무하는길을확대하기위한변화였다면이제부터변화는권력과자본의지배를끝내고학생과교수가명실상부하게대학의주인이되는길을여는변화여야한다.대학이시끄러워져야한다.강의실에서는교수의권위가끊임없이도전받아야한다.대학교정곳곳은대학의권력을비판하는토론의장이되어야한다.대학생과교수가만나는곳곳에서온갖종류의권력을비판하는성토가이루어져야한다.온갖꽃이같이피고온갖사람이각기주장을하는백화제방백가쟁명의대학,이런곳이필자가꿈꾸는대학이다._411쪽,‘제13장내가꿈꾸는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