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화폐와 시장 (수령, 돈, 시장)

북한의 화폐와 시장 (수령, 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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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화폐 그 자체가 공동체가 아닌 곳에서는 화폐가 공동체를 해체해야 한다
저 험난했던 ‘고난의 행군’ 이후, 물적 토대를 상실한 ‘수령공동체’와 권력이 된 ‘화폐’는 적대적 공존의 관계가 되었다. 남은 것은 화폐가 거미처럼 자아내는 사회적 관계와 수령공동체가 화학적 결합을 도모하는 길뿐이다. 바야흐로 북한은 화폐의 힘을 의식적이고, 사회적으로, 매우 정교하게 통제해야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화폐는 작은 사물이다. 그러나 작은 화폐의 배후에는 거대한 사회적 관계가 숨어 있다. 북한의 화폐현상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유기적 관계를 전체적(holistic)으로 조망하고, 얻어진 통찰을 전개하여 남북화해와 협력의 방안을 이끌어내는 것, 이 글이 지극히 바라는 것이다.
저자

민영기

동국대학교대학원에서북한학박사학위를받고외래교수로재직중이다.현재북한문제연구소를운영하고있으며,북한의화폐와금융에대한연구에집중하고있다.남북경제협력을위한새로운플랫폼을통해상생하는경제패러다임을구축하는것이목표이다.
주요연구로는「화폐공동체의성립과수령공동체의균열」(2014),「북한경제체제의변화에관한연구」(2016),「북한의경제질서재편과“관료적시장”의형성」(2016)등이있다.

목차

서론변화하는수령의나라
제1장수령공동체의완성
제2장공동체의붕괴와새로운질서의확장
제3장경제질서의재편과‘관료적시장’의형성
제4장화폐적관계의확산과주민들의변화
결론황금주판을두드리는혼종체제

출판사 서평

수령중심의공동체에서황금주판을두드리는혼종체제로
1990년대고난의행군이후북한의‘수령공동체’는사실상와해되었다.‘생산의완전계획화’,‘소비의배급제’,‘무역의국가독점’이라는3대원칙은모두무너졌으며북한사회를지탱해온근간인집단주의적,사회주의적도덕도점점희미해지고있다.현재북한사회는과거와는질적으로다른새로운물질적,문화적토대를재구성하고있다.이러한변화의원동력은무엇인가?이책은북한변화의숨은동인으로화폐를주목한다.떠들썩한흥정을동반하는시장이북한변화의주범으로종종언급되어왔지만,이책은그이면에은폐되어잘드러나지않으면서모든사회적관계에영향을미치는화폐야말로현재북한사회를변화시키고지배하는‘최고존엄’임을입증하고있다.

북한에서화폐란무엇인가?
족쇄가풀린화폐가북한사회를어떻게바꾸고있는가?
1990년대이전까지배급제는북한의수령공동체를지탱하는근간이었다.배급제를통해수령에게는찬란한후광이씌워졌고,숭배와복종의메커니즘이전국가적으로작동할수있었다.하지만이런배급제가무너지고개개인이생존을위해돈에의존하게되면서북한사회의주신(主神)은수령에서화폐로바뀌었다.이책은1947년화폐개혁을시작으로북한사회에서수령공동체가완성되고해체되는과정에화폐의위상과역할이어떻게바뀌어왔는지를역사적으로추적하며,이미시장화가깊숙이진행된북한에서화폐가수행하고있는기능들을경제적,사회적측면에서심도있게고찰한다.이과정에서이책이포착하는화폐의보편적이고본원적인성격들은자본주의체제로서화폐가북한이상의절대적인의미를가진대한민국사회에서갖는함의들역시적잖이되돌아볼수있게하고있다.

식량을배급하는사회에서시장을배급하는사회로
북한을연구하는다수의학자들은북한의시장을‘자생적시장’으로규정하고자본주의체제를잣대로북한의시장화를평가하며북한의시장이결국자본주의시장의형태를갖출것으로전망한다.그에반해이책의저자는북한의시장이자본주의적기제에의해작동하기보다는권력에의해조정되고통제되는현실을주목한다.이책은북한이사실상시장을‘배급’하는사회임을갈파하며,북한에서국가가어떻게시장을제도화하고권력에복속시켜왔는지를,즉북한의시장이결코‘자연적’인것이아님을논증한다.아울러이책은북한사회에서권력과지배계급이시장을길들이고시장으로부터최대한의이익을뽑아내기위해암암리에혹은노골적으로벌이는‘전략적사보타주’의작동방식을면밀히파헤치고있다.

화폐권력에대한최후의쿠데타,2009년화폐개혁의진상
어떤의미에서북한경제의역사는화폐라는‘맘몬’에족쇄를채우거나풀면서이를길들이려는끊임없는시도의과정이기도했다.이책은이런관점에서‘8.3인민소비품운동(1984년)’,‘1992년화폐개혁’,‘7.1경제관리개선조치(2002년)’,‘2009년화폐개혁’등북한의굵직한경제조치및정책들을살펴보며그의의와한계들을짚어낸다.특히이책은2009년화폐개혁을‘시장세력’과‘반시장세력’의충돌로간주해온기존의시각을넘어서,그것이북한에서이미강고한입지를구축한화폐카르텔을향해북한내근본주의세력이가한최후의쿠데타였다는점에역사적중요성이있음을강조한다.2009년화폐개혁의실패로북한사회는더이상이전의사회주의공동체로복귀할가능성이소멸했고,시장과권력이기묘하게결합한혼종체제로확고하게이행하게된것이다.

“잡아가려면잡아가라,우리는장사한다”
화폐와시장을통해보는북한민중의삶
수령공동체가붕괴된이후화폐적관계는북한사회와주민들의삶에전방위적으로침투하며이를변화시켜왔다.그것은‘자본주의적’이라고부르기는어려워도분명‘비사회주의’적인것이었다.이책은교환수단으로서의화폐가아니라‘사회적관계’로서의화폐에주목하면서,주민들의삶을더이상책임지지는않으면서도여전히통제하고수탈하려하는체제권력에맞선북한주민들의오랜생존투쟁과정을화폐와시장을통해조명한다.생계를유지하기위해직장을이탈하고오히려직장에돈을갖다바치기까지하는노동자들의삶,“위에정책이있다면아래에는대책이있다”는말로집약되는주민들의몸부림,북한의독특하고모순적인경제상황을적나라하게보여주는‘돈주’,‘알쌈’,‘해결사’같은존재들,지속적인사보타주를통해민중의부에빨대를꽂아온북한당국과권력자들의행태가화폐를중심으로입체적이고다각적으로묘사된다.

[출간의의]
북한사회와경제를새로운시각에서조망하는명쾌한해설서
여러부문에서북한경제는어두운터널을지나회복되는징조를보이고있다.전세계적으로전개된고립과봉쇄에붕괴할듯보였던북한경제에생기를불러일으킨힘은무엇일까?무너진계획경제와국가재분배시스템을대체하여경제를복원하는힘은어디에서발생하고있을까?지금북한의사회경제적변화를이끌고있는것은무엇일까?이책은1945년해방이후북한경제를이끌어왔던거시적메커니즘의변화를조망하고북한변화의숨은동인인화폐를전면에부각시킴으로써북한사회의현재모습을보다종합적이고구조적으로이해할수있게돕는다.그동안북한경제에대한관심이‘자본주의화’나‘시장화’측면에맞춰져있었다고한다면,이책은‘화폐’와‘화폐화’에초점을둠으로써북한경제를보다새롭게그리고근본적으로고찰할수있는단초를제공하고있다.이책이화폐와시장의작동을통해폭로하는북한사회의이중적인모습과분열상은북한경제의회복이라는현상이면에잠복해있는복잡하고다층적인불안요소들을함께포착할수있게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