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미디어와 사회 (전면개정판)

영상 미디어와 사회 (전면개정판)

$26.80
Description
최초의 영상미디어 육체로부터 CGI까지

“영상은 항상 인간과 세계를 매개해 왔다, 영상은 세계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가장 분명한 수단들 중 하나였고, 인간이 세계를 지각하고 인식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확실한 미디어 중 하나였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영상미디어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사용하는 방식도 계속 새로워지고 있다. 그에 발맞춰 2004년에 출간한 「영상매체와 사회」의 내용을 대폭 수정하고 추가해 『[전면개정판] 영상미디어와 사회』로 새 단장 했다.
미디어는 메시지를 담아내는 그릇이므로 미디어가 어떤 물리적 속성이 있는지는 전달하는 메시지의 해석과 수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그림과 사진은 다른 방식으로 의미를 생산하며, 동일한 사진도 그것이 인화지를 통해 전달되는지, 포스터, 잡지, 신문을 통해 전달되는지, 전자 디스플레이장치를 통해 전달되는지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과 수용,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책은 영상 기호의 생산 과정이 아니라 미디어로서의 영상이 어떻게 발명됐고,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영상미디어의 존재와 사용이 발생시키는 효과가 무엇인지에 관해 14장에 걸쳐 상세히 기술했다.
저자

주형일

서울대학교언론정보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파리5대학교와1대학교에서공부했다.현재영남대학교언론정보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사진과죽음],[영상커뮤니케이션과기호학],[랑시에르의무지한스승읽기],[문화연구와나],[이미지를어떻게볼것인가?],[미디어학교],[이미지가아직도이미지로보이니?],[똑똑한이상한꿈틀대는뉴미디어]등을저술했으며,[문화의세계화],[일상생활의혁명],[중간예술],[미학안의불편함],[가장숭고한히스테리환자],[정치실험]등을번역했다.

목차


1장영상과미디어
2장미디어의역사
3장영상미디어와시대
4장영상의세유형
5장그림
6장판화
7장만화와애니메이션
8장사진
9장영화
10장텔레비전
11장비디오
12장컴퓨터생성영상
13장전자영상미디어의미학
14장새로운영상문화

출판사 서평

영상미디어가가진기술적속성의차이는
사회문화적환경과어떤관계를맺는가?

미디어인동시에커뮤니케이션메시지인육체로첫장을시작한이책은역사를부족시대,문자시대,인쇄시대,전자시대로구분한마셜매클루언과구어세계,활자세계,비디오세계로구분한레지스드브레,근대성과탈근대성에대해논한마셸마페졸리의논거를통해미디어의역사와시대를들여다본다.또한영상미디어를근원적인기술적특성에따라관습적영상,광학적연상,현재적영상등세가지로나누어설명한뒤그림,판화,사진,영화,텔레비전,비디오,CGI에이르기까지각영상미디어의개념과탄생과정,사회문화적배경,특징과기능,그영향에대해세세히살펴본다.이책은영상미디어와사회문화적요인을결부해흥미로움과깊이를놓치지않고서술함으로써영상커뮤니케이션에첫발을들인이들과영상미디어를이해하려는일반독자들에게좋은입문서이자교양서로자리매김할것이다.

책속에서

기호이기이전에,인간과분리할수없는존재인육체는공간과시간을점유하며현존한다.육체의현존은인간의현존이며육체의부재는곧인간의부재다.하지만육체가인간과분리돼단순히정보를담는미디어로,그리고나아가기호로여겨지면서,육체의현존과부재는인간을말하는데더는중요한것이아니다.중요한것은육체가얼마나정보를제공할수있는가,즉얼마나유형화될수있는가,부호화될수있는가하는것이다.결국육체는공간적·시간적현존을통해인간의존재를드러내는것이아니라,일정한유형으로꾸며지고만들어짐으로써인간의정체성을표현하는수단이된다.바로이지점에서육체는영상이된다.
---p.34

거울의영상이촉발시킨이런인식론적분리를사진,동영상과같은영상들이가속화한다.영상을통해자신을본다는것은자신을대상화한다는것을의미한다.영상을통해주체는자신조차도대상으로분리해바라보고관찰하고생각할수있다.영상은주체와대상사이를단순히매개하는것이아니라주체와대상사이의분리를확정하면서둘을매개한다.마치이성에의해보정된시각이단순한육체적시각이아니라대상을추상화해내는시각이듯이영상을통해지각되는주체의육체는주체가느끼는구체적육체가아니라주체로부터분리된대상으로서의육체다.주체는영상을통해자신의육체를바라보면서자신이하나의온전한개체로서타자와구별되는독립된주체라는것을깨닫는다.결국,인간이외부세계와자신을분리시키기위해서는단순히눈을통해외부세계를바라보는것만으로는충분하지않다.인간은바로영상을통해자신과외부세계를거리를두고대상으로서바라봐야한다.
---p.42

매클루언은미디어가메시지라고말한다.이말은미디어자체의기술적속성이인간과사회에영향을미침으로써그자체로어떤메시지처럼기능한다는뜻이다.전기와같은미디어는그자체로는아무런내용도갖고있지않다.하지만전기를사용한다는것만으로도인간생활에는큰변화가발생한다.우리는전기를쓰는것이당연한세상에살고있지만,그렇지않았던시절을상상해보라.전기가없다면밤에책을읽는것도,시도때도없이휴대폰을사용하는것도,텔레비전이나영화를보는것도불가능했을것이다.전기가없던세상과전기를이용하는세상에서사람들이살아가는방식은너무나다르다고할수있다.매클루언은미디어는마사지(massage)라고도말했다.미디어가마치마사지처럼우리의모든감각기관들을주무르고만져서완전히변화시킨다는것을강조하기위해사용한말이다.
---p.56

영상은주로시각에호소하는미디어이고인지과정에서는대상과의유사성에가장크게의존하며,사회문화적관습에따라해석된다.게다가각각의영상미디어는서로다른물질적·기술적속성을갖고있다.모든종류의영상미디어가처음부터함께등장한것이아니라등장한시기가서로다르고,각시대마다주로사용되는영상미디어도다르다.동일한영상미디어도시대에따라사용되는방식과존재하는형식이달라지기도한다.전근대에주로사용되던영상,근대에주로사용되던영상,탈근대에주로사용되는영상이다르고각시대가영상에대해가졌던생각과요구가서로다르다.따라서일반적으로는영상이탈근대를나타내는중요한미디어로거론되지만,전근대와근대에서도영상이당시의시대정신을드러내는데나름의역할을했다.
---p.68

대상과의관계에서는관습적영상이사회문화적관습에의해확립된유사성을통해대상을재현하는반면,광학적영상은우선적으로대상에서나온빛의흔적이라는점에서대상과연결된다.광학적영상은대상을형태적으로유사하게재현하기도하지만,그보다더중요한것은대상이존재했다는것을광학적영상이증명한다는것이다.하지만광학적영상은대상이존재했다는것만을증명할뿐대상의정체에대해서는말하지않는다.현재적영상은대상을시뮬레이션하면서대체한다.관습적영상과광학적영상이기본적으로대상을재현하는반면에,현재적영상은대상을단순히재현하는것이아니라대상처럼작용한다.현재적영상은대상이주체의작용에반응하듯이주체와상호작용한다.시뮬레이션형식으로주어지는현재적영상을조작하면서,주체는영상이재현하는대상을보는것이아니라영상자체를대상처럼다룬다.
---p.104

영화의세계가‘그때그곳(thenandthere)’의세계라면,텔레비전의세계는‘지금여기(nowandhere)’의세계다.영화의세계는현실과구분된어떤다른세계라는인식이강하지만,텔레비전의세계는우리의일상적인현실과같은지금여기에있는세계처럼인식된다.텔레비전의특징인생방송은이런인식을더욱강화한다.우리가영화와텔레비전의영상을향하는시선에도차이가있다.우리는영화를볼때몰입하고집중해바라보지만,텔레비전을볼때는일반적으로흘깃거리는시선을취한다.영화를볼때응시하는시선(gaze)과텔레비전을볼때흘깃거리는시선(glance)은영상에대한인식에영향을미친다.영화의영상은바라보고분석해야하는대상이지만,텔레비전의영상은스쳐지나가는일상의시각적자극일뿐이다.텔레비전은영상이라기보다는시각적자극(thevisual)이다.
---p.231

CGI의시간성이영원한현재라는것은CGI와대상사이의관계를통해더욱명확히드러난다.광학적영상과는달리CGI는존재하는물체의흔적을기록하지않는다.CGI는독자적인형상을만들어그자체로충분한시각적존재성을그것에부여한다.CGI는어떤사물의외형을복제하는것이아니라어떤형상자체를구현한다.CGI는그자체로고유한존재이유를가진형상을제시한다.CGI가제공하는형상은CGI과함께,CGI안에서존재한다.따라서CGI가구현하는것은CGI가현재적인것(actual)이되기이전에는어떠한존재성도갖지않는다.잠재적상태의CGI가구현하는형상은보이지도않고,만질수도없으며,조작할수도없다.현재적인것이되기전까지CGI는현실의것처럼드러나지않는다.CGI에의해구현되는형상은CGI가현재화될때만존재하는것처럼제시된다.그것은과거도없고미래도없으며현재만을살아갈뿐이다.따라서CGI에의해구현된형상이나VR은영원한현재의현실이다.VR은밖으로향한어떠한출구도없이안으로접혀자신안에스스로갇혀영원한현재를산다.그것은바로순수한‘여기지금’의존재다.
---p.271

이러한정신과육체의분리를극명하게경험할수있는상황이바로셀카다.셀카는주체의육체를대상으로만들고관찰하고분석할수있게만들기때문에,셀카에의해영상화된육체는참을수없이이질적이된다.우리는셀카로촬영한자신의영상을애플리케이션을통해수정하면서자신을대상처럼조작한다.카메라라는인공의눈으로본육체는주체와분리된대상으로서시각적으로제공된다.주체로부터육체를분리시켜동일한시간과공간에공존시키는비디오는현대사회의정체성위기를가장가시적으로보여준다.카메라의인공눈이주체의눈을대신하고카메라가바라보는육체의영상은모니터에서차갑게제시된다.나는내것이아닌카메라의눈이바라보는나의육체를바라보며나의육체로부터이질적인존재가된다.비디오를통해주체는가장분명한방식으로분열되는것이다.
---p.295

하지만역설적으로광고는제작부를지칭하는데크리에이티브(creative)라는명칭을사용할정도로창의성을대단히중요시하는분야다.매년많은광고제등에서창의적광고를선정해상을주는행사를벌이고있기도하다.그런데광고가말하는창의성은다른분야에서말하는창의성과는다른성질의것이다.일반적으로창의성이란내용과형식의혁신을통해어떤것이현상태에서다른상태로변하도록하는능력을말한다.따라서창의성이실현된결과로우리는새로운사물이나사상의등장을보게된다.하지만광고에서말하는창의성은그런것이아니다.창의적인광고란사람들에게순간적인놀라움을제공함으로써광고에주목하게만들고나아가광고된상품이나서비스를기억하게만드는것이다.창의적광고는재치있는농담이나수수께끼에가깝다.그것은사람들의호기심을유발시키고순간적으로집중하게한다.하지만결말이알려진농담이나답이알려진수수께끼처럼일단내용이공개되고나면더이상사람들을유인하지못한다.그래서광고는항상바뀌어야한다.광고는대중에게익숙한것이어야하지만,동시에항상새로운것이어야한다.이것이광고가가진모순이다.
---p.301

디지털처리영상은우리에게대상과의일치여부를확인할것을요구하지않는다.그것은우리에게자신이제공하는세계를탐사할것을요구한다.과거의영상미디어가대상을알고표현하기위해우리가사용하는수단이었다면,과잉된디지털처리영상은우리가즐거움을얻기위해탐사하는대상이된다.사회적으로유통되는과잉된디지털처리영상앞에서는진실과거짓을찾기위해논리적으로무장하고지적으로탐구하는사람보다는지금여기에서즐거움을찾는유희적인간이더적합하다.디지털처리영상은현실과사실의일치라는관점에서평가되지않는다.그것은얼마나큰재미와즐거움을주느냐에따라평가된다.여전히디지털처리영상앞에서그것이진짜인지가짜인지판단하려애쓰고,또그래야한다고믿는사람들이있다.그들은오직디지털처리영상을그자체로탐닉하며즐거워하는새로운감성을지닌사람들을보면서당혹감을느낀다.그이유는,그들이영상미디어와대상이디지털처리영상안에서기존의것과는다른관계를맺는다는것을아직깨닫지못하기때문이다.디지털처리영상은스스로대상자체로기능하기때문에영상과대상사이의일치문제에서자유로워진다.과잉된디지털처리영상을통해비로소영상은참과거짓이라는오래된이항대립구도에서벗어날수있게된것이다.
---p.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