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전후 (1960~1970년대 아시아와 마주친 일본 | 양장본 Hardcover)

두 번째 전후 (1960~1970년대 아시아와 마주친 일본 | 양장본 Hardcover)

$34.12
Description
1960~1970년대 일본의 아시아관(觀) 보고서
일본의 전후 복구 과정에서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현상은 망각이다. 무너진 제국이 저지른 식민과 전쟁의 기억은 동서 냉전을 거치며 빠르게 사라졌다. 일본 정치인들의 잇따른 과거사 망언, 풀리지 않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 거기에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까지 일본의 전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일본의 ‘전후’에는 아시아가 없다. 이제 우리는 ‘전후’를 둘러싼 일본과 아시아의 불협화음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식민의 잔상, 냉전의 정착’에서는 1960년대 초반 탈식민화의 과제가 냉전 구도에 수렴되는 국면을 다루었다. 2부 ‘교착하는 시선’에서는 일본과 일본을 둘러싼 주변이 서로를 응시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3부 ‘아시아라는 문제’에서는 당대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아시아를 대하는 논리와 방식이 무엇이었는지 검토했다. 전후 시스템이 자리 잡으며 발생한 냉전적 모순과 갈등을 추적해낸 이 책은 오늘날 일본과 동아시아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저자

성공회대학교동아시아연구소

기획자성공회대학교동아시아연구소는문한국(HK)사업으로2007년부터‘문화로서의아시아:사상ㆍ제도ㆍ일상에서아시아를재구성하기’라는어젠다로기획ㆍ연구한성과로맺은결실이다.이어젠다는‘사상과학지(學知)의연쇄’,‘이동의통제와탈경계’,‘감성과장소의문화정치’라는세가지주제로기획되어,연구소소속연구자들은물론국내외유수한연구자들이참여했다.동아시아학술총서가아시아연구의새로운학제적방법론을만들어내고,대안적아시아라는구상의문화적경로를개척할수있는중요한디딤돌이되기를기대한다.

목차

1부|식민의잔상,냉전의정착
1장‘조선학/한국학’의국교정상화:한국학자들의‘조선학회’연차대회참가와아시아재단의지원을중심으로
2장강박으로서의식민(지),금기로서의제국을넘어:1960년대한국지식인들의일본상상과최인훈텍스트겹쳐읽기
3장냉전기일본진보파지식인의한반도인식:≪세계≫의북조선귀국사업ㆍ한일회담보도를중심으로

2부|교착하는시선
4장두개의‘전후’,두가지‘애도’:‘전후’한국과일본,가난한아이들의일기를둘러싼해석들
5장오키나와인과재일조선인,상호응시의‘전후’사:1950~1960년대조국지향운동을중심으로
6장주변을포섭하는국가의논리:시마오도시오의‘야포네시아론’

3부|아시아라는문제
7장여행하는자와세개의지도:오다마코토의아시아ㆍ아프리카,그리고한국과북한
8장‘원폭’을둘러싼상상력의틀:베트남전쟁과‘아시아’담론을중심으로
9장‘아시아적신체’의각성과전형:일본신좌익운동과쓰무라다카시

출판사 서평

다시일본을주목한다

다시일본이심상치않다.아베총리는이미오래전부터개헌을통해전후일본의평화헌법체제를갈아치우겠다는야심을공공연히보여왔다.일본의상하원격인참의원과중의원에서도개헌에찬성하는의원들이3분의2를넘은상황이다.이들은오는2020년까지개헌을달성해자위대가아닌명실상부한군대를보유하겠다고밝히고있다.
다시전쟁이가능해지는일본을바라보는아시아의속내는불안하다.식민지배와침략전쟁에대한제대로된사과와배상없이일본은급속도로보통국가를꿈꾸고있다.무엇이일본을과거의참상을잊은채반성하지않는괴물로만들었을까?
이책을만든성공회대학교동아시아연구소‘전후일본세미나팀’은애초부터이와같은문제의식을공유하며지속적으로세미나를진행해왔다.그리하여‘전후’시스템이정착하는과정에서드러난미완의탈식민화와동아시아의냉전질서가갖는구조적모순을포착해냈다.『두번째‘전후’:1960~1970년대아시아와마주친일본』은이같은공동연구의세번째성과물이다.연구에참여한9명의학자들의전공은경제사,사회학,문학등으로퍽다양하다.연구참여자들의다양한지적배경은일본을다양한각도에서조망할수있게도와준다.
저자들은현대일본을이해하기위해1960~1970년대의일본,즉태평양전쟁과한국전쟁이막끝나고전후복구와민주주의정착에매진할무렵의일본으로돌아갔다.책의제목이기도한‘두번째전후’는미군정이종료된뒤에일본이맞닥뜨린시기를가리킨다.이시기일본에서는재일조선인귀국사업,오키나와조국복귀운동,한일회담,베트남반전운동,화청투고발등다양한사건이발생했다.이를통해한국과일본의지식인들,재일조선인과오키나와인들이서로를어떻게바라봤는지,더넓게는아시아와일본이어떻게조우했는지추적한다.

냉전이집어삼킨식민과전쟁의기억

1부‘식민의잔상,냉전의정착’에서는한일국교정상화가이루어지기전인1960년대초반탈식민의과제가냉전의역학에수렴되어가는국면을다룬다.먼저1장에서는해방후한일간첫번째공식학술교류의장이었던일본‘조선학회’의활동에주목해한일간탈식민적관계와안보전략의과정을밝히며,2장에서는최인훈의텍스트를통해당시한국사회가‘일본’이라는키워드를경유해제기했던모험적인사유들을읽어낸다.그리고3장에서는전후일본의대표적인진보언론인≪세계≫의북한‘귀국사업’과한일회담보도를통해식민지지배책임이라는문제에대해일본진보지식인들이보여준인식의결여를지적한다.
2부‘교착하는시선’에서는일본과아시아,혹은주변부가‘전후’시공간의격차속에서상호‘응시’하는순간들을포착했다.4장은가난하고비참한삶을사는아동의일기가각각한국과일본에서번역·영화화되어대중적동정속에문화적으로전유되는과정을검토하면서그안에내재한정치-의미론적맥락을고찰한다.5장에서는오키나와와조선이각자의정체성을정치적상황에따라주체적으로선택해외국군철수를통한민족해방을이루고제3세계아시아‘인민’이되고자했음을밝히며,6장에서는류큐와아이누를포함해일본을내부에서파열시키려했던지리공간적개념인시마오도시오의‘야포네시아론’에대해심층조명한다.
3부‘아시아라는문제’에서는일본지식인들이아시아와마주치는순간들을포착하고그논리와방식이무엇이었는지를검토한다.7장에서는일본의대표적인진보지식인오다마코토의한국,북한방문기를전후일본지식인의세계인식-자기인식-타자인식이라는문제계에놓고독해하며,8장에서는1960년대원폭관련작품에나타난‘아시아담론’을베트남전쟁과한일국교정상화와함께등장한미군에대한기억,그리고식민지지배의기억이복잡하게얽히는과정과함께읽어낸다.마지막으로9장에서는1970년대쓰무라다카시의출입국관리반대투쟁과반차별론을중심으로당시일본에서아시아또는제3세계와의만남이라는과제가어떤논리속에서인식되었는지를추적하고있다.

전후일본을통해현대일본을이해한다

전쟁이끝나고전후복구노력이결실을맺어가던1960~1970년대일본은아시아와화해하는대신미일동맹을통해동아시아의냉전질서를강화하고이용하는길을택했다.전후의패배감과상실감은일본안에서민족주의가성장할수있는좋은토대가되었다.전후잃어버린옛제국의영역은한반도처럼의도적인망각의대상이되거나,류큐(오키나와)처럼일본이되찾아야할영토가되었다.특히미군이점령한남방의섬오키나와는일본인들에게패전의상처이자일본특유의피해자의식의상징과같은존재가되었다.
이책은이러한일본현대사의중요결절점인‘전후’시스템이정착하는과정에서드러난냉전적·자본주의적모순을아시아혹은제3세계와의관계를중심으로분석함으로써냉전체제아래형성된일본의국가적성격을규명하고있다.사실이번연구에서급격히보수화하는일본을상대로우리가어떻게처신해야한다는등의대안이나방향제시는미약하다.다만우리의현대사가식민,해방,전쟁,군사독재등으로왜곡된만큼이나일본의아시아인식도왜곡되었음을이책은밝혀낸다.
특히일본의진보적인지식인들을연구대상으로삼았다는점이돋보인다.어느나라나보수세력,더심하게는반동세력까지있기마련이다.하지만진보적이고양심적인세력이건재한나라라면희망은있다.일본인들에게막연한도덕적비난이나책임을지우기에앞서현대일본지식인들의사상,왜곡,전향등을지켜보면서일본이해의지평을넓혔다는데이연구의의의가있다.
프랑스의철학자루이알튀세르는‘마주침의유물론’에서서로우연히마주치는것들이응고함으로써역사가형성된다고보았다.이책에등장하는1960~1970년대사건들역시서로의우발적인마주침의흔적일뿐이다.그흔적들이우리에게풍부한역사를제공했는지의판단은이제독자의몫이다.

[책속으로추가]

전후세대로서오다마코토가강조한것은“거짓으로성급하게자기의‘범죄성’을‘고발’하기보다는자신이왜‘자기안에내화된전쟁범죄’를충분히자기의문제로삼지못하는지,도리상으로는판단한다해도왜몸의어딘가에납득할수없는부분이남는지,이런의문을지속하는것”이다.이러한고민이섣부른자기고발보다중요한이유는“‘자기에게내화된전쟁범죄’를몸으로충분히느끼지못하는”상황자체가‘범죄’이며이런식으로“과거의‘범죄’도일어난것이고이지점에서나는지금‘공범자’와다름”없다는것을인식할수있기때문이다._7장,252~253쪽

이들작품은B29폭격기로히로시마ㆍ나가사키까지세계에서처음원자폭탄을운반한승무원(조종사)인주인공이자신이투하한원폭때문에지상에출현한‘지옥’같은현실을알게됨으로써고뇌의구렁텅이에빠지는모습을,이나라피폭자와의관계를통해보여준다.여기에서는가해자가피해자로,피해자또한가해자가될가능성이존재한다는‘전쟁’의가장큰비극과역설이솜씨좋게그려진다._8장,271쪽

화청투가‘억압민족으로서의일본’의민족적책임을추구했다면쓰무라다카시는민족적책임을‘교통형태의문제’로파악했다.여기서교통이라는말은결코통하지못하는역사를밝힌다는역설을함축하고있다.그러면서일본과아시아사이의분리를두가지층위의‘교통사고’로파악한다.하나는일상성에각인된역사의낙차,다른하나는이로부터오는투쟁형태의낙차이다.이두가지를근저에서잇는것이재일아시아인의존재였다._9장,3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