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사회 (감정의 렌즈를 통해 본 한국사회 | 양장본 Hardcover)

감정과 사회 (감정의 렌즈를 통해 본 한국사회 | 양장본 Hardcover)

$48.69
Description
2020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한국인의 ‘감정 아비투스’를 주목하다
나와 타자와 한국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감정사회학적 성찰

감정은 단순한 내적 본능이 아니라 상호주관적인 과정을 통해 형성, 변형되고 다시 상호주관성에 개입하여 그것에 영향을 주는 사회성을 갖는다. 이 사회성의 감정은 오랜 시간적 관습을 거쳐 신체화되고, 그렇게 신체화된 감정은 일정한 성향으로서의 아비투스로 작용한다. 한국인의 삶에 뿌리박힌 습속들, 가족과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대하는 모든 태도 안에 해석되어야 할 고유한 감정의 언어가 묻어 있는 것이다.
후설, 메를로퐁티에게서 시간과 몸의 현상학을, 부르디외로부터 아비투스의 사회학을 빌려온 저자는 이 책에서 ‘신체화된 감정 아비투스의 현상학’이라고 부를 만한 것으로 독자들을 인도하며, 신체화된 ‘감정의 아비투스’에서 기인한 이방인에 대한 혐오와 다소간 관념론적인 절대적 환대 사이에서 한국사회의 공화주의가 나아갈 길을 숙고한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동 대학의 융합감성연구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저자는 이와 같은 감정 연구가 부당한 무시와 모멸, 차별, 적대, 증오로 점철되어온 인류 역사 속에서 ‘사람다움’을 회복해보고자 하는 바람의 표현이자 무엇보다도 ‘나’의 삶에 대한 반추이자 성찰이라고 말한다. 감정이 한 인간의 삶과 역사, 시대에 대한 해석학적 접근의 렌즈이자 내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정의 개념과 정의, 동학에 관해 다양한 학문의 연구성과들을 정리하고 한국인의 마음속에 응축된 감정경험들을 조명해보고 있는 이 책은, 오늘날 파편화와 선동과 혐오와 억압에 의해 감정이 억눌리거나 왜곡된 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많은 이들이 열광과 냉소, 개인의 욕망과 공동선 사이에서 중도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균형 잡힌 감정사회학 텍스트이자 삶의 미학에 대한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왕배

현재연세대학교사회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연세대학교사회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사회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은후버클리대학교동아시아연구소의객원연구원으로있던중시카고대학교의사회학과조교수로초빙되어동아시아정치경제,한국학,도시공간과사회이론등을가르쳤다.주요연구분야는대안사회를위한호혜경제,인권,감정사회학이다.
저서로는『산업사회의노동과계급의재생산』(2001),『세월호이후의사회과학』(2016,공저),『향수속의한국사회』(2017,공저),『도시,공간,생활세계』(2018,개정판)등이있고,역서로는『국가와계급구조』(1985),『자본주의도시와근대성』(1995,공역)등이있다.주요논문으로는「맑스주의방법론과총체성」(1997),「노동중독」(2007),「자살과해체사회」(2010),「‘호혜경제’의탐색과전망」(2011),「도덕감정:부채의식과감사,죄책감의연대」(2013),「언어,감정,집합행동」(2017),「혐오혹은매스꺼움과배제의생명정치」(2017)외에도감정노동,정리해고,사회자본,인권등에관련된다수의공저논문이있다.

목차

제1부감정의세계
제1장감정의의미와유형
제2장감정에대한다양한접근들
제3장감정의현상학:시간,기억,신체화된아비투스

제2부분노,불안,고통,혐오속의한국사회
제4장분노
제5장불안과두려움
제6장슬픔,비애,고통의트라우마
제7장수치,모멸그리고혐오

제3부진정성과냉소주의,친밀성,도덕감정
제8장언어,감정,집합행동
제9장진정성과냉소주의
제10장친밀성과감정노동
제11장이방인과공화주의도덕감정

출판사 서평

‘인간을인간이되게하는에너지’
감정에대한철학적,사회문화적,인지심리학적고찰

오랜세월동안감정은‘교정되거나절제되고길들여야할’본능,욕망과동일시되었으며특히서구의오랜철학적전통속에서감정은이성보다열등한것으로취급되었다.기독교의종교적전통속에서는아예‘죄’의원천으로간주되기도했다.데이비드흄을시작으로환기되기시작한감정의중요성과그동학에대한연구는도덕감정에주목했던애덤스미스와니체등을거쳐오늘날에이르러서는감정이이성과마찬가지로세계를인지하고판단하는힘자체임을인식하게되었다.감정이단순히행위를유발하는동기나매개변수에지나지않는것이아니라그자체로서논리와실체,힘을갖는‘제3의얼굴’이라는것이다.
이책은감정의개념적정의에서시작하여철학적,사회문화적감정연구의긴역사적과정을돌아보고최근사회과학의연구결과들과사회생물학,인지심리학,뇌과학등의통섭적인연구결과들을통해감정에대한더욱확장된견해들을폭넓게소개함으로써,한국사회에뒤엉켜있는복잡한감정들의씨줄과날줄들을들여다보기위한광범위한이론적토대를제공하고있다.

한국인의감정의조각들을모아엮은한폭의퀼트
한국사회의분노,불안,고통,혐오를들여다보다

2008년이명박정권의쇠고기수입정책에반대하며벌어졌던광화문시위와2016년최순실국정농단사건으로불붙은전국적인시위에는대중이국가리더십으로부터느낀모멸감과수치감,분노가큰자극이되었다.개별적으로흩어진분노는힘없이사그라들지만그분노들이조직화되어공분이되거나집합열정으로표출될때사회를변화시키는거대한운동에너지가된다.
이책은이런분노와함께불안,수치,모멸감,혐오와같은개인적이면서도보편적인감정들이심리적,사회적으로작동하는방식들을분석하고,이런감정들이현재한국사회에서어떻게집단적으로등장하고재생산되는지에주목한다.한국사회에서전쟁의경험과가부장주의의고착된기억은어떻게신체화되어개인들의정치적보수성을강화해왔는가?애국의열정과광신적인애국주의의차이는무엇인가?IMF이후밀어닥친정리해고와구조조정은개개인의삶에어떤트라우마를남기고공동체를분열시켰는가?신자유주의시대에감정노동은어떻게해석되고논의되어왔는가?디지털미디어시대의감정을어떻게볼것인가?혐오표현의경계는어디이며표현의자유가용인되는범주는어디까지인가?한국사회의구성원을묶어줄신뢰와연대,즉‘사회적인것(thesocial)’의힘을어디에서구할것인가?이책은감정의동학과한국인의감정표현/소비에관해제기되어야할이러한질문들을환기하고그해답의단초가될수있는이론적,경험적논의들을다양하게제시하고있다.

누가,왜망각을말하고애도를막는가?
권력이두려워한시민들의‘감정’

사회적트라우마의치유는복잡한과정을필요로한다.트라우마를발생하게한구조적배경과전이과정을분석하고이를극복할다양한정책이나제도,문화가구축되게하는사회적과정을밟아야하기때문이다.이‘사회적과정’은여러사회집단이나계급,세대,성,지역에따른이해관계들과편견,권력이서로부딪히기에지난하고중층적일수밖에없다.정부와시민사회,언론과기업을비롯한다양한이해집단은그러한트라우마의성격규정에서부터치유방법에이르기까지자신들의권력을행사하고투사하기위해갖가지방식과수준으로개입하고쟁투를벌인다.
이책은1980년광주민주화항쟁이나2014년세월호참사와같이국가적,국민적‘트라우마’를남긴사건들의진행과정을되짚어보면서,사건과피해자에대한낙인찍기,강제적인망각기제의발동과같은압력과애도의부정저변에놓여있던정치적,사회적,문화적권력관계를살핀다.저자는이를통해국가와권력이억압하고침묵시키고자했던감정들의실체와의미,곧‘슬픔의사회성’이라부를수있는것에대한논의를심도있게전개하고있다.

나와집단을위해없어지기를바라는희생양,
한국사회의‘호모사케르’는누구인가?

한집단의내부적연대를도모하는방법중하나는우리/그들,내부자/외부자등으로이분법적인대립구도를설정하고자신들을‘우리’와‘내부자’로정체화시킨후‘그들’과‘외부자’로설정된이들을공격하는것이다.호모사케르는이러한메커니즘에의해죽여도되는생명들로서선언된사람들이며살권리가박탈당한,죽었어도아무도책임지지않는생명이다.한국사회역시국가와자기집단의생존과기득권유지를위해끊임없이‘호모사케르’와희생양을창조하고재생산해왔다.
이책은아감벤과지라르등의이론에대한논의를시작으로한국사회의희생양찾기와혐오감정에대해탐색하고,‘빨갱이’나‘종북좌파’,‘파업노동자’,‘난민’,‘이단’,‘동성애자’등에대한낙인찍기가어떻게이루어져왔고현재이루어지고있는지를고찰한다.또한이책은최근인터넷과SNS의발달로더욱범람하고있는혐오표현들이어떻게우리의이성과감정을마비시키는반지성주의로이어질수있는지를주의깊게살피고있다.

우리안의혐오와냉소주의를넘어서,
십시일반도덕감정의힘으로구현되는공화주의

꽤오랫동안고전주의적인공화정은폐쇄적인민족주의혹은국가공동체에대한헌신과의무를강조하는우파적애국감정에기반하는것으로치부되면서구시대의유물로간주되었다.또한민주주의체제가보편화하면서공화주의는결국‘민주주의’에포함될수있다는견해들로인해공화주의에관한관심이줄어들기도했다.하지만신자유주의시대의파편화,비공동체화,비참여,무관심,그리고다양한집단들간의반목과대립이가속화되면서공동체의균열이심각해지고있다는진단과함께세대,집단,인종,계층,정당등다양한집단의협치와공영을강조하는‘공화’의의미에관한관심이다시일어나게되었다.
이책의저자는하버마스,데리다,레비나스등공화와관용의의미를물은학자들의논의를살펴보면서현대사회에서는누구나다소간이방인이자디아스포라라는점을환기하고,타자의윤리학을흑백의문제가아니라회색의문제로서설정할것을제안한다.그리고“십시일반의도덕감정의힘”으로공화주의를새롭게뿌리내리자고말한다.이책은경쟁과파편화되는관계들속에분노,슬픔,혐오,냉소,허구적친밀성이침윤되어가는한국사회를감정의렌즈를통해들여다보면서,구조의수인(囚人)이되는것이아니라감정의에너지를통해운명을개척하고거머쥐는,‘힘없는자들의힘’의가능성을타진하고있다.

[책속으로이어서]

“십시일반의느슨한연대”,그것은도덕감정과호혜적교환에기초한것이며,오늘날소시민으로서의‘회색인’이살아가는방식이기도하고삶의지혜이기도하다.필자는이를‘십시일반(十匙一飯)에의한일반적(혹은익명적)호혜와느슨한연대’라고표현한바있다.십시일반의호혜는사회의익명적구성원들이자신의현실적인삶의이해관계또는형편에대한별다른압박없이공동체를보호하고지탱하는교환으로서,나와타자에게이득이돌아가는사회적안전망을구축하기위한실천전략이기도하다.우리대부분은소시민으로살아간다.이른바군자와대인,의인들의삶을존경하되,그들처럼사는것은선택이지의무는아니다.이러한소시민들이자신의사적영역의자산(예컨대시간,노력,재능,자산등)의작은부분을호혜적교환에의해‘조금씩내어십시일반’한다면,그러나그것들이모여공공의영역에서의미심장한효과를낸다면,즉‘나의부담은작지만,총체적효과는매우크게나타난다면’연대전략은성공적이다.(500쪽:제11장“이방인과공화주의도덕감정”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