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공공성과 공공보건의료 (양장본 Hardcover)

건강의 공공성과 공공보건의료 (양장본 Hardcover)

$67.28
Description
2020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건강체제와 보건의료체계를 개혁하여
건강과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다

지금까지 오랜 기간 공공성 강화는 곧 ‘공공기관 강화’를 의미했으나, 이제는 이를 넘어 ‘시스템 강화’, 나아가 ‘레짐 강화’로 전환해야 한다. 기관과 인력, 서비스는 말할 것도 없고 재정과 관리, 거버넌스를 함께 고려하며, 이에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환경과 조건을 통합해야 한다. 레짐으로 확대하면 공공성 논의는 체제 전체의 문제가 된다. 공공보건의료 강화는 사실 건강체제와 보건의료체계 ‘개혁’ 프로젝트와 분리되지 않는다. 보건소나 공공병원을 더 좋게 하자는 차원을 넘어 한국 건강체제와 보건의료체계를 두고 고민해야 하는 보편적 과제이다. 이 책이 그 방향을 논의하는 데 물꼬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저자

김창엽

의학과건강정책을공부하고현재서울대학교보건대학원교수로재직중이다.민간독립연구소(사단법인)인‘시민건강연구소’의이사장과소장으로도일한다.건강보장,건강권,건강불평등과건강정의,건강체제개혁등이주요연구분야이며,최근에는‘비판건강연구’에관심을두고가능성을모색하는중이다.최근펴낸책으로는『건강보장의이론』(2018,개정판),『건강정책의이해』(2016,역서),『한국의건강불평등』(2015,편저),『불평등한국,복지국가를꿈꾸다』(2015,공저),『건강할권리』(2013),『무상의료란무엇인가』(2012,공저)등이있다.

목차

제1부서론
제1장들어가며
제2장논의의배경:왜공공을말하는가

제2부공공성의이론
제3장이론의틀과방법
제4장공적주체또는공공성의주체
제5장공적지배
제6장공공성이란무엇인가
제7장공공영역,공공시스템,공공생태계
제8장공공과국가
제9장민간과시민사회의공공성

제3부건강과보건의료의공공성
제10장건강레짐
제11장건강의의미와가치
제12장건강의공공성
제13장보건의료의논점
제14장보건의료와공공성
제15장보건의료조직과공공성
제16장민간보건의료와공공성

제4부한국건강체제의공공성과공공보건의료
제17장한국공공보건의료의역사적전개
제18장공공보건의료정책
제19장한국의공공보건의료조직
제20장건강과보건의료의결과
제21장건강과공공보건의료의정치경제

제5부외국건강체제와보건의료의공공성
제22장일본의공공보건의료
제23장미국의공공보건의료
제24장영국건강체제의공공성
제25장유럽보건의료의공공성
제26장개발도상국(저소득국가)의건강과공공보건의료

제6부새로운‘건강레짐’의공공성
제27장공공성의토대와민주적공공성의이념
제28장공공성과새로운공공보건의료
제29장보건의료자원의공공성강화
제30장민간부문의공공성강화
제31장보건의료생산체제의공공성강화

출판사 서평

한국보건의료에서‘공공’은말과개념이혼란스러운상태에있다.좁게생각해도공공성이나공공보건의료는사회적지분또는발언권을확보하지못한것처럼보인다.한국사회에서건강과보건의료의‘공공성’이나‘공공보건의료’는보건소와일부공공병원의범위를벗어난적이거의없다.보건의료에종사하는많은사람과공공분야를다루는다수전문가는보건의료의공공성이나공공보건의료의개념과내용이모호하다는데에동의한다.현실에존재하는것과지향,규범또는이상형이뒤섞여이해와판단을힘들게한다는것도흔한지적이다.

한국에서는공공보건의료를국가또는이에버금가는주체가운영하는기관과그활동으로이해하며,이는기관과조직의소유주체가누구인가를기준으로공공보건의료를범주화함을뜻한다.인천의료원이나천안의료원은개인이아니라지방정부(공적주체)가운영한다고이해하고,이조직이나활동을가리킬때자연스럽게공공이라는말을쓴다.어떤때는이보다범위가더좁다.중앙정부가관장하는국립대학병원(예:부산대학교병원이나전남대학교병원)은소유주체를기준으로분류하면공공이지만,흔히‘대학병원’으로생각하고공공병원이라는의식은약하다.공공보건의료는병원을중심으로,그것도중앙정부가직접운영하는몇군데국립병원(국립정신병원이나결핵병원등)이나지방의료원의기능정도를벗어나지못한다.공공보건의료를최소주의적으로이해하는태도가널리퍼져있다할것이다.

공공이소유주체로서국가와분리되지않고국가기구가축적해온단점까지공유해야하는것은약점이다.비효율적이라거나관료주의적이라고공공보건의료를비판하는것은상당부분국가기구에대한오랜비판과연결된다.공공병원이나보건소를제외하면넓은의미의공공이구체적인의미를드러내지못하는점도중요한데,건강이나보건의료가갖추어야할바람직한속성모두가공공의이름으로불리는일도흔하다.“모든보건의료는그자체로공공적이다”라고한다든지,또는“민간병원도하는일은공공성이있다”라고주장하는것이대표적이다.‘민간의료의공공성강화’나‘공공보건의료를민간에위탁’하는것이무엇을목표로하며어떤의미가있는지혼란스러운이유도다르지않다.

공공보건의료=공공소유기관이라는관계는기회인동시에딜레마이다.공공보건의료를최소주의적으로이해하는것이어떤기준과측면에서보든오늘날한국공공보건의료가‘빈사’상태에빠진한가지이유인것은분명하다.보건의료를제공하면서공공과민간의차이를인식할수없다면굳이공공에더큰가치를부여할이유가없고,한정된국가재정을공공에투입할명분은줄어든다.

공공을국가나공공부문이소유한기관이나조직,또는그런조직이하는기능으로좁히면,공공을강화하는것도기관을중심으로생각해야한다.노무현정부시기에공공의료강화를정책목표로제시했지만,대부분사람은이를공공기관,그것도병원과병상을늘리는것으로받아들였다.기관을중심으로공공을이해하면공공성의의미는다시순환적으로더좁아져,공공의료기관이수행하는몇가지특별한기능이공공성을상징하게된다.민간이잘하지않거나할수없는기능,예를들어특수한전염병을치료하거나노숙인등‘취약계층’을치료하는역할을공공의기능이라이해하기에이른다.

공공보건의료에대한이러한이해가딜레마일뿐아니라기회라고하는것은공공보건의료의기능,역할,가치와연관되기때문이다.공공보건의료를공공기관이제공하는보건의료로한정하면,민간이실패하거나후퇴한보건의료를보완해야한다는명분은오히려더뚜렷해진다.공공성개념은좁아졌을뿐아니라좀처럼모호함을벗어나지못하는상태다.공공기관의고유성을찾다보면민간기관과는다른공공만의기능과역할이무엇인지물어야하는데,이론과실천모두명확한답을내기어렵다.

보건(서비스)과의료(서비스)는이질적이고연속적이며또한개방체계속에서작동한다.가난한노인당뇨병환자는의원과병원,보건소를모두이용할수있으며식사와운동은보건과의료,복지체계를넘어생활세계에통합되어있다.이환자(사람)에해당하는민간또는공공의고유한역할을정할수있을까?개인이이렇다면,체계수준에서공공성이높은보건의료나제대로작동하는공공보건의료가무엇을해야하는지정하는것은더욱어렵다.한국보건의료의문제와대안을다루면서흔히공공성의결핍과강화를말하지만,개념과내용이모호해규범적이거나형식적인표현에그치는일이많다.예를들어공공의료를강화해야한다는주장은강하지만,보건소와몇군데공공병원을제외하고는구체적인정책이나활동과잘연결되지않는다.

이런분열적상황에서도공공보건의료가실재하고현실에서가치가줄지않는것은하나의역설이다.특히지향이나이념으로서공공보건의료나공공성은지금도강한잠재력과설득력이있고,대중성에바탕을둔도덕적기초가어떤지향과비교해도더튼튼하다.대중이나환자를설득하고보건의료의어떤특별한성격을강조할때공공또는공공성보다더좋은명분은찾기어렵다.제도와정책의문제가드러날때마다공공성을강화해야한다는주장이흔하고,시장기전을적극적으로옹호하는사람들조차보건의료의공공성주장에크게반대하지않는다.

공공보건의료나공공성은위축되어있지만,다른한편으로많은사람이기대를거는역설적상황,한마디로공공성과공공보건의료는다중적딜레마에빠진것이자리잡고작동하는현실이다.모든측면에서상황은복잡하고,생각할거리나논의의맥락도간단치않다.예를들어같은현실과미래를드러내는말과개념만하더라도공공,공공성,공공보건의료,공공의료,공공기관,공공병원등이어지럽게뒤섞여있다.현실은더복잡하고모순적이다.누구나공공성을강조하지만,현실의공공보건의료기관은공공기업이며또한개혁대상이다.

전면적으로공공성과공공보건의료를강화해야한다는‘큰’공공성주장은복잡하고중층적이다.지금까지제기된주장가운데가장적극적인지향은‘체계의공공성’을옹호한다.이는건강과보건의료의상업화,영리화가심화하고불평등이악화하는것으로진단하며,그대안으로공공성또는공공보건의료를강조한다.공공성과공공보건의료는몇몇보건의료서비스의문제또는개별의료기관의소유구조나분포를문제삼기보다,인력과시설,재정,정책,거버넌스등을모두포함한다.이때‘공공보건의료강화론’은사실상‘보건의료강화론’과같다.

보건의료(서비스)를넘어건강과‘건강결정요인’까지포함하면공공성논의는더확대된다.건강은보건의료서비스와체계의영향을받지만,건강의사회적결정요인은이를넘어소득,교육,고용과노동,주거,지역사회까지아우른다.‘건강의공공성’은이들사회적결정요인의공공성과떨어질수없고,이때공공성에는다른사회정책과함께전체사회경제체제의성격도포함해야한다.‘공공보건의료강화론’은보건의료를넘어‘사회경제체제개혁론’까지확장될수있다.

보건소나공공병원의현상을제대로이해하는것은그자체로그리고전체공공을해명하는데도중요하다.현재눈에보이는공공보건의료의당면한문제를진단하고해결해야하는것도마찬가지다.공공보건의료나체계의이름으로지금까지관심과실천을집중한대상도대체로여기서크게벗어나지않는다.고민은한국에서건강과보건의료의공공성,그리고공공보건의료를해명하는작업이단지보건소와공공병원을비롯한공공기관의경영이나‘공공의료체계’개선에머무를수없다는점이다.

현상과함께구조또는심층에있는실재를이해해야하는데,이는한국의건강과보건의료를규정하는기본토대이자환경,그리고그것을만드는구조와기능을뜻한다.현재공공기관이운영되고개별정책이수행되는맥락은심층의구조에서비롯된것이며(유일한원인이라는의미는아니다),그런점에서구조에서실마리를찾지않고는개별적이고구체적인해결방안을구하는것도불가능하다.이구조는전체보건의료체계는물론이고보건의료를넘어건강과연관된모든체계를아우른다.
공공(성)과공공보건의료를모색하면서현존하는공공기관이나공적체계를기술적으로개선하는것으로범위를한정할수없는이유다.이글은그보다는보건의료체계를넘어전체건강체계를근본적으로다시검토하고새롭게구상하는것을목표로한다.

이과정은보건의료의공공성에앞서일반적인의미에서공공과공공성을이해하는것에서시작해야한다.자연스러운논리순서이기도하지만,여기에는건강과보건의료의공공성을사회의보편적문제의식안에위치시킨다는의도도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