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미세먼지 문제는 과학과 공학의 영역을 넘어
정치·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제 미세먼지 문제는 한국인 모두의 관심사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일기예보를 확인하며 다음 날 마스크를 쓸지 말지 걱정한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마다 병원은 환자들로 북적대고 그 때문에 이웃 나라와 감정이 악화되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환경과 공중 보건의 문제를 넘어 국제정치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미세먼지 문제에 단순히 과학적·공학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미세먼지 문제는 가치중립적인 성격의 환경 외부효과가 아니라 다양한 사회 주체들의 인식과 대응을 통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정치적·경제적·역사적 과정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의 여러 국가와 지역들은 각자 처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조건하에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미세먼지 정책들을 도입해 집행하고 있다.
이 책은 미세먼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환경공학적 접근에서 시작해 우리 국민이 미세먼지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는지 알아본다. 그리고 한국, 중국, 호주 등 국가 단위에서의 미세먼지 정책을 검토한다. 아울러 미세먼지를 놓고 벌어지는 한·중 갈등의 관리를 위해 유럽, 동북아, 동남아 지역에서는 국가 간 월경성 대기오염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가고 있는지 참고한다.
미세먼지 문제를 둘러싼 과학과 정치
언제부터인가 일기예보를 보면 내일의 기온이나 눈비 소식과 함께 (초)미세먼지 정보를 듣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와 2.5μm 이하인 초미세먼지로 나뉜다.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이 50~70μm이니 정말 작은 크기다. 평범한 먼지, 꽃가루, 곰팡이가 미세먼지 크기이고 연소 입자, 유기화합물, 금속 입자가 초미세먼지 크기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코 점막에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침투해 천식이나 각종 폐 질환을 일으킨다. 당연히 조기 사망률의 증가에도 영향을 준다.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는 미세먼지보다 황사라는 단어가 더 친숙했다. 주로 봄철에 발생하는 황사는 오래전부터 인간에게 관측되었다. 우리 역사에 나오는 황사에 관한 첫 기록은 『삼국사기』의 ‘우토(雨土, 흙비)’라는 표현이다. 『조선왕조실록』 「명종조」를 보면 “한양에서 흙이 비처럼 떨어졌고 전라도 지방에서는 지붕, 밭, 잎사귀에 누렇고 허연 먼지가 덮였다”라는 기록이 보인다. 사실 황사는 주요 성분이 칼슘과 규소 등 평범한 토양 성분이라 그리 걱정할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의 황사에는 산업화에 따른 수많은 오염물질이 섞여 있어 과거의 황사와는 전혀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런 문제에는 오염물질 자체가 안고 있는 생태·환경과 건강상의 문제부터 오염물질이 국가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데 따른 국제정치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수년간 미세먼지가 대중의 관심사가 되면서 이를 다룬 책도 시중에 적지 않게 나와 있다. 대기 환경에 관한 책부터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책까지 다양하다. 분야로 보면 환경학 등 자연과학, 공학 도서와 공중 보건 도서가 눈에 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자연과학은 물론이고 정치학이나 사회학적 접근도 필요한 문제다. 미세먼지가 어떻게 생겨나는지도 궁금하지만 어디서 오는지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로 그 많은 먼지가 중국 등 이웃 나라에서 날아오는가? 우리나라에서 발원하는 미세먼지의 양은 어느 정도인가? 동아시아 말고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는 미세먼지 문제가 없는가? 있다면 그들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미세먼지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면 시민 개개인의 수준에서 (마스크를 쓰는 등의 수동적인 대응을 넘는) 좀 더 적극적인 대응책은 없을까? 이 책을 쓰기 위해 모인 10명의 저자들은 이런 지점에 주목했다.
이 책의 집필진에는 자연과학과 인문·사회 계열 연구자가 골고루 참여했다. 이들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경제·사회 시스템과 분리해 그저 단순히 대기오염 문제로 보는 시각을 뛰어넘는다. 책은 환경공학 전문가의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시작해 미세먼지를 둘러싼 세계의 여러 국가와 사회의 다양한 대응 특징과 동학을 분석한다. 특히 미세먼지의 과학을 둘러싸고 사회 구성원들 또는 국가 간의 정보와 인식의 비대칭성과 그에 따른 갈등을 논하며 과학과 사회의 긴밀한 연관성을 밝힌다. 이 책은 2021년도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국립부경대학교 미세먼지관리 특성화대학원의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통해 기획되었다.
정치·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제 미세먼지 문제는 한국인 모두의 관심사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일기예보를 확인하며 다음 날 마스크를 쓸지 말지 걱정한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마다 병원은 환자들로 북적대고 그 때문에 이웃 나라와 감정이 악화되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환경과 공중 보건의 문제를 넘어 국제정치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미세먼지 문제에 단순히 과학적·공학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미세먼지 문제는 가치중립적인 성격의 환경 외부효과가 아니라 다양한 사회 주체들의 인식과 대응을 통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정치적·경제적·역사적 과정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의 여러 국가와 지역들은 각자 처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조건하에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미세먼지 정책들을 도입해 집행하고 있다.
이 책은 미세먼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환경공학적 접근에서 시작해 우리 국민이 미세먼지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는지 알아본다. 그리고 한국, 중국, 호주 등 국가 단위에서의 미세먼지 정책을 검토한다. 아울러 미세먼지를 놓고 벌어지는 한·중 갈등의 관리를 위해 유럽, 동북아, 동남아 지역에서는 국가 간 월경성 대기오염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가고 있는지 참고한다.
미세먼지 문제를 둘러싼 과학과 정치
언제부터인가 일기예보를 보면 내일의 기온이나 눈비 소식과 함께 (초)미세먼지 정보를 듣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와 2.5μm 이하인 초미세먼지로 나뉜다.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이 50~70μm이니 정말 작은 크기다. 평범한 먼지, 꽃가루, 곰팡이가 미세먼지 크기이고 연소 입자, 유기화합물, 금속 입자가 초미세먼지 크기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코 점막에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침투해 천식이나 각종 폐 질환을 일으킨다. 당연히 조기 사망률의 증가에도 영향을 준다.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는 미세먼지보다 황사라는 단어가 더 친숙했다. 주로 봄철에 발생하는 황사는 오래전부터 인간에게 관측되었다. 우리 역사에 나오는 황사에 관한 첫 기록은 『삼국사기』의 ‘우토(雨土, 흙비)’라는 표현이다. 『조선왕조실록』 「명종조」를 보면 “한양에서 흙이 비처럼 떨어졌고 전라도 지방에서는 지붕, 밭, 잎사귀에 누렇고 허연 먼지가 덮였다”라는 기록이 보인다. 사실 황사는 주요 성분이 칼슘과 규소 등 평범한 토양 성분이라 그리 걱정할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의 황사에는 산업화에 따른 수많은 오염물질이 섞여 있어 과거의 황사와는 전혀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런 문제에는 오염물질 자체가 안고 있는 생태·환경과 건강상의 문제부터 오염물질이 국가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데 따른 국제정치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수년간 미세먼지가 대중의 관심사가 되면서 이를 다룬 책도 시중에 적지 않게 나와 있다. 대기 환경에 관한 책부터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책까지 다양하다. 분야로 보면 환경학 등 자연과학, 공학 도서와 공중 보건 도서가 눈에 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자연과학은 물론이고 정치학이나 사회학적 접근도 필요한 문제다. 미세먼지가 어떻게 생겨나는지도 궁금하지만 어디서 오는지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로 그 많은 먼지가 중국 등 이웃 나라에서 날아오는가? 우리나라에서 발원하는 미세먼지의 양은 어느 정도인가? 동아시아 말고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는 미세먼지 문제가 없는가? 있다면 그들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미세먼지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면 시민 개개인의 수준에서 (마스크를 쓰는 등의 수동적인 대응을 넘는) 좀 더 적극적인 대응책은 없을까? 이 책을 쓰기 위해 모인 10명의 저자들은 이런 지점에 주목했다.
이 책의 집필진에는 자연과학과 인문·사회 계열 연구자가 골고루 참여했다. 이들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경제·사회 시스템과 분리해 그저 단순히 대기오염 문제로 보는 시각을 뛰어넘는다. 책은 환경공학 전문가의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시작해 미세먼지를 둘러싼 세계의 여러 국가와 사회의 다양한 대응 특징과 동학을 분석한다. 특히 미세먼지의 과학을 둘러싸고 사회 구성원들 또는 국가 간의 정보와 인식의 비대칭성과 그에 따른 갈등을 논하며 과학과 사회의 긴밀한 연관성을 밝힌다. 이 책은 2021년도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국립부경대학교 미세먼지관리 특성화대학원의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통해 기획되었다.
미세먼지의 과학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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