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혐오 (왜 물질이 문제인가 | 양장본 Hardcover)

물질 혐오 (왜 물질이 문제인가 | 양장본 Hardcover)

$42.08
Description
물질은 어떻게 혐오스러운 존재가 되었을까?

물질을 배제하고 지양하는 이론적 관습을 넘어
현실 세계의 물질 혐오를 고찰한다
이 책은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사업단의 학술연구총서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이다. 사업단은 인문한국플러스 사업의 일환으로 ‘혐오 시대, 인문학의 대응’이라는 어젠다 연구를 진행 중으로, 혐오 현상의 복잡성에 부응하는 다학제적 접근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 시대의 혐오는 단순히 오염의 대상을 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이 전 지구적으로 전개된다는 데 특징이 있다. 이러한 혐오 문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해 이 책 『물질 혐오』는 우리가 혐오하는 물질은 무엇인지, 왜 물질이 문제인지 담론과 현실을 오가며 사유한 결과물을 담았다. 물질과 정신을 구분하는 이원론적 구도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물질과의 관계를 더 이상 설명하지 못한다. 현실의 물질을 문제시만 하기에는 이미 물질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까지 복잡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물질 혐오의 담론과 현실을 양쪽에 두고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다.
저자

박인찬,신하경,유수정,이동신,이재준외

숙명여자대학교인문학연구소HK조교수.철학과미학전공으로포스트휴머니즘과신유물론의시각에서인간과비인간의존재론적관계성,다양한몸들에서정신-물질적혼종,과학기술적대상들의미학-정치적배치등에관해연구해왔다.인간으로부터비인간에이르는혐오의양상,혐오정동의물질적-기계적표출을설명하는데관심을기울이고있다.대표논문으로「혐오의정동」(2021),「단단한생명혹은흐르는물질」(2021),「과학기술시각주의에서비인간의재현」(2019)이있다.

목차

책의구성

머리말

제1부물질담론들과혐오
제1장╷물질혐오와포스트휴먼유물론:평평한존재론을중심으로_박인찬
제2장╷다양한객체들의행위자네트워크와물질혐오_이준석
제3장╷레비브라이언트의객체지향존재론에서물질혐오_이재준
제4장╷인류세를혐오할때:티머시모턴의거대사물과인류세_이동신
제5장╷물질이물의를빚고우리가실재와만날때:캐런버라드의행위적실재주의로본물질과실재_이지선

제2부물질혐오의현실
제6장╷‘인류세’적신체변형서사와휴먼의임계점:도리시마덴포의『개근의무리』를통해_신하경
제7장╷‘균(菌)’,‘음(音)’,‘문(文)’의상상력과팬데믹의정치_임태훈
제8장╷‘공해의원점’에서보는질병혐오_유수정
제9장╷성형,몸에대한혐오에서몸이미지의과학으로_임소연
제10장╷광기이미지와혐오의문제_한의정

출판사 서평

물질이왜문제인지를묻기위해
물질담론과현실양측면에서고찰한다

어떤물질을혐오한다는것은그물질에대해위협과공포를느끼고부정적인관계를감지한다는것이다.더러운쓰레기를눈에보이지않도록멀리치우듯이,그물질도사람의시선바깥으로밀려나게된다.이는물질담론이정신과물질을이원론으로구분해온이론적관습과무관하지않을것이다.물질이라는말은본래과학및기술에서쓰이는말이고일상에서쓰이는말이아니기에,이책에서물질혐오담론은물질이무엇인가라는논의에서시작한다.물질을문제시하기전에물질이무엇인가에대해서고대와근대유물론에서는물질을정신과대립한것으로여기거나,정신의산물또는결과물로생각했다.헤겔의관념론이든엥겔스의유물론이든분명히물질을혐오하는이론적관습이있어왔다.물질담론의토대는정신/물질이원론을비판하는탈근대주의유물론과유물론의계보를잇는신유물론의새로운시도사이에논의지형이그려지고있다.

이러한담론을한편에두고,현실세계에서물질은그저물질이다.그자체로혐오스러운물질은없다.그렇다고해서물질이눈앞에서사라지면혐오하는감정도사라지는것이아니라혐오했던기억과그존재가실재성을갖게된다.즉,물질이인간과사물과상호작용하고관계를맺음으로써비로소혐오스러운존재가된다.이책에서는물질혐오의현실을다음다섯가지주제로선정했다.지구와자연환경의위기를일컫는인류세,인류의임계를상상하고인간-비인간이라는혼종의신체변형,공포와혐오의정치적자원이된전염병,생명정치에서의혐오메커니즘,혐오의미학으로서이미지에관한글을통해물질혐오의담론과실제에대한핵심적인고찰을얻을수있을것이다.

이책은총2부,10개장으로구성되어있다.먼저,제1부‘물질담론들과혐오’에서는신유물론과사변적실재론에서물질의존재론적의의와물질적전회를중심으로살펴보고,제2부‘물질혐오의현실’에서는물질혐오의핵심주제라고할수있는인류세,신체변형과사회적혐오,혐오의이미지를다룬다.
제1장「물질혐오와포스트휴먼유물론:평평한존재론을중심으로」에서박인찬은근대에의해혹은인간주의에의해억압받고혐오의대상이되었던물질에존재론적권리를돌려주고인간과비인간의포스트휴먼적인관계에서내재성의평면에재배치된물질존재를재차확인한다.
제2장「다양한객체들의행위자네트워크와물질혐오」에서이준석은사변적실재론의객체를유형화하려고시도한다.하이퍼오브젝트,나노객체,파사드객체,패러독스객체,보조객체의행위자네트워크작동은객체들과그객체회집체의관계에현실성을부여한다.
제3장「레비브라이언트의객체지향존재론에서물질혐오」에서이재준은물질혐오는관계양상이고네트워크로부터‘물러나있음’을관계존재론에서재구성한다.여기에서혐오스러운것으로현실화된물질마저도그잠재성에서다양체로표현될수있다.
제4장「인류세를혐오할때:티머시모턴의거대사물과인류세」에서이동신은인류세를바라보는이런인간적인부정적태도들을살피면서시작한다.이때물질혐오는인류세와인간객체의관계에서불안과분노,의심과혐오로드러난다.
제5장「물질이물의를빚고우리가실재와만날때:캐런버라드의행위적실재주의로본물질과실재」에서이지선은사물들이나객체들의상호작용을버라드의사이-작용개념에서파악한다.양자역학이존재를미규정적인것으로보듯,사물들은행위의얽힘과정에서물질/비물질로결정된다.
제6장「‘인류세’적신체변형서사와휴먼의임계점:도리시마덴포『개근의무리』를통해」에서신하경은동일본대지진과지구온난화와같은인류사의파국적인국면을SF서사를따라가며분석한다.생존을위해불가피한인간-비인간의종간횡단과그로인해혐오스러운신체로변형된새로운인간은대문자인간의위선과폭력을해체한다.
제7장「‘균(菌)’,‘음(音)’,‘문(文)’의상상력과팬데믹의정치」에서임태훈은스페인독감이대유행했던1918년무렵조선에서도발생한전염병과소요사태를다룬다.바이러스라는미시적인비인간타자와인간감염자가공포와혐오를관통하는상상의장치들을통해정치적자원으로치환되는방식을분석한다.
제8장「‘공해의원점’에서보는질병혐오」에서유수정은독성물질에노출된신체손상과변형,그리고거기에가해지는사회적혐오를다룬소설『고해정토:나의미나마타병』을해석한다.전후일본의산업화과정에서수은에중독된미나마타병환자들의고통과그들에대한공적대처,그리고사회적편견도그러한사례중하나이다.생명정치가혐오의메커니즘을정교하게사용하는사실을확인할수있다.
제9장「성형,몸에대한혐오에서몸이미지의과학으로」에서임소연은물신화된신체이미지가의료산업에서자본화되는과정을분석한다.성형의료는진단과치료로만이루어진단일한과학시스템이아니다.우리시대의학은이런회로를현실의신체에구현한다.
제10장「광기이미지와혐오의문제」에서한의정은광기를형상화하는시각문화의형식들을살핀다.광기이미지는알레고리의방식으로제시되던시기부터의과학의데이터로사용되는시기까지지식-권력의메커니즘에서작동한다.차별적인혐오생산을정당화하지만동시에이러한이미지의역사는광기와같은타자성이마침내인간안에내재한다는것을폭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