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공화주의 (현대중국의 자기인식과 역사서사 | 양장본 Hardcover)

제국공화주의 (현대중국의 자기인식과 역사서사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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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국공화주의 시각으로 현대중국의 복합적 자기인식을 탐구하다
최근 중국이 대국 지위를 회복하며 미국과 세계 패권을 겨루기 시작함에 따라 제국화를 우려하는 중국위협론과 평화발전의 견인차라는 평화중국론이 대립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양극단의 편향을 넘어 실상에 근접한 중국인식에 다가가고자 1912년 공화국 수립 후 100여 년간 중국의 자기인식과 역사서사를 “제국공화주의”의 관점에서 거시적으로 조망한 결과물이다.
제국공화주의는 신해혁명기에 대청제국의 제국성을 유지하면서 공화국을 건설하자는 타협안으로 제시된 건국구상이다. 저자는 이를 분석틀로 삼아 현대중국이 공화와 반제로 시작되었음에도 공화성과 함께 제국성을 보인 경위와 양자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드러냈다.
중국은 한족만이 아니라 ‘5족’이 함께하는 다민족의 공화국을 표방하며 그 힘으로 자국의 반(半)식민지 상태를 벗어나는 동시에 세계 약소민족의 독립운동을 이끌며 지원하는 반제연대의 중심이 되고자 했다. 국민당도 공산당도 국내외에서 공화성을 실현하려는 이런 노력과 함께 자국 중심의 위계적 국제질서를 구축하여 제국성을 회복하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저자는 위계를 허용하지 않는 공화성과 위계적 지배를 추구하는 제국성이라는 상반된 지향이 긴장 속에 병존해 온 100년의 역사를 재현하고, 이를 미국·프랑스의 “제국적 공화국”과 비교하여 두 개의 중국예외론을 넘어설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독자의 균형 잡힌 이해를 도울 것이다.

공화성과 제국성의 중첩·긴장,
‘세 개의 중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다

공화성과 제국성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안과 밖을 구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저자는 진한 이래 지속된 군현지구인 한족의 중국 = 소중국, 근대에 비로소 형성된 만·몽·회(위구르)·장(티베트)족을 포괄하는 다민족의 중국 = 대중국, 이 두 개의 실체를 가진 중국과 다른 ‘상상된 중국’이라는 세 개의 중국에 주목해 그에 따른 자기인식의 복잡성을 드러냈다.
량치차오나 루쉰 같은 당시인은 대중국을 지켜야 할 “법률적 국가”의 현실로 인정하면서도 소중국이라는 “심리적 국가”와의 괴리에 곤혹감을 느끼며 괴로워했다. 이는 제국성과 공화성의 괴리와도 상통하거니와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는 지금까지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장친(張琴) 같은 제국공화주의자가 공화성과 제국성의 모순관계를 직시하면서도 대중국을 보전하려면 청 황제를 종교적 권위만 가진 대성황으로 존속시켜 5족을 아우르는 심리적 구심점으로 삼고 소수민족의 동의에 기초해 공화국을 건립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복수의 중국 사이에서 나름의 절충을 시도한 결과다.
3종의 중국 중에서 어느 것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제국성의 정도가 달라지며 이는 공화성의 정도를 역으로 제약하고 훼손한다. 분석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제국과 공화의 개념도 그 심급에 따라 세 유형으로 나누고 ‘공화100년’을 세 시기로 구분해 접근했다.

제국의 관성과 유혹, 미국·프랑스와의 비교
공화중국은 자신의 오랜 제국관성과 열강의 근대적 제국성이 상호작용하는 속에 동방/세계의 각 민족·국가들 사이로 나아가 자국을 정점으로 하는 위계적 국제질서의 형성을 추구했다. 그것은 반제반침략의 정의전쟁론, 국민당의 삼민주의 인터내셔널과 공산당의 동방정보국(아시아 코민포름) 구상, 인민공화국의 “대3각” 외교와 세계혁명중심론으로 구체화되었다. 이를 통해 중화민국도 인민공화국도 공화성을 세계성과 함께 추구하면서 자신을 제국1에서 제국2로 상승시키려는 강렬한 의지를 보였으나 국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의도와 지향에 그쳤다. 개혁개방으로 경제대국화에 성공함으로써 제국성 회복을 뒷받침할 국력이 갖춰지고 있다.
저자는 이 같은 중국의 제국성을 예외적인 현상으로 여기는 위협론에 대하여 제국공화주의의 관점에서 미국·프랑스와의 비교를 통해 상대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미국과 프랑스에도 공화성과 제국성의 절충·긴장이 혁명 직후부터 장기간 지속했다. 독립선언과 인권선언에 명시된 공화주의 이념에 따라 제국의 유혹에 맞서야 한다는 측과 국위선양을 앞세워 제국화를 추진한 측 간의 논쟁이 벌어졌으나, 결국 식민지 확보와 대외정책의 양면에서 “제국적 공화국”의 길을 걸었다.
그러니까 중국보다 제국 경험과 제국관성이 훨씬 적은 대신 근대적 의미의 공화국 경험은 가장 풍부한 미·프도, 이를 참조한 공화중국도 실상은 제국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제국적 공화국”이라는 얘기다. 그와 동시에 평화중국 서사를 앞세워 공화중국에 제국성은 없다고 하는 중국인 주류의 예외주의적 견해와 달리 중국 특색의 제국/제국성도 다루었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서장과 종장에다 본론의 9개 장을 3부로 나누어 편성했다. 현대중국의 자기인식을 현실과 역사의 두 차원으로 나누어 전자는 1·2부에서, 후자는 3부에서 다루었다.
서장에서 현대중국 = 공화중국 100년을 보는 이 책의 관점인 제국공화주의를 ‘제국-국민국가’ 중첩설과 비교하며 제시한 다음 이를 뒷받침할 제국과 공화의 개념을 심급에 따라 셋으로 나누고 중국의 범위를 각기 달리하는 3종의 중국 개념을 살펴본다.
1부 “공화만세와 제국관성: 제국공화주의”에서는 신해년의 공화혁명을 기점으로 ‘현대사’라는 새로운 역사인식 틀이 탄생한 경위와 의미, 제국공화주의의 정체구상과 관념 및 지향, 대중국을 거처로 하는 5족공화의 중화민족론과 이를 유일의 주체로 하는 반제논리 속에 내면화된 소수민족에 대한 제국성을 톺아본다. 이들은 공화1-2-3기에 걸쳐 중국인의 현실인식과 역사인식을 규정하는 밑바탕이 된다.
제2부 “공화중국의 약진: 반제연대와 세계 속의 중국”에서는 항일전쟁에서 베트남전쟁에 이르는 시기 정의전쟁론의 형성과 전개, 반제·반침략의 정의성을 고리로 동방/세계의 약소민족을 아우르는 중국 주도의 삼민주의 인터내셔널을 조직해 중국의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구상과 그 의미, 한국전쟁 이후 인민공화국이 중간지대를 발판으로 미·소와 함께 ‘대3각’의 일각이라는 자기인식을 형성하는 한편 동방혁명의 센터로서 동방정보국을 건립하려다 무산된 후 문화대혁명기에 “세계혁명중심”을 자처한 맥락을 검토한다.
제3부 “역사서사 속의 제국성과 공화성”에서는 역사중국에 대한 인식을 다룬다. 인민공화국 수립 전후에 편찬된 통사를 통해 제정중국의 대외전쟁을 보는 세 관점(정벌론, 무용론, 침략론)과 그 추이, 개혁·개방기 새로 편찬된 통사를 통해 “부흥중화”의 열망과 그 속의 제국성·공화성, 시진핑 시기 국가편찬 대학교재를 통해 ‘중국-세계’ 인식과 “중국특색 세계사”의 (불)가능성을 ‘새로운 세계사’와 관련지어 다룬다. 통사를 분석한 것은 역사서사의 여러 형식 중 그것이 민족·국가 정체성 형성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종장에서 제국공화주의를 미국·프랑스의 경우와 비교하면서 두 개의 중국예외론(타칭의 패도중국론과 자칭의 왕도중국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제국화 전략이 직면한 문제를 포위 공포증이라는 중화의 특수한 딜레마와 현대제국 일반의 딜레마로 나누어 짚어본다.
저자

유용태

저자:유용태
서울대학교역사교육과명예교수.한국중국근현대사학회회장,동북아역사재단자문위원,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사역임.주요저서로『중국역사연구법』(역주,2019),『21세기동아시아와역사문제』(공편,2018),『동아시아사를보는눈』(2017),『직업대표제,근대중국의민주유산』(2011,중문판2017),『동아시아의농지개혁과토지혁명』(엮음,2014),『한중관계의역사와현실:근대외교,상호인식』(엮음,2013)등이있으며,서울대학교학술상(2021)을수상했다.

목차


중국근현대사학회연구총서간행사
책을펴내며

서장현대중국100년을보는눈
1.국민국가와제국|기존의인식틀
2.제국공화주의|제도,관념,지향
3.세개의중국|두개의실체와하나의상상

제1부 공화만세와제국관성:제국공화주의

제1장현대사의탄생:공화와반제의새로운시대
1.‘현대’용어의출현과그의미
2.‘현대사’의탄생과그유래
3.현대사교육의제도적안정
4.현대사연구의지체

제2장제국공화주의:제국관성과공화이념의절충·긴장
1.공화정체의유형과절충론
2.허군공화론과‘대중국’의제국성
3.제국공화주의와‘대중국’의제국성
4.제국공화주의와‘대중국’의공화성
5.공화국수립과그후의제국공화주의

제3장대중국론과중화민족론의구조:5족공화의반제와제국성
1.대중국론의형성
2.민족인식의이중성|문화민족과국가민족
3.민족인식의제국성|민족제국주의
4.단일민족론|구성분자의일원성과다원성
5.중화민족론의절대화|구성분자의민족성과종족성
6.제국공화주의로본중화민족론

제2부 공화중국의약진:반제연대와세계속의중국

제4장정의전쟁론의형성과전개:항일전쟁에서항미전쟁까지
1.제1차세계대전이후국제정의론의유포와분기
2.만주사변이후국공양당의항일전쟁인식|정의전쟁,신성전쟁
3.한국전쟁이후공산당의항미전쟁인식|정의전쟁

제5장삼민주의인터내셔널:혁명중국의자기표상과질서구상
1.삼민주의세계혁명론과혁명중국의국제적위상
2.‘삼민국제’건립론의제기와제한적호응,1924~1926
3.‘삼민국제’건립론의고조와급진화,1927~1932
4.‘삼민국제’건립론의침체와장기과제화,1932~1942
5.새로운인터내셔널을향하여

제6장중간지대에서제3극으로:한국전쟁참전후중국의자기인식과대외정책
1.한국전쟁과‘강한중국’의부활|동방정보국건립의꿈
2.봉쇄·포위속의약진|중간지대전략과세계혁명중심론
3.제3극을향한삼각외교|연소반미에서연미반소로
4.제3극을넘어|제3세계평화발전/반패권의중심

제3부 역사서사속의제국성과공화성

제7장제정중국의대외전쟁을보는세관점:인민공화국수립전후의통사
1.중국사의범위와주체|‘한족중국’과‘다민족중국’
2.저우구청의대외전쟁인식과서사|천조상국의‘정벌’
3.첸무의대외전쟁인식과서사|무용전쟁과국방전쟁
4.판원란과뤼전위의대외전쟁인식과서사|침략전쟁과반침략전쟁
5.제국서사|봉건제국과군현제국
6.네통사의엇갈린처지|1949년이후의변화와지속

제8장‘부흥중화’와제국성·공화성:개혁·개방기신편통사
1.대규모통사/문명사의편찬과주요특징
2.‘부흥중화’의역사서사|중화성의현창과성찰
3.민족관계와대외전쟁서사|제국성과공화성의추이

제9장중국특색세계사속의중국과세계:시진핑시기국가편찬대학교재
1.인식체계|3종주체의상호연관된전체사
2.제3세계/발전도상국의단결과남남협력|개념서사의시도
3.사회주의국가의개혁과중국모델
4.반패권과국제질서개혁의인솔자
5.중국특색세계사의(불)가능성

종장중국예외주의를넘어
1.국가주의와제국성
2.평화중국서사
3.안보딜레마와포위공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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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공화성과제국성의중첩·긴장,
‘세개의중국’에따라다르게나타나다

공화성과제국성의관계를파악하기위해서는중국의안과밖을구분하지않으면안된다.저자는진한이래지속된군현지구인한족의중국=소중국,근대에비로소형성된만·몽·회(위구르)·장(티베트)족을포괄하는다민족의중국=대중국,이두개의실체를가진중국과다른‘상상된중국’이라는세개의중국에주목해그에따른자기인식의복잡성을드러냈다.
량치차오나루쉰같은당시인은대중국을지켜야할“법률적국가”의현실로인정하면서도소중국이라는“심리적국가”와의괴리에곤혹감을느끼며괴로워했다.이는제국성과공화성의괴리와도상통하거니와이를어떻게해소할것인가는지금까지도미완의과제로남아있다.장친(張琴)같은제국공화주의자가공화성과제국성의모순관계를직시하면서도대중국을보전하려면청황제를종교적권위만가진대성황으로존속시켜5족을아우르는심리적구심점으로삼고소수민족의동의에기초해공화국을건립하고운영해야한다고주장한것은복수의중국사이에서나름의절충을시도한결과다.
3종의중국중에서어느것을기준으로삼느냐에따라제국성의정도가달라지며이는공화성의정도를역으로제약하고훼손한다.분석의깊이를더하기위해제국과공화의개념도그심급에따라세유형으로나누고‘공화100년’을세시기로구분해접근했다.

제국의관성과유혹,미국·프랑스와의비교

공화중국은자신의오랜제국관성과열강의근대적제국성이상호작용하는속에동방/세계의각민족·국가들사이로나아가자국을정점으로하는위계적국제질서의형성을추구했다.그것은반제반침략의정의전쟁론,국민당의삼민주의인터내셔널과공산당의동방정보국(아시아코민포름)구상,인민공화국의“대3각”외교와세계혁명중심론으로구체화되었다.이를통해중화민국도인민공화국도공화성을세계성과함께추구하면서자신을제국1에서제국2로상승시키려는강렬한의지를보였으나국력이뒷받침되지않아의도와지향에그쳤다.개혁개방으로경제대국화에성공함으로써제국성회복을뒷받침할국력이갖춰지고있다.
저자는이같은중국의제국성을예외적인현상으로여기는위협론에대하여제국공화주의의관점에서미국·프랑스와의비교를통해상대화할수있도록하였다.미국과프랑스에도공화성과제국성의절충·긴장이혁명직후부터장기간지속했다.독립선언과인권선언에명시된공화주의이념에따라제국의유혹에맞서야한다는측과국위선양을앞세워제국화를추진한측간의논쟁이벌어졌으나,결국식민지확보와대외정책의양면에서“제국적공화국”의길을걸었다.
그러니까중국보다제국경험과제국관성이훨씬적은대신근대적의미의공화국경험은가장풍부한미·프도,이를참조한공화중국도실상은제국의유혹을뿌리치지못한“제국적공화국”이라는얘기다.그와동시에평화중국서사를앞세워공화중국에제국성은없다고하는중국인주류의예외주의적견해와달리중국특색의제국/제국성도다루었다.

책의구성

이책은서장과종장에다본론의9개장을3부로나누어편성했다.현대중국의자기인식을현실과역사의두차원으로나누어전자는1·2부에서,후자는3부에서다루었다.
서장에서현대중국=공화중국100년을보는이책의관점인제국공화주의를‘제국-국민국가’중첩설과비교하며제시한다음이를뒷받침할제국과공화의개념을심급에따라셋으로나누고중국의범위를각기달리하는3종의중국개념을살펴본다.
1부“공화만세와제국관성:제국공화주의”에서는신해년의공화혁명을기점으로‘현대사’라는새로운역사인식틀이탄생한경위와의미,제국공화주의의정체구상과관념및지향,대중국을거처로하는5족공화의중화민족론과이를유일의주체로하는반제논리속에내면화된소수민족에대한제국성을톺아본다.이들은공화1-2-3기에걸쳐중국인의현실인식과역사인식을규정하는밑바탕이된다.
제2부“공화중국의약진:반제연대와세계속의중국”에서는항일전쟁에서베트남전쟁에이르는시기정의전쟁론의형성과전개,반제·반침략의정의성을고리로동방/세계의약소민족을아우르는중국주도의삼민주의인터내셔널을조직해중국의세계적영향력을행사하려한구상과그의미,한국전쟁이후인민공화국이중간지대를발판으로미·소와함께‘대3각’의일각이라는자기인식을형성하는한편동방혁명의센터로서동방정보국을건립하려다무산된후문화대혁명기에“세계혁명중심”을자처한맥락을검토한다.
제3부“역사서사속의제국성과공화성”에서는역사중국에대한인식을다룬다.인민공화국수립전후에편찬된통사를통해제정중국의대외전쟁을보는세관점(정벌론,무용론,침략론)과그추이,개혁·개방기새로편찬된통사를통해“부흥중화”의열망과그속의제국성·공화성,시진핑시기국가편찬대학교재를통해‘중국-세계’인식과“중국특색세계사”의(불)가능성을‘새로운세계사’와관련지어다룬다.통사를분석한것은역사서사의여러형식중그것이민족·국가정체성형성에가장효과적인것으로알려져있기때문이다.
종장에서제국공화주의를미국·프랑스의경우와비교하면서두개의중국예외론(타칭의패도중국론과자칭의왕도중국론)을비판적으로검토하고제국화전략이직면한문제를포위공포증이라는중화의특수한딜레마와현대제국일반의딜레마로나누어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