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민주화 (혐오 시대의 민주주의)

감정 민주화 (혐오 시대의 민주주의)

$25.00
Description
부정적인 감정은 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가
혐오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메커니즘을 추적하다
혐오의 강도는 공동체의 부정적인 감정이 부유하는 정도와 맞물려 있으며, 감정 불균형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척도이다. 어떤 질병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발열 증상과 같다. 이 책은 혐오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훼손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추적하고,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둔다. 혐오를 추동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세세하고 자잘한 사유들에 방점을 뒀다.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얼개보다는 우리의 무의식과 일상을 들여다보는 관찰력과 같은 미시적 방법이 적합하다는 저자의 판단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SBS 이경원 기자는 공동체의 근간을 이루는 정치, 법, 제도 등의 주된 기반이 감정이라고 말한다. 제도는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 단위로 인식되지만, 사실 감정을 배제한 제도는 존재할 수 없으며, 진영 논리조차도 감정 논리가 표집 되어 진영 언어로 분출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감정 민주화가 가장 근본적인 단위의 민주화라고 강조한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일상 민주화, 경제 민주화의 문제로 수렴되었듯, 촛불 이후 민주주의의 숙제는 결국 감정 민주화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논지다.
저자

이경원

대학때정치학을전공했다.책좋아하고글쓰는거좋아하는,허세가득한전형적인문과생이었다.2006년기자가됐다.그렇게대단한기자도,부침이큰기자도아니었다.그럭저럭15년을잘버티며기자를했다.

주로사회부와정치부,탐사보도부서에서일했다.〈SBS8뉴스〉팩트체크코너‘사실은’을진행했다.2020년제3회‘한국팩트체크대상’을받았다.2013·2016년한국방송협회올해의‘한국방송대상’,2015·2019년에는방송기자연합회올해의‘한국방송기자대상’을수상했다.체육계성폭력보도로‘노근리평화상’,‘양성평등미디어상여성가족부장관상’,‘국제앰네스티언론상’을받았다.

갑자기책한권써야겠다는생각이들었다.기자경력15년을나름대로정리하는책이면좋겠다싶었다.이내용저내용독립된이야기들을기계적으로엮어내는옴니버스형식의책은성의없을것같았다.기자로서의경험과고민을관통하는하나의표제어를만들어내려애썼다.그표제어가,‘감정’이될줄은몰랐다.책쓰면서생각보다고생을많이했다.기사마감하면서책쓰는게이렇게어려울줄알았다면쉽사리도전못했을것이다.역시무식해야용감하다.어쨌든이책은,내가나에게주는,아무도모를내기자경력15주년기념품이다.허름해도결국은내앞에있다.참신기하다.

늘나를지지해주는사랑하는가족에게책의부채가있음은당연하다.나를고민하고사유하게만드는직장동료들덕에문장을완성할수있었다.나는이책이인간과공동체에대한관심과애착으로읽혔으면좋겠다.다들,정말,진심으로고맙다.

목차

서론:감정민주화

제1부혐오의작동방식
제1장혐오감정

제2장혐오메커니즘
01타자화?02기피와위계?03상상된정체성

제2부혐오와민주주의
제3장혐오규범
01부정적인감정?02회원의자격?03혐오의규범성

제3부민주주의의위기
제4장혐오정체성
01불확실성?02소수자성

제5장혐오유통
01SNS?02대항표현

제6장혐오정치
01감정기획?02도덕적우월감

결론:다시,감정민주화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촛불혁명이후민주주의
자부심넘쳤던영광의기억과동시에펼쳐진뒤안길
우리시대민주주의,무엇이문제인가

2016년의촛불은정치민주화그이상의지점을고민하게만들었다.권력에기생했던재벌과관료의민낯이적나라하게폭로되면서우리공동체민주주의가질적으로도발전해야함을되뇌었다.수많은지식인은민주주의에빨간불이켜졌다며위기론을꺼내들고있다.아니,‘위기’가아니라‘후퇴’하고있다는비관론에가까웠다.민주주의이론의석학래리다이아몬드(LarryDiamond)는현대민주주의의위기를민주주의의‘불황’이라고표현했다.민주주의의불황은장기화되고있고,심지어개선이어려울정도라는비관론이힘을얻기시작했다.다양한원인이존재하겠지만주목하고자하는것은혐오라는정동(情動)을위시한공동체‘감정의위기’다.

이책이혐오를심각한문제로규정하는것은단순히타자에게상처가되기때문에,혹은사회통합을저해하기때문만은아니다.혹은혐오가도덕적·윤리적관점에서그릇된감정이라서그런것도아니다.정치적감정으로서의혐오는관용에맞서고,심지어전복하려들기때문이라는것이이유다.저자는“이유는됐고,그냥싫다”는말은소통을차단하는절대적표현에가깝고,이는우리의사유를정지시킨다고말한다.그는가해와피해라는도식그이상으로,혐오는공동체에어떤감정적위기가존재한다는것을격렬하게보여주는신호라고주장한다.

또한저자는혐오에편승해대중의지지를얻는‘포퓰리즘’은혐오가제도화단계에이르렀다는것을시사한다고말한다.현대적의미의포퓰리즘은혐오감정과불가분의관계라는것이다.혐오가포퓰리즘으로연결되는흐름은다음과같다.‘타자에대한적개심을정치의핵심으로상정한다.시선을높여엘리트나기득권층을향해분개하는동시에,시선을낮춰힘없는타자들을공격한다.그렇게힘을얻은포퓰리스트들은타자를증오하는대중의거친무의식을날것그대로정책에반영하려한다.’이것은민주주의가고도로발달됐다고평가받는미국에서벌어진일이다.2016년미국대통령으로선출된도널드트럼프(DonaldTrump)는이민자들이똥통(shithole)국가에서왔다고말하고,멕시코이민자의유입을막기위해긴장벽을쌓겠다고공언했다.발전된민주주의법률과제도들은그의기행을막지못했다.그는재선에실패했지만,트럼프를위시한혐오와배제의구호들은2020년선거에서도강한영향력을발휘했다.

『감정민주화』에서는이것을또다른형질의민주주의라고칭한다.포퓰리즘은대중의감정선을중요한정치요소로둔다는점에서민주주의의‘다수성(多數性)’과맞닿아있다고본다.윤리적이고도덕적이며관용적이라알려진민주주의공동체구성원들이혐오가공동체를위해필요한규범이라고믿기시작한것이다.그렇게혐오는민주적으로지지받고있다.혐오에의탁한규범과제도가되레민주주의에부합한다는착시까지만들어내면서.『포퓰리즘의세계화(Populistexplosion)』의저자존주디스(JohnJudis)의말처럼,포퓰리즘은기성민주주의가그한계에직면하며표준적세계관이고장났다는‘신호’를보내고있는것이다.

우리공동체는혐오하는사람들을‘극우’라고부르는데익숙하다.하지만지금의혐오현상은그문양이변하고있다.히스패닉(hispanic)과이슬람에대한반감을지지대삼아미국대통령이된도널드트럼프의사례는혐오와진영논리의상관성이무너지고있다는것을적나라하게보여줬다.트럼프의당선을견인했던것은평소민주당지지기반이었던백인블루칼라였다.우리공동체역시예외는아니다.스스로진보적이라고규정하는사람들조차동성애자를싫어하고,제주도에입국한예멘난민에대해불편해하며,페미니즘을거부한다.반대로스스로페미니스트라규정했던어떤이들은예멘난민추방에선봉에서기도했다.혐오담론은이렇게복잡하게얽히고설킨형태로나타난다.

이책의저자는선과악의이분법을떠나현실을냉철하게고민해야한다고강조한다.‘촛불이후의민주주의’에대한역사적자부심이큰우리가,사주의갑질에대해거리에나서당당히목소리를낼수있었던우리가,정치민주화에서‘경제민주화’와‘일상민주화’의첫발을내디뎠던우리가,혐오라는정동앞에서쉽게흔들리고동조하며심지어조력하고있다는사실은우리시대가민주주의를진지하게재구성할때가되었다는것을방증하고있다는것이다.

‘공감’과‘소통’으로해법을모색하다

이시대민주주의의위기는결국감정민주화로극복해야한다는것이이책의논지다.감정의위기는감정으로대응해야한다고설명하며,감정민주화를위한가장핵심적인감정적자질로‘공감(共感)’을제시한다.저자는‘공감’과관련해다음과같이말한다.

이진부한감정어가부정적인감정이부유하는작금의위기에근원적대안이될수는없지만혐오의악순환그어디쯤을단절하게만드는힘이있다고믿는다._256쪽

그렇다면,이책에서지향하는공감이란무엇인가.감정민주화의대안으로말하고싶은공감은나자신,내가속한우리,우리가속한공동체의‘불완전함’을당당히인정하는감정이다.불완전함을당당히인정할때공감은공감의부작용을우려하는사람들의주장처럼한쪽에만맞춰지지않는다.편협한공감능력을가진이는이주민을혐오하는누군가에게공감할수있지만,감정민주화의대안으로서의공감능력을가진이는이주민의불완전함과동시에우리의불안전함을모두인정하는시선을가질것이라고,저자는믿는다.나와우리,공동체의불완전함을당당히인정하는공감은‘다름’을숙명처럼받아들이기때문이다.우리의불완전성을인정하면타자가,타자가속한공동체가불완전하다는것역시감정적으로이해할수있다.그들이완벽하지않듯우리도완벽하지않기때문이다.

책은혐오를지속적인소통으로극복한선례도소개한다.미국캘리포니아주는이방인이많은것으로유명하다.미국사회에서논란이되고있는히스패닉비율이40%에달하고,미국미등록외국인의4분의1이캘리포니아에서일하고있다.반면,이민자나미등록외국인,난민들에게상대적으로관대한지역으로통한다.불과30년전만해도캘리포니아역시이방인에대한반감은매우거셌다.당시피트윌슨(PeteWilson)주지사는반감에편승해지지를얻었다.혐오는금세제도화되었다.주민투표로‘법안187’이통과되었다.미등록외국인의자녀는학교에진학하지못하게했고응급조치가필요한상황에서도의료조치를금지했던매우강력한법이었다.이후캘리포니아주민들은이방인과공존하는법을학습해나갔다.캘리포니아는2000년대들어미국에서가장관용적인지역으로변모하기시작했다.이민자를차별했던법을폐지하는데주민들이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