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꽃은 어데서 피었습니까 (북한 청춘 남녀의 대학 로맨스)

당신의 꽃은 어데서 피었습니까 (북한 청춘 남녀의 대학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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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북한 대학생들도 연애를 하나요?”

다소 당황스러운 질문에 지은이가 내놓은 답은 자신의 청춘을 담은 한 권의 책이다. 북한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북한학 박사가 된 그녀가 자신의 대학 시절 이야기를 직접 들려준다. “북한의 연인들은 서로 껴안거나 입을 맞추나요?”. “데이트는 어떻게 하나요?” 등 그녀가 남한으로 건너온 뒤 학생들을 가르치며 수없이 받아온 질문이다. 지은이는 이념과 체제로 가려진 북한의 일상, ‘윗동네’에도 ‘아랫동네’ 못지않게 열정, 꿈, 사랑이 넘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과연 그녀의 시도는 성공했을까?

“되돌아보니 내가 그동안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말이 있더구나.”
“…….”
“그게 말이다, 무언가 하면…….”
그는 말을 다 마치지 못했다. 한숨을 쉬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가슴을 주먹으로 치는 듯한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나는 숨소리마저 참고 있었다. 그의 다음 말이 무엇인지 알 듯 모를 듯,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_본문 중에서
저자

김영희

1965년함경북도길주군에서태어났다.북한의종합적생산조직인특급기업소의재정회계부문에서근무했으며,2002년12월가족과함께남한으로입국했다.2006년8월경남대학교북한대학원에서석사학위,2013년2월동국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KDB산업은행북한경제팀장으로재직중이다.
대통령직속통일준비위원회전문위원,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상임위원,기획재정부중장기전략위원회민간위원으로활동하고있다.저서로는『(푸코와북한사회)신체왜소의정치경제학』,『탈북박사부부가새롭게쓴논문작성법』,『탈북박사부부가본북한:딜레마와몸부림』등이있다.

목차

시골소녀의대학입성
고향을떠나대학으로│아버지의설득,그리고나의선택│원산경제대학재정과2반
대학기숙사
내무반같은생활│모범호실│공동생활은이렇게버텨야│그남자,최선영│뾰족구두에등을내주다
그리운아버지
훌륭한의사,무심한남편│‘출신성분’이앗아간아버지의꿈│오해가부른스캔들
백두산답사
한껏부푼동무들│선영의부모님│곤장덕의옷썰매│여동무를위한인간발판
대학생활
외출의또다른이유│날마다명절이었으면│구답시험의두려움│개성깍쟁이│방귀쟁이짝꿍│양심고백,그리고퇴학│똥통에빠진아이│여학생은왜화장을할까
송도원해수욕장
충격의비키니수영복│명애의사랑방식
대학생교도대
다림발의노하우│선영과함께선야간근무│식당근무가좋아│잊지못할기말시험│군복이도둑질을부추기다│남자들이얻은별명
농촌지원
머리카락괴담│‘동무’보다정다운‘님’│쑥떡과콩청대│남자가곁에누워도애가생기나│군인들의구애작전│남동무들의질투│내마음을흔든군부대하사│소문을듣고날아온선영│넘을수없는군인과여대생의장벽
사랑의절정
세커플이그려본미래│봄날의눈석이│선영의사랑고백│끝없이걷고싶은평양의밤
사랑과우정의갈림길에서
배신,그리고학철의짝사랑│쉽게풀리지않는마음│선영의감배낭│회양에서만난남동무들│7년순정의결말
청춘의끝
나는사랑한죄밖에없다│엇갈린인연│이루지못한사랑
또다른시작
졸업식│청춘이라는훈장│내가선택한사랑
끝나지않은이야기

출판사 서평

그곳에도꽃은피어난다
윗동네청춘들의열정,꿈,사랑

“그들이없었더라면내청춘도없었다”
북한판‘응답하라’를만나다

“언젠간가겠지푸르른이청춘지고또피는꽃잎처럼……”
얼마전막을내린〈응답하라1988〉내내애잔한그리움으로귀를적신노래〈청춘〉의가사다.흔히청춘의삶은꽃에비유된다.아름답고설레지만,그래서시리고무겁다.그래도어쨌든넘어야할시절이다.지은이에게도그랬다.그녀가대학에입학한열여섯살무렵부터졸업해사회에나가는스물여섯때까지십년에걸친이야기속에는젊음의환희와좌절이교차한다.가장재미난부분은역시지은이의연애이야기다.‘응답하라’시리즈의제일큰관심사가여주인공의남편이누구인지였듯,이책역시읽어내려갈수록비슷한궁금증을품게된다.‘과연남편은누굴까?’

“업히라.”
시내로걸어갈때생긴허물이벗겨졌는지발이쓰라려눈에띄게절룩거리던참이었다.
“…….”
“업히라.”
내가아무대답도하지않자선영은다시한번재우쳤다._55쪽

“영희동무는제여동생과무척이나닮았습니다.여동생을본지가하도오래되어서얼굴이보고싶기도하고고향도그립던차에…….”
낮에함께모내기를했던하사가자신의여동생을들먹거리며나에게관심을보였다.
나는처음엔별관심을두지않고오히려귀찮아했지만,적극적인태도로찾아오는그가언제부터인가새롭게보였다._196쪽

그는1군단경무원이었다.이렇게알게된인연으로“소조동지,소조동지”하면서귀찮을정도로쫓아다녔다.나이는어리지만나를향한애정은얼마나깊었던지하루에한번철령고개를넘는버스를기다리느라출장때마다어려움을겪던우리소조원을위해매번군대버스를내어주었다._246쪽

“내가먼저너한테고백할걸그랬다.널처음부터좋게생각했는데,그동안네곁에선영이있어서그렇게못했어.”
나는뜻하지않은그의고백에놀랐다.그런마음을여태까지숨기고있었다니…….그가어딘지모르게다시보였다._233쪽

군것질부터군사훈련까지
낯설고도익숙한청춘의풍경

혈기왕성한나이임에도먹을것이넉넉하지않은북한의‘특수성’때문인지이책에는간식에대한이야기가자주등장한다.

시험기간에는왜그리늘입이궁금한건지,아이들은딱딱한강냉이를하도많이씹어턱이아프면서도아랑곳하지않았다.방학때마다각자집에서가져온5킬로그램이나되는강냉이는얼마못가동이났다.북한의대학생중에사각턱이많은것도바로강냉이때문이라는믿지못할말이나도는이유였다._102쪽,“대학생활”

유난히고소한맛을자랑하는속도전가루떡.사서먹는것도맛있지만만들어먹으면더맛있다.한호실에서속도전가루떡을만들면그냄새가기숙사한층전체로퍼졌다.……집에서가져온속도전가루가떨어진호실에서는학교울타리너머아주머니를통해서라도떡을사먹고나서야밀린공부를하거나잠을청할수있었다._102쪽,“대학생활”

북한대학생들에게화장은금기사항이지만,그들은아무리화장품을압수당해도어떻게든또마련한다.또학년이올라갈수록화장술이나날이좋아지는데그비결중하나가좋은‘브랜드’를쓰는것이다.

신의주와평양의화장품은생산량이적고대부분세대별로배당하는터라‘빽’이없으면돈이있어도구하기어려웠다.화장품의종류는많지않았지만대부분이수십가지의천연약재와추출물,그리고수질좋은샘물을원료로하는최고급품이었다.그쪽이고향인아이들은방학이끝나면부탁받은화장품을한가득갖고학교로돌아왔다._138쪽,“대학생활”

북한대학생도틈나는대로놀고데이트도한다.특히송도원해수욕장은외국인관광객이많이찾는명소라고한다.옥류관이나대동강변버드나무처럼우리귀에익숙한곳들도있다.

원산시내와그리멀지않은곳에위치한송도원은높낮이가다른수려한산줄기와동해의맑고푸른파도,바다기슭을따라펼쳐진흰모래사장,무리지어핀붉은해당화와짙푸른소나무숲이어우러져경관이빼어났다.여가를보낼장소가마땅치않은북한에서송도원은명절이면피서철의남한해운대처럼사람들로붐벼발디딜틈이없는곳이다._143쪽,“송도원해수욕장”

우리는냉면으로유명한옥류관에도가보고보통강과대동강강가를따라하염없이걷기도했다.대동강주변에는연초록색긴머리를늘어뜨린버드나무가강변을따라늘어져있었다.그아래놓인긴의자는봄밤을즐기려는수많은청춘의보금자리가되어주었다._225쪽,“사랑의절정”

남녀대학생모두에게군복무는중요한의무다.이때식량을조달하기위해어쩔수없이‘도둑질’을배운다.

부대와인접한마을에서는장독과김치,돼지와닭등이없어지는사고를여러번당한터라나름경비가엄했다.우물의철근뚜껑도누가가져가지못하게단단히막아놓았다.
우리는한참동안실랑이를벌인끝에마침내철근을손에넣을수있었다.이렇듯인근농장의재산을가져오는방법으로명령을집행했던것이다._164쪽,“대학생교도대”

‘농촌지원’도북한대학생이꼭거쳐야하는관문이다.남한대학생의‘농활’과달리매일정해진할당량이있어중노동에가깝다.그래서인지조금이라도편하게보낼여러비법도있다.

북한에서는남자나이스물일곱은금값,스물여덟은은값,스물아홉은동값이라는말이나돌았다.제대할즈음이바로스물일곱이었다.국가에서지급하는식량이나군수품등을받을수있는때였다.그런물품들은생활에적잖은보탬이되었으므로여성들이선호하는신랑감조건일수밖에없었다._187쪽,“농촌지원”

남학생들앞에서는다신그러지않겠다고했지만,속으로는‘그들이찾아오는걸일부러막거나굳이사양할게뭐람’하고생각했다.다른남자들의도움을받는걸시샘하는그들의마음을모르지않았던우리로서는그들의비위를맞추면서도실속을차릴방법을찾을수밖에없었다.
“군인들을가까이하는게뭐가어때서?배고프단말만해도큰그릇에이밥을얼마나많이담아오는데말이다.”_193쪽,“농촌지원”

사람향기물씬나는북한을말한다

북핵,김정은,김정일,김일성,리설주.북한을이야기할때여기서벗어나답할수있는사람이몇이나될까?우리는그땅에서일상을꾸리는수많은사람들의표정을모른다.언젠가부터는궁금해하지않은것을당연히여기고있다.그래서손꼽히는북한전문가인지은이가정치가아닌사랑이야기를들고왔다.우리처럼‘연애세포’를지니고우정을쌓으며꿈을꾸는북한청춘의모습을남한청춘이알길바라는마음이다.
북한에대해엄혹한뉴스만들려오는상황에서이책이주목하는‘청춘’은어디서든그러하듯이희망이다.“‘젊음’은일종의만국공통어”라북한청춘의이야기는남북한청춘을넘어모든세대를잇는호소력을지녔다.이책전반에서들려주는북한의‘청춘’을통해우리는북한을좀더가까이바라보고이야기할수있을것이다.

북한에칙칙함,냉혹함,어두움,참혹함만이존재하는것은아니다.세태에물들지않은인간미도넘친다.‘아랫동네’청춘들의열정,꿈,사랑이‘윗동네’에도분명존재한다는것을알리고싶다.청춘이꽃이라면,꽃은언제어디서든꼭한번은피어나기때문이다._8쪽,“책을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