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 천지현황 :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 첸리췬의 역작 - 20세기 중국 지식인 정신사

1948, 천지현황 :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 첸리췬의 역작 - 20세기 중국 지식인 정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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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중국의 석학 첸리췬의 역사 성찰서
1948년
‘신중국’과 ‘구중국’이 생사존망을 놓고 대결전을 벌인
그 역사적 대전환 속에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야 했던
중국 지식분자들!

지식분자라는 개인의 운명과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나라의 역사가 얽히고설킨 가운데 각기 다른 선택을 해야 했던 그들의 매우 복잡한 심리 상태, 아주 다양한 반응, 그 선택이 빚어낸 결과가 그 시대를 몸소 체험한 첸리췬의 글로 생생히 살아난다.

이 책은 근본의 탐구이며, 토론한 양대 문제, 즉 중국 지식분자의 역사적 선택과 ‘공화국 문화’(마오쩌둥 문화, 당 문화)의 건설은 모두 오늘날의 중국 문제를 가리키고 있다. 그 당시에는 아직 잉태 중이던 사상, 관념, 감정, 심리, 사고방식, 심미방식, 행위방식 등이 이미 모두 보편화되고 제도화되어 중국 국민정신 속에 전반적으로 스며들었으며, 이 역사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마저도 예외가 아니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지식분자만이 아닌) 온 국민을 이같이 ‘개조’했기 때문에, 외국 친구들의 눈에 불가사의하게 비치는 일이 중국에서 일어나고 또 통할 수가 있었다. _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저자

첸리췬

(錢理群)
첸리췬은당대의저명한학자로,1980년대이래중국에서매우영향력있는인문학자중한사람으로알려져있다.1939년생인그는21세때변방구이저우로배정되어중등전문학교에서교편을잡았다.문화대혁명후베이징대학중문과대학원에입학하여문학을전공했고,졸업후베이징대학에서20여년간교수로지냈다.교수시절에는그의독자적이고자유로운사상과발언으로인해한때전교공개강연이금지되기도했다.
첸리췬은루쉰,저우쭤런을비롯한5·4시기의중국현대문학연구로유명하며,20세기중국지식분자의역사와정신에대한그의세심한고찰은국내외에서크게주목받고있다.그는2002년베이징대학에서퇴직한후어문교육에관심을쏟는한편현대민간사상사를연구하고있다.현재중국에서비판적인지식분자의상징적인인물로평가받고있다.
주요저서로『심령의탐구』,『루쉰과의만남』,『저우쭤런전』,『저우쭤런론』,『수많은아픔:돈키호테와햄릿의동천』,『크고작은무대사이:차오위희곡신론』,『가슴을짓누르는무덤』,『루쉰작품15강』,『중국지식분자의세기이야기:현대문학연구논집』,『망각을거부하라:‘1957년학’연구기록』,『나를아는사람은내가걱정이있다고말한다:10년의관찰과사고(1999~2008)』,『모택동시대와포스트모택동시대1949~2009:다르게쓴역사』등이있다.
첸리췬은베이징대학학생들이뽑은인기교수10인중한명이며,1980년대이래중국에서매우영향력있고대단히주목받는인문학자중한사람이다.

목차

옮긴이서문:역사와함께뒤돌아본시간들
한국어판서문
들어가며
제1장전환을맞이하여
제2장남방의대공격
제3장폭풍의캠퍼스
제4장시인의분화
제5장샤오쥔에대한비판
제6장주쯔칭서거를전후하여
제7장후펑의회답
제8장새로운소설의탄생
제9장전장의노랫소리
제10장북방교수의선택
제11장남하와북상
결말이아닌결말
연표(1946~1949)
어떻게이책을구상하고썼는가:후기를대신하여
재판후기
홍콩판후기
미주
참고문헌
대조표
옮긴이후기

출판사 서평

선택과개조!
오늘의중국을이룬근본을성찰한다

중화인민공화국수립전야의역사를연구한『1948:천지현황』은1998년에‘100년중국문학총서’중한권으로출간되어세간의많은주목을받다가,2017년에첸리췬교수의‘20세기중국지식인정신사’3부작중제1부로거듭났다.이책은루쉰과저우쭤런을비롯한5·4시기의중국현대문학연구로유명한첸리췬의연구중심이중국현대문학사에서공화국사상사와정신사연구로전환되었음을보여주는작품이기도하다.

이렇게방향을전환하게된내적원인은첸리췬의삶중약70년이‘마오쩌둥시대및포스트마오쩌둥시대’와밀접하게연결되어있고,그의학술연구가처음부터자기반성과자기성찰의성격을띠고있었기때문이다.자신을‘마오쩌둥시대마지막지식분자’라고칭하는첸리췬은자신이한평생을도대체어떻게살았는지정확히알고자했다.또한그동안의경험과교훈을총정리하기위해그는먼저중화인민공화국의역사가도대체어떻게흘러왔는지명확히들여다보고자했다.그래서자신에대한,그리고국가·민족·세계에대한역사적사명감으로이책집필에임했다.그러므로이책은근본의탐구라고할수있다.

책속에서

이것은역사의전환점이다.이것은장제스의20년반혁명통치가발전에서소멸로넘어가는전환점이다.이것은100여년을이어온중국에서의제국주의통치가발전에서소멸로넘어가는전환점이다.”마오쩌둥의이글은의심의여지가없는역사의큰변화와전환을……중국의각계급·당파·집단·가정·개인에게제시하고서는그들에게선택을강요했으며,당시로서는예측하기어려웠던그선택의후과(後果)까지도감당케했다.
---p.38

마오둔은……“혁명을끝까지하여,우리의아들,손자들이더이상피흘리지않고땀만으로신중화민국의위대한건설에종사할수있기를!”축원했다.……민족국가의이익을지상으로여기는이런이상은많은지식분자에게이역사의전환점에서혁명을선택하고받아들이게끔했다.또한편으로는유혈혁명을받아들임과동시에이것이최후의유혈이기를희망했는데,이것은전형적인지식분자의이상주의이기도하다.그들은한번의유혈을받아들이게되면반드시두번,세번의유혈도받아들여야한다는사실을모르고있었다.
---p.39

1948년에이르러서는정권의교체에따라‘우리’가권력과결합한질서와체제로부상하기시작했다.그당시이것은완전히새로운질서로서숭고한이상을체현하고있었고어떤정신적인매력도여전히지니고있었지만,복종이라는절대적요구도수반하고있어서개인생명의자유를알게모르게억압했다.……혁명의승리로(당을가장대표로삼는)‘우리’와‘우리’체언어가머잖아사상과문화상의주도적지위를갖게되었을때,‘비판’이가장중요한위치로부상했다는점에주목해야한다.……“사상투쟁은문예운동의가장중요한일환”이었다.
---p.69~70

대규모비판의더욱심층적인영향은이후에야나타났다.이것은……사상투쟁(사상비판)을공화국문화와문예를발전시키는가장중요한임무와근본적인길로삼았음을의미한다.이선택과결책(決策)은중화인민공화국건국후에상당히철저하게관철되었고,사람들이생각지도못한심각한결과도낳았기때문에후세사람들로서는이해하기가어렵다.그러나당사자들은오히려……“어떤이상을위해투쟁하는사람은그이상의실현을방해하는모든것을당연히가장적극적으로비판해야한다”라고지적했다.완전히새로운문화와문학의창조를갈망한다면,한시도지체하지말고모든낡은문화,낡은문학과는분명하게선을그어철저히결별해야했으며,적어도그것과는절연해야했다.
---p.75

중국의자유주의지식분자들은날로고조되는미국을반대하는민족주의열기앞에이미대단히수동적일수밖에없었는데,지금미국당국이희망을그들쪽으로돌리니그들의입장은더욱난처해졌다.많은자유주의교수들은이리하여반미로전향했으며,친미입장을견지하던교수들은고립되고말았다.
---p.123

반항아이면서정신탐구자였던마오쩌둥으로서는샤오쥔이분명마음에들었지만,마오쩌둥이새로운사회질서를확립하고이런질서를유지하고자할때에샤오쥔같은영원한반항아를더이상용인하기란쉽지않은일이었다.샤오쥔이옌안에있을때일어났던여러가지충돌의근본적인원인은아마도여기에있었을것이다.
---p.168

지식인의역할을과장하던동시대의자유주의지식분자와비교하면,주쯔칭의자기평가는냉정하고객관적이었다.그는강대한물질적역량을보유하고있는국내외반동세력앞에서지식분자의나약함을보았을뿐만아니라,수많은민중의기본적인생존요구마저도충족시킬수없는지식인의근본적인한계도직시했다.……그래서그는지식분자들이5·4시기에가졌던지도자의지위를지금의중국에서는이미상실했다는사실에직면할충분한용기도있었다.
---p.188~189

지난몇십년동안개조를거친지금,우리가당시의이런두가지해석을보면,마오쩌둥의본뜻에부합하거나가까운것은비판자들(사오취엔린그들)이지,절대로후펑과그의친구들이아니라는것은논증할필요도없이바로단정지을수있을것이다.……그러나비판자들이이런‘대항’은자각적이지않았을뿐만아니라,대항자들이주관적으로는여전히마오쩌둥을진정으로옹호하고심지어수호하려했다는점은말하지않았다.지지와옹호에서출발한이런대항은이책이역점을두어토론하고자하는공화국문화의복잡성을충분히말해주고있으며,그자체가바로엄청난비극이었다.후펑과그의친구들은이렇게자신의주관적의사와배치되는상황속에서이처럼특수한방식(심리,언어등등)으로이론상마오쩌둥에게공개적으로대항하는지식분자의역을맡아하게되었다.
---p.227~228

모든것은결국변하게되어있다.거시적으로바라보면중국이머잖아참신한시대로접어들게되리라는것은의심의여지가없다.글을쓰는사람이자신의글이가치있고쓸모있기를바란다면,전통적인창작방식과사회적태도에대해엄격하고진지하게검토해볼필요가있고,다소선택을해야한다.과거의것들은버리고새로시작한다는마음으로배워야만한다.……그들은이런변화에대해결코반대하거나저항하는태도를보이지않았고“공평하고합리적인새로운사회의조기도래”를기대하고있었으나,그들은자신들이적응할수없다는것을인정하고,‘물러남’을선택해야했다.
---p.307~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