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과 굴절 사이 (혐오 정동과 문화 재현)

반영과 굴절 사이 (혐오 정동과 문화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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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혐오 시대가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은 인간 본성이자 사회적 산물인 혐오가 왜 유독 이 시대에 전 지구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느냐 하는 것이다. 혐오는 인간의 문제이자 시대의 문제다. 한 사회의 보이지 않는 내면을 드러내는 징후이자 증상으로서 혐오를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또한 근본적으로 혐오는 어떤 형태로든 표현되고 전파되는 것이기에 혐오 문제에 긴밀하게 대응하려면 혐오의 문화적 표상 혹은 재현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에 발간하게 된 『반영과 굴절 사이: 혐오 정동과 문화 재현』은 제목과 차례에서 알 수 있듯이 혐오 정동의 스펙트럼을 혐오와 연관된 주요 감정들과 문화적 재현 중심으로 살펴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반영과 굴절’이라는 제목은 13명의 필자들이 바라보는 혐오 재현의 양면성과 복잡성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책은 총 4부, 13개 장으로 구성되며 동서양의 소설, 희곡, 연극부터 TV 드라마,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텍스트를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저자

김경옥 외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다.

목차

머리말

제1부 쾌/불쾌
제1장╷낯설고 두려운 ‘보통이 아닌 몸’: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을 중심으로 _ 이진아
제2장╷마리즈 콩데의 『아름다운 크레올(La Belle Créole)』, 매혹과 혐오 사이에서 _ 이가야
제3장╷오리엔탈리즘 무대화하기: 긴터스도르퍼/클라쎈 〈Othello, c'est qui?〉, 브렛 베일리 〈Exhibit B〉를 중심으로 _ 손옥주

제2부 원한
제4장╷‘원한’은 대항담론이 될 수 있는가?: 장 아메리의 원한에 대한 사유를 중심으로 _ 전유정
제5장╷피해자의 자리를 전유하기: 베트남전쟁 참전 트라우마에 대한 영화적 재현의 국적과 젠더 _ 조서연
제6장╷불안과 원한의 정치: 신자유주의적 권위주의의 감정동학 _ 이명호

제3부 슬픔
제7장╷애도와 우울의 서사: 콜슨 화이트헤드의 『제1구역』 _ 김경옥
제8장╷외상적 경험의 공간적 접근: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 _ 육성희
제9장╷정상성의 폭력과 감정의 재현: 불온한 존재들을 위한 잔혹 동화 〈사이코지만 괜찮아〉 _ 김혜윤

제4부 수치심
제10장╷혐오스러운 세상을 성찰하는 윤리적 수치심의 발명: 코로나19 이후 발표된 한국소설을 중심으로 _ 이행미
제11장╷고려시대 싫어함[厭-嫌-惡]의 감정과 사회적 인식 _ 전경숙
제12장╷마이너리티 간의 공감은 가능한가?: 일본 한센병소설 속 마이너리티의 ‘관계 맺기’ _ 이지형
제13장╷영화 〈수치(Shame)〉와 21세기 성 담론 _ 김수연

출판사 서평

인간의문제이자시대의문제,혐오
혐오의문화적표상혹은재현에주목하다

혐오는인간의감정중에서도강하다.찰스다윈(CharlesDarwin)이『인간과동물의감정표현(TheExpressionofEmotionsinManandAnimals)』에서인간의기본감정으로제시한놀람,공포,행복,슬픔,분노,혐오의여섯가지감정이나,또는『인간다움의조건(Humanity:anEmotionalHistory)』에서스튜어트월턴(StuartWalton)이거기에질투,수치,당황,경멸을덧붙여논의한열가지감정중혐오는강도에서상위권에속한다.기본적으로혐오는두려움이나증오같은‘회피감정’들과자주겹쳐서나타난다.그외에도수치,분노,멸시,질투같은여러이웃감정들이혐오와붙었다떨어졌다하며감정의계열을이룬다.따라서혐오를이해하려면그것이‘감정복합체’라는것을염두에두어야한다.

이러한혐오복합체는또한정동으로서도작동한다.사실정동을가리키는영어‘affect’는정서,감응,감동,정동,심지어아펙트로번역될만큼그뜻이너무다양해서단정하기가매우어렵다.그렇더라도사전적의미에근거해설명하자면정동은우리에게영향을미치고차이를만들어내는것,그결과우리의마음을움직이는것을뜻한다.그래서심리학적으로정동은행동에영향을미치는감정,또는그영향이표현된심적표상을가리키기도한다.한편최근에자주거론되는정동이론으로오게되면,정동은감정의차원을넘어몸과몸을관통하고순환하면서영향을주고효과를초래하는경험의강렬함과그비인격적이고집합적인강렬한흐름,울림,에너지로까지확장된다.하지만어떻게정의하든정동의핵심요소인영향,움직임,효과성은감정과전혀무관하지않다.

‘반영과굴절’이라는이책의제목은13명의필자들이바라보는혐오재현의양면성과복잡성을압축적으로드러낸다.재현이라고하면흔히원래의사건,생각,진실을있는그대로옮기거나모방하는행위로인식하는것이일반적이다.물표면이나거울에사물을비추는반영(reflection)이라는단어에는바로그런재현에대한관습적인통념이담겨있다.반면굴절(refraction)은빛이나소리가물표면을통과할때휘거나꺾이는현상을말하는용어로,어떤요인들에의해뒤틀려서표현되는재현의다른모습을빗댄말이다.엄밀히말하면반영으로서의재현에도시공간의차이나흔들림은수반되기마련이지만,굴절로서의재현에비하면상대적으로객관적인재현이라할수있다.하지만그렇다고해서두유형의재현중반영이굴절보다진실에더가까울지는미지수다.

책은총4부,13개장으로구성되며동서양의소설,희곡,연극부터TV드라마,영화에이르기까지다양한종류의텍스트들을분석대상으로삼고있다.먼저,‘쾌/불쾌’를다루는1부에서는불쾌를거부하면서그것에끌리는,혹은프로이트(SigmundFreud)식으로말하면혐오스러운대상으로부터달아나기위해그것과마주하는인간내면의이중성에대해살펴본다.2부에서는과거의고통으로박제되기를거부하는희생자들의동력이자역사를외면하는가해자에대한저항의원천으로서의‘원한’의정치학을대항담론,감정동학,피해자서사의틀에서접근한다.이어서3부‘슬픔’은사랑의대상을잃어버린인종적타자,성소수자,장애인,난민,입양인같은사회적약자들의애도,우울,트라우마의이야기를슬픔의서사학측면에서논의한다.마지막으로4부에서는모멸감과자기혐오에휩싸인자기부정에서벗어나더나은공동체와자아를구성하기위한윤리적감정으로서‘수치심’의영역을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