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만든 머내여지도 : 용인의 동천동과 고기동 역사·지리 이야기

우리 손으로 만든 머내여지도 : 용인의 동천동과 고기동 역사·지리 이야기

$25.13
Description
난개발의 대명사인 신도시 아파트촌에는
정말 역사가 없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 우리로 인해 사라져 가는 토박이들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정도밖에 없었다. 부족하나마 거기에 우리의 미안한 마음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가 발에 땀이 차도록 뛰고, 눈에 진물이 나도록 뒤져서 확인한 소소한 사실들이 이 책에는 꽤 많이 담겨 있다. 토박이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던 옛 마을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소멸의 심연에서 길어 올려 활자로 남긴 것이다. 간혹은 조선시대, 또는 일제강점기의 문서들 속에서 스쳐지나갔던 마을 이야기를 찾아내 복원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고 보니 각각의 이야기에서는 진한 깻잎 냄새가 맡아지기도, 노란 배꼽참외의 수줍은 모습이 비껴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야기에는 숨어서 새 하늘과 새 땅을 꿈꾸던 이들의 비원이 서려 있고, 마을의 화타로서 침술로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던 의원에 대한 추억도 담겨 있다.
이 모든 것을 알려주고 들려준 토박이들에게 감사한다. 머내여지도팀은 이를 받아 적었을 뿐이다. 부디 마을의 과거가 이로 인해 새 생명을 얻었기를! 동시에 난개발 신도시의 척박하고 건조한 가로에도 사람의 온기가 돌고, 이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가 함께 디디고 올라서서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 몇 개는 발견할 수 있기를!
저자

머내여지도팀

저자:머내여지도팀
경기도용인시수지구의머내지역(동천동과고기동)에살면서2016년부터마을의역사적.지리적맥락을함께탐색해온주민들의작은공부모임이다.
머내지역이비록과거에는용인의변두리로인식되었고,지금은수도권난개발의베드타운으로치부될뿐이지만여기에도당연히수백년의역사가있고긴세월서로어울려형성해온마을의모둠살이가있다.머내여지도팀은머내지역의그런내력을알고마을의구성원으로살아가는과정을통해자연스럽게‘지금,여기’의의미를재발견하기를희망한다.
이를위해머내지역토박이들을인터뷰하고,마을의변화상을기록하며,선주민들의흔적을마을여기저기에서찾아드러내는일이머내지역을보다살맛나는마을로만드는출발점이라고머내여지도팀원들은생각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는말|피어라,머내여지도!

제1부‘머내’를찾아서
제1장|‘머내’가도대체어디있는동네인고?_조선시대산맥과도로체계속에서‘머내’찾기
제2장|‘험천’인가?‘원천’인가?_‘머내’의어원을찾아서
제3장|병자호란의지리적상상력_300년전세워진‘험천전투위령비’를찾을수있을까?
제4장|동천동과고기동의인구이야기_삶은쉼없이이어지고있다

제2부동천동이야기
제5장|끝없이흘러가는마을,동천동
제6장|주막거리이야기
제7장|머내의섬‘염광농원’의빛과그림자
제8장|손골교우촌의성립과역사_손골에서숨죽여꿈꾸던사람들

제3부고기동이야기
제9장|과거와미래의경계에서흔들리는마을,고기동
제10장|사람을향해마을로가는고기교회
제11장|그곳에서나눔을배웠네_밤토실어린이작은도서관

제4부머내만세운동이야기
제12장|‘살아있는역사’머내만세운동_새자료와구술로재구성한용인수지지역의3·1운동

제5부머내열전
제13장|백헌이경석과머내지역에터잡아살아온그의후손들
제14장|이재선생,험천에서돌아가시다!
제15장|100년전동막골한의사‘윤호성’은어디로갔을까?
제16장|동막골터줏대감‘윤씨5형제’의다채로운삶
제17장|머내의싸움꾼‘쌍칼’과장소의추억_머내유협기(遊俠記)
제18장|‘머내의화타’송강약방심영창씨
제19장|‘머내천주교의개척자’이우철신부
제20장|동천동최후의수로관리인성일영씨
제21장|머내의가장오래된식당_‘이리식당’박순자씨

부록
‘머내여지도팀’5년을돌아보며|어느날마을이보이기시작했어요!
머내여지도일지|머내여지도팀5년의발자취

출판사 서평

난개발의대명사인신도시아파트촌에는
정말역사가없을까?

우리가할수있는일이라고는고작우리로인해사라져가는토박이들의역사를기록으로남기는정도밖에없었다.부족하나마거기에우리의미안한마음을담을수있지않을까생각했다.
그렇게우리가발에땀이차도록뛰고,눈에진물이나도록뒤져서확인한소소한사실들이이책에는꽤많이담겨있다.토박이들의기억속에만남아있던옛마을과주민들의이야기를소멸의심연에서길어올려활자로남긴것이다.간혹은조선시대,또는일제강점기의문서들속에서스쳐지나갔던마을이야기를찾아내복원하기도했다.
그렇게하고보니각각의이야기에서는진한깻잎냄새가맡아지기도,노란배꼽참외의수줍은모습이비껴가기도한다.그런가하면,어떤이야기에는숨어서새하늘과새땅을꿈꾸던이들의비원이서려있고,마을의화타로서침술로사람들의건강을돌보던의원에대한추억도담겨있다.
이모든것을알려주고들려준토박이들에게감사한다.머내여지도팀은이를받아적었을뿐이다.부디마을의과거가이로인해새생명을얻었기를!동시에난개발신도시의척박하고건조한가로에도사람의온기가돌고,이이야기들속에서우리가함께디디고올라서서내일을향해나아갈수있는디딤돌몇개는발견할수있기를!
_‘들어가는말’에서

우리마을에서피어나는꽃,머내여지도!

시작은우연했다.2016년통영‘남해의봄날’서점에서그마을의지도를보고‘우리도이런걸한번만들어볼수있지않을까’하는생각이처음있었다.그이후머내의동네서점‘우주소년’사장님과논의를해오던중,마을사업‘모두학교’를기회로머내여지도팀이출범하게된것이다.
모임이계속되며머내여지도팀은무심코스쳐지나갔던,혹은미처알지못했던머내의이야기를조명해활력을불어넣었다.옛문헌을통해머내가품은역사를되살렸다.주민들과의인터뷰로기억속머내와머내사람들의삶을기록했다.잊혔던머내인물을오래된신문에서발굴해종적을되짚어보았고,머내만세운동의흔적을좇아그뜻을우뚝세웠다.
‘함께마을에대해찾아다니며공부하는모임’머내여지도팀의『우리손으로만든머내여지도』는이처럼익숙한우리동네‘머내’를새롭게보는책이다.

우리동네‘머내’,역사·지리이야기로새로보기

머내는과거어떤동네였을까?옛선조들은어떻게불렀으며,흘러간시간속에머내에서는어떤일이일어났을까?
순우리말‘머내’는우리주민들에게친숙하지만,속뜻과어원에대해서는주민들가운데서도자세히아는이들이많지않다.그유래를조사하기위해세월을거슬러오르면머내의옛표기‘험천’과‘원우천’을발견할수있다.여기서우리는병자호란당시청나라침략에결진했으나패하고말았던,충청도근왕군의‘험천전투’를마주한다.그리고300년전에세워진‘험천전투위령비’와,위령비를세우고기우제를지냈던진재산용바위를추적하는지리적상상력에매혹되기도했다.
이과정에서머내여지도팀은실록을탐구하고고지도를들추며직접현장을답사했다.‘머내찾기’행적은그자체로매력적이다.독자들은머내에얽힌흥미로운연혁뿐만아니라,머내여지도팀이거쳤던여정속에도함께빠져볼수있을것이다.

동천동과고기동,쉼없이이어지는머내이야기

머내에서나고자란토박이들에게는공장이나아파트개발보다농사에대한기억이더뚜렷하다.지금은마을도로대부분이포장되어비좁은골목을찾기어렵지만,1960년대만해도마을길은온통흙길이며돌길이었다.그러나1970년대를거치며머내는공장지대가들어섰고,사람들이일자리를찾아각지에서올라왔다.척박한농촌지역머내는이렇게소규모산업도시로발전해갔다.
머내지역의변모는한국의현대화과정을압축해놓은듯하다.염색공장탓에더러워진동막천의악취,‘난개발’이라는비난과함께세워진대규모아파트단지,사라진깻잎냄새와뿌리가잘린은행나무…….20여년의개발과정에서원주민들다수가다른곳으로떠났고신축아파트에는매년새로운전입자들이대거입주했다.이런머내에서누군가는질문한다.“옛날이야기가무슨소용이고?”
언뜻,옛이야기를듣고자료를찾는게무슨소용일까싶다.그러나그노정속에서마을의과거가그려지고,사라진풍경들도언뜻언뜻모습을드러낸다.조선시대여행객들에게쉬어갈곳을제공해주던동천동주막거리,‘염광농원’의빛과그림자,신앙을지켰던손골교우촌사람들,사람을향한고기교회와지금이순간에도아이들과함께나눔을배우는밤토실어린이작은도서관까지,동천동과고기동은과거에도그리고지금도머내만의역사를간직하며매력적인이야기를만들어가고있다.

“대한독립만세!”스스로만든태극기를흔들다

지금으로부터100여년전고기리와동천리에만세운동이일었다.100명에불과하던시위인원이1500~2000명까지불어나일본헌병이‘총격’으로대응했던만세운동을주민들은머내만세운동이라고부른다.
그날머내거리에는밤마다홑이불을찢어그렸던태극기가휘날렸다.동막골에서는오랫동안세거해왔던주요가문의일원이만세운동을이끌었다.하손곡에서는천도교인들이힘을모았다.머내만세운동은100년이지난지금비로소지역민들의시야속에들어오게되었다.만세운동의정확한양상파악을위해머내여지도팀은애국지사후손들의구술을채록하고,경성지방법원의판결문,조선소요사건일람표,범죄인명부등일제강점기기록을비롯한여러문헌을두루조사해만세운동지도자와행진과정,그이후의씁쓸한후일담까지정리해글로담았다.
그전모를찾아가는과정에서머내여지도팀은자발적으로기념행사를열었다.나라에서마을사람15명을새로이애국지사로서훈한일,과거이마을에크게번성했던동학과천도교의흔적을확인한일또한큰소득이었다.머내만세운동은용인지역을넘어,일제강점기우리나라면또는리(里)기초단위만세운동의전개를엿볼수있을귀중한자료가될것이다.

“이정도면우리도할수있겠다!”
머내밖독자들도그들만의‘○○여지도’작업에자신감을얻기를!

『우리손으로만든머내여지도』는이처럼용인의동천동과고기동역사·지리이야기를품은책이다.또한머내여지도팀이우리마을을찾는발자취가담긴책이기도하다.
우리는지금“옛공동체는깨지고새공동체는아직제대로형성되지않은”시간과공간에살고있는듯하다.그러한세상에서머내여지도는과거우리공동체의흔적을들여다본작업이다.부디이이야기가머내지역‘마을만들기’의원동력이될수있기를,나아가머내밖독자들도‘이정도면우리도할수있겠다’는자신감을품고다른‘○○여지도’작업을시작할수있을단초가되기를바란다.
이제누군가에게는즐거움을혹은머내의정보를주는,그리고누군가에게는새로운‘○○여지도’의길잡이가되어주는이책과함께머내탐방을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