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독일통일 : 독일통일 30년을 돌아보며 - 독일유럽연구총서 6

미완의 독일통일 : 독일통일 30년을 돌아보며 - 독일유럽연구총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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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무너진 장벽과 세워진 장벽
“과거의 장벽은 존재하지 않지만 새로운 장벽들, 즉 좌절, 분노와 증오의 장벽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를 갈라놓고 있는 침묵과 소외의 장벽들이 생겨났다.”
_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은 40년 이상 동·서독으로 분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냉전의 종식과, 체제는 달랐지만 교류와 협력을 이어온 동·서독은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달성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독일통일 30년에 대한 평가는 성공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독일통일을 역사적 성공으로 평가했고, 여러 지표가 삶의 질과 정치적 환경이 개선되고 사회·문화적으로 동질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통일 과정을 보면 정치적 통합을 이룬 후 20~30년에 걸쳐 경제적 통합이 추진되었고, 현재는 사회·문화적 통합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머릿속의 장벽’이라는 말이 암시하듯이 독일 사회는 사회·문화적 차원의 통합에서 여전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결합해 지역학의 지평을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함으로써 종합적 사고를 가진 독일유럽 전문가를 양성해 온 중앙대학교 독일유럽연구센터에서 ‘독일유럽연구총서 6권’으로 『미완의 독일통일: 독일통일 30년을 돌아보며』을 발간했다. 여타의 독일 관련 서적이 통일의 긍정적 부분이나 한반도 통일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문제점을 상세히 분석했다.
중앙대학교 독일유럽연구센터에서는 베를린장벽 붕괴 30주년과 독일통일 30주년을 맞이하여 세 차례에 걸쳐 국내 및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2019년 ‘동독혁명과 베를린장벽 붕괴’를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열었으며, 같은 해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공동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독일통일, 이룬 것과 잃은 것’이라는 주제로 ‘열린토론회’를 개최했다. 2020년에는 ‘독일통일 30주년과 한반도’라는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독일유럽연구센터에서는 국제심포지엄과 열린토론회에서 발표된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독일통일의 의미와 정치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문제점, 독일통일이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 등을 14장에 걸쳐 분석했다.
저자

중앙대학교독일유럽연구센터

기획:중앙대학교독일유럽연구센터



저자:김면회·김영찬·김호균·류신·마이케네도·배기정·백민아·베티나에프너·볼프강엥글러·신광영·안성찬·이동기·조성복

김면회:한국외국어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

김영찬:인천대학교통일통합연구원객원연구원

김호균:명지대학교명예교수

류신:중앙대학교독어독문학과교수

마이케네도(MaikeNedo):저널리스트

배기정:중앙대학교독일유럽연구센터연구교수

백민아:서울대학교독어교육과강사,서울대학교교육종합연구원(재외교육지원센터)연구원

베티나에프너(BettinaEffner):베를린장벽재단부단장

볼프강엥글러(WolfgangEngler):에른스트부슈예술대학교교수

신광영:중앙대학교사회학과명예교수

안성찬: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교수

이동기:강원대학교평화학과교수

조성복:중앙대학교독일유럽연구센터연구교수



역자:김은비

한·독통번역사



역자:손여원

한·독통번역사

목차

1부무너진장벽과세워진장벽
1장독일통일30년과남아있는문제들_볼프강엥글러
2장결속보다분열?:장벽붕괴30주년,독일통일현황과쟁점_베티나에프너
3장사라지지않은‘머릿속의장벽’_안성찬
4장동독인의관점에서본독일통일_이동기

2부정치·경제적통합의상처
5장구동독지역정치지형의변화_김면회
6장독일통일의경험과한국의통일전략:통일·외교정책을중심으로_조성복
7장사회주의경제청산과통화통합_김호균
9장동·서독의경제통합과수렴_김영찬
10장시장자본주의로의이행과전환:동독과동유럽비교_신광영

3부사회·문화적통합의후유증
11장베를린장벽붕괴후동독출판의붕괴_마이케네도
12장통일공간에서탄생한‘제로인간’:예니에르펜베크의소설늙은아이이야기_류신
13장사라진동독,사라진집:상실과애도의서사―예니에르펜베크의소설『재앙』_배기정
14장영화를통해본통일이후동독인의삶:토마스슈투버감독의영화<통로들에서>_백민아

출판사 서평

중앙대학교독일유럽연구센터에서는베를린장벽붕괴30주년과독일통일30주년을맞이하여세차례에걸쳐국내및국제심포지엄을개최했다.2019년‘동독혁명과베를린장벽붕괴’를주제로국제심포지엄을열었으며,같은해에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공동으로다섯차례에걸쳐‘독일통일,이룬것과잃은것’이라는주제로‘열린토론회’를개최했다.2020년에는‘독일통일30주년과한반도’라는주제로국제심포지엄을열었다.독일유럽연구센터에서는국제심포지엄과열린토론회에서발표된글을모아한권의책으로엮었다.이책은베를린장벽붕괴이후독일통일의의미와정치적,경제적,사회·문화적통합과정에서불거진갈등과문제점,독일통일이한반도에주는시사점등을14장에걸쳐분석했다.

독일통일,이룬것과잃은것

통일25주년기념식에서는수많은난관과역경을극복하고완전한통일에이르렀다고선언했지만,30주년기념식에서는침묵과소외의장벽이문제로떠올랐다.

1부에서는1990년통일과함께기존의장벽은무너졌지만,이후시간이흐르면서통일독일곳곳에보이지않은장벽이새로이세워졌다는의미에대해논의한다.
1장에서는독일통일30년이되었지만,‘서독과의동화없는경제회복’이‘정치적좌절감’과상응해포퓰리즘이자라나는현상에주목한다.(볼프강엥글러).
2장에서는독일통일후30년동안동·서독간에어떠한변화와차이가생겼는지를살펴보고,그러한차이가독일통일을바라보는역사적관점을어떻게형성하고변화시켰는지를알아본다(베티나에프너).
3장에서는여러지표를중심으로통일30년을맞은시점에불거진‘머릿속의장벽’논쟁의전개과정과주요쟁점을살펴봄으로써,아직까지도‘정신적통합’을이루지못했음을강조한다(안성찬).
4장에서는동독주민의시각으로독일통일을평가하면서동·서독주민들이차별과소외를극복할수있는길을탐색한다(이동기).

2부‘정치·경제적통합의상처’에서는동독지역의정치·경제적지형이어떻게변모해갔는지심층적으로살펴본다.
5장에서는제2차세계대전이후부터현재까지진행된독일정치지형의변화를정당체제를중심으로추적한다(김면회).
6장에서는독일의통일과정을독일정당,독일연방정부의통일정책및주변국정책을중심으로자세히살펴보고,독일의사례가왜한반도통일의모델이되기에어려움이있는지살펴본다(조성복).
7장에서는동독의사회주의경제가사회적시장경제로전환하는과정에서불가피했던소유권‘개혁’에대해살펴보고,이개혁이초래한통일비용을분석한다(김호균).
8장에서는신연방주의재건과동·서독의경제적균형을이루기위해독일정부가지난30여년간전개한경제정책적전략의변화상을추적한다(김호균).
9장에서는「연차보고서」,통독‘30년위원회’의종합보고서,“Datenreport”,할레경제연구소(IWH)등주요경제연구소의발간자료및각종통계를폭넓게활용해동·서독지역간의경제통합을다각도로분석한다(김영찬).
10장에서는동독지역이국가사회주의에서시장자본주의로변화하는과정을동유럽국가의사례와비교해설명한다(신광영).

3부에서는체제격변기를거치면서동독인들이직면한현실을개인의경험과소설,영화등을통해살펴본다.
11장에서는동독출판사에근무했던독일저널리스트의글을통해통일이후동독지역의출판사가어떤방식으로몰락의길을걸었는지알아본다(마이케네도).
12장에서는동독출신의유명작가예니에르펜베크(JennyErpenbeck)의소설『늙은아이이야기(GeschichtevomaltenKind)』를통해급변하는동독지역의시대상과그로인한동독인의당혹감을성찰한다(류신).
13장에서는예니에르펜베크의또다른소설『재앙(Heimsuchung)』을분석해동독인들의비극과트라우마가문학적으로어떻게기억되고,어떤내적치유의가능성을제시하는지살펴본다(배기정).
14장에서는토마스슈투버감독의영화<통로들에서(IndenGangen)>를통해독일통일이개인의삶에어떤모습으로형상화되고있는지탐구한다(백민아).

책속에서

독일통일은가장먼저정치적통합이이루어졌고,이후20~30년에걸쳐경제적통합이추진되었으며,끝으로사회적차원의통합이진행중이다.그런데‘머릿속의장벽’이라는말이암시하듯이독일사회는사회·문화적차원의통합에서큰어려움을겪고있다.독일통일은통일을염원하는한국인에게하나의중요한모델이되어왔다.그러나독일이통일된지이미30년이넘었지만,독일통일과관련해아직잘알려지지않았거나일부오해가있는부분도존재한다.또한세월이흐르면서독일내에서도통일에대한인식이나평가가달라지고있다.이런점들은한반도의미래를설계하는데중요한시사점을주기도하지만,한반도의미래설계를더어렵게만드는측면도있다._머리말,11쪽

이우파운동의대변자,지지자,참여자는동독중산층과시민사회의취약점으로부터끌어낼수있는그들의강점에대해잘알게될수록더욱자신있게모습을드러낸다.이세력에적극적으로대항하는사람들이동독에서더많이이탈할수록,이들이동독의선거구와지자체에서차지하는정치적무게는더커진다.이는더나아가우파의득세를참을수없는사람들이‘탈출’하도록종용하는마지막계기가되며,그렇게악순환이계속된다._1장독일통일30년과남아있는문제들,27쪽

동독지역의체제수용성이낮고동독주민사이에서‘2등계급’이라는감정이확산했다는것은새로이발견된사실이아니며,이에대한논의도이미10년전에이루어진바있다.하지만이런현상이축소되지않고,오히려굳어져확장됐다는점이문제처럼보였다.그러나이렇게관찰된불만족감과박탈감에새로운불을지핀것은무엇보다독일대안당의부상이었다._2장결속보다분열,36쪽

독일통일을추동한내적동력은무엇보다도세계에서가장안정된민주정치와가장부강한경제력을자랑하는서독과의통합을통해정치적·경제적체제전환을단기간에이루어내고그혜택을즉시누릴수있으리라는동독주민들의환상에있었다.그러나동독주민들이환상에서깨어나환멸을경험하기까지는그리오랜시간이걸리지않았다.서독체제를단기간에동독지역에이식한체제전환방식은수많은부작용을낳아동독주민들의삶을한순간에혼란의도가니로몰아넣었다._3장사라지지않은‘머릿속의장벽’,36쪽

동·서독통합을어렵게만든또하나의요인은동독출신들에대한사회적차별이다.경제적·구조적불평등못지않게사회·문화적지위와위신의차별과불평등은통합의걸림돌이되었다.먼저통일독일의지도적지위에동독출신인물들은현격히부족했다.……독일대기업500개중서독에본사를두고있는것이478개에달하고,나머지22개만동독지역에있다.또현재독일최고법원인연방헌법재판소는재판관이16명인데,56%에달하는여성중동독출신은한명뿐이다.동독출신여성이네스헤르텔(InesHartel)이헌법재판소재판관이된것도2020년7월이었다.늦어도너무늦었다._4장동독인의관점에서본독일통일,73쪽

2019년9월에치른주의회선거에서좌파당의득표율이눈에띄게추락했다는점이다.이는2017년연방하원선거에서좌파당이브란덴부르크주에서얻은지지율17.2%보다도현격히낮은수준이다.이전선거에비해8%정도낮은득표율을보인좌파당과달리새로등장한극우성향의독일을위한대안당은무려23.5%를득표해2위를차지했다.베를린장벽붕괴30주년을맞아변화하는구동독지역정치지형의한단면을읽을수있는대목이다._5장구동독지역정치지형의변화,98~99쪽

독일과달리한반도는이적대관계를극복하는것이향후통일을위한최우선과제이다.서독은인구와면적에서동독을압도했고,동독이서독의연방제체제로편입됨으로써통일에이를수있었다.반면에남·북한의물리적조건은경제적·군사적조건을감안할때어느한쪽이상대방을압도할만한상황은아니다.따라서독일통일의과정과경험을그대로한반도통일의모델로적용하기에는많은제약이따를수있다._6장독일통일의경험과한국의통일전략,118쪽

연방정부의구채무정책은서독은행들에엄청난특혜를준것이었을뿐만아니라통일후동·서독내부의사회통합에도부정적인영향을미쳤다.이정책은서독납세자들에게‘구채무’와신탁청의채무를통일에따른실제채무로주장하도록했고,납세자들을상속부채상환기금상환에동원함으로써사실상‘통일비용’을부풀렸다.반면에동독주민은신탁청의사유화정책으로생존기반을상실했다.동독에경쟁자를만들지않으려는서독기업들이동독기업을인수한다음바로폐업해일자리를없앴기때문이다.이는동·서독주민들이서로에게반감을가지게되는결과를초래했다._7장사회주의경제청산과통화통합,157~158쪽

신연방주의생활수준이꾸준히향상되어왔음에도불구하고신연방주와구연방주사이의격차가지속되는이유로먼저임금격차를꼽을수있다.한스-뵈클러재단(Hans-BocklerStiftung)의조사에따르면통일30년이지났어도신연방주노동자들은구연방주노동자들에비해평균거의17%나적은임금을받는다.이임금격차는단시일내에해소되지않을것이다.2005년이후신연방주와구연방주의임금인상이거의나란히이루어지고있기때문이다.2010년부터2014년까지는임금격차가오히려약간확대되었다가다시접근하고있다.반면에노동시간은신연방주가더긴것으로나타났다._8장통일독일의경제통합전략,197쪽

동독주민들의전반적인생활만족도는통일당시에비해크게높아졌으며,서독주민들과의격차도좁혀졌다.경제상황의개선에대해서도긍정적인답변이많다.그러나통일과관련된기대충족여부에대해서는부정적인답변이늘어났고,특히문제가되는것은동독주민들중‘2등시민’이라고느낀다는응답이3분의2에달했다는점이다.여기에는실질적인경제통합의미진함과더불어전환과정에서겪은어려움에대한인정의부족,동독지역에서조차고위직진출이소수에머물고있다는‘제대로대변되지않는것’에대한불만,상실감이크게작용한것으로분석되고있다._9장동·서독의경제통합과수렴,2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