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정치, 돈 : 미국 의료의 역사사회학

의학, 정치, 돈 : 미국 의료의 역사사회학

$54.50
Description
미국 의학, 정치, 산업의 역사적 변동을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미국은 서구의 선진국 중에서 국민건강보험이 없는 유일한 나라다. 미국의 보건의료 문화는 문화적 특징이 비교적 비슷한 유럽과도 크게 다를 정도로 예외주의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미국 의료의 영향하에 성장해 온 한국 의료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미국 의료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이 책은 18세기부터 오늘날까지 미국 의료의 역사적 변천을 사회과학, 인문학, 의학의 융합적 사유의 지평에서 접근한다. 의학의 전문화, 의과대학과 의학교육, 국민건강보험, 의료수가, 기업의료 등 다양한 주제를 분석한다. 저자는 프린스턴대학 교수이자 클린턴 정부에서 백악관 보건정책 고문을 지내며 클린턴 보험개혁에 깊숙이 개입한,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보건의료 전문가다.

1982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퓰리처상(논픽션 분야), 라이트밀스상(사회학 분야), 밴크로프트상(역사학 분야)을 두루 수상한 현대의 고전이다. 이번에 나오는 책은 2017년 원서 개정판을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초판 출간 이래 35년간의 미국 의료의 변화상을 50여 쪽에 달하는 에필로그에 충실히 담아내어 시의성을 더했다.
저자

폴스타

저자:폴스타(PaulStarr)
하버드대학에서사회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프린스턴대학사회학과에재직중이다.그는자신의박사학위논문을개작한『의학,정치,돈:미국의료의역사사회학(TheSocialTransformationofAmericanMedicine:TheRiseofaSovereignProfessionandtheMakingofaVastIndustry)』으로퓰리처상,라이트밀스상,밴크로프트상을수상했다.클린턴행정부시절에건강보험정책에관여했다.그리고『미디어의창조:근대커뮤니케이션의정치적기원(TheCreationoftheMedia:PoliticalOriginsofModernCommunications)』으로골드스미스도서상을받았다.최근에는『개선과역작용:의료개혁을위한미국의독특한투쟁(RemedyandReaction:ThePeculiarAmericanStruggleoverHealthCareReform)』을출간했다.폴스타는현재시사잡지인≪미국의전망(AmericanProspect)≫의공동편집인으로활동하면서미국의현실정치에대해깊이개입하고있다.

역자:이별빛달빛(이종찬)
서울대학교에서보건의료사회학으로석사학위를마치고간존스홉킨스대학박사과정에서폴스타의책을처음읽은후로약30년만에최종완역판을내놓는다.방문학자로있었던하버드대학의지리정보도서관에서처음으로착상했던열대학(tropicalstudies)의지평에서,기후위기와자연사학(自然史學)적기원을탐구한『自然史혁명의선구자들』과『인류세와기후위기의大가속』(엮음)을출간했다.그리고열대학의이론,인류사,자연사를다룬『열대의서구,朝鮮의열대』,『훔볼트세계사』,「콩고민주공화국의지역학과인문학의융합적탐구」를썼으며,근대일본,열대,네덜란드사이의문화융합을논의한『난학의세계사』,유럽과동아시아의문화융합을다룬『파리식물원에서데지마박물관까지』,세계의학의역사가아닌『의학의세계사』와동아시아문명에서의학의위상을탐구한『동아시아의학의전통과근대』도집필했다.

목차


1권의사,권력,그리고병원
서문의사의지배에대한사회적기원
1장의학과민주적인문화,1760~1850
2장시장의확대
3장전문가권위의강화,1850~1930
4장병원의새로운변화
5장보건의영역
6장기업으로부터의도피,1900~1930

2권의사,국가그리고기업
1장개혁,그신기루
2장개혁,조정의승리
3장자유주의시대
4장미국의료의위기
5장기업의료의등장
에필로그연쇄반응,1982~2016

해제미국의료에대한폴스타의인식_이별빛달빛

출판사 서평

미국의료사에관한현대의고전

폴스타프린스턴대학교수의역작『의학,정치,돈:미국의료의역사사회학』의원서개정판이우리말로출간되었다.이책은18세기부터오늘날까지미국의료의역사적변화상을사회과학,인문학,의학의융합적사유의지평에서분석한다.1982년미국에서초판이출간되어퓰리처상(논픽션분야),라이트밀스상(사회학분야),밴크로프트상(역사학분야)을두루수상한현대의고전이다.이번에우리말로출간되는책은1982년의초판을기반으로2017년에‘에필로그’가추가된원서개정판을번역한것이다.

이책의관점

이책이미국의료와그역사에접근하는관점은세가지다.첫째,미국의료는구조적이고역사적인과정의산물이기에,구조적인분석과이야기역사가서로연결되어있다고본다.저자의방법론적문제의식은사회학과역사학을어떻게유기적으로연결할것인가에있다.둘째,의료의정치학과경제학에대한이해를통해의학을광범위한사회적맥락에서분석한다.의료는한사회의정치적·경제적갈등이첨예하게일어나는중요한지점이기때문이다.셋째,저자는의료의문화,제도,정책을통합적으로이해하고자치열하게노력하는데,이를통해의료사회학의학문적존재근거가더욱부각된다.

이책의구성

760쪽에달하는이책은두개의‘권(book)’으로구성되어있다.‘의사,권력그리고병원’을주제로하는1권은근대의학이아직형식과내용을갖추기전인18세기부터1930년대까지의미국의료를다룬다.구체적으로의사,기업,병원이라는세부류의사회적행위자들이어떻게자신들의권력을시장경제력으로만들어갔는지에초점을맞춘다.저자는의사들의승리가힘보다는믿음에,권력보다는문화적권위에근거한결과라고본다.미국의료의사회구조적변화에영향을미친다섯요인들―첫째,전문화와병원의성장에따른비공식적인통제체계,둘째,의료시장에대한통제,셋째,의사들의자본주의적책무로부터의면제,넷째,의사에대한대항세력의쇠퇴,다섯째,보건과제약시장에대한지배―이서로결합해미국의사들의권력확립으로이어졌다는것이다.

이어서‘의사,국가,그리고기업’은1권의시기이후,특히20세기후반들어미국의료가어떻게기업화되어갔는지에초점을맞춘다.미국은선진국가운데국민건강보험이없는유일한나라로잘알려져있다.이는미국의료의기업화와밀접하게맞물려있는데,저자는이러한미국적‘예외주의’가미국의학과의료에서어떻게작동해왔는지를탁월하게논의한다.

1~2권에이어2017년원서개정판에는50여쪽분량의‘에필로그’가추가되었다.1982년에이책의초판을낸저자는트럼프(DonaldTrump)대통령이집권한2017년에에필로그를덧붙여원서개정판을펴냈다.에필로그에는초판출간이후35년간미국의보건의료가어떻게변화했는지에대한예리한분석이담겨있다.그동안미국의료는어떻게변했을까?저자는답한다.“미국경제의25개업종에대한전반적인견해를물어본결과,최악의평가를받은두민간부문은의료산업과제약산업이었다.”지난35년간미국에서는의료의기업화가더욱빨라졌고,그결과오늘날미국인들은자신이왜다른사람들을위해보험료를지불해야하는지이해하지못하는‘보건의료의덫’에빠진상황이다.

저자의이론적입장과주요내용

폴스타는베버(MaxWeber)로부터권위의개념을빌려오면서도한걸음더나아가베버의사회적권위와구별되는‘문화적권위’를제안한다.양자간에는차이가있다.“사회적권위는명령을통해행위를통제하는반면에,문화적권위는사실과가치를정의함으로써현실을창조해낸다”(본문34쪽).양자는가끔서로결합되어나타날때도있지만,사회적권위가문화적권위를꼭수반해야할필요는없다.저자는지식자체보다사실과가치의문제에더초점을맞추어권위의이론적정당성을확보한다.이런점에서,저자는과학기술의발달에따라의사들의치료능력이향상되어의학적권위가확립되었다는설명에비판적이다.왜냐하면과학기술의발달은의사의자율성을침해하거나자본의의사에대한지배를가속화시킬수도있기때문이다.독자들이지식과권력의관계에대한푸코(MichelFoucault)의논의와저자의견해를비교해본다면더욱즐거운책읽기가될것이다.

저자는마르크스주의자들에대해서도비판적이다.“자본주의가다양한의료체계에적합한이념이며,미국의학이자본가계층이나자본주의체제의‘객관적’이해에의해발달한것인지가분명치않”기때문이다(본문38쪽).아울러저자는파슨스(TalcottParsons)가구조기능주의적관점에서바라본의사와환자의‘역할기대’개념이환자-의사관계의역사적이고사회구조적인차원을무시하고있다며,의학적권위의제도적요인을논의했던의료사회학자프리드슨(EliotFreidson)에주목했다.“의사들이규제의방식을좀더전략적으로사용할수록,의사의권위를지지해주는법의강제력도강도가세어져갔다”(본문42쪽).

아울러저자는의학적권위와의료시장의형성을근본적으로떼려야뗄수없는관계로본다.권위에근거해의사들이경제력을확보하게되면의료시장의조직과질서를지배할수있다.여기서의사에대한국가의보호와함께의사에대한환자의신뢰도의사의시장지배력에영향을미친다.이렇게한사회에서의사의자율성과의료체계에서의전략적지위는의학적권위의발달과의료시장의형성에대한함수관계다.

이책을읽고나면다음의질문에대한답을찾을수있다.

19세기에는의학적권위에거리를두었던미국인들이왜20세기부터는의학적권위를추구하게되었는가?
19세기에는심하게분열되어재정적으로불안정했던미국의사들이어떻게20세기에는단결해전문직으로성장했는가?
병원,의과대학,클리닉등의료기관들이왜미국에서제도적형태를뚜렷이갖추게되었는가?
왜병원은의료에서중심적인제도가되었고보건은그렇지못했는가?
왜미국에는국민건강보험제도가없는가?
왜미국에서는다른보험제도보다블루크로스와상업적인배상보험이민간보험시장을지배하게되었는가?
왜미국연방정부는의료조직의변화가없는성장지향적인정책에서성장을규제하는재조직정책으로입장을바꾸었는가?
의사들은오랫동안근대적기업의통제에서자유로웠는데,왜지금은기업적보건의료제도의형성을지켜보며심지어참여하고있는가?

이책이한국의료에주는시사점

세계대전이후미국은여러개발도상국들의보건의료분야에광범위한지원을제공했다.이나라들에서미국의학은본보기가되었고미국의료산업이전세계적으로확산되는데도크게기여했다.세계화시대에미국의다국적의산복합체와제약회사가세계의의료시장을장악하게된것도이러한국제적맥락과연결되어있다.

우리사정도다르지않아1945년독립이후로한국의료는미국의학,의술,의료의실험실이되어왔다.시계를30년전으로돌려보면,한국의대기업인현대,삼성,대우는대형병원과의과대학을설립하는데뛰어들었다.바로폴스타가지적한의료의기업화흐름이었다.그뒤로강산이세번이나바뀌는시간이흐르고이제한국의병원과의료문화는기존의의과대학과대학병원들이아닌,현대와삼성이세운기업병원들과경쟁하는구도를통해만들어지고있다.저자의예리한역사사회학적분석은한국사회가맞닥뜨린의학적상황과의료현실을규명하는데,더나아가서로다른이해관계를갖고있는집단들이공감대를만들어가는데크게도움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