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이슬람, 실크로드에서 만나다 (반양장)

불교와 이슬람, 실크로드에서 만나다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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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불교와 이슬람-거대한 두 전통의
만남과 충돌, 그리고 이해

많은 점에서 모든 종교는 동일하다
2001년 탈레반이 바미안 석불을 폭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석불을 사겠다는 제안도 했고, 구미 각국에서 석불 보존 운동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천 년 이상 보존되어 있던 거대한 석불이 순식간에 파괴되고 말았다. 세계 각국이 이슬람 권역의 저급한 문명 파괴 행위에 분노를 터트렸고, 다시 한 번 이슬람의 배타성과 그 문화의 무지몽매함이 성토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석불은 바로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무슬림 국가에서 천 년 이상 유지되어왔던 유물이라는 사실이다. 탈레반의 파괴가 있기 전까지 서방 국가들이 그 석불에 유별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동안 그곳의 무슬림들은 종교를 빌미로 불상을 파손하지도 않았고, 그 존립을 거래의 대상으로 사용하지도 않았다. 바미안 석불은 이런 점에서 무슬림과 불교도의 접촉의 역사를 증거하면서 동시에 우리 시대의 정치화된 문명 충돌 현장을 상징한다.


저자

요한엘버스커그

저자:요한엘버스커그(JohanElverskog)
텍사스SMU(SouthernMethodistUniversity)의역사학교수(DedmanFamily석좌교수).연구분야는중국과내륙아시아의교류사로,중국명·청대(代)교류사,투르크및몽골인의불교사,내륙아시아문명교류사,내륙아시아환경문제등을다룬논서들이있고,전근대내륙아시아어문서를번역하기도했다.주요저서에『TheBuddha’sFootprint:AnEnvironmentalHistoryofAsia』(2020),『BuddhismandIslamontheSilkRoad』(2011),『OurGreatQing:TheMongols,Buddhism,AndtheStateinLateImperialChina』(2006)등이있다.

역자:김인성
현재런던대학교아프리카아시아연구원(SOAS,SchoolofOrientalandAfricanStudies)연구교수.2008년SOAS미술사학과학사,박사(학위논문?:?IslamicMaterialCultureinMedievalKoreaandItsLegacy,2017).물질문화측면에서중세한국과이슬람세계의교류관계를연구하면서당대유라시아전체의맥락에서중세한국문화를조망하는시도를이어가고있다.TheReviewofKoreanStudies,BurlingtonMagazine등에논문을출간하였고,『불교와이슬람,실크로드에서만나다』(한울,2024),『아랍문화의미학』(사회평론,2025)의역서가있다.미술사연구에몰두하기전에는영문학자로활동하였고현재미술사연구와함께기존저술작업을병행하고있다.대표적인영문학관련출판물로는『시인의자리를찾아서(영국문학기행1)』,『소설가의길을따라(영국문학기행2)』(2005~2006),『영어의숲을여행하다』(평민사,2011)등의저서가있고,역서로는『역사속의페미니스트』(1998·2007년개정판),『더이상어머니는없다-모성의신화에대한반성』(1996·2002년개정판)등이있다.이화여자대학교영어영문학과에서학부를시작하여존밀턴에관한연구로동대학에서1991년박사학위를받았고,런던으로이주하기전까지모교에서강의했다.

목차

한국어판저자서문
서론
제1장접촉
구원(救援)의경제/변화하는무역네트워크/새로운시대,새로운아이디어/이슬람의도래/불교도와무슬림통치

제2장상호이해
초기무슬림의관점/불교-무슬림분열/다른무슬림,다른불교도/불교의반응
제3장우상숭배
역사적배경/몽골,불교,이슬람/라시드알딘과불법/몽골의시각문화
제4장지하드
수수께끼를푸는여섯조각/폭풍전의고요/에센칸과불교로전환/최전선에서의상호작용/종교,정치그리고불관용(不寬容)
제5장할랄
역사적,법적전례/당신이무엇을먹었는가가당신을결정한다/이슬람과청왕조/인잔나쉬와이슬람문제
결론

출판사 서평

불교와이슬람의만남에대한이해와오해

이책은펜실베이니아대학교출판부에서나온BuddhismandIslamontheSilkRoad(2010)를번역한것이다.저자요한엘버스커그는텍사스SMU대학교의역사학교수로,일찍부터불교와이슬람이라는두거대한종교전통의만남에주목하여지속적으로관련연구물을발표해오고있다.

엘버스커그교수의책은불교와이슬람이완전히별개의현상으로서아무런접점도없다고막연하게단정하는우리의상식에재고를권한다.이를위해그는주요한사례를들어불교와이슬람의만남이실제로어떻게진행되었는지역사적변모를보여준다.물론이책에서저자가말하는불교와이슬람은교리,이념,이상이아니라그러한종교적표현이현실에적용되었을경우를가리킨다.불교나이슬람뿐아니라기독교나유대교,힌두교등어떤종교라도이세상에서번성하려면신자들의기도와경건한헌신이상이필요하다.‘구원의경제(economyofsalvation)’라는용어가말해주듯종교는평화와위로,죽음너머의안식을보장하는대가로신도들의경제적기여를요구하고,신도들은현실적으로강력한세력을구축한종교집단에소속됨으로써자신의영달을도모하는‘영적자본(spiritualcapital)’을획득한다.저자가이책에서거듭불교와이슬람이크게다르지않다고강조하는것은이러한현실태로서의종교양상을말한다.

이와같은배경에서저자는불교-이슬람교류사를조명하는공간으로인도나아라비아반도에서시작하지않고,‘실크로드’로알려져있는교역지역,즉아프가니스탄에서몽골리아까지뻗어있는드넓은내륙아시아에초점을맞추고있다.따라서이책에서말하는‘불교’,혹은‘대승불교’는동아시아의선불교가아니라내륙아시아교역의중심지역할을하면서거란,몽골,만주족등북방유목민족의정신적지주역할을맡았던티베트의불교,즉‘밀교’혹은‘탄트라불교’를지칭한다.한국을포함한동아시아의선불교는사실상이책의논의대상이아니다.

시간적구성역시불교나이슬람이형성되는초기과정이라든가자체내교리논쟁부터종말론까지이어지는가상적인체계가아니라7세기중엽부터19세기까지기간동안이두전통의상호작용을다룬다.각장은연대순으로배열되는데,7세기중반이슬람이등장하면서기존의교역로를지배하던불교세력과어떤식으로조우했는지,어떻게서로를이해하고오해하면서갈등과적대로이어지고그와중에도화해를모색하려고시도했는지,내륙아시아도그강역(疆域)에두었던청나라말기까지의사례를다룬다.

모든종교는이세상의현실을담는다

엘버스커그교수의책은그세부적인내용못지않게불교와이슬람이라는두줄기거대한전통,지금까지결코교차점이없다고단정지어졌던두전통을하나의주제로모았다는사실만으로도교류사나문화사연구에서큰업적이다.1,2차세계대전이래유럽에서는기독교인의숫자가현저하게줄어들면서문을닫는교회가급증하고있다.그에비해서양인불교도의숫자는조용하지만꾸준히늘고있다.한국역시변화를겪었는데,기독교는6·25전쟁이래눈부실정도로확산된반면불교는사찰이국토곳곳에흩어져있음에도불교도의숫자는예전에비해줄어들었다.그런데이러한변화에도불구하고전통과역사의힘은끈질기고강력하다.유럽의시간은여전히기독교회의행사로규정된다.종교적의미에서뿐만아니라일상의시간을지배한다는점에서크리스마스가새해첫날보다중요하게여겨지는것이한예이다.이렇게보면서구에서불교와이슬람은둘다낯선전통이다.단지이슬람은지리적으로서구와근접해있고,역사적으로접촉과충돌이잦아서구인에게불교보다가까울뿐이다.엘버스커그교수가이두가지외부전통을다룰수있었던것은다양한문화에대한그의오랜관심과그러한관심을학술적으로표현하고다듬을수있는열의와끈기가있었기때문이라고본다.

그가처음책을냈을때만해도바미안석불파괴사건이큰이슈였는데,2023년이저물어가는지금우리에게익숙한이슬람은하마스로바뀌었다.이제는무슬림과불교의대립보다유대교와기독교가이슬람과대립하는모양새가추세인시대다.엘버스커그교수의주장대로라면모든종교는이세상의현실을살아간다는점에서크게다르지않다.자신의경제적,정치적이익을추구하고교리상평화를외치지만이익을선점하기위해서폭력을조장하고불사한다.저자는이책의‘한국어판서문’에서도밝히고있듯이잘못된‘이야깃거리’에넘어가지말고‘나무보다숲’을보자고권한다.